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오락가락

조합원 만명 '국민TV'의 문제점, 다시 '나꼼수'인가

Shain 2013. 5. 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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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처음 만든 것이 2007년 경이니 벌써 6년전 일입니다. 그때는 별생각없이 이런 저런 글을 올렸지만 이제는 포스팅하는 원칙도 생기고 주제와 카테고리도 늘어나 블로그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한번은 갑자기 한가해진 시간을 버티기 힘들어 몰두하기도 했었고 한때는 마음이 심란해 포스팅을 멈췄습니다만 확실한 건 블로그는 '나'라는 한 개인의 중요한 언로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비록 솔직한 사생활을 드러내지는 못해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수단이 될 법하다는 거죠.

개인에게 블로그나 SNS가 이런 역할을 하듯 한 국가의 국민들에게는 '언론'이 이런 역할을 해야합니다. 왜곡되지 않은 사실 전달과 특정 집단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 바른 관점의 뉴스. 대한민국의 방송과 언론이 지금과 달랐더라면 대한민국 정치의 역사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들 합니다. 2012년 48%의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졌다는 사실 보다 48%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더욱 억울해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4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여한 '국민TV'의 김용민.

지난 5월 19일에 국민TV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기 서울광장 추모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나꼼수'로 유명한 '국민TV'의 김용민은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사회를 보는 등 바쁘게 활약하고 있더군요. 신해철, 이승환 등이 함께한 콘서트와 탁본과 손글씨를 나눠주는 등 여러 행사가 함께한 4주기 추모 문화제도 인상적이었지만 현장에서 찍힌 많은 사진들이 '국민TV'가 조합원 유치를 위해 얼마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 '나꼼수'의 팟캐스트는 업데이트되지 않지만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는 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민TV 라디오 방송이 개국하고 스튜디오 공사를 마쳤는가하면 사무실을 꾸리고 출자금을 납부한 만명째 조합원이 가입하는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 거대 공중파 방송에 비하면 미약한 발걸음이고 커다란 나무로 치면 아직까지 새싹에 불과한 '국민TV'에 큰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싹에 물을 주는 기분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국민TV의 도약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른 언론을 기대하는 여러 국민들이 어린 새싹에 물을 준다는 기분으로 뉴스타파, 민중의 소리, 오마이뉴스, 시사인같은 언론에 후원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올해 처음 발을 내딛은 '국민TV'는 인터넷 언론이나 신문이 아닌 '방송'을 목표로 출발했기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들의 관심이 남다릅니다. '국민TV'의 형태와 운영방식 그리고 미래를 두고 많은 조합원들이 의견을 개진했고 그중에서는 개선해야할 점이나 국민TV의 잠재적인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국민TV의 조합원과 출자금 현황(2013. 5. 23 현재)

전국에 방송을 송출하는 공중파와 종편까지 거머쥔 거대 신문사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미디어협동조합'이란 생소한 형식으로 목소리를 내기란 생각 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민TV'의 조합원과 운영진들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이 일을 시작했고 라디오방송이 개국한 지금 하나 둘 문제점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가시적인 큰 어려움이 닥쳤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국민TV가 하나의 방송으로 힘을 내기 위해서 해결할 문제는 산더미 같습니다. 더딘 발걸음에 가끔은 조바심이 느껴질 정도죠.

'국민TV' 게시판에는 '국민TV'의 색깔을 두고도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고 국민TV 사무실에 각종 물품을 기부하는 조합원들도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솔직한 의견도 많이 올라오고 있구요. 미디어협동조합의 미래에 강력한 기대를 품고 있으면서도 당장은 나중을 기대해야하는 상황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장 크게는 어떻게 전국에 방송을 송출할 것이냐부터 작게는 어떤 컨텐츠를 방송할 것이냐까지. 어떤 분들은 기존 방송국을 인수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계속 개진중이시고 어떤 분들은 우리 나라의 방송 관련법 때문에 방송 송출이 힘들며 셋톱박스의 유지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꽤 많이 든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지금 여러 개로 분리되어 있는 시민세력들의 컨텐츠 즉 뉴스타파나 고발뉴스와 연합해서 '국민TV'는 컨텐츠 제작자가 아닌 플랫폼 제작자로 키워나가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시민방송인 RTV와의 연계도 많이 나오는 의견 중하나인 듯합니다.

국민TV에는 지금 '나꼼수'같은 파워풀한 홍보 수단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이미지 출처: 시사인)

그러나 이런 세부적인 문제 말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누가 뭐래도 '조합원 확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국민TV'는 기존의 언론이나 광고 수단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 확보를 위해서 추모문화제나 콘서트 현장 등을 활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언론의 폐단을 이용하지 않는 국민TV가 기존의 홍보수단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인 셈입니다. 이 부분에서 몇몇 사람들은 인기 팟캐스트였던 '나꼼수'가 부활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습니다.

그러나 '나꼼수'는 이제 유통기한이 끝난 컨텐츠입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주진우 기자의 사정도 사정이지만 김용민씨와 김어준씨 역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테마를 잡아 또다른 컨텐츠를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나꼼수'로 국민TV의 홍보 효과를 노리기는 당장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이미 김용민씨는 국민TV 관련 업무로도 바쁘지만 라디오 방송의 한꼭지인 '미디어토크' 팟캐스트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꼼수' 만큼은 아니어도 이미 '나꼼수'와 다른 방송국인 지금 예전같은 운영은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주변의 우려와는 별개로 '국민TV'는 올중반기 이후 개국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자본과 시간이 부족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대 임원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민TV' 개국 초기, 일부에서는 미디어협동조합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나꼼수2'가 아니냐는 지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단기간에 국민TV를 키우고 조합원을 확보하자면 화제가 될 획기적인 이슈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것이 '나꼼수'가 될지 아니면 다른 주제의 컨텐츠가 될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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