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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만세, 동우와 재미처럼 치명적인 사이 닭고기와 미나리

Shain 2011. 12. 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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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조선 왕실의 이야기 중 게장과 감에 얽힌 '경종독살설'은 두고두고 영조 임금의 약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영조가 형인 경종에게 두 음식을 함께 권해 경종이 죽었고 영조가 고의로 그런 음식을 올려 형을 죽였다는 소문은 영조를 괴롭힙니다. 한의학자들은 게장과 감을 먹으면 당장 죽지는 않지만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게장과 탄닌 성분이 많은 생감을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고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몸이 본래 좋지 않았다는 경종이니 충분히 그 음식을 먹고 탈이 날 수 있다는 것이죠.

본래 음식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라면 상식적으로 알아둬야할 '상극 음식'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먹으면 꼭 탈이 난다기 보단 '안좋은 궁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종 시대 당시에는 영양학이 발달하지 못해 게장과 감이 영양학적으로 좋지 않은 궁합이란 걸 몰랐을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에는 이런식으로 같이 먹으면 몸이 좋지 않은 음식을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기분좋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배탈이라도 난다면 식당 주인이나 손님이 기분이 좋을 리 없으니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지식이기도 합니다.

강재미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한정수를 이기고 한정수의 죽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궁합이 안 좋은 상극 음식은 조개와 옥수수입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면에 조개 국물로 맛을 낸 칼국수가 맛이 있을 것 같지만 두 음식을 함께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미역과 파도 같이 조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홍차와 꿀, 도토리묵과 감, 문어와 고사리, 라면과 콜라 등은 함께 섭취하는 걸 권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야사에 전하는 것처럼 꼭 탈이 난다거나 당장 죽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고 특정성분은 체내에서 결합해 몸에 좋지 않다고 하거든요.

이 드라마 '애정만만세'에서 한정수(진이한)가 강재미(이보영)의 레시피를 훔쳐 만든 '미나리 닭순살죽' 역시 상극 음식의 조합입니다. 마지막 심사를 앞둔 강재미가 프리젠테이션 장소에서 한정수가 선택한 그 음식의 '치명적 결함'을 설명해주겠다고 큰소리 땅땅쳤듯이 닭과 미나리는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성질이 매우 다른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음식에서 두 음식을 섞어 조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정수가 선택한 그 메뉴처럼 두 재료를 메인으로 삼으면 민간에 알려진 대로 상극이 된다고 하지요. 몸을 위해 먹는 '죽'으로서는 치명적 결함일 수 밖에 없습니다.



출생의 비밀 밝혀져도 만나서는 안되는 동우와 재미

동우와 재미가 헤어진 건 동우 엄마 크리스탈(김수미)이 동우가 업둥이라며 두 사람을 속였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탈에겐 변동우(이태성), 변주리(변정수) 말고도 아이가 하나 더 있었고 그 아이는 병에 걸려 죽고 말았습니다. 죽어버린 아이 때문에 가슴이 너무도 아팠던 크리스탈은 써니박(문희경)이 낳은 아이를 몰래 입양해 길렀습니다. 지금에서야 밝혀진 비밀이지만 진짜 업둥이는 변동우가 아닌 변주리였던 것입니다. 크리스탈은 그 가슴아픈 출생의 비밀로 동우와 재미를 떼어놓는데 성공했지만 머리좋은 동우는 그 말이 거짓말임을 금방 알게 됩니다.

그렇게 변주리와 변동우가 친남매가 아닌 것이 밝혀지면 동우와 재미가 다시 연인이 되어도 되는 것일까.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대로 둘이 친남매가 아니라 쳐도 두 사람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변주리의 전남편 강형도(천호진) 때문입니다. 변주리는 아직도 강형도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해 오정희(배종옥)와 강형도를 헤어지게 만들려 하고 있고 무엇보다 세라(박하영)의 이복 언니가 재미인 이상 둘은 맺어져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관계입니다. 변주리의 친어머니가 밝혀져 파양을 한다 쳐도 변동우가 세라의 외삼촌이란 사실은 바꿀 수가 없습니다.

핏줄로 이어진 이복언니를 외숙모라고 불러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한국사회'에서만 용납할 수 없는 것일까요. 물론 해외 토픽 중에는 아내와 헤어진 후 장모와 결혼한 남자 이야기도 나오긴 합니다만(말하자면 장모는 아내가 되고 아내는 딸이 되는 케이스, 딸이 참 대단한 거 같습니다) 어느 나라라도 이런 관계를 쿨하게 넘기긴 힘듭니다. 복잡한 이런 저런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어 '쿨한 척'할 뿐이라는 게 솔직한 심정 아닐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길러준 크리스탈이 친엄마가 아니란 충격을 받게 될 변주리가 전남편의 딸을 올케로 들이게 된다면 미쳐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변주리가 받을 이런 충격을 완화시켜줄 인물이 화장품샵의 사장 정세영(이석준)입니다. 티격태격하며 같은 매장 안에서 배우자를 잃은 감정을 나누는 두 사람은 언젠가 사랑에 빠질 것이 틀림없습니다. 새로운 연인과의 사랑으로 언젠가는 철없는 변주리 역시 강형도를 놓아줄 수 있을 것이고 출생의 비밀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겠지만 부모들처럼 사랑에 빠진 것도 아닌 세라가 겪어야할 혼란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잘 따르던 아빠의 딸이 재미 언니라니 그 재미 언니가 외숙모가 된다니.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죠.

오정심과 남대문의 결혼식에서 마주친 강형도, 강재미, 변동우.

채희수(한여름)에게 모진말까지 하며 베스트창투 경합에 참석한 한정수는 어쨌든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기본적 소양이 덜된 인물임을 널리 알리게 된 셈입니다. 강재미가 이대로 한정수를 이길 수도 있을텐데 여자를 유혹하는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한정수라 그런지 베스트창투의 문이사까지 한정수를 몰래 편들어주고 있는 듯합니다. 흥미롭게도 그런 문이사와 한정수의 부정한 관계를 누군가 뒤쫓고 있는 듯한데 그들의 비리가 터트려질 날이 언제냐가 관건인 듯합니다. 프랜차이즈의 최종 승자는 강재미가 될 수 있을까요.

불행한 과거를 가진 한 여자의 사랑과 결혼, 극중 오정심(윤현숙)과 남대문(안상태), 남다름(김유빈)의 결합처럼 뭐든지 쉽게 쉽게 결혼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돈도 없는 애딸린 홀아비와 이혼을 자주한 40대 연상녀의 결합인데도 정심과 대문은 천생연분 아무 고민없는 행복한 커플입니다. 물론 남다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라서 가능한 일이고 둘 사이엔 출생에 비밀이 없으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치명적인 변동우와 강재미의 결합을 뒤끝이 남지 않게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한번 두고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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