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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샛별이를 살릴 사람은 문신남이 아닐까

Shain 2014. 4. 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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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SBS '신의 선물 14일'이 결방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회를 의식한 까닭인지 정상 방송하더군요. 최근 세월호 참사에 시선을 고정하느냐 미처 생각지도 못하게 본방송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신의 선물'은 아동범죄 피해자와 부모들에게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 드라마 속의 묘사가 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 아이가 억울하게 죽으면 가해자를 죽이고 싶지 않을 부모가 누가 있을 것이며 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부모는 또 어디있을까요. 주인공 김수현(이보영)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사기꾼과 아이의 무사귀환 보다는 시청률에 신경쓰는 방송국 아동범죄에 냉담하다 못해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모습이 현실 속 피해자 가족이 겪는 모습과 똑같죠.

'신의 선물'에서 김수현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황경수. 자신도 자식을 잃어봤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복선과 단서가 있었기에 '신의 선물' 마지막회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통령 김남준(강신일)의 아들 김신유(양주호)가 사탕(마약)을 먹고 이수정(이시원)을 살해한 진범이었고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명한(주진모)이 범인을 기동호(정은표)로 위조한 당사자였습니다. 기동호는 기동찬(조승우)에게 술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증세가 있다는 걸 알기에 이수정을 죽인 것은 자신이라 대답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의 운명이 꼬였고 샛별이(김유빈)의 위험은 시작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뛸 때 마다 다리를 절어 헤파이스토스란 별명을 갖고 있던 김신유는 사고 이후 외국으로 피신했습니다. 아이아빠가 되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수정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진실을 감춘 죄로 고통스럽게 살아갑니다. 기동호는 동생의 죄를 덮어주려다 어머니 이순녀(정혜선)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기영규(바로)가 그 때문에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이 되고서도 그만둬야했던 기동찬의 인생도 그랬죠. 추병우(신구)의 아들 추도진(이원재)과 테오(노민우)의 형 윤재한(오민석)은 자살했으나 살해당한 것같고 유진우(임지규)는 입을 봉한채 정신병원에 갇혔습니다.

무슨 짓을 해서든 범인을 죽이고 싶은 마음. 그 마음 역시 김수현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의 선물' 1회에서 보여준 '어머니 이야기'가 의미하는 것처럼 또 샛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 어떤 미친 짓도 감수하는 김수현처럼 드라마 속에는 어떻게든 자신의 아이를 살리고 싶어한 수많은 부모들이 등장합니다. 다른 아이를 죽여서라도 내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그 모든 고통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문수(오태경) 대신 아동범죄를 뒤집어쓴 그 아버지도 불륜으로 임신한 아이가 유산되자 어떻게든 복수하려 했던 주민아(김진희)도 기동호를 살리고 싶어 유괴라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 이순녀도 말입니다. 때로 부모는 그렇게 자식 때문에 눈먼 짓을 합니다.

그들의 모성애, 자식을 위한 마음은 서로 충돌합니다. 김신유의 끔찍한 진실이 드러날 수 밖에 없었던 사연도 '모성애' 때문이었습니다.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수정의 엄마(이연경)는 샛별이가 납치되기 일년전 김수현에게 사진을 찍어주며 경고합니다. 추병우와 테오는 젊은 나이에 죽어버린 아들과 형을 위해서 진실을 폭로하기로 합니다. 추병우는 며느리와 손자 때문에 테오는 아이를 임신한 여자친구 때문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죠. 한지훈(김태우) 검사의 도움으로 자신의 아이인 황민우 살인사건의 진범 이민석에게 사형을 구형하게 된 문신남 황경수(최민철)는 이민석의 살인을 집행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협력합니다.



 

어떻게든 이수정 살인 사건의 진범을 기동호로 만들고 사형집행을 실시해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싶었던 이명한은 황경수를 시켜 샛별이를 납치했습니다. 내 아이를 구하고 싶은 모성애도 지독했지만 내 아이의 복수를 하고 싶은 부성애도 절절했기에 샛별이의 목숨이 위험해졌던 것입니다. 그동안 등장한 다른 부모들이 그랬듯 내 아이를 위한 마음은 김수현도 황경수도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문신남 황경수는 아이잃은 아버지의 심정으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이민석의 사형집행만 되면 샛별이를 죽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샛별이가 김신유가 찍힌 사진을 보았다는 걸 알게 된 이명한과 김남준은 어떻게든 샛별이를 제거하려할 것이고 어딘가 수상한 기동찬의 뇌사진을 가진 것으로 보아 또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을 것입니다. 기동호의 교도관으로 일하는 나호국(안세하)의 형 나치국이 가진 수첩이 또다른 음모가 밝혀지겠죠. 몇가지 비밀이 더 밝혀지겠지만 아이를 살리려는 김수현과 과거를 묻고 싶은 이명한의 대립이 끝까지 숨가쁘게 전개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김수현이 애써 14일전으로 타임워프했지만 우연한 사고로 죽게 되는 샛별이의 운명은 막을 수 없을 지도 모르죠.

자식을 잃어본 황경수는 어떻게든 샛별이를 살리지 않을까?

 

그러나 샛별이는 절대로 죽지 않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안 그래도 선박사고로 많은 아이들이 죽었는데 드라마에서 샛별이의 목숨을 잃게하는 무리수를 연출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번 아이를 잃어본 황경수라면 애절한 엄마 김수현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이잃은 감정에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인물도 김수현과 황경수입니다. '어머니 이야기'의 어머니처럼 내 아이를 살리자고 다른 아이를 죽이는 일은 차마 할 수 없는 아버지가 바로 황경수이고 황경수는 샛별이의 목숨을 구할 마지막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라마에서든 현실에서든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은 이미 충분히 많기 때문이죠.

장르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신의 선물'도 오늘로 마지막입니다. 생방송 촬영 때문에 장르의 꼼꼼함을 살리지 못한 면은 두고두고 아쉽겠지만 꼭 TV 시청률이 아니라도 컨텐츠의 가치가 충분함을 증명한 드라마이며 아동범죄의 현실을 낱낱이 고발한, 사회성 짙은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아이들에게 위험한 나라에게 살게 된 것일까요? 드라마는 사회의 모두가 알게 모르게 아동범죄의 공범임을 보여줍니다. 모든 부모들의 염원대로 샛별이가 안전하고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며 마음아픈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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