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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대통령 손녀를 잡은 김수현 실망스러웠던 이유

Shain 2014. 4.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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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두 사건의 진실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대표오후 1:17 2022-07-18적인 것이 '신의 선물' 6회 엔딩장면입니다. 김수현(이보영)이 깜깜한 장문수(오태경)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샛별이(김유빈)와 은주가 찍힌 사진을 보며 깜짝 놀랐던 그때 끼이익 소리가 들리며 장문수가 문을 열고 들어와 김수현을 보는 듯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죠(감독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더군요). 마찬가지로 김수현이 대통령의 손녀를 위협한 13회와 기동찬(조승우)이 머리핀을 던진 14회 엔딩장면도 중요 부분이 편집되어 내용을 오해하기 쉬웠습니다.

 

4회 첫장면에서 13회의 엔딩 장면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13회에서 기동찬의 전화로 샛별이 납치가 대통령 김남준(강신일)이 사형을 집행하기 위한 정치적 쇼라는 이야길 듣게 된 김수현이 순간적으로 냅킨으로 감싼 나이프를 집어들고 대통령의 손녀를 위협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알고 보니 바나나를 냅킨으로 감싸 대통령 손녀의 목에 들이댄 것이었습니다. 나이프를 집는 듯한 장면을 보여줬고 TV에서 흉기를 직접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프를 가렸다고 생각했던 시청자들을 속인 것입니다(그래서 송곳도 모자이크 처리했지요).

샛별이가 죽을까봐 두려워하는, 반쯤 미친 엄마라는 김수현을 이해해도 이 장면에서 적잖이 실망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동범죄의 본질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약한 아동을 어른들의 소유물이나 종속된 존재로 간주하고 어른들의 욕심에 아이들을 이용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냅킨으로 감싼 바나나든 나이프든 김수현이 아이를 끌고 와서 겁먹게 하고 위협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살려달라고 했고 아이는 무섭다면서 울먹였습니다. 아동범죄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분은 아실 겁니다. 이미 아이는 '유괴'당해본 기억을 갖게된 것입니다.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유괴의 기억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바나나든 칼이든 중요하지 않은 이유.

 

김수현의 행동에 '실망'이라는 기동찬의 말에 '나도 아이엄마'라며 아이 목에 칼을 대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쇼를 폭로하기 위해 아이를 이용했다는 점에서는 김수현도 다른 등장인물들과 다를바 없습니다. 그 덕분에 샛별이 유괴사건에 대한 음모론이 전국에 생방송 되었습니다. 묘사된 몇가지 부분이 대통령 경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이 부분은 입맛이 쓰더군요. 또 아이의 할아버지인 대통령도 어떻게든 사형집행을 시키고 싶은 마음에 이 엄청난 사건을 입단속하고 덮으려 합니다. 자기 이익이 더 중요한거죠.

몇몇 시청자들은 샛별이가 비쥬얼락 그룹의 광팬으로 소위 '빠순이질'을 하고 죽을 자리를 찾아다닌다며 어서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샛별이처럼 산만하고 대책없는 아이도 은주처럼 친구의 시계를 훔치고 컨닝하는 아이도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아이일 뿐입니다.아이는 그 어떤 순간에도 지켜야하고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은주를 납치하고 죽이는 아동범죄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했던 장문수나 영규(바로)를 핑계로 연쇄살인을 저질렀던 차봉섭(강성진)이나 아이를 자신의 욕망에 이용하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아이를 이용해먹는 어른들이 많을까

 

최근 사회 여기저기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아를 살해하고 유기했던 아빠나 딸아이를 때려죽인 아버지, 의붓딸을 폭행해 죽인 새엄마 등 아이를 자신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함부로 대하는 어른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동학대하면 이렇게 엄청난 사례를 떠올리지만 아이에 대한 배려없는 행동 대부분이 아동학대 입니다. 샛별이 역의 아홉살 김유빈처럼 심리적으로 부담이 가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아역배우들은 심리검사와 충분한 휴식을 제공받아야하지만 다수의 아역배우들이 야간촬영에 동원되거나 학교에 가지 못합니다.

안타까운 모성애와는 별개로 영규할머니의 행동은 명백한 유괴다. 샛별이를 이용해 한지훈과 거래한다.

 

신의 선물' 캐릭터들은 어린아이들을 이용해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합니다. 기동호(정은표)가 무죄라 믿고 꿋꿋하게 한지훈(김태우)을 찾아다니는 이순녀(정혜선) 할머니 조차 샛별이를 숨겨두고 기동호의 무죄 증거와 맞바꾸려 했습니다. 손자 영규가 괴한들에게 얻어맞는 걸 보면서도 구해주지 않고 샛별이부터 데려갔습니다. 자기 자식을 살리겠다는 안타까운 모성애가 샛별이를 유괴한 동기지만 그 딱한 사정과는 별개로 샛별이는 지하 아지트에서 견과류 알레르기 때문에 죽을 뻔합니다. 봉숭아 물을 들여주고 정성스레 돌봐줬다고 해도 유괴가 보호가 되는 것은 아닙다.

샛별이 아버지 한지훈은 한술 더 뜹니다. 한지훈은 타임워프 전에도 전국에 유괴되었다고 생방송된 샛별이의 생사를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지훈은 샛별이를 노리는 사람들의 정체를 알아내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 아이를 숨겨두려 했다고 변명할테지만 아이엄마의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이며 방치된 아이의 안전은 어떻게할 것인지 도무지 상관없는 듯합니다. 한지훈은 과거 이명한(주진모)에게 기동호 사건의 진실을 재조사하겠다고 했었고 김수현이 가져온 차봉섭의 전리품 즉 무진사건 피해자의 귀걸이와 반지로 모종의 거래를 하려했습니다.

아이의 안전 보다는 자신들의 욕심이 더 중요한 어른들. 얼마나 대단한 것과 샛별이를 맞바꿨나?

 

목적은 모르지만 어떻게든 무진 사건의 진실을 감추려는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 이명한은 사람들을 보내 샛별이를 납치하려 합니다. 그동안 샛별이와 김수현, 기동찬과 유진우(임지규) 등의 안전을 위협했던 사람들은 이명한 쪽의 사람들이었고 반대로 추병우(신구)는 정부에 사형반대 압력을 넣으며 테오(노민우), 유진우를 안전한 곳에서 보호하려 했습니다. 추병우 회장은 무진 사건 관련자인 추도진의 아버지로 중요한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데 범인으로 몰린 기동호의 동생 기동찬이 이수정(이시원)이 죽은 무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길 원하고 있습니다. 15회, 16회 동안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겠지요.





절대 아이를 어른 욕심에 이용하지 말라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우면서도 옹호하기 힘든 인물이 바로 황경수(최민철) 입니다. 1회에서 한지훈에게 토마토를 던진 여성(조시내)의 남편이자 이민석에게 아들 황민호를 잃은 아버지인 황경수는 추병우 회장을 따르며 경호원 일을 하다 한지훈이 사형반대를 주장한 대통령 선거 토론 방송을 계기로 대통령 경호원이 되었습니다. 김남준이 당선되던 그때 추병우가 기동찬을 찾아오고 미카엘학교의 기영규가 샛별이를 만났고 기동찬이 샛별이 가족과 만났습니다. 그때부터 황경수는 이민석의 사형집행을 위해 움직였습니다. 아이잃은 아버지의 분노가 그런 식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샛별이를 납치한 순간 피해자가족이 아닌 아동범죄자일 뿐. 아이를 이용했다는 본질은 이민석과 똑같다.

 

 

사형하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해도 샛별이를 납치한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입니다. 황경수는 자신이 황민호를 죽인 이민석과 다르다고 생각하겠지만 샛별이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은 순간 아동납치 범죄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부분 때문에 오히려 황경수에게 반전이 있면 좋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자신을 배신한 한지훈의 딸이니까 한지훈도 똑같은 경험을 해봐야하니까 괜찮다고 생각했겠죠. 그런 식으로 희생된 대표적인 아이가 바로 영규입니다. 영규는 기동호의 의붓아들이란 이유 만으로 무진사건 피해자인 김재경의 아버지에게 인질로 잡혔습니다.

기동호의 양아들 영규는 말그대로 아무죄없는 아이였는데 희생자가 인질극을 벌인 아버지는 똑같은 일을 기동호도 당해보라 생각했겠지만 아이를 도구로 삼고 다치게 했다는 점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습니다. 한번 유괴 경험을 가진 아이는 꽤 오랫동안 불안 증세를 보이고 휴우증이 생깁니다. 아무리 범인 처벌이 힘들다고 하나 만만한 어린아이를 도구로 삼는 건 최악입니다. '신의 선물' 네메시스 문신남인 황경수가 딱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이유는 그 때문이죠. 샛별이를 직접 죽인 것은 아니지만 아이를 이용해 목적을 달성하려 했습니다.

반지와 귀걸이를 샛별이와 바꿀 것인가 기동호의 무죄를 증명할 것인가. 또다른 선택에 마주한 김수현.

 

'신의 선물'도 다음주면 마지막회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아동범죄 피해자 가족의 슬픔에 공감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곤 합니다. 사형집행과는 별개의 문제죠. 아이를 이용해 욕심을 채우는 아동범죄의 본질에 분노하기 보다 애가 당할만했다느니 부모가 부주의했다느니 하는 말로 피해자를 들쑤시는 우리 사회의 현실도 보입니다. 아이를 보호받을 대상이 아닌 수단으로 생각하는 한 이런 현상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 입니다. 아이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김수현도 황경수도 서로의 마음에 공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당한 아이는 바나나든 칼이든 꽤 오래 잊지못할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한번쯤 김수현이 대통령의 손녀에게 따뜻하게 사과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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