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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제국'을 첫회부터 지금까지 시청한 소감은 까맣게 태워버린 커피를 한잔 마신 기분입니다. 요약된 90년대 경제사를 대충 훑다보니 그 시대를 살며 느낀 것보다 훨씬 더 암담했던 90년대를 목격하게 됐고 남의 돈으로 도박판을 벌인 소위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의 옛이야기가 하나둘 떠오르더군요. 70년대 박동명 사건으로 '칠공자'가 알려졌다면 90년대에는 소위 '신칠공자'가 돈놀음을 한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갔습니다. 수백억의 돈을 날리고도 아버지에게 꾸지람한번 들으면 끝나는 곳이라는 그곳. 내심 부정하고 싶지만 그런 일들이 정말 있었으니까요.
천원, 이천원의 용돈을 고맙게 받아쓰며 자란 서민들에게 어릴 때부터 억대의 돈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황금의 제국'을 최민재(손현주)는 마치 전설처럼 장태주(고수)에게 이야기해줍니다. 싸인 하나로 수조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말한마디로 수천억의 현금을 움직이고 식탁에서 밥을 먹다가 백화점의 주인이 바뀌기도 한다는 그곳. 성진그룹에서 쫓겨난 최민재는 나는 '거기'에서 왔다며 다시 거기로 갈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최민재의 말투가 엘도라도를 찾아헤매던 중세 스페인 사람들 이야기와 어쩌면 그리 비슷한지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전체 구조는 황금의 도시를 찾아 떠나던 중세 탐험대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엘도라도'는 '황금의 인간' 내지는 '황금의 나라'를 뜻합니다. 16세기 잉카제국을 정복했다는 피사로의 부관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발견한, 황금의 문화를 가진 도시를 알려줍니다. 호수 기슭에 사금이 넘치는 그 도시에서는 건물부터 무기까지 모두를 태양처럼 빛나는 금을 이용해 만듭니다. 매년 한번씩 치르는 중요한 의식에서 부족의 왕이 황금의 장신구로 치장하고 온몸에 황금가루를 바른 모습으로 나타나 호수에 황금과 보석을 제물로 바칩니다.
그들 나라에서는 길가 여기저기에 떨어져있는 황금이나 보석을 줍지 않는다는 그 이야기는 전설처럼 퍼져나가 많은 이방인들을 위험한 정글로 몰아넣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진짜 황금의 나라를 찾아 부자가 되었다는 사람은 없지만 밀림에 숨어있던 부족이 점령당하고 사람들이 노예로 팔려나가며 라틴 아메리카 대륙은 인간의 욕망에 제물로 희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땅을 찾아 떠나간 사람들 손에도 피가 묻었고 그 땅에 살던 사람들도 짓밟히는 모험, 최민재는 바로 그 땅에 함께 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장봉호(남일우)를 잃고 최민재와 성진그룹을 향해 이겨보겠다고 말하던 장태주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망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돈을 원한다는 자체는 악함도 선함도 아닙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만큼 아니 부유해질 정도의 돈을 원하게 되어 있고 태주는 남들 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민재가 전해준 황금의 제국은 다릅니다. 그 여행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잃어야할지 알 수 없습니다. 여행이 끝났을 때 남아있는 것은 황금도 장태주도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된 자신일 것입니다.
황금의 제국은 단적으로는 최민재가 쫓겨난 성진그룹을 뜻하는 거겠죠. 최동진(정한용)회장의 형이자 성진그룹의 총수인 최동성(박근형)의 직계가족들이 그 성진그룹의 왕족이 되어 마치 엘도라도의 사람들이 황금이나 보석은 줍지 않는 것처럼 엄청난 양의 돈을 마구 써댑니다. 그 정점에는 민재의 사촌이자 태주의 전재산을 날려버린 최서윤(이요원)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국의 주인이 되지 못한 최서윤은 황제가 되기 위해 기를 쓰고 있고 최민재로부터 성진그룹의 주식 7퍼센트를 얻은 장태주는 황제가 될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황금의 제국'으로 가자며 태주의 손을 잡으려하는 최민재는 황금의 제국의 정체를 잘 모르는 것같기도 합니다. 최서윤은 남들이 '제국'이라 부르는 성진그룹의 핵심이면서도 붕괴되어가는 그들 가족을 지켜봐야하는 입장입니다. 이미 큰오빠 원재(엄효섭)는 아버지의 눈밖에 나서 반기를 들었고 백화점을 노리고 있는 언니(최정윤) 부부나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새어머니 한정희(김미숙)가 제국의 기둥을 조금씩 흔들고 있습니다. 최민재는 '제국' 안으로 가겠다고 생각하지만 제국 안에 있는 어느 누구도 진정한 주인은 아닙니다.
'황금의 제국' 5회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최민재가 '황금의 제국으로 가자'며 장태주를 협력자로 선택했지만 어제는 성진건설의 주식을 배당받은 장태주가 '황금의 제국으로 가자'며 최민재에게 대답합니다. 장태주와 최민재의 연합으로 최서윤이 지켜야할 제국은 더욱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최서윤은 지킨다고 생각하고 장태주와 최민재는 가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국의 정체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 않습니다. 제국 안에 사는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누리고 돈을 펑펑 써대지만 내부에서 벌어지는 암투도 밖에서 일어나는 공격 만큼이나 극적입니다.
최서윤이 성진건설을 지주회사로 만드는 동안 형제들 모두가 등을 돌렸습니다. 최동성은 가족들 앞에서 아픈 상처를 드러내며 자신의 병을 드러냈고 형제들의 역습으로 위기에 몰린 지금 성진그룹의 주인이 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최서윤의 최대 위기입니다. 편하게 살고 싶었던 욕심을 버리고 가족들을 버리고 아버지의 아픔까지 보면서 최서윤이 지켜야하는 무엇.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정희와 최성재(이현진)가 가족들의 갈등을 보며 무슨 일을 저지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최서윤은 아직 잃고 버려야할 것이 많습니다.
최민재는 아내 윤희(이일화)를 버리고 새로운 아내 유진(진서연)을 새로운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장태주가 윤설희(장신영)를 동반자이자 희생양으로 삼은 것처럼 말입니다.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나선 중세 사람들이 함께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고 약자를 짓밟았던 것처럼 그들은 이미 이 전쟁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옛사람들이 노래했던 것처럼 엘도라도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을 뿐 영원히 밟을 수 없는 환상의 땅이라고 하던가요. 어쩌면 장태주와 최민재에게는 더욱 처절한 슬픔이 기다리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천원, 이천원의 용돈을 고맙게 받아쓰며 자란 서민들에게 어릴 때부터 억대의 돈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황금의 제국'을 최민재(손현주)는 마치 전설처럼 장태주(고수)에게 이야기해줍니다. 싸인 하나로 수조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말한마디로 수천억의 현금을 움직이고 식탁에서 밥을 먹다가 백화점의 주인이 바뀌기도 한다는 그곳. 성진그룹에서 쫓겨난 최민재는 나는 '거기'에서 왔다며 다시 거기로 갈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최민재의 말투가 엘도라도를 찾아헤매던 중세 스페인 사람들 이야기와 어쩌면 그리 비슷한지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태주야 같이 가자 황금의 제국으로' 마치 머나먼 아마존 밀림으로 떠나자는 듯한 최민재의 말투.
이 드라마의 전체 구조는 황금의 도시를 찾아 떠나던 중세 탐험대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엘도라도'는 '황금의 인간' 내지는 '황금의 나라'를 뜻합니다. 16세기 잉카제국을 정복했다는 피사로의 부관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발견한, 황금의 문화를 가진 도시를 알려줍니다. 호수 기슭에 사금이 넘치는 그 도시에서는 건물부터 무기까지 모두를 태양처럼 빛나는 금을 이용해 만듭니다. 매년 한번씩 치르는 중요한 의식에서 부족의 왕이 황금의 장신구로 치장하고 온몸에 황금가루를 바른 모습으로 나타나 호수에 황금과 보석을 제물로 바칩니다.
그들 나라에서는 길가 여기저기에 떨어져있는 황금이나 보석을 줍지 않는다는 그 이야기는 전설처럼 퍼져나가 많은 이방인들을 위험한 정글로 몰아넣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진짜 황금의 나라를 찾아 부자가 되었다는 사람은 없지만 밀림에 숨어있던 부족이 점령당하고 사람들이 노예로 팔려나가며 라틴 아메리카 대륙은 인간의 욕망에 제물로 희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땅을 찾아 떠나간 사람들 손에도 피가 묻었고 그 땅에 살던 사람들도 짓밟히는 모험, 최민재는 바로 그 땅에 함께 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같이 갑시다. 황금의 제국' 주식을 갖게 된 태주는 사람들이 전설이라 말하는 그곳에 가기로 한다.
아버지 장봉호(남일우)를 잃고 최민재와 성진그룹을 향해 이겨보겠다고 말하던 장태주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망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돈을 원한다는 자체는 악함도 선함도 아닙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만큼 아니 부유해질 정도의 돈을 원하게 되어 있고 태주는 남들 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민재가 전해준 황금의 제국은 다릅니다. 그 여행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잃어야할지 알 수 없습니다. 여행이 끝났을 때 남아있는 것은 황금도 장태주도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된 자신일 것입니다.
황금의 제국은 단적으로는 최민재가 쫓겨난 성진그룹을 뜻하는 거겠죠. 최동진(정한용)회장의 형이자 성진그룹의 총수인 최동성(박근형)의 직계가족들이 그 성진그룹의 왕족이 되어 마치 엘도라도의 사람들이 황금이나 보석은 줍지 않는 것처럼 엄청난 양의 돈을 마구 써댑니다. 그 정점에는 민재의 사촌이자 태주의 전재산을 날려버린 최서윤(이요원)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국의 주인이 되지 못한 최서윤은 황제가 되기 위해 기를 쓰고 있고 최민재로부터 성진그룹의 주식 7퍼센트를 얻은 장태주는 황제가 될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진그룹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황금의 제국을 갖는다는 것일까?
어떻게 생각해보면 '황금의 제국'으로 가자며 태주의 손을 잡으려하는 최민재는 황금의 제국의 정체를 잘 모르는 것같기도 합니다. 최서윤은 남들이 '제국'이라 부르는 성진그룹의 핵심이면서도 붕괴되어가는 그들 가족을 지켜봐야하는 입장입니다. 이미 큰오빠 원재(엄효섭)는 아버지의 눈밖에 나서 반기를 들었고 백화점을 노리고 있는 언니(최정윤) 부부나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새어머니 한정희(김미숙)가 제국의 기둥을 조금씩 흔들고 있습니다. 최민재는 '제국' 안으로 가겠다고 생각하지만 제국 안에 있는 어느 누구도 진정한 주인은 아닙니다.
'황금의 제국' 5회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최민재가 '황금의 제국으로 가자'며 장태주를 협력자로 선택했지만 어제는 성진건설의 주식을 배당받은 장태주가 '황금의 제국으로 가자'며 최민재에게 대답합니다. 장태주와 최민재의 연합으로 최서윤이 지켜야할 제국은 더욱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최서윤은 지킨다고 생각하고 장태주와 최민재는 가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국의 정체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 않습니다. 제국 안에 사는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누리고 돈을 펑펑 써대지만 내부에서 벌어지는 암투도 밖에서 일어나는 공격 만큼이나 극적입니다.
최서윤이 가족 모두를 외면해야하는 것처럼 태주와 민재도 앞으로 제물로 바쳐야할 것들이 있다.
최서윤이 성진건설을 지주회사로 만드는 동안 형제들 모두가 등을 돌렸습니다. 최동성은 가족들 앞에서 아픈 상처를 드러내며 자신의 병을 드러냈고 형제들의 역습으로 위기에 몰린 지금 성진그룹의 주인이 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최서윤의 최대 위기입니다. 편하게 살고 싶었던 욕심을 버리고 가족들을 버리고 아버지의 아픔까지 보면서 최서윤이 지켜야하는 무엇.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정희와 최성재(이현진)가 가족들의 갈등을 보며 무슨 일을 저지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최서윤은 아직 잃고 버려야할 것이 많습니다.
최민재는 아내 윤희(이일화)를 버리고 새로운 아내 유진(진서연)을 새로운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장태주가 윤설희(장신영)를 동반자이자 희생양으로 삼은 것처럼 말입니다.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나선 중세 사람들이 함께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고 약자를 짓밟았던 것처럼 그들은 이미 이 전쟁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옛사람들이 노래했던 것처럼 엘도라도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을 뿐 영원히 밟을 수 없는 환상의 땅이라고 하던가요. 어쩌면 장태주와 최민재에게는 더욱 처절한 슬픔이 기다리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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