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마의

마의, 치종지남을 익히는 의문의 남자 어떤 역할일까

Shain 2013. 2. 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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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에서 조명받지 못한 여러 명의들 중에는 사암도인처럼 본명이나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민간 의원도 있을 것입니다. 조선의 의료정책이 왕실과 도성 중심이고 지방의 의료시설은 전무하다시피했으니 지방에서 사람들을 치료한 의원들은 그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기록이 남은 백광현이나 임언국같은 의원도 기록이 일본에 약탈되는 바람에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마의'는 신의라 불렸던 한방외과의 백광현과 잊혀진 우리 나라의 의서들과 기록들도 함께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드라마 속 현종(한상진)은 민간의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의학'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고주만(이순재)의 시술에 실패하고 도망쳤던 백광현(조승우)이 나타나자 현종은 '넌 아직 죄인'이라며 왜 들어왔냐고 따집니다. 치종청을 지켜달라는 고주만 영감의 뜻을 잇기 위해서라는 말에 현종은 백광현을 용서합니다. 평소 무료 의료정책을 펴고 싶었던 현종의 뜻과 일치했던 것입니다. 확실한 명분과 이유가 생긴 현종은 치종청을 부활시켰고 민간 위탁 개념으로 치종원을 함께 운영하며 약계도 허용해줍니다.

고주만의 뜻을 잇기 위해서라는 말에 현종은 백광현을 용서하고 관직을 내린다.

평소 한의학에 관심이 많던 이병훈 PD의 은퇴작 '마의'는 '의술'에 대한 화두를 한꺼번에 끄집어냅니다. 신분귀천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의료 혜택이 가야한다는 주장도 무료 의료정책에 대한 신념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그동안 등한시 되던 '한방외과술'을 이야기 속에 끌여들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주만이 의생들에게 돼지 오줌보와 두부를 주고 피침으로 십자형 절개를 연습하라 했던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십자형 절개'는 '치종지남'의 임언국이 소개한 것으로 서양의 근대 외과술에 비견할만한 획기적인 시술법이었습니다.

어제 방영된 '마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임진왜란 때 약탈되었다는 치종지남을 갖고 있고 백광현 못지 않은 외과술 도구들을 갖춘 이 남자는 시신을 해부하며 치종지남을 익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마의' 방영전부터 인터넷에 떠돌던 시놉시스대로 이 남자가 '최형욱'이란 가상 캐릭터가 아니겠느냐 생각하는 듯합니다. 이명환(손창민)의 제자였으나 일본으로 건너가 '치종지남'을 연구하고 내의원 의관이 되어 백광현의 라이벌이자 적수가 됩니다. 외과술에 능하지만 백광현과 다르게 생명을 놓고 인체실험을 하는 냉혹한 캐릭터라 합니다.

십자절개를 소개한 임언국의 책 '치종지남'. 이 책을 가진 남자는 누구인가.

물론 '마의'는 초반 시놉과 여러 부분 달라진 곳이 있어 이 남자가 '최형욱'이란 보장도 없고 또 같은 컨셉의 캐릭터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외과술의 한계를 느끼고 '치종지남'이 필요하다고 했던 사암도인(주진모)과 백광현 앞에 적당한 인물이 나타났다는 점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치종지남'의 기술을 이 남자가 쉽게 전해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죠. 이병훈식 RPG 드라마라는 '마의'의 또다른 미션이 생긴 것입니다. 백광현은 이 남자를 설득해 '스킬'을 전수받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외과 절개술을 개발해야합니다

'십자절개'가 임언국의 대표 외과술이라면 백광현은 천(川)자형 절개를 개발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백태의전'을 지은 정내교는 어릴 때 백광현의 시술을 직접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정내교는 자신이 본 백광현은 몹시 늙었지만 치료할 수 있는 병인지 언제 죽는지를 정확히 진단해내더라며 신기해 합니다. 죽은 자도 살린다는 명성이 헛되지 않다며 오죽하면 '세상에 백광현이 없으니 이제 죽을 수 밖에 없다'며 전기를 끝맺습니다. 이 의문의 남성이 백광현에게 '치종지남'의 기술을 전수해주든 주지 않든 간에 최소한 백광현이 새로운 절개술을 개발할 계기가 될 것 같군요.

삿갓을 쓴 정체불명의 남자. 치종지남을 백광현에게 전수해줄 것인가.

'마의'는 50부작 드라마로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등장해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특별한 역할을 한다기 보단 단순히 얼굴을 비추는 출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방영 13회가 남은 상황에서 새 캐릭터가 출연하는 걸 환영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지만 백광현은 현재 외과술의 제 1인자로 설정된 상황이고 그의 외과술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계기가 따로 있지 않으니 이 의문의 남자가 백광현의 라이벌 노릇을 톡톡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 직장 품계를 받은 백광현이 점점 출세해서 어의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건 그렇고 어둠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이 의문의 남자는 대체 어떤 배우가 맡게 될까요. 일설에는 턱선이 이종혁이란 배우와 닮았다는 말도 있고 '각시탈'에서 고이소 역을 했던 윤진호씨와 비슷하다는 말도 있는데 정확한 캐스팅은 누구인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일부 댓글에는 백광현의 아버지인 강도준(전노민)이 다시 출연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농담처럼 돌기도 했습니다만 전노민씨는 난 그런 일 없다고 답변했다고 하구요.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다크호스인 것만은 분명한데 아직까지 배우도 캐릭터도 정확한 정보가 없습니다.

간신히 안정을 찾은 백광현에게 또다른 위기가. 불길한 기운의 정체가 궁금하다.

어두침침한 곳에서 외과술 도구를 모두 꺼내놓는 모습이 냉정하고 인정머리없는 '최형욱' 캐릭터에 대한 묘사와 비슷합니다. 인선왕후(김혜선)과 정성조(김창완)의 보호로 간신히 수의 자리를 지키는 이명환, 어떻게든 백광현을 몰아내고자 하는 이명환과 손을 잡으리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는 완전히 사라져버린 '치종지남'이 드라마 속에서는 백광현에게 전수가 될지 그것도 아니면 그대로 이 의문의 인물과 함께 사라져버릴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치종지남'의 내용이 드라마 속에서 구현될까도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부분입니다.

일단 백광현의 귀환과 복수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치종청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백광현의 진심을 현종이 받아들여줬고 한발 더 나가서 강지녕(이요원)과의 러브라인도 되살아났습니다. 숙휘공주(김소은)와 서은서(조보아)는 짝사랑을 접고 백광현의 듬직한 우군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젠 백광현에게도 이명환과 맞설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더 이상 맨발 벗고 쫓겨나는 힘겨운 싸움은 안해도 된단 뜻입니다. 내의원에서 의술로 공을 세우고 의술로 경쟁하는 일만 남았다는 이야기니 이제부터는 본격 의학드라가 펼쳐지리란 예상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불길한 기운의 정체 어쩐지 심상치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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