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예쁜 아침 밥상이 필요해?

Shain 2007. 6. 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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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대학공부를 하고
그 뒤로는 나이 먹기전에 집에 들어와 산 적이 없어서..
스무살 시절엔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학교에 다니고 싶었다..
뭐 그런 것에 대한, 기억은 워낙 개인적인 추억이 얽힌 문제라 자세히 적기는 적당하지 않고....
어쨌든, 외식에 질릴 만큼 질린 사람이라는 거다..

아침 일찍 출근, 저녁 늦게 퇴근 그 이후에 가지는 식사 시간을..
차리는 시간, 치우는 시간 포함해서 지나치게 길게 늘여서는 안되는 까닭으로..
그리고, 스트레스 거리를 하나 더 추가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외식으로 대개의 식사를 감당한 것이다.
사실 식사 이외에도 직장인이라는 존재가, 그것도 이십대나 삼십대의 여자라는 존재가..
신경쓸 일이란 게 워낙에 많으니 ..그 중 하나 정도는 줄여야 살 만 했던 것도 사실이고..
(여자가 밥도 못 차려먹냐고 하는 별 바보같은 인종을 많이 봤기 때문에 지금도 민감하다.)

사실 난 요리하는 거 싫어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해서 먹어주는 사람이 있는 쪽도 싫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왕이면 예쁘게 차려주는 쪽을 더 선호한다..
나를 위해서 밥상을 차리는 일도 그렇게 마다하는 성격은 아닌데..
(나 사실.. 자주 부엌에 들락거리는 자체를 안 좋아해서 그렇지.. 요리를 매우 잘하는 편이라구..)

퇴근 시간이 워낙 늦었었고 회식이나 저녁까지 함께 먹고 오는 경우가 많았으며..
미용이나 기타 관리하고 신경쓸 일들이 많은, 생활... 직장 생활에 치이지 않도록 이어지는, 자기 관리나 독서, 청소나 세탁 그외의 자잘한 일들이 많다는 걸 몸소 느끼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적다는 걸..
깨닫는, 그런 사람에게 "밥도 못 차리냐"는 질문 만큼.. 혐오스러운 말도 없다는게지..
십중팔구.. 그런 말을 내뱉는 사람이.. 부인이 맞벌이를 한다고 한들.. 배려해줄 리 만무하고..
남의 사정에 대한 이해심이 넉넉할 리도 없다..
차라리 '건강을 위해 밥은 그래도 직접 해먹지 그러냐'라는 걱정의 말이었다면 기분도 달랐겠지만. 말버릇이 그 모양이니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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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는.. 지금은 외식에 적합하지 않은 성격이 되버렸다..
원래 체력도 좋지 않았지만.. 민감하다면 민감했던 조건들 탓에.. 인스턴트류를 웬만해서는 금지하고 있다..
사실, 여기 부모님 댁의 조건 중 가장 불편하면서 가장 좋은 건 그 점일 것이다... 참기 괴롭지만..

생활, 가정 그리고 건강.. 사람을 위한 뒷바라지.. 사람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들..

그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까 만은..
젊은 시절의 누군가에게는 그것을 스스로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기도 하고..
그것을 뒷받침해줄 어머니같은 존재가 옆에 없기도 하고.. 중요하다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밥도 못차리냐는 인종처럼 뒷바라지 해줄 여자를 죽어라 찾는지도 모른다..
(근데 살아보니까 직장다니는 여자도 그런 존재 필요하더라..아마 그런말 쉽게 내뱉었던 그 남자야.. 필요하면서도 고마운 줄은 모르는 인종에 속하지 않을까..)

나도 예쁜 아침 밥상이 필요했다..
내 여유와 내 건강과 그리고 이런 저런 ..부족한 점들을 메꾸기 위해서..
그러니까.. 네가 미워서 못해주겠단 뜻이 아니지..나도 필요하다는 걸 알아줬으면 하고, 내가 받고 싶은 일을 남에게 해준다는 거..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달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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