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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한 돌싱녀' 이번에도 어긋난 이민정의 시청률 전략

Shain 2014. 2. 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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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 2회가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의 시청률이 6.4퍼센트더군요. 어제는 '별에서 온 그대'가 마지막회를 방송했고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한 '감격시대'도 동시에 방송된 관계로 '미스코리아'의 시청률을 그대로 이어받은 '앙큼한 돌싱녀'가 시청률이 낮을 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입니다. 드라마는 첫방송 시청률이 마지막회까지 가는 경향이 있는데 왜 하필 라이벌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선점한 목요일에 굳이 첫방송을 시작한걸까 궁금하더군요. '미스코리아'가 소치 동계올림픽 때문에 한회 밀려서 그렇게 된 것이긴 합니다만 목요일에 방송하지 않고 다음주에 새로 시작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필 목요일에 첫방송을 시작한 '앙큼한 돌싱녀' - 이민정의 시청률 전략은 이번에도 실패인가.




그런데 다음주 수요일에 '별에서 온 그대'의 뒤를 이어 '쓰리데이즈'가 방송된다고 하니 이해가 가더군요. 신경수 작가, 손현주, 박유천의 기대작으로 벌써 입소문을 모으고 있다 보니 동시 방송은 시청률 경쟁에 불리하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거기다 라이벌 방송사의 '감격시대', '쓰리데이즈'와 달리 '앙큼한 돌싱녀'가 로코물로 장르가 차별화되어 '쓰리데이즈' 보다  먼저 방송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계산한 것같네요. 그러나 1, 2회를 시청해 본 결과 아무래도 이 분위기 그대로는 시청률 반등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돈때문에 이혼한 전남편이 성공한 벤처사업가가 되어 나타나자 다시 유혹한다는 내용의 '앙큼한 돌싱녀'는 '전남편' 역할의 주상욱이 꽤 매력적입니다. 막일하며 고생하다 이혼해서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포맷도 그럭저럭 흥미롭긴 한데 민폐형 친정식구에 능력있는 여성 연적(김규리), 재벌 남성 연적(서강준)이란 구도가 식상해서 그런지 1, 2회 만으론 많이 평범합니다. 세 방송사 드라마 중 유일한 로코물이란게 가장 내세울 부분인데 역시나 로코물로서 많이 싱겁다는 느낌입니다. 공감이 가야할 여주인공 보다 비밀스러운 국여진(김규리)에게 오히려 더 호기심이 생기네요.





드라마를 보자 마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작년 4월경 방송되었던 '내 연애의 모든 것'입니다. 신하균, 이민정 주연의 이 로맨틱 코미디는 국회의원을 소재로 한 로코물이란 점에서 화제가 되었지만 한번도 10퍼센트의 시청률을 넘지 못했습니다. 매력적인 배우 신하균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정치'라는 소재 때문인지 로코물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한 까닭인지 '남자가 사랑할 때', '천명'같은 경쟁작을 이기지 못했죠. 첫장면의 '뉴스룸'이 떠오르는 연출은 좀 짜증나도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여러 포인트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시청률 반등이 거의 없었습니다.

로코물은 1, 2회에 그 차별성이 부각되어야 한다. 다른 로코물에 비해 다소 평범했던 첫방송.


하필 공교롭게도 이민정의 로코물 두 편이 모두 목요일에 첫방송을 시작했고 첫회 시청률이 이렇듯 바닥을 치다 보니 로맨틱 코미디와 이민정의 운이 별로 맞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김선아나 공효진 혹은 홍자매같은 로코물 유명세가 없는 이민정과 제작사로서는 목요일 첫방송이 무리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아직 이민정의 로코물을 믿고 선택할 시청자층이 얇은데 목요일 선방이라는 무리수까지 두다 보니 더욱 나쁜 결과가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이겁니다. 시청률이 무조건 좋은 작품의 기준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한번 관심에서 멀어진 드라마에 고정 팬층이 생기긴 쉽지 않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시청자들이 잘 몰랐던 주연 여배우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많은 여배우들이 '로코물'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하거나 엉뚱한 매력을 뽐냈고 로코물 출연을 계기로 캐릭터 변신을 꾀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망가지고 때로는 깜찍하게 어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거쳐가야할 배역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로코물의 여왕'으로 꼽히는 공효진이나 로코물 붐을 일으킨 '내 이름은 김삼순(2005)'의 김선아는 잘 생기고 멋진 남자주인공과 평범한 것같지만 귀여운 여주인공이라는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성공시킨 장본인들입니다.

다소 공감을 얻기 힘든 나애라의 결혼 과정도 그렇지만 시청률 선점을 위한 선택으론 부진했다.


차승원같은 배우 역시 출연했다 하면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대표적인 로코 남주인공 중 하나죠. 로맨틱 코미디는 대본도 대본이지만 그 대본의 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캐릭터와 연출이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재벌 남주인공과 가난한 여주인공이 만나 알콩달콩한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줄거리를 제대로 살리면서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바로 배우와 캐릭입니다. '앙큼한 돌싱녀'는 잘난 전남편 역할의 주상욱에 비해 이민정의 속물 돌싱녀라는 포인트가 공감을 얻지 못했고 '앙큼한 돌싱녀' 1, 2회가 전체적으로 지루하단 느낌이 있습니다. 첫회부터 호평받는 다른 로코물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앙큼한 돌싱녀'가 딱 잘라 재미없는 드라마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 드라마도 장점이 있고 앞으로 방송 분량이 충분하니 어떤 반전 매력을 선보일지도 알 수 없는 일이구요. 거기다 대부분의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가 첫부분에서 주인공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는데 치중하는 반면 아직까지 '앙큼한 돌싱녀'는 저력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청률이 좋은 드라마의 절대적인 기준도 아니죠. 그러나 시청률 전략을 위해 목요일을 선택했다면 1, 2회에 시청률을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어야 했습니다. 장르의 차별성이 유일한 승부수라면 당분간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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