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

맥도날드 할머니, 이런 식은 아니다

Shain 2011. 1. 1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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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이 할머니에 대한 겉도는 관심이 집중되어 이 문제를 한번 적어볼까 말까 한동안 고민했지만 방금 굴뚝토끼님이 쓴 '연예인은 왜 스스로를 공인이라고 할까' 부분을 읽어 보니 TV란 매체가 사람들을 참 엉성하게 다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뉴스가 뉴스답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야할 지 대중들이 연예인, 정치인, 경제인, 일반인에 대한 잣대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연예인이 스스로를 '공인'이라 부르는 것은 굴뚝토끼님의 말대로 스스로를 옥죄는 행동인데다 본래 그 용어가 뜻하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 할 수 있겠죠. 그들이 인기를 누리는 까닭에 일종의 '특권'이 주어지고 그로 인해 남들 보다 더 명예가 실추된다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처벌에 특혜만 없다면 짐짓 관대해질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연예인에 대한 비난은 초점이 어긋나거나 과열된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정작 엄격한 잣대로 비판받아야할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경제인 등의 특권과 지위를 인정받고 상속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하실 것입니다. 정치인에게 비리나 금전 성추문 등은 정치생명을 끊어놓는 수치처럼 인식되어야 함에도 그들은 쉽사리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재벌들 역시 형사법에 어긋나는 폭행사실이 있음에도 일반인과 동등한 수준의 형량을 받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종종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각종 XX녀나 TV에 출연했던 일반인들이 '특권층' 보다 과한 비난을 받는 건 도무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비난은 정도를 넘어서서는 안됩니다. 맥도날드 할머니에 대한 동정적인 관심은 어쩌다 이렇게 '폭행' 수준의 비난으로 변해버렸을까요. 그 현상은 당연한 시청자들의 권리일까요?



맥도날드 한국 대표의 반응

머니투데이 1월 17일 기사에 따르면 한국 맥도날드 션 뉴튼 대표는 이 할머니에 대한 논란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깔끔하게 다니니 문제 삼고 싶지 않다 했다고 합니다. 다만 마케팅 등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깔끔하게 선을 긋는군요.

자신의 브랜드가 '민주적인 브랜드'로 노숙인부터 부자까지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션 뉴튼은 "무엇보다 다른 걸 떠나 한국처럼 발전한 나라에서 홀로사는 노숙자가 여전히 있다는 사실엔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습니다. 해당 업체의 사장은 할머니에 대해 환영하지는 않아도 악의적인 반응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션 뉴튼 한국 맥도날드 대표 (이미지 출처 : 한국경제)


이 '외국인'의 반응에서 주목할 점은 화제가 된 할머니가 피해를 주는 곳이 있다면 바로 이 '맥도널드 매장'인데 기업경영자는 그 부분을 피해라고 생각치 않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행동이 '민폐'라는 일부 네티즌의 주장과는 다른 반응이란 뜻이죠. 외려 자신의 브랜드가 그만큼 개방적으로 보인단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주목할 점은 공식적으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되 개인적 평가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할머니를 두고 각자 평가를 내리길 원합니다. 독거 노인 문제, 복지 문제 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이 문제를 두고 한 개인의 잘못된 인생 쯤으로 치부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션 뉴튼 대표가 한국 사회에 대두된 고학력 노숙자 문제를 짚어냈다고 감탄하기도 합니다.

물론 한 업체의 대표로 고령의 고객에게 부정적인 뉘앙스의 이야길 꺼낼 수 없었으리라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언론이 중점적으로 다뤄야할 문제가 과연 '외무부 출신'의 '미인 인텔리'란 점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발언입니다.



피상적인 관심은 가십을 양산한다

한때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연기자를 비롯한 연예인이 드라마나 자신의 연기 철학 보다 개인적인 가십으로 스타가 되려 한다면 그닥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문화에 대한 겉도는 관심이나 피상적인 정보는 문화 발전의 토대가 되기 보단 가십을 양산할 뿐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본질적인 문제 보다 가십 위주의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죠.

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맥도날드 할머니'의 학력, 신상, 성격을 비롯한 개인정보가 낱낱이 국민들에게 공개되었고 하루아침에 할머니의 몇가지 행동 만으로 '원조 된장녀'라는 별명을 얻게 했지만 프로그램 제작자는 '의도와 다르게 비춰졌다'며 책임을 피해보려 합니다. 그 프로그램 자체가 본질 보다는 이야기거리를 추구하는 방송이니 이 정도 논란이 일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각종 신문사들이 앞다퉈 방송 내용을 재생산하고 해당 방송이 두번째 이야기를 방송함으로서 당사자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기는 했지만 확실한 건 해당 PD는 그 할머니의 인생을 책임지지도 않을 것이고 피해를 보상해주지도 못할 것이란 점입니다. 마치 선정적인 성폭행 기사 아래에 달린 피해자에 대한 '모욕'을 그 어떤 언론사도 보상해주지 않고 사과하지도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최근 할머니 후원 논란 문제가 불거진 게시판 글


종편 채널 개편이 되고 나면 방송 프로그램 간의 경쟁이 심해져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케이블 방송이 늘어날 것이란 일부의 예상은 '보도 프로그램' 영역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늘어날수록 도마 위에 오르는 한 개인의 인생도 늘어난단 뜻이 되겠죠.

이 할머니의 개인적인 사연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의 유명인이라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게 세상 이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고 '자업자득'이라 비난하지만 문제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최소한의 생존이 가능한 '제도'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닐까요. 언론의 피상적인 관심은 안그래도 추운 겨울을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동정 보다 못한 무관심을 퍼트리게 할 뿐입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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