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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백동수 보면 볼수록 '나루토'가 떠올라

Shain 2011. 7. 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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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드라마는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 매체이기에 만화를 드라마로 옮겨놓으면 시청자들은 그 괴리감에 불만을 표하곤 합니다. 만화로서는 훌륭했던 작품도 드라마로 다시 태어나 졸작이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TV에서 태어난 컨텐츠는 때로는 너무 만화같은 느낌 때문에 그 황당함을 지적받고 때로는 만화처럼 멋지게 보이지 않아 불만을 듣기도 합니다. '무사 백동수'는 원작 만화 '야뇌 백동수'가 따로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TV 드라마를 바탕으로 책을 펴낼 때 '원작 소설'이란 표현을 써서 원작 만화가의 기분을 상하게 했단 이야기도 읽었습니다.

아마 만화를 보신 분들 중에도 이 드라마가 원작을 망친 거라며 불만을 표하시는 분도 많지 않을까 싶은데 '원작'을 보지 않은 저로서는 이 만화를 볼 때 마다 다른 만화가 떠오르곤 합니다. 바로 일본의 장기 연재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인 '나루토'입니다. '나뭇잎마을'이라는 가상세계의 소년닌자인 나루토가 점점 더 강하고 성숙한 닌자로 자라나는 내용의 그 애니메이션은 꽤 오래전 1999년부터 연재되어 이미 50권이 넘는 분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무사의 아들로, 천방지축 안 끼어드는 일이 없는 고아 소년 백동수(지창욱)는 캐릭터나 자란 환경이나 모두 4대 호카게(나뭇잎 마을의 수장)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남들의 도움으로 자라는 고아 소년 나루토를 닮아 있습니다. 백동수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여운(유승호)은 살성을 타고났다는 비극적 운명 때문에 살수로 자라듯 나루토의 어릴 적 친구이자 경쟁 상대인 사스케 역시 우치하 집안의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고아 소년입니다. 사스케 역시 여운처럼 점잖고 우등생인데다 잘 생긴 얼굴을 가진 엘리트 이미지입니다.

둘이 티격태격하며 다투고 구르는 모습도 없잖아 유사한 구석이 있는데 사스케가 나루토를 '천둥벌거숭이'에 바보라며 놀리듯 여운도 가끔씩 에너지 넘치게 사고를 치고 다니는 백동수를 구박하곤 합니다. 둘은 언젠가는 대결하고 대립할 사이가 될 것인데 알게 모르게 동료라며 우정을 키워하는 부분도 비슷하죠. 적이라고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친구라고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그 둘이 동시에 사랑하는 여인으로 등장하는 유지선(신현빈)과 백동수를 사랑하는 황진주(윤소이)를 적절히 섞어두면 나루토가 사랑하지만 사스케에게 마음을 준 사쿠라가 될 것같습니다. '나루토'의 기본 줄거리는 나루토, 사스케, 사쿠라의 우정과 삼각관계이지만 '무사 백동수'는 그 부분이 다릅니다. 사쿠라는 같은 닌자 동료이지만 백동수의 여인들은 엇갈린 운명을 타고난 여인들이죠.

사스케, 사쿠라, 나루토는 카카시의 제자이자 닌자 동료이다.

'나루토'의 내용이 대결과 대전이다 보니 그들 스승들의 관계 역시 많은 부분 비교가 됩니다. 백동수의 탄생 때부터 함께한 검선 김광택(전광렬)은 나루토의 스승인 카카시이기도 하고 대부인 지라이야이기도 합니다. 청사초롱의 수장인 천주(최민수)는 비겁한 고수인 오로치마루와 많은 부분 닮아 있습니다. 광택에게는 너그러운 천주가 여운에게는 잔인하게 구는 모습이 어쩐지 비열해 보이기도 합니다. 지라이야와 오로치마루가 한 여자를 좋아했듯 광택과 천주도 지(윤지민)를 좋아합니다.

이외에도 비열한 악당 역학을 하는 인(박철민), 흑사모(박준규), 장대포(박원상) 등의 캐릭터가 잠깐씩 등장하는 나루토의 인물들과 유사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나뭇잎마을의 2세들, 어린 청소년들이 무예를 익히는 것처럼 장대포를 비롯한 친구의 아이들이 무예를 배운다는 점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죠. 또 지금은 백동수와 여운이 장용위의 동무로 또 친구였던 아버지들의 2세들로 친하게 어울리고 있긴 하지만 이후에는 흑사초롱과 장용위의 일원으로 서로를 경계하게 될 것입니다.

백동수와 여운의 스승이자 라이벌인 김광택과 천주

종합적으로 본다면'무사 백동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음모와 암투가 진행되는 내용이고 '나루토'는 각종 '몬스터'급의 고수들을 이겨나가는 닌자 이야기이기 때문에 두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비교한다는 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구도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무협'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고수'와 '하수'의 구도가 가능해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나루토'가 일종의 판타지임에도 주인공들의 성격이 많은 부분 일치한다는게 흥미롭습니다.

지금 드라마 '무사 백동수'는 주인공인 여운, 동수 둘의 이야기 보다는 김광택과 천주, 그리고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상대 방송국의 드라마 '계백'처럼 왕권과 신권이 대립하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기도 합니다. 노론 세력과 사도세자, 영조의 갈등도 이야기의 한 축을 차지합니다. '나루토' 보다 복잡하다면 복잡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지요.

무협극이다 보니 대결구도와 대립이 필수적인데 그런 대결 보다는 어쩐지 러브라인이 더욱 중점이 되는 것같기도 합니다. 같은 장면으로 여러 회를 넘길 수 있는 애니와 다르게 시청률이나 여러 흥행요소도 신경을 써야 하니 '무협' 만으론 조금 이야기 진행이 힘들겠지요.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여운이 나루토의 사스케처럼 지나치게 고통스런 역할이 아니었으면 싶네요. 유승호군이 고생하는 이야기는 역시 좀 껄끄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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