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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2년 광주KBS와 MBC 노조는 '32년 만에 쓰는 반성문'이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부는 우선적으로 방송국을 장악했고 MBC와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의 보도 내용은 차단되거나 통제되었습니다.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른 도시에 방송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격분한 광주 시민들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광주 KBS와 MBC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광주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은 언론이 아닌 입소문을 통해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신군부는 일명 '광주사태'와 관련된 모든 소문은 유언비어라며 국민들을 단속했습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대부분의 518 관련 사진이나 영상은 외국 언론에서 촬영하여 보관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외국 기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이 끔찍한 전대미문의 사건임을 전세계에 널리 알렸습니다. 국내 언론들이 입을 다물고 신군부의 지도자를 찬양하고 오락, 연예프로그램과 각종 신파극에 열을 올리고 있는 동안 외국에서는 사상 유래없는 민주화 시위와 그 잔인함을 성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외신 보도와 국내 언론 보도의 차이(출처 : 유투브)
우리 나라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외국과 국내의 시선 차이가 있는 일은 종종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 경우엔 국내 언론과 외국 언론의 관점 차이가 크겠죠.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보도 내용이 달랐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언론통제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언론 통제'와 '통신차단' 그리고 '왜곡' 현상은 주로 후진국형 독재국가에서 일어나는 일로 최근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던 미얀마와 시리아, 이집트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이 통제되는 나라는 12개 국가(북한도 포함)인데 그중에서도 미얀마는 유난히 통제가 심해 인터넷에 제대로 접속해본 국민 조차 드물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해도 접속이 허가된 외국사이트는 천여개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메일의 검열과 통제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근무하는 대사관 직원들 역시 이메일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군부가 자국민의 외국인 접촉 조차 꺼리는 나라다 보니 2007년 승려들의 미얀마 시위가 있을 때도 쉽게 소식이 전달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2011년 이집트와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에도 이집트와 시리아 정부는 통신부터 차단하고 인터넷을 통제했습니다. 반정부 시위 관련 소문이 외신과 국내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통신, 언론 통제 그리고 검열입니다. 마찬가지로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장악하는 것도 언론입니다. 1980년 많은 언론사가 폐간된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는 언론을 신군부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음을 전혀 모르고 자란 사람들도 많습니다. 때때로 어른들이 쉬쉬하며 소위 '유언비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우리 나라 이야기가 아닌 다른 나라 이야이긴가 싶었을 정도니까요. 여러 사람이 관련 자료와 증언, 증거를 들어 그런 일이 있음을 설명해도 좀처럼 믿기 힘든 이야기였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이 일부에게 여전히 '광주사태'로 폄하되고 '광주폭동'으로 조롱당하는 것도 어쩌면 꼭 해야할 이야기를 하지 못한 언론의 책임인지 모릅니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된 적 있습니다. 신군부 권력에 편승한 주인공 차수혁(이필모)이 정장군(염동현)과 군부 실세들 앞에서 'K-공작'을 설명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신군부는 1980년 3월 이미 언론장악에 대한 기본 아이디어를 계획해둔 상태였고 언론에 대한 회유와 공작을 핵심으로 하는 언론조종반을 구성했습니다. K-공작계획의 K가 King 즉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뜻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런 신군부의 언론 장악은 나름 성공이었고 같은해 5월 일어난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도를 쉽게 차단했음은 물론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두환 집권기 동안에도 방송은 전두환 관련 뉴스를 맨 앞에 배치하라는 신군부의 지시로 소위 '땡전뉴스'를 방송합니다. 집집마다 전자시계가 아닌 쾌종시계가 흔하던 그 시절 시계가 '땡'하고 9시를 알리면 어떤 방송국이든 '전두환 대통령-'으로 시작되는 뉴스를 방송한다고 해서 당시 뉴스에는 '땡전뉴스'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그 시대, 당시 '대통령 영상 전용 편집실'까지 갖췄던 KBS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한때 KBS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까지 있었습니다. 그때의 언론이 정치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연예인들의 스캔들이나 치부를 드러내는 일명 '옐로 페이퍼'식 보도에는 열을 올리는 태도가 일부 국민들이 '소문'은 믿어도 언론은 불신하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부 언론의 '불매운동'이 있다는 사실은 언론의 역사가 그만큼 신뢰할 수 없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지난 15일 '채널A'가 방송한 '북한특수군 5.18 개입설'은 많은 사람들은 분노하게 했습니다. 방송국을 불태웠던 80년 5월의 심정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듯했고 침략자이면서도 혐한 정서를 퍼트려온 일본 우익들을 보는 듯했습니다. 총칼을 들고 사람들을 죽인 것이 신군부라면 왜곡된 보도로 상처에 소금을 부려온 것은 언론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80년 이후 30년 넘게 언론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에 그런 막무가내 방송이 가능했을 것이란 사실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더군요.
현대사회는 노골적으로 언론이 통제되고 통신이 차단되는 시절은 아닙니다. 그러나 힘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본질을 부정한다는 면에서는 30여년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히려 널리 퍼트릴 수 있는 인터넷의 힘으로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80년 그때 바른 언론이 없었기에 지금도 '518민주화운동'은 왜곡되고 있고 지금도 그를 바로 잡아주는 언론이 없어 잘못된 지식은 계속 해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바른 언론을 세우는 일이야말로 죽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요.
지금까지 남아있는 대부분의 518 관련 사진이나 영상은 외국 언론에서 촬영하여 보관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외국 기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이 끔찍한 전대미문의 사건임을 전세계에 널리 알렸습니다. 국내 언론들이 입을 다물고 신군부의 지도자를 찬양하고 오락, 연예프로그램과 각종 신파극에 열을 올리고 있는 동안 외국에서는 사상 유래없는 민주화 시위와 그 잔인함을 성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외신 보도와 국내 언론 보도의 차이(출처 : 유투브)
우리 나라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외국과 국내의 시선 차이가 있는 일은 종종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 경우엔 국내 언론과 외국 언론의 관점 차이가 크겠죠.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보도 내용이 달랐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언론통제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언론 통제'와 '통신차단' 그리고 '왜곡' 현상은 주로 후진국형 독재국가에서 일어나는 일로 최근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던 미얀마와 시리아, 이집트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이 통제되는 나라는 12개 국가(북한도 포함)인데 그중에서도 미얀마는 유난히 통제가 심해 인터넷에 제대로 접속해본 국민 조차 드물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해도 접속이 허가된 외국사이트는 천여개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메일의 검열과 통제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근무하는 대사관 직원들 역시 이메일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군부가 자국민의 외국인 접촉 조차 꺼리는 나라다 보니 2007년 승려들의 미얀마 시위가 있을 때도 쉽게 소식이 전달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518은 외면해도 '땡전뉴스'는 포기하지 않았던 언론.(이미지 출처: 유투브 캡처)
2011년 이집트와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에도 이집트와 시리아 정부는 통신부터 차단하고 인터넷을 통제했습니다. 반정부 시위 관련 소문이 외신과 국내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통신, 언론 통제 그리고 검열입니다. 마찬가지로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장악하는 것도 언론입니다. 1980년 많은 언론사가 폐간된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는 언론을 신군부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음을 전혀 모르고 자란 사람들도 많습니다. 때때로 어른들이 쉬쉬하며 소위 '유언비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우리 나라 이야기가 아닌 다른 나라 이야이긴가 싶었을 정도니까요. 여러 사람이 관련 자료와 증언, 증거를 들어 그런 일이 있음을 설명해도 좀처럼 믿기 힘든 이야기였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이 일부에게 여전히 '광주사태'로 폄하되고 '광주폭동'으로 조롱당하는 것도 어쩌면 꼭 해야할 이야기를 하지 못한 언론의 책임인지 모릅니다.
언론인 회유 대책, 프로야구와 연예산업 장려 등을 모색한 K-공작계획(이미지 출처: '빛과 그림자' 캡처)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된 적 있습니다. 신군부 권력에 편승한 주인공 차수혁(이필모)이 정장군(염동현)과 군부 실세들 앞에서 'K-공작'을 설명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신군부는 1980년 3월 이미 언론장악에 대한 기본 아이디어를 계획해둔 상태였고 언론에 대한 회유와 공작을 핵심으로 하는 언론조종반을 구성했습니다. K-공작계획의 K가 King 즉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뜻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런 신군부의 언론 장악은 나름 성공이었고 같은해 5월 일어난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도를 쉽게 차단했음은 물론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두환 집권기 동안에도 방송은 전두환 관련 뉴스를 맨 앞에 배치하라는 신군부의 지시로 소위 '땡전뉴스'를 방송합니다. 집집마다 전자시계가 아닌 쾌종시계가 흔하던 그 시절 시계가 '땡'하고 9시를 알리면 어떤 방송국이든 '전두환 대통령-'으로 시작되는 뉴스를 방송한다고 해서 당시 뉴스에는 '땡전뉴스'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그 시대, 당시 '대통령 영상 전용 편집실'까지 갖췄던 KBS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한때 KBS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까지 있었습니다. 그때의 언론이 정치에 대해 침묵하면서도 연예인들의 스캔들이나 치부를 드러내는 일명 '옐로 페이퍼'식 보도에는 열을 올리는 태도가 일부 국민들이 '소문'은 믿어도 언론은 불신하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부 언론의 '불매운동'이 있다는 사실은 언론의 역사가 그만큼 신뢰할 수 없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채널A는 어떤 의도로 이런 방송을 했을까. (이미지출처 : 한겨례신문)
지난 15일 '채널A'가 방송한 '북한특수군 5.18 개입설'은 많은 사람들은 분노하게 했습니다. 방송국을 불태웠던 80년 5월의 심정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듯했고 침략자이면서도 혐한 정서를 퍼트려온 일본 우익들을 보는 듯했습니다. 총칼을 들고 사람들을 죽인 것이 신군부라면 왜곡된 보도로 상처에 소금을 부려온 것은 언론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80년 이후 30년 넘게 언론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에 그런 막무가내 방송이 가능했을 것이란 사실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더군요.
현대사회는 노골적으로 언론이 통제되고 통신이 차단되는 시절은 아닙니다. 그러나 힘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본질을 부정한다는 면에서는 30여년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히려 널리 퍼트릴 수 있는 인터넷의 힘으로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80년 그때 바른 언론이 없었기에 지금도 '518민주화운동'은 왜곡되고 있고 지금도 그를 바로 잡아주는 언론이 없어 잘못된 지식은 계속 해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바른 언론을 세우는 일이야말로 죽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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