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보다/미국 드라마 정보

카멜롯의 모르간 르 페이, 에바 그린

Shain 2011. 3.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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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드라마는 19+ 등급입니다 )

이제 미국 드라마는 접하기 힘들거나 신선한 컨텐츠라기 보단 케이블 TV를 켜면 언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드라마들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빠르면 1개월 늦어도 3-4개월 이내에 바로 방영되는 까닭에 이제 한국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다른 다라의 드라마들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그동안 생소했던 Starz 채널의 인기작 '스파르타쿠스(Spartacus)'까지 소개되었습니다. 그 드라마가 워낙 인기라 가능한 일이겠지만 Starz는 주요 방송국들에 비하면 작은 규모의 케이블 방송국입니다.

원색적인 장면과 끔찍할 정도로 선혈이 낭자하는 미드 '스파르타쿠스'로 큰 재미를 본 Starz가 이번에도 사극을 방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성인 미드 케이블 SHOWTIME의 'The Tudors(2007)' 그리고 'The Borgias2011)'의 제작자이자 작가인 Michael Hirst가 참여하는 미드 '카멜롯(Camelot)'이 바로 Starz의 드라마입니다. 고대 로마의 전설에서 영국왕의 전설로 Starz가 이번에도 화제를 일으키려는지 입소문이 괜찮은 듯 합니다.


Michael Hirst는 주로 영국 역사를 테마로 드라마 극본, 영화 대본을 창작하는 사람으로 종종 드라마 제작자로 나서기도 합니다. 영화 중에는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Elizabeth: The Golden Age(2007)'이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박한 영국사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전혀 예상 못했던 인물을 주인공들의 연인으로 설정하는가 하면 적나라한 성적 묘사로 역사 속 인물의 고전적 분위기를 섹시하게 바꿔놓기도 합니다.

젊고 잘 생기고 원기왕성해서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눴던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의 헨리 8세는 드라마 사상 가장 섹시한 헨리 8세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번에 Starz에서 제작되는 'Camelot'의 아더왕은 근엄하거나 진지하기 보다 장난스럽고 해맑은 미소년입니다. 거기다 어떤 여자들도 그에게 빠져들면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매력적인 남자로 묘사됩니다. 그동안 많은 아더왕 이야기를 읽고 보았지만 이런 타입도 색다르네요.



아더왕의 이복 누나, 모르간 펜드래곤

아더왕에 대한 전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가 거주했던 성 카멜롯(Camelot)이 어느에 있었는지 어느 시기에 출생하고 죽어갔는지에 대한 기록은 정확한게 없습니다. 초자연적 존재와, 마법과 예언이 난무하는 그의 이야기를 어떤 사람은 '신화'와 동급이라 평가하기도 합니다. 역사 속의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영국을 통일한 영웅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외의 이야긴 도무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많은 영화들이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 그리고 그의 충성스러운 기사들이었던 란슬럿과 아름다운 기네비어 왕비 등 인간과 권력이 존재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벌어질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화면에 담곤 했습니다. 괴짜이자 마법사이던 아더왕의 조력자 멀린도 빠지지 않고 동시에 등장하곤 했지요. 그 시대의 마법사란 존재들은 제왕들에게 꼭 필요한 권위같은 것이었나 봅니다.

아더왕이 죽을 때 함께 있었던 세 명의 여성 중 하나로 유명한 모르간, 에바 그린이 맡른 모르간 펜드래곤 혹은 모르간 르 페이(Morgan le Fay, 요정 모르간)는 아바론의 주인이자 요정으로 아더왕 이야기에서 가장 정체가 불확실한 존재 중 하나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모르간은 아더왕과 아버지가 다르고 어머니가 같은 남매 간이라고도 하고 아버지가 같고 어머니는 다른 남매 간이라고도 합니다.


모르간의 아들은 음침한 기사 모드레드(Mordred)로 알려져 있습니다. 놀랍게도 아버지는 아더왕이라 합니다. 모드레드는 반란을 일으켜 아더왕을 죽게 만드는 인물인데 어머니 모르간이 사주했다고 합니다. 마법을 써 동생 아더왕의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아버지를 배신하게 했다는 그 전설은 영웅 아더왕에게 어쩐지 어울리지 않기도 합니다. 5-6세기 경이니 현대와 다르게 남매 간의 결혼도 가능했을 수 있겠지만, 그런 걸 고려해도 범상치 않은 여성인 것 만은 틀림없죠.

드라마 '카멜롯(Camelot)'이 기존 아더왕 이야기와 차이를 보이는 점은 기존 전설에서 계속 아더왕의 앞길을 막는 것으로 묘사된 악역이자 마녀였던 모르간의 존재를 처음부터 부각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로트왕(King Lot, 제임스 퓨어포이)과 결합해 멀린과 의붓 어머니 이그레인이 우서왕의 후계자로 내세운 아더를 제거하고 자신이 왕위를 차지하려 합니다. 멀린은 아더가 태어나자마자 다른 가족에 입양해 몰래 키웠고 아더를 통해 원대한 꿈을 이루려 합니다.

어머니를 버렸을 뿐 아니라 자신을 15년간 수녀원에 가두고 모른채 한 우서왕에게 모르간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낯선 소녀로 변신해 궁으로 들어가 아버지를 독살합니다. 왕권을 이어받으려는 그녀를 방해한 건 바로 갑자기 나타난 멀린과 의붓동생 아더였죠. 새파랗게 어린 느낌의 아더에 비해 독기어린 얼굴로 당당하게 퀸이 되겠다 말하는 모르간은 아더왕이 넘어서야할 존재이자 라이벌의 역할을 할 듯 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각색하다

극본가이자 제작자인 Michael Hirst의 특징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의 관점을 바꿔놓는다는 것입니다. 헨리 8세의 적나라한 여성 편력도 엘리자베스 여왕의 원대한 업적도 아더왕의 영웅적인 일대기도 그의 손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주제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성인 취향의 각색이기 때문에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역사이야기가 탄생한다는 건 다시 설명할 필요없을 듯 하고 덧붙여 화려한 복식과 셋트를 구비해 제법 볼만한 시대극을 만들어냅니다.

주인공 아더왕 역을 맡은 제이미 캠벨 바우어(Jamie Campbell Bower)로 드라마 'The Prisoner(20009, AMC)', 영화 '뉴문(2009)' 등으로 알려진 미소년 느낌의 배우입니다. 모르간 역의 에바 그린에 비하면 순하고 여린 느낌이 대조적입니다. 멀린 역의 조셉 파인즈(Joseph Fiennes)는 'Flashforward(2009)' 등에 출연했던 스타이고 기네비어 역의 탐신 에거튼(Tamsin Egerton)은 상대적으로 낯설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여배우입니다.



영화 '황금나침반(2007)'이나 '007 카지노 로얄(2006)'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에바 그린(Eva Green)은 프랑스 파리 출신으로 모델 활동을 겸하고 있는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입니다. 각 영화에서 특별한 존재감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곤 했었는데 이번에 맡은 마녀 역할 역시 인상적인 캐릭터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순수한 기네비어와는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역할입니다.

이외에 제임스 퓨어포이(James Purefoy, Rome의 안토니우스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등장해 알아보지 못할 뻔 했습니다) 등 연기파 배우가 다수 출연해 사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호평을 받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같은 아더왕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나 영화가 워낙 많지만 색깔이 선명하게 차이가 나니 '잘 아는 이야기'를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다만 4월은 SHOWTIME의 'The Borgias' 그리고 HBO 채널의 '얼음과 불의 노래(Game of Thrones)' 등이 동시에 방영되기 시작해 스파르타쿠스처럼 큰 인기를 누리긴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사극과 판타지의 적절한 조화, 아더왕 이야기 만큼 그런 구성이 어울리는 드라마도 없을 것입니다. 프리뷰가 공개되어 있으니 취향을 테스트해보실 분들은 확인해보셔도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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