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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27

근초고왕, 근초고왕과 닮은 후연의 모용수

고구려는 많은 나라의 침략을 받아 그런지 그 어느 지역의 사람들 보다 단단하고 강인했던 것 같습니다. 극중 왕후의 시녀장이었던 고구려의 여성이 백제 출신 공주 부여화(김지수)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모질게 굴었던 것은 자신의 나라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들의 기질을 표현한 것이라 봅니다. 지혜로군 국상 조불(김응수)와 막리지 소우(원상연)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어째서 그들이 삼국의 그 어떤 나라 보다 국가의 근간을 제일 먼저 세울 수 있었는 지 짐작해 보게 합니다. 그들이 북방의 침략에 맞서 강건하게 대응하자면 단단한 구조의 국가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드라마 '근초고왕'에서 불운한 태왕 고국원왕(이종원) 사유는 백제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백제에 정복당할 운명에 처한 마한의 군소국가들을 부추킵니다. 백제의 ..

짝패, 천둥이 미련없이 아래적이 된 이유

드라마 '짝패'의 흥겨운 조연 배우들이 좋은 이유는 조선 시대의 민란은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도둑질이 손에 익은 거지패 꼭지도 소매치기로 밥멀어먹던 꼭지의 첩도 '쥐뿔도 모르지만' 세상살이가 팍팍하고 밥 빌어먹기도 힘들다는 것 정도는 깨닫고 있습니다. 아무 각오도 생각도 없는 몰락한 양반으로 투전판을 전전하는 상양아치 현감(김명수)도 자신의 초라한 몰골을 깨닫고 있습니다. 강포수(권오중)가 그들 보다 조금 더 빨리 '호민'이 되었을 뿐 모두들 때가 오면 항민의 분노에 동의하게 될 것입니다.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민란의 결과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부패한 세상을 바꾸려다 실패한 젊은이들은 그 댓가로 목숨을 걸어야할 지 모릅니다. 껍데기 만 남은 조선 후기 신분제의 허울 속에서 양반..

욕망의 불꽃, 신은경 시청자의 동정을 끌어내다

결혼 전에 아버지 없는 딸을 낳고, 재벌가로 시집가기 위해 친언니의 인생을 바꿔놓고, 친아들로 기르고 있는 아이의 생모를 죽이려 했고, 애교 섞인 웃음으로 대하던 시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그 여자 윤나영(신은경). 언제 비밀이 폭로될지 몰라 아슬아슬하던 그 여자의 이야기가 이제 마무리 되려 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생모는 양인숙(엄수정)은 이미 죽어버렸고 그녀의 딸이 백인기(서우)란 사실은 알아야할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 사실을 비밀로 할 수 있느냐'는 원망을 듣긴 했지만 아들 민재(유승호)는 더이상 자신의 누나와 결혼하겠다고 우기지 않습니다. 김영민(조민기)를 앞에 두고 눈물을 쏟아내는 민재는 모든 걸 납득해도 엄마 윤나영을 볼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윤나영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도..

근초고왕, 부여화 이대로 궁을 떠날까

국사책에 보면 고구려, 백제, 신라가 표시된 삼국시대 지도에 종종 '마한'이 표시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드라마에서 표현되고 있듯 이 '마한'은 54개의 작은 나라로 이루어진 부족국가라고 합니다. 백제 남쪽에 위치했고 사서에 실린 기록에 의하면 백제 온조왕 때 정복당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각종 사서에 '마한'이 온조왕 이후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온조왕 때 군소국가 중 일부가 통합되었거나 잔존 세력이 이후까지 남아있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3세기 4세기에 걸쳐 완전히 멸망했다고 전해지는 이 마한, 50개가 넘는 부족들의 연합체가 어떻게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국가의 틀을 완성해가던 백제에게 어떻게 삼백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남았는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백제, 신라가 초기에 국가의..

욕망의 불꽃, 백인기 운명을 암시하는 사진?

남보다 특별한 윤나영(신은경)의 야망을 위해 달려가던 드라마 '욕망의 불꽃'의 이야기가 드디어 첫회 시작 부분으로 돌아왔습니다. 촛불이 미미하게 어둠을 밝히는 그 방에서 윤나영의 숨겨진 딸 백인기(서우)는 약을 먹은 듯 힘을 잃어가고 차마 딸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모진 말을 내뱉던 나영은 딸이 죽을까봐 놀라 어쩔 줄 모릅니다. 탐욕스럽게 의붓아들 민재(유승호)의 재벌 후계를 위해 매진하고 인기를 떼어내려 기를 쓰던 그녀에게 인기는 마지막 양심입니다. 드라마의 시작부에서 독하게 서로를 바라보던 모녀는 없잖아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드라마의 결말부터 촬영하다 보니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게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벌가의 후계자로 거듭나고 싶은 나영의 마음은..

황신혜와 김내성의 소설 '악마파'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한국 근대, 현대 문단의 초기 작품들은 어투가 생경하고 익숙치 않은 단어들로 채워져 있음에도 흥미로운 수작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인(雅人) 김내성은 지금 읽어봐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단편 소설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와세다 대학 독문과를 졸업하고 1935년 추리소설 '타원형의 거울'을 발표한 이래 1957년 '실락원의 별'을 연재하던 중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김내성(혹은 김래성)은 추리 소설, 공포 소설을 다수 작업하는 동시에 시대적 아픔을 잘 묘사한 순문학도 발표했었고 '똘똘이의 추억', '쌍무지개 뜨는 언덕' 등의 인기 동화도 작업해 한참전에 고인이 된 그의 동화를 읽으며 자란 성인들도 다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헤어진 쌍둥이 자매가 하나는..

드라마와 문화 2011.03.19

드라마 '49일' 표절 논란 왜 생겼을까?

드라마 '49일'은 삶과 죽음을 둘러싼 흥미로운 소재, 등장 인물들의 인상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첫방영 시청률이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조금씩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죠. 드라마에 관심을 반증하듯 최근 SBS 드라마 '49일'이 과거 유행한 인터넷 소설 '49일 간의 유예'와 유사하다는 댓글을 자주 읽을 수 있습니다. 또다른 의견에 의하면 인터넷 소설 중에서도 그룹 '신화'의 팬픽이라고도 합니다. 로맨틱 판타지가 인터넷 소설을 기반으로 각색된 경우는 한두번이 아닙니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경성애사', '마녀유희', '내 이름은 김삼순' 등 많은 드라마들이 인터넷 소설에서 출발한 경우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소설의 완성도와 자극성 등을 비난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엔 흥미로운 '..

로열패밀리, 지훈의 곰인형에 숨겨진 비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 드라마 '로열패밀리'의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김인숙(염정아)을 K라고 부르며 가장 경멸하던 공순호(김영애)가 한지훈(지성)의 '책임지겠다'는 발언을 믿고 진숙향(오미희)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인숙을 JK클럽의 사장으로 내세우게 됩니다. JK에 이익이 되는 일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공순호 회장의 성격과 꼼꼼한 재벌회장답게 날카로운 안목이 돋보입니다. JK그룹의 공순호 회장은 상대방이 자신을 믿고 따르도록 만드는 타입의 지도자라기 보다 '언제든지 제거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조장해 상대방을 다스리는 인물입니다. 거대 재벌 JK의 사람들을 운용하는 그녀의 원칙에는 딸도 아들도 예외가 없습니다. 공회장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한지훈에게는 '믿어도 ..

49일, 정일우의 정체는 죽은 송이경의 연인?

사랑과 삶과 죽음에 대한 가벼운 판타지, SBS '49일'을 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입니다. 기존에 보던 드라마(로열 패밀리)가 있기 때문에 채널을 바꾸거나 할 일은 전혀 없었거든요. 이요원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본 건 이번이 세번째인 듯 하네요. 조현재, 정일우, 배수빈(그러고 보니 남자 배우들?)은 참 좋아합니다만 남규리나 서지혜가 배우로 자리잡은 줄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두 사람은 예전처럼 어색한 느낌은 전혀 없더군요. 이 드라마에는 판타지 로맨스, 멜로 드라마들이 흔히 그렇듯 등장인물들 간의 삼각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신지현(남규리)은 자신도 모르는 새 한강(조재현)의 사랑을 받고 있었고 신지현의 약혼자 강민호(배수빈)는 신인정(서지혜)가 좋아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송이경(이요원)의 마..

로열패밀리, K의 히든카드이자 약점인 엄집사

드라마에 대한 블로깅을 하다 보면 유입되는 검색어 통계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걸 검색하시는 분들도 많고 의외로 사람들이 알고 싶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들도 제법 많이 검색합니다. 'KBS 근초고왕'이 10%대의 낮은 시청률을 보이며 다음뷰나 뉴스 사이트의 관심을 못 받는 것같지만 검색어 유입 1위를 차지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드라마 '로열 패밀리' 역시 지난주 10% 미만의 낮은 시청률을 보였지만 드라마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검색 유입이 제법 많더군요. 역시 광고 완판이 되는 드라마다운 결과입니다. '인간의 증명'이 이 드라마의 원작으로 밝혀진 이후엔 원작 속 이야기를 검색해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소재는 차용했지만 첫부분은 권음미 작가의 순수 ..

짝패, 그래 모두 죽어버린 것이구나

최근 전세계적인 굵직한 이슈가 많아 뉴스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답답하단 생각이 듭니다. 헤아릴 수 없는 인명을 앗아간 지진으로 일본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간 것도 갑갑한데 그를 두고 오가는 악플이나 잔인한 말들은 왜 같은 사람이 이리 갈등해야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죽음은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자연재해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완전히 막을 수 없고 어찌할 수도 없는 서글픈 죽음입니다. 반면 리비아에서 카다피에게 학살된 시민들의 죽음은 말 그대로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일입니다. 아랍 민주화의 열기를 타고 그들의 독재 정권이 타파되고 새로운 세상이 올까 했지만 카다피는 학살로 시민들의 기세를 꺾어버렸습니다. 시민군에게 총격을 거부한 군인들이 화형당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Marchland, 한 집에 얽힌 세 가족 이야기

오늘 소개드리려는 영국 드라마 '마치랜드(Marchland)'와 그리 관련이 없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 몇가지를 먼저 시작하려 합니다. 지은지 오래된 건물에 들어가 섬뜩한 한기를 느껴보신 분들이 종종 있을 것입니다. 특히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는 어둡고 음침한 기운 마저 돌기 마련이라 미지의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내게 해꼬지할 것처럼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혹시 여기 유령이 살지 않을까 궁금해 하며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기도 하지요. 그런 폐가의 기운이 없더라도 주거하던 사람이 자주 바뀐 집은 흔적이 남게 마련입니다. 어린 아이가 살던 집은 손잡이에 때가 묻거나 여기저기 낙서 자국이 남기도 하고 지난번에 살던 사람이 창고에 몰래 남기고 간 책이나 보따리가 발견될 때도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

짝패, 두냥 구걸 양반으로 변한 김명수

시대가 변하고 나라가 변해도 오욕칠정이 모든 번뇌의 원인이고 고통의 이유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서구 강국들의 침략이 멀지 않았고 개화기가 얼마 남지 않아 그 어느 때 보다 변화를 필요로 하던 조선 후기 백성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나라들의 정세를 아는 지 모르는 지 그네들은 매일매일 변함없이 화내고 울며 웃으며 하루하루를 삽니다. 그리 비쌀 것도 없는 천으로 만든 때묻은 저고리에 헤진 짚신이라도 사람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덴 부족하지 않습니다. 뒤짐질(도둑질), 까막뒤짐(소매치기) 같은 요즘은 듣기 힘든 단어들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기 정겹기도 하고 어쩌다 저런 말들을 잊고 살았을까 싶어 흐뭇한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무엇 보다 소프라노 목소리와 창을 섞어놓은 OST가 쓸쓸하게 박진감있게..

근초고왕, 근구수왕의 어머니 대체 누구냐

아무리 사극의 재미 중 하나가 궁중 암투라지만 마한과 고구려를 경계해야하고 주변 국가 정복에 힘써야할 왕이 궁중 암투를 빙자한 외척 다툼에 시달리는 건 역시 눈뜨고 보지 못할 일입니다. 똑똑하고 대담했던 두 여인의 평소 성정으로 보아 금방 잠재워질 듯 했던 부여화(김지수)와 진홍란(이세은)의 갈등은 가라앉을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두 사람은 예전 사극에서 보았던 평범한 궁중 후궁들처럼 어떻게 하면 서로를 잡아먹을까 탐색하는 암사자들 같습니다. 지금 드라마 팬들이 궁금해 하는 건 14대 어라하인 '근구수왕'의 어머니가 둘 중 누구냐 하는 부분입니다. 블로그에도 그 문제로 검색해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위홍란, 즉 진홍란이 낳는다고 하는 아이의 이름은 부여근이라고 하는데 근구수왕의 이름을 부여근으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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