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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황금의 제국, 평범한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90년대의 비밀들

MBC 주말극 '스캔들'과 SBS '황금의 제국'은 80, 90년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에서 보는 낡은 풍경은 그리 오래전같지 않고 꽤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1980년은 벌써 30년전입니다. 30대를 넘어선 사람들에겐 추억의 시간이고 그 윗세대들에겐 활기찬 젊은 시절이고 20대들에겐 까마득한 옛날인 그런 시간이 바로 80년대죠. 그리고 두 드라마는 같은 시간을 살았어도 평범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그 시대를 묘사합니다. 재개발지역에서 나갈 수 없다고 반발하는 가난한 사람들과 기업, 공무원과 결탁한 '용역'이라는 깡패들은 당해본 사람들이 아니면 잘 모르는 이야기죠. '황금의 제국' 시청률이 좀처럼 10퍼센트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에 인기리에 방송된 '추적자'의 후속 작품이고 같은..

스캔들, 어른들 싸움에 학대당하는 어린아이들 그리고?

맨 처음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아니 아무리 생떼같은 자식을 잃었다지만 어떻게 남의 아이를 유괴하는 내용을 방송할 수 있나 고개를 갸웃했던 기억이 납니다. 드라마 '스캔들'은 이 부분을 설득하기 위해 장태하(박상민)의 캐릭터를 이용합니다. 남의 아이가 죽든 말든 부실공사로 무너진 건물은 덮으면 그만이고 내연녀의 명예가 망가지든 말든 자신을 위해 섹스 비디오를 기자에게 넘긴 장태하는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이며 정치권 권력자들의 사냥개입니다. 형사 하명근(조재현)의 힘으로 정당하게 처벌할 수 없는, 천하의 못된 놈이 바로 장태하였습니다. 하명근은 처음부터 어린 은중을 납치할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하명근이 장태하가 사는 집 대문 앞에서 권총을 들고 서 있었던 이유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장태하를 직..

금나와라 뚝딱, 날이 갈수록 밉상이 되어가는 엄마 윤심덕

SBS에서 방송중인 '결혼의 여신'에는 재벌집안 남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받고 우울해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괜찮은 남자인줄은 알았는데 혼수로 10억씩이나 필요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남자인줄 몰랐던 여주인공은 예비 시댁을 방문했다가 갑갑해 합니다. 결혼하기도 전에 그렇게 깐깐하고 사람 피말리는 곳인 줄 생각도 못했던 겁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남은 인생을 그렇게 숨막히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금나와라 뚝딱'의 정몽현(백진희)은 박현태(박서준)에게 미나(한보름)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답답한 집안으로 시집갑니다. 엄마 윤심덕(최명길)이 얼마나 고생해서 자신을 음대에 보냈고 음대에서 부자집 친구들이 어떻게 돈을 쓰는지 보았던 몽현은 대학을 그만두고 노점상을 하는 언니 몽희(한지..

금나와라 뚝딱, 중산층 풍자에서 육각관계의 치정극으로

아무리 어른을 위한 드라마라지만 어른들 싸움에 아이들이 유괴되는 장면은 영 보기가 거북합니다. 주말드라마 '스캔들'에서도 아이가 유괴되는 장면이 연출되더니 '금나와라 뚝딱'에서는 나이어린 친딸을 빼돌리는 장면이 등장하는군요. 그만큼 박순상(한진희)의 둘째 며느리 성은(이수경)이 못되고 집요하다는 뜻인가 봅니다. 남편 현준(이태성)이 계속 옛날 애인 진상철(김다현)을 회사로 데려오겠다며 성은을 협박하고 정몽희(한지혜)와 시아주머니 박현수(연정훈)까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으니 마음이 다급해진 성은은 아람(박민하)를 데려갑니다. 드라마 '금나와라 뚝닥'의 최고 매력은 누가 뭐래도 화끈하고 박력있는 이야기 전개와 짜증나면서도 동시에 공감가는 중산층의 갈등 그리고 아기자기한 연인들의 로맨스입니다. 박현수의 아내..

칼과꽃, 이 드라마의 최고 볼거리는 연개소문과 영류왕

최근 방송된 퓨전사극 중에서 이렇게 건물을 멋지게 지은 드라마는 또 처음 본 것같습니다. 확실히 KBS는 사극 소품과 세트장에 남다르다고나 할까 치정극을 찍어도 일단 사극이면 배경화면으로 시선을 압도합니다. 배우 김영철씨가 유달리 KBS 사극에 자주 출연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거 같아요. '칼과 꽃'이 방송 첫회에는 아름다운 영상미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연출로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더니 2회부터는 드라마 특유의 서사와 흡입력이 잘 살아나고 있네요. 특히 연개소문(최민수)과 영류왕(김영철)의 대립이 볼만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삼국시대처럼 멋지게 지어진 세트장에도 불구하고 고증이나 역사를 따질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칼과 꽃'이 초점을 맞춘 것은 현대의 노련한 정치인들처럼 당..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가 적나라하게 보여준 법의 불편한 진실

국선전담변호사는 도입한지 10년이 되지 않은 새로운 제도지만 8, 90년대에는 돈없는 피의자를 돕기 위해 국선변호사 제도가 운영되었고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다른 사건과 국선 사건을 함께 맡는 변호사들은 성의없는 변론으로 비난받곤 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장혜성(이보영)이 변호석에서 대충 변론하는 것처럼 대놓고 형식적이진 않지만 그만큼 변호가 필요한 피의자들에게 관심이 없었단 뜻입니다. 국선전담변호사 제도는 이렇게 있으나 마나한 국선변호인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국선전담은 국가가 지정한 사건만 전담합니다. 남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있던 박수하(이종석)은 어떻게 된 일인지 그 능력과 함께 기억을 잃었습니다. 그가 적대시하던 민준국(정웅인)은 생사가 불분명한채로 왼손만 실내낚시터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 집요한 민준국 그 살인의 동기가 무엇일까

지난주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글 중 하나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번주 방송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때는 설마 방송 내용이 미리 공개가 되겠어 하며 대충 읽었는데 지금 보니 스포일러가 맞긴 맞네요. 장혜성(이보영)을 위협하던 민준국(정웅인)을 죽이려던 박수하(이종석)가 실수로 장혜성을 찌르고 그대로 사라졌다 나타난 박수하는 기억상실증 증세를 보입니다. 함께 사라졌던 민준국의 절단된 손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박수하는 민준국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입니다. 민준국의 생사여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여러 시청자들이 짐작하는대로 민준국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장혜성 살인미수로 수배 전단지가 붙고 이목이 집중되자 자신의 뒤를 쫓는 박수하를 살인범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손목을 절단하고 수하의 지문이..

칼과꽃, 어수선한 드라마를 살린 건 김옥빈의 신선한 표정

KBS '칼과 꽃'은 작년 말부터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영류왕의 딸과 연개소문의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만 있고 주연배우 하나 정해지지 않은 드라마임에도 '공주의 남자(2011)' 만큼 괜찮을거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부 팬들은 남자 주인공은 김남길이 여자 주인공은 하지원이 하면 그림이 꽤 좋을 거라며 합성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김남길은 KBS '상어'에 하지원은 MBC '화투'에 출연하게 되었고 '칼과 꽃'의 주인공은 김옥빈과 엄태웅이 되었습니다. 어제 첫방송된 '칼과 꽃' 1회를 처음 본 느낌은 우선 어수선하다는 것입니다. 장면 하나하나를 매우 공들여 찍었고 마치 영화인듯 그림인듯 멋스럽게 처리했다는 점에 동감하지만 그 아..

불의 여신 정이, 고증과 똑같은 캐릭터의 배우들 많이 아쉬웠다

'불의 여신 정이'의 주인공 유정(문근영)은 임진왜란 때 남편 김태도와 함께 일본으로 끌려간 여성 사기장 백파선으로 일본 아리타 도업의 어머니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이 드라마는 한국에는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존중받는 한 여성사기장의 이야기를 실존인물 광해, 임해, 선조와 연결시킨 건 꽤 흥미롭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도자기 장인과 관련된 드라마가 거의 제작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잊혀졌던 조선의 백자를 되살린다는 면에서도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평소 좋아하던 문근영과 괜찮다고 생각해온 배우 이상윤이 출연하더군요. 거기다 정이의 아역을 요즘 잘 나가는 아역배우 진지희가 맡고 아역 출연으로 뼈가 굵은 박건태, 노영학 그리고 능숙하게 초반부 로맨스를 이끌어낸 김지민과 정이의 배다른 오빠인 이육도 ..

스캔들, 하은중은 아버지를 처음 본 그날처럼 총을 겨눴다.

80년대에는 총잡이 서부 영화가 유난히 많아서 그랬을까요. 어릴 때 기억해보면 동네 남자아이들은 총놀이를 좋아했던 것같습니다. 삑삑 소리가 나는 전자총을 들고 아버지와 총싸움을 하고 이렇게 더운 날엔 물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남자아이들을 보며 역시 남자애들은 총싸움이 최고인가봐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하명근(조재현) 형사는 아들의 복수를 위해 장태하(박상민)를 찾아갔다가 자신을 아버지로 알고 장난감 총을 쏜 어린 은중을 만납니다. 장태하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아들 건영이 떠올린 하명근은 아이를 안고 달아납니다. 태하건설 장태하는 상속녀이자 부인인 윤화영(신은경)과 오랫동안 별거중이었습니다. 불륜녀 고주란(김혜리)과 딸 주하를 낳은 장태하는 윤화영이 자기 몰래 키우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기뻐했고 아들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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