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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과 김춘추의 첫 아내는 미실의 손녀들

Shain 2009. 9. 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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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의 아내, 그리고 김춘추의 아내가 언급되었다.  보종은 춘추를 사위로 하종은 유신을 사위로, 미실궁주는 김춘추와 김유신을 모두 손녀사위로 점찍는 상황이 극중에서 벌어졌다. 드라마가 화랑세기의 인척 관계를 무시하는 전개를 펼치지 않나 했는데 결국 활용하게 될 모양이다. 김유신이 풍월주가 되는 나이가 15세인 것을 고려하면, 유신 보다 열 살쯤 어린 김춘추는 5세란 이야기인데 시간대는 무시한 설정이긴 하다.

김춘추에게 미실은 최소한 할머니뻘, 경력으로 봐서는 증조 할머니도 가능한 연배지만 연기하는 실제 배우들의 연배는 비슷하다. 공주 이요원과 유모역 서영희도 동갑이고 하종과 미생, 보종 역할의 배우들도 나이차이가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이 젊어보인다는 점을 탓하는 점이 아니라 배우들의 얼굴만 봐서는 대체 누가 누구의 장인이고 아들뻘인지 분간할 방법이 묘연하단 이야기다.

16세 풍월주를 역임한 보종은 양명공주의 딸 보량궁주를 김춘추와 혼인시켜 김춘추를 사위로 맞는다. 김춘추는 김문희를 만날 때까지 보량궁주를 정궁부인으로 두게 된다.


김유신의 장인 하종은 11세 풍월주로 아버지와 비슷하게 어머니의 뜻을 받아 혼인을 했다. 어차피 대원신통이나 진골정통이나 혼인과 출산을 세력 확장으로 여겼으니 하종의 혼인 역시 다를 바가 없었다. 미실의 애인 설원랑이 준모와 낳은 딸이 미모(美毛)낭주였는데 하종은 미모와 결혼하여 모종(毛宗), 유모(柔毛), 영모(令毛)를 낳았다.

어머니 미실과 뜻이 잘 통하는 어머니의 이모, 사도태후의 막내딸이 문제아였는데 그녀가 바로 은륜공주이다. 은륜공주를 거둔 하종은 그 사이에서 효종, 화희, 월희를 낳는다. 두 부인에게 낳은 딸과 아들은 어머니 미실이 그랬듯 많은 왕족, 화랑들과 혼인하여 신라의 중심 파벌 세력이 되었다. 이 중 미모의 딸 영모가 만호태후의 명으로 15세 풍월주 김유신과 맺어지는 김유신의 첫번째 부인이다.

가야계의 수장으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성공법을 꿈꿨던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은 대원신통이다. 김유신 자신은 진골정통이니 가야계 세력이면서 진골정통의 후손이고 대원신통의 후손이기도 한 애매한 위치에 있게 된다. 성공을 위해 아내를 골라 맞아야하는 그의 입장은 궁궐 내 힘의 역학관계를 고려해 이루어졌음이 틀림없다. 영모는 김춘추와 김문희(김유신의 여동생)의 딸 지소를 부인으로 맞아들일 때까지 유신의 부인이 된다. 천관녀와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은 아무래도 정략적 혼인 탓이 아닐까.

하종은 미모낭주와 낳은 딸 영모를 15세 풍월주 김유신에게 시집보내고 김유신을 사위로 맞는다. 60살이 되어 조카 지소부인을 두번째 아내로 맞을 때까지 김유신은 영모와 꽤 많은 자녀를 둔 것으로 보인다.


김춘추의 장인 보종은 거의 하종에겐 동생이지만 나이로는  아들뻘로 진평왕의 아들처럼 자라면서도 하종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동성애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자에게 무심했지만 자식은 낳았던 보종. 김유신에게 권력관계에 따라 16세 풍월주 자리를 물려받은(나이는 보종이 위이다) 그는 김유신과 아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여 서로를 헐뜯은 적이 별로 없다 한다.

여자를 워낙 가까이 하지 않아 미실궁주가 고민하였고 하종의 딸 하희가 보종을 좋아했다 하지만 거절한다. 결국 진평왕과 보명궁주의 딸 양명(良明)공주가 보종의 짝이 되어 보라(宝羅)와 보량(宝良)이란 이름의 두 딸을 낳는다. 보종이 보량을 김춘추의 아내로 주어 김춘추를 사위가 맞는 건 현재 극중 시기 보다 한참 뒤가 되겠지만, 보량은 김춘추의 아내로서 고타소라는 딸을 낳는다.

김춘추는 선덕왕 11년에 백제군이 침입할 때 보량의 딸 고타소(품석의 아내)를 잃는다. 대야성 도독이었던 고타소의 남편 품석이 죽자 따라죽은 것인데 김춘추는 너무나 슬퍼하여 사람이 지나가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하루 종일 넋을 잃었다고 한다(삼국사기). 백제를 치려 작정한 김춘추는 왕에게 청하고 고구려 보장왕을 찾아가 원군을 청하게 된다.

많은 자손들과 쟁쟁한 왕족들을 혼인시켰던 미실에 비해 선덕여왕이 관여할 수 있었던 혼인은 김춘추의 것이 유일하지 않았을까(그녀의 남편으로 짐작되는 다수의 인물을 제외한다면)


김춘추나 김유신은 진골정통인 선덕여왕의 뜻을 쫓은 사람들로 미실과는 적대적일 수도 있는 인물들이지만 첫 아내 만은 모두 미실의 손녀들로 얻었다. 다분히 정략적인 이 혼인 관계는 선덕여왕의 정권장악과 함께 조금씩 변형되지 않나 싶다. 김유신은 화랑으로 있는 동안 미실파와의 인연을 끊지도 않았고 적으로 돌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김춘추는 김유신의 동생 김문희와 사통하여 정궁부인 보량을 배신한다.

김유신이 여동생을 불태워 죽인다 협박하는데도 구해줄 수 없었던 김춘추, 그 김춘추가 김문희와의 결혼을 허락받은 건 선덕여왕(덕만공주)의 덕이란 것, 그 부분은 잘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원술랑의 어머니 지소부인, 즉 김유신의 정부인이 되는 지소부인,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김유신에게 준 셋째딸로 인해 이전에 맺었던 김춘추와 김유신의 혼인 관계, 즉 미실과의 인연은 영원히 끊어지고 만다.

ps. 하종을 맡은 김정현씨가 김유신의 장인이 되고 보종의 아버지뻘이 되는 셈인데 사위가 되는 유신 보다 훨씬 어려 보입니다. 우리 보종랑도 나이가 어린 편인 설정일텐데 춘추를 사위로 두시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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