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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미워하던 부부의 영혼이 바뀌어 남자는 여자로서 살아보고 여자는 남자로서 살아보게 된다 -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SBS '울랄라 부부'는 남다른 코믹함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저야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마의'를 시청하기 때문에 정규 방송시간에 '울랄라 부부'를 본 적이 없지만 부모님이 종종 재방송으로 시청하는 걸 옆에서 지켜본 기억이 있습니다. 가끔은 좀 오버스럽다 싶긴 해도 능청스럽게 남편 역할을 해내는 김정은이나 과장된 여성스러움으로 배꼽을 잡게하는 신현준은 꽤 재미있더군요.
전업주부인 아내로서 느껴야하는 고통을 똑같이 경험해본 남편과 험난한 직장생활을 직접 겪어본 남편이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같기도 한데 이 드라마는 이 부부의 문제를 그렇게 쉽게 풀어주지 않습니다. 나여옥(김정은)의 첫사랑 장현우(한재석)나 고수남(신현준)의 내연녀 빅토리아(한채아)까지 덧붙여 이야기는 점점 더 재미있어집니다. 전생에서 빅토리아를 본처로 두고 있으면서도 여옥을 배신한 고수남이나 사랑하면서 헤어진 현우와 여옥 이야기가 두 부부 간의 갈등을 고조시키곤 하지요.
이 드라마 '울랄라 부부'가 배용준의 소속사 키이스트가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 '콘텐츠K'의 제작 1호 작품이란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첫 제작 드라마란 기사를 읽으면서 의아했던게 사실 '울랄라 부부'의 시놉시스는 처음 보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어디서 본 거 같은 시놉시스를 첫작품으로 삼았을까 했죠. '영혼 체인지' 자체야 흔하니까 그렇다고 쳐도 '울랄라 부부'처럼 부부의 영혼이 바뀌고 서로의 입장에서 살아본다는 시놉시스는 과거에 이미 한번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MBC '테마게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말이죠.
'테마게임'은 일본의 유명 프로그램인 '기묘한 이야기'나 미드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과 유사한 포맷으로 방영된 드라마 시리즈로 약간은 공포스럽고 기괴하던 '환상특급'이나 신기한 이야기 중심으로 방송되던 '기묘한 이야기'와는 달리 고정된 코미디언들이 주요 출연진이었고 드라마 구성 자체도 코미디였습니다. 가끔씩 배우나 가수들이 특별출연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도 했지만 어쨌든 김국진, 김용만, 홍기훈, 김효진, 김진수, 서경석, 이윤석같은 개그맨들이 돌아가면서 주연을 맡았습니다. 상당히 특이한 포맷이었죠.
'테마게임'은 인터넷이 '대세'가 아니던 1990년대 후반의 방송 프로그램이고 각본은 '대장금'으로 유명한 김영현 작가가 썼다고 합니다. 일부 작품은 표절 시비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대표적인게 김국진이 주연한 '수퍼맨 이야기'같은 에피소드입니다. 당시 PC통신에 연재하던 유일한의 '수퍼맨이었던 사나이'와 같은 내용이라며 일부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았으나 당시는 네티즌의 위력이 지금같지 않던 시절이었죠. 이외에도 몇개 에피소드가 표절 아니냔 지적을 받았지만 대부분은 독특한 결말과 인상적인 연출 덕분에 호평을 받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울랄라 부부'와 거의 같은 내용의 에피소드였는데 임신해서 만삭이 된 한 아내와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받던 한 남편이 격하게 싸우다 잠이 듭니다. 아이를 가진데다 몸이 무거워 남다른 배려가 필요했던 아내는 집안에 들어와 손하나 까딱 안하는 남편이 미웠고 늘 성과를 내라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가 난 아내는 자신을 위해주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났습니다. 그날밤 벼락이 치고 다음날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고 말지요.
영혼이 바뀌었지만 어쨌든 살긴 살아야겠고 집안일만 하던 아내는 남편을 대신해 출근을 하고 집안일이라곤 전혀 할 줄 모르던 남편은 무거운 몸으로 살림을 합니다. 중간중간 자신의 어머니 즉 아내의 시어머니가 등장해 속을 긁기도 하지요. 그런데 의외로 이 부부의 '영혼 체인지'는 결과가 괜찮았습니다. 유아용품 개발 회사에서 일하던 남편을 대신한 아내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관점으로 신제품을 성공시켜 승진을 하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던 직장동료들도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아내 역할을 하게 된 남편은 시어머니가 자신의 진짜 엄마니까 살갑게 굴게 되지요.
오늘 방송 분량을 읽으니 '울랄라 부부'의 김정은 즉 남편 고수남의 영혼이 들어간 나여옥이 임신을 하게 될 모양입니다. 이 부분에서 다시 '테마게임'을 떠올렸는데 단막극이라 이런저런 주변 상황이 묘사되지 않았던 '테마게임'은 아내를 대신해 출산하는 남편의 이야기로 끝마무리를 합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엄청난 산고와 새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의 기묘한 경험을 남편이 대신 겪게 된 것입니다. 당시 연기자 엄정화가 아내 역을 하고 홍기훈이 남편 역할을 했는데 홍기훈의 영혼이 들어간 연기를 했던 엄정화가 거칠게 진통을 표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더군요.
어쨌든 이 '출산의 고통'을 함께 하면서 두 부부의 갈등은 봉합이 됩니다. 아이가 태어나자 두 사람의 영혼이 다시 바뀌고 서로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게 된 것이죠. 아내를 대신해 출산의 고통을 겪게된 남편은 엄마의 위로를 받고 있는 아내를 보며 울먹입니다. 그러자 '애는 내가 낳았다'며 우는 홍기훈의 등을 시어머니가 내리치던 장면으로 드라마는 마무리됩니다. 아마 '울랄라 부부' 역시 유사하게 임신과 출산이 아내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한 극적 장치로 이용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바람피우며 아내 속썩이던 남편 신현준이 입덧까지 하는 건 생각만 해도 웃깁니다.
겉보기엔 시놉이 거의 똑같지만 시청자인 제가 '울랄라 부부'가 표절이냐 아니냐를 따질 문제는 아닌거 같구요. 하나는 1시간짜리 단막극이었고 하나는 16부작의 미니시리즈이니 덧붙여진 이야기가 상당히 많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습니다. 기억 속의 드라마라 더 좋게 기억하는 것도 있겠지만 같은 소재로 제작된 두 드라마가 비교되다 보니 이런 드라마는 짧고 강렬하게 단막극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울랄라 부부'를 보면 볼수록 '테마게임'이 다시 보고 싶은 건 그런 느낌 때문이겠죠.
전업주부인 아내로서 느껴야하는 고통을 똑같이 경험해본 남편과 험난한 직장생활을 직접 겪어본 남편이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같기도 한데 이 드라마는 이 부부의 문제를 그렇게 쉽게 풀어주지 않습니다. 나여옥(김정은)의 첫사랑 장현우(한재석)나 고수남(신현준)의 내연녀 빅토리아(한채아)까지 덧붙여 이야기는 점점 더 재미있어집니다. 전생에서 빅토리아를 본처로 두고 있으면서도 여옥을 배신한 고수남이나 사랑하면서 헤어진 현우와 여옥 이야기가 두 부부 간의 갈등을 고조시키곤 하지요.
이 드라마 '울랄라 부부'가 배용준의 소속사 키이스트가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 '콘텐츠K'의 제작 1호 작품이란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첫 제작 드라마란 기사를 읽으면서 의아했던게 사실 '울랄라 부부'의 시놉시스는 처음 보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어디서 본 거 같은 시놉시스를 첫작품으로 삼았을까 했죠. '영혼 체인지' 자체야 흔하니까 그렇다고 쳐도 '울랄라 부부'처럼 부부의 영혼이 바뀌고 서로의 입장에서 살아본다는 시놉시스는 과거에 이미 한번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MBC '테마게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말이죠.
'테마게임'은 일본의 유명 프로그램인 '기묘한 이야기'나 미드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과 유사한 포맷으로 방영된 드라마 시리즈로 약간은 공포스럽고 기괴하던 '환상특급'이나 신기한 이야기 중심으로 방송되던 '기묘한 이야기'와는 달리 고정된 코미디언들이 주요 출연진이었고 드라마 구성 자체도 코미디였습니다. 가끔씩 배우나 가수들이 특별출연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도 했지만 어쨌든 김국진, 김용만, 홍기훈, 김효진, 김진수, 서경석, 이윤석같은 개그맨들이 돌아가면서 주연을 맡았습니다. 상당히 특이한 포맷이었죠.
'테마게임'은 인터넷이 '대세'가 아니던 1990년대 후반의 방송 프로그램이고 각본은 '대장금'으로 유명한 김영현 작가가 썼다고 합니다. 일부 작품은 표절 시비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대표적인게 김국진이 주연한 '수퍼맨 이야기'같은 에피소드입니다. 당시 PC통신에 연재하던 유일한의 '수퍼맨이었던 사나이'와 같은 내용이라며 일부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았으나 당시는 네티즌의 위력이 지금같지 않던 시절이었죠. 이외에도 몇개 에피소드가 표절 아니냔 지적을 받았지만 대부분은 독특한 결말과 인상적인 연출 덕분에 호평을 받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울랄라 부부'와 거의 같은 내용의 에피소드였는데 임신해서 만삭이 된 한 아내와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받던 한 남편이 격하게 싸우다 잠이 듭니다. 아이를 가진데다 몸이 무거워 남다른 배려가 필요했던 아내는 집안에 들어와 손하나 까딱 안하는 남편이 미웠고 늘 성과를 내라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가 난 아내는 자신을 위해주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났습니다. 그날밤 벼락이 치고 다음날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고 말지요.
영혼이 바뀌었지만 어쨌든 살긴 살아야겠고 집안일만 하던 아내는 남편을 대신해 출근을 하고 집안일이라곤 전혀 할 줄 모르던 남편은 무거운 몸으로 살림을 합니다. 중간중간 자신의 어머니 즉 아내의 시어머니가 등장해 속을 긁기도 하지요. 그런데 의외로 이 부부의 '영혼 체인지'는 결과가 괜찮았습니다. 유아용품 개발 회사에서 일하던 남편을 대신한 아내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관점으로 신제품을 성공시켜 승진을 하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던 직장동료들도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아내 역할을 하게 된 남편은 시어머니가 자신의 진짜 엄마니까 살갑게 굴게 되지요.
9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끈 '테마게임' 그중 하나의 소재가 '울랄라 부부'와 같다.
어쨌든 이 '출산의 고통'을 함께 하면서 두 부부의 갈등은 봉합이 됩니다. 아이가 태어나자 두 사람의 영혼이 다시 바뀌고 서로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게 된 것이죠. 아내를 대신해 출산의 고통을 겪게된 남편은 엄마의 위로를 받고 있는 아내를 보며 울먹입니다. 그러자 '애는 내가 낳았다'며 우는 홍기훈의 등을 시어머니가 내리치던 장면으로 드라마는 마무리됩니다. 아마 '울랄라 부부' 역시 유사하게 임신과 출산이 아내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한 극적 장치로 이용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바람피우며 아내 속썩이던 남편 신현준이 입덧까지 하는 건 생각만 해도 웃깁니다.
겉보기엔 시놉이 거의 똑같지만 시청자인 제가 '울랄라 부부'가 표절이냐 아니냐를 따질 문제는 아닌거 같구요. 하나는 1시간짜리 단막극이었고 하나는 16부작의 미니시리즈이니 덧붙여진 이야기가 상당히 많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습니다. 기억 속의 드라마라 더 좋게 기억하는 것도 있겠지만 같은 소재로 제작된 두 드라마가 비교되다 보니 이런 드라마는 짧고 강렬하게 단막극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울랄라 부부'를 보면 볼수록 '테마게임'이 다시 보고 싶은 건 그런 느낌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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