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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일, KBS 2에서 '도망자 Plan B'를 이어 2010년 12월 8일부터 2011년 3월 3일까지 방영될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주인공 부부를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시청자들은 2010년 한해 'SBS 대물'과 함께 또다른 대통령의 탄생을 TV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한 분량의 드라마다.
주인공 장일준은 인권변호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으로 대통령에 출마해 각 후보들과 경합을 벌인다. 이미 이 가상인물 '장일준'의 트위터가 개설되고 홍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끌던 여배우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직후 뒤를 이어 사극에서 가장 잘 나가던 탤렌트가 남성 대통령으로 등장한다. 두 드라마 모두 정치혐오증에 걸린 대한민국을 흔들어놓을 화제작이다.
'프레지던트'의 원작은 1997년부터 2001년까디 연재된 일본 만화 '이글(Eagle)'이다. 작가는 '침묵의 함대' 등으로 잘 알려진 카와구치 카이지(Kaiji Kawaguchi, 川口 開治)로 군국주의자나 극우로 평가되곤 하는 사람이다. 물론 팬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가 보수적인 인물이란 사실에는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만화 속에 여성을 메인으로 등장시키지 않는 점도 유명하다고 한다.
원작의 내용은 미국계 일본인(이민 3세)으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 케네스 야마오카의 이야기다. 베트남전에 출전한, 변호사 출신 정치인 케네스는 40대의 젊은 나이로 미국 대선에 도전한다. 책 제목인 Eagle은 알다시피 미국의 상징이다. 케네스는 홀어머니에게서 자란 기자 다카시를 불러 자신의 대통령 경선을 밀착 취재하게 한다. 그 취재에서 케네스는 자신이 다카시의 아버지임을 밝힌다.
'KBS 프레지던트'는 베트남전에서 미국 대통령이 되기로 했다는 케네스를 어떤 식으로 바꿔놓을까.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겠다고 했는데 '이글'엔 권력욕과 야심으로 가득찬 민주당 대권 후보들의 다툼이 치열했다(아내를 후보로 올리려는 클린턴 내외를 비꼬는 내용이 등장). '아들에게는 아버지를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지'라며 혼외자인 아들을 불러들이는 주인공은 시대를 앞선 영웅적인 인물이었다.
다소 껄끄러운 소설가 이문열 원작의 사극 'KBS 근초고왕', 그리고 때때로 뭔가 꺼림칙한 진행 양상을 보이는 'SBS 대물', 보수적인 일본 만화가 원작의 'KBS 프레지던트'는 공통적으로 미국을 또는 한반도를 구원한 영웅을 꺼내들고 있는 드라마다. 이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영웅주의'의 반복이고 주입일 뿐이다. 상식을 뒤엎고 위기를 해결하는 능력까진 좋은데 대중에게 뭔가를 바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TV에서 등장하는 매체와 영화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친다. 이는 시청하는 사람들이 바보라서가 아니다. 'KBS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 속 이미지로 그동안의 과오를 가린 대통령도 있고, 할리우드 영화나 TV 방송에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국방성이 영화 속 디테일한 부분까지 간섭했다는 건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많은 군인이 동원되는 '트랜스포머'와 '고질라'같은 대작들이 국방성의 협력과 승인하에 제작되었다.
전세계의 안보를 걱정하며 항상 정의롭고 원칙적이며 세계 모든 일에 최우선적인 권리를 가지는 미군의 이미지는 달리 형성된 게 아니다. 그들의 실체나 목적을 현실적으로 그리기 보단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군이 모두 신사적이고 남다르다. 드라마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대통령'이나 '미국의 영웅적인 역할'은 모두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이것은 이 사람(국가)이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운명론이다.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가 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는다는 뉴스를 읽었을 때,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다른 컨텐츠 보다 사극과 정치 드라마라면 만사 제쳐두고 환영하는 나에게 어째서 이런 시련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과 사채업을 광고했던 인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나. 거기다 한국 정치판에서 이제는 퇴장해야할 '영웅주의'로 점철된 드라마들이다.
2012년 우리 나라엔 큰 선거가 있다. 나치당을 최고자리에 올려놓은 괴벨스의 업적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유신반대 운동을 하다 투옥된 대통령 후보와 납치 테러를 당하는 여성대통령 후보의 이야기는 참 거북스러운 구석이 있다. 한쪽은 여성대통령을 꿈꾸고 한쪽은 정말 개헌을 꿈꾸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을 고려해도 되는 것일까? 세련된 정치에서 세련된 정치 드라마가 나온다. 어떤 의미에서 정치 드라마가 시기상조이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한 시기가 요즘 아닌가 싶다. 굳이 찍어야겠다면 항상 공정한 잣대를 가지길 기원해 본다.
* 11월 2일 하루를 떠들석하게 했던 하희라 영부인 캐스팅은 사실이 아니라고 11월 2일 밤 김형일 PD가 해명(아직 고려중)했습니다. 대통령 드라마를 만드는데 이번에도 잡음이 먼저 생기게 됐군요. 이런 잡음들도 이제 정치 드라마나 사극의 필수코스가 되어가나 봅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주인공 장일준은 인권변호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으로 대통령에 출마해 각 후보들과 경합을 벌인다. 이미 이 가상인물 '장일준'의 트위터가 개설되고 홍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끌던 여배우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직후 뒤를 이어 사극에서 가장 잘 나가던 탤렌트가 남성 대통령으로 등장한다. 두 드라마 모두 정치혐오증에 걸린 대한민국을 흔들어놓을 화제작이다.
'프레지던트'의 원작은 1997년부터 2001년까디 연재된 일본 만화 '이글(Eagle)'이다. 작가는 '침묵의 함대' 등으로 잘 알려진 카와구치 카이지(Kaiji Kawaguchi, 川口 開治)로 군국주의자나 극우로 평가되곤 하는 사람이다. 물론 팬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가 보수적인 인물이란 사실에는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만화 속에 여성을 메인으로 등장시키지 않는 점도 유명하다고 한다.
원작의 내용은 미국계 일본인(이민 3세)으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 케네스 야마오카의 이야기다. 베트남전에 출전한, 변호사 출신 정치인 케네스는 40대의 젊은 나이로 미국 대선에 도전한다. 책 제목인 Eagle은 알다시피 미국의 상징이다. 케네스는 홀어머니에게서 자란 기자 다카시를 불러 자신의 대통령 경선을 밀착 취재하게 한다. 그 취재에서 케네스는 자신이 다카시의 아버지임을 밝힌다.
'KBS 프레지던트'는 베트남전에서 미국 대통령이 되기로 했다는 케네스를 어떤 식으로 바꿔놓을까.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겠다고 했는데 '이글'엔 권력욕과 야심으로 가득찬 민주당 대권 후보들의 다툼이 치열했다(아내를 후보로 올리려는 클린턴 내외를 비꼬는 내용이 등장). '아들에게는 아버지를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지'라며 혼외자인 아들을 불러들이는 주인공은 시대를 앞선 영웅적인 인물이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프레지던트의 제작진과 출연진
▶ 연출 : 김형일(KBS 구미호외전, KBS 제국의 아침, KBS TV문학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극본 : 손영목(KBS 천추태후, KBS 천둥소리)
▶ 출연 : 최수종(장일준), 조소희(아직 미정), 임지은(오재희), 변희봉(고상렬), 정한용(이수명), 양희경(최정임)
장일준은 원작과 달리 베트남전이 아닌 유신 반대 운동 때문에 투옥되고 대통령이 되겠다 맘먹는다. 조소희는 뛰어난 외모에 화려한 화술을 가진 굴지 재벌의 외동딸로 독일 유학중 장일준을 만난 장일준의 아내, 오재희는 변호사 출신의 이혼녀로 성격급한 장일준 캠프의 공보보좌관 역, 고상렬은 장일준이 속한 새물결 미래당의 노련한 원내대표 역이다. 이수명과 최정임은 대통령 부부로 장일준과 같은 당 소속이다. 이수명은 화려한 언변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고, 정치명문가 출신의 최정임은 종종 남편 보다 정치적인 야심이 크다. 원작에서 빌클린턴과 힐러리를 비꼬는 역할이 이 부부였으니 최정임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일 듯하다. 예전 기사에 의하면 프레지던트는 가족극 성격을 강조해 장일준이 숨겨진 아들과 화해하는 구도를 엮을 것같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최강창민, 신세경 등도 캐스팅 물망에 올라 있다고 한다. 연령으로 보아서는 대통령부부의 아들 딸이 아닐까.
다소 껄끄러운 소설가 이문열 원작의 사극 'KBS 근초고왕', 그리고 때때로 뭔가 꺼림칙한 진행 양상을 보이는 'SBS 대물', 보수적인 일본 만화가 원작의 'KBS 프레지던트'는 공통적으로 미국을 또는 한반도를 구원한 영웅을 꺼내들고 있는 드라마다. 이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영웅주의'의 반복이고 주입일 뿐이다. 상식을 뒤엎고 위기를 해결하는 능력까진 좋은데 대중에게 뭔가를 바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TV에서 등장하는 매체와 영화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친다. 이는 시청하는 사람들이 바보라서가 아니다. 'KBS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 속 이미지로 그동안의 과오를 가린 대통령도 있고, 할리우드 영화나 TV 방송에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국방성이 영화 속 디테일한 부분까지 간섭했다는 건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많은 군인이 동원되는 '트랜스포머'와 '고질라'같은 대작들이 국방성의 협력과 승인하에 제작되었다.
'공부의 신'에 출연한 배우 변희봉. 새물결 미래당 원내대표로 장일준을 지지한다.
전세계의 안보를 걱정하며 항상 정의롭고 원칙적이며 세계 모든 일에 최우선적인 권리를 가지는 미군의 이미지는 달리 형성된 게 아니다. 그들의 실체나 목적을 현실적으로 그리기 보단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군이 모두 신사적이고 남다르다. 드라마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대통령'이나 '미국의 영웅적인 역할'은 모두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이것은 이 사람(국가)이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운명론이다.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가 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는다는 뉴스를 읽었을 때,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다른 컨텐츠 보다 사극과 정치 드라마라면 만사 제쳐두고 환영하는 나에게 어째서 이런 시련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과 사채업을 광고했던 인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나. 거기다 한국 정치판에서 이제는 퇴장해야할 '영웅주의'로 점철된 드라마들이다.
배우 양희경은 영부인 최정임 역을 맡았다. 똑똑하고 대통령 보다 정치적인 야심이 큰 인물로 원작에선 대권후보를 노리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 사람이 절대악이 되지 않을까.
2012년 우리 나라엔 큰 선거가 있다. 나치당을 최고자리에 올려놓은 괴벨스의 업적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유신반대 운동을 하다 투옥된 대통령 후보와 납치 테러를 당하는 여성대통령 후보의 이야기는 참 거북스러운 구석이 있다. 한쪽은 여성대통령을 꿈꾸고 한쪽은 정말 개헌을 꿈꾸고 있다는 일각의 시선을 고려해도 되는 것일까? 세련된 정치에서 세련된 정치 드라마가 나온다. 어떤 의미에서 정치 드라마가 시기상조이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한 시기가 요즘 아닌가 싶다. 굳이 찍어야겠다면 항상 공정한 잣대를 가지길 기원해 본다.
* 11월 2일 하루를 떠들석하게 했던 하희라 영부인 캐스팅은 사실이 아니라고 11월 2일 밤 김형일 PD가 해명(아직 고려중)했습니다. 대통령 드라마를 만드는데 이번에도 잡음이 먼저 생기게 됐군요. 이런 잡음들도 이제 정치 드라마나 사극의 필수코스가 되어가나 봅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002/h20100222064438111780.ht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262&aid=000000340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1&aid=0002164280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070721000063
http://www.kanshin.com/keyword/1545670
http://ntn.seoul.co.kr/main.php?cmd=news/news_view&idx=53028
http://star.mk.co.kr/new/view.php?mc=ST&no=561139&year=2010
http://isplus.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963279&cloc=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429130112100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262&aid=000000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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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ar.mk.co.kr/new/view.php?mc=ST&no=561139&year=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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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42913011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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