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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드리려는 영국 드라마 '마치랜드(Marchland)'와 그리 관련이 없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 몇가지를 먼저 시작하려 합니다. 지은지 오래된 건물에 들어가 섬뜩한 한기를 느껴보신 분들이 종종 있을 것입니다. 특히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는 어둡고 음침한 기운 마저 돌기 마련이라 미지의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내게 해꼬지할 것처럼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혹시 여기 유령이 살지 않을까 궁금해 하며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기도 하지요.
그런 폐가의 기운이 없더라도 주거하던 사람이 자주 바뀐 집은 흔적이 남게 마련입니다. 어린 아이가 살던 집은 손잡이에 때가 묻거나 여기저기 낙서 자국이 남기도 하고 지난번에 살던 사람이 창고에 몰래 남기고 간 책이나 보따리가 발견될 때도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이 담긴 앨범이라도 발견되면 어떤 사연으로 이 소중해 보이는 물건을 두고간 것일까 생각해 보곤 하죠. 100년 이상 한 집에서 사는 가족이 드물기 때문에 전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만약 지금 내가 살던 집에 살던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그 집에서 행복한 기억을 갖고 살다 이사한 것이 아니고 불행한 일을 겪어 슬픈 마음으로 이사를 갔다면? 혹시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집안에 서린 추억들을 견디기 힘들어 이사를 가버린 것이라면? 딱히 불쾌한 기분은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집에서 살던 미지의 누군가에 대한 동정을 잠시나마 품게될 지도 모릅니다.
드라마와 상관없을 지도 모르는 또다른 의문,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어버렸는데 사람들이 그 가족을 잊지 못해 늘 떠올리고 궁금해하고 그에 대한 이야길 나눈다면 유령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그 가족의 모습이 보이거나 하지 않을까요. 떠나버린 사람의 영혼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유령을 부르는 건 아닌지 그것도 아니면 오랫동안 그 사람이 살았던 집에는 당연히 죽어버린 그 사람의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는 같은 집에서 살았던 세 가족을 시대별로 조명합니다. 각기 다른 시대를 한장면에서 계속 비교해가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도 있지만 소품이나 음악, 배경 등의 시대적 특징이 선명한 편이라 알아보기 쉬운 편입니다. 같은 장소라도 등장하는 인물들의 차림새나 행동거지가 달라 금방 시대가 다르다는 걸 알아볼 수 있죠. 마치랜드라는 커다란 저택에 사는 가족들은 같은 장소에서 생활합니다.
1968년에 마치랜드에 살던 가족은 2세대 가족으로 제지소를 운영하는 아버지 부부와 아들 부부가 함께 삽니다. 그들의 귀여운 공주였던 앨리스가 죽어버려 모두들 상심했고 며느리 루스는 이해할 수 없는 딸의 죽음을 견디지 못해 밖으로 잘 나가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라 요구하는 시어머니의 반응이 모질어 보일 정도로 그녀는 힘들어합니다. 시대적으로 딸을 잃은 아내에 대한 비난이 거세었고 애가 죽었다고 수근대는 마을 사람들 때문에 정신병에 걸릴 지경입니다.
1987년에 사는 가족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금슬좋은 부부입니다. 10대가 되어 한참 유행에 민감하고 반항기가 생긴 아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딸 에이미에 비하면 찬밥 신세입니다. 에이미는 상상 속의 친구 앨리스와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부모들의 걱정거리가 되곤 합니다. 한때 지나가는 현상이려니 치부해 보지만 집안에 이상한 일이 생기면서 점점 더 에이미의 증세는 심해집니다.
2011년에 사는 가족은 임신한 아내와 남편으로 남편은 어릴 때 그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와 바쁜 사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남편은 집수리에 한참이지만 태어날 아이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아내는 집안 곳곳을 직접 인테리어하다 오래된 저택 속에 숨겨진 그림과 장난감들을 발견합니다. 예전에 살던 사람들이 쓰던 물건치고는 깨끗하고 정감이 갑니다.
세 가족이 공통적으로 입에 올리는 이름은 '앨리스'입니다. 짐작하시는대로 그 아이는 마치랜드에 살다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억울하게 죽었을까 아니면 우연한 사고로 죽었을까? 왜 앨리스의 엄마는 그토록 슬퍼하고 에이미의 엄마는 앨리스라는 이름만 들으면 화를 낼까? 죽어버린 영혼은 사람들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을까? 소소한 의문점이 드라마를 끌고 갑니다.
전체 5부작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공포물처럼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계속해서 고조시키고 있긴 하지만 혐오스럽다거나 복잡한 비밀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루스 보웬의 딸인 앨리스는 어떻게 죽었으며 앨리스가 영혼이 되어 마치랜드에 머물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조금씩 그 의문이 풀려가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물론 죽어버린 앨리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갈등하고 힘들어 합니다.
서로를 몹시 사랑하는 루스 부부는 죽어버린 딸 때문에 헤어질 위기를 겪고 에이미의 가족은 점점 더 심해지는 에이미의 망상으로 인해 다투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임신한 2011년의 부부는 출산의 힘겨움과 바쁜 사회생활 등에 힘들어합니다. 대체 앨리스는 그 사람들에게 왜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대로 억울하게 죽은 망령이기 때문에 집에 달라 붙어 원한을 풀고 싶었던 것일까요?
드라마의 재미는 평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갔다는 점입니다. 생각처럼 단순하지만은 않은 비밀이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해서 5회의 마지막 부분까지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듭니다. 사람들 사이에 숨겨진 관계의 비밀, 반전이라면 반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볍게 시청한다면 의외로 신선하고 괜찮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런 폐가의 기운이 없더라도 주거하던 사람이 자주 바뀐 집은 흔적이 남게 마련입니다. 어린 아이가 살던 집은 손잡이에 때가 묻거나 여기저기 낙서 자국이 남기도 하고 지난번에 살던 사람이 창고에 몰래 남기고 간 책이나 보따리가 발견될 때도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이 담긴 앨범이라도 발견되면 어떤 사연으로 이 소중해 보이는 물건을 두고간 것일까 생각해 보곤 하죠. 100년 이상 한 집에서 사는 가족이 드물기 때문에 전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만약 지금 내가 살던 집에 살던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그 집에서 행복한 기억을 갖고 살다 이사한 것이 아니고 불행한 일을 겪어 슬픈 마음으로 이사를 갔다면? 혹시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집안에 서린 추억들을 견디기 힘들어 이사를 가버린 것이라면? 딱히 불쾌한 기분은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집에서 살던 미지의 누군가에 대한 동정을 잠시나마 품게될 지도 모릅니다.
드라마와 상관없을 지도 모르는 또다른 의문,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어버렸는데 사람들이 그 가족을 잊지 못해 늘 떠올리고 궁금해하고 그에 대한 이야길 나눈다면 유령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그 가족의 모습이 보이거나 하지 않을까요. 떠나버린 사람의 영혼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유령을 부르는 건 아닌지 그것도 아니면 오랫동안 그 사람이 살았던 집에는 당연히 죽어버린 그 사람의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같은 집에 살게 된 세 가족
드라마는 같은 집에서 살았던 세 가족을 시대별로 조명합니다. 각기 다른 시대를 한장면에서 계속 비교해가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도 있지만 소품이나 음악, 배경 등의 시대적 특징이 선명한 편이라 알아보기 쉬운 편입니다. 같은 장소라도 등장하는 인물들의 차림새나 행동거지가 달라 금방 시대가 다르다는 걸 알아볼 수 있죠. 마치랜드라는 커다란 저택에 사는 가족들은 같은 장소에서 생활합니다.
1968년에 마치랜드에 살던 가족은 2세대 가족으로 제지소를 운영하는 아버지 부부와 아들 부부가 함께 삽니다. 그들의 귀여운 공주였던 앨리스가 죽어버려 모두들 상심했고 며느리 루스는 이해할 수 없는 딸의 죽음을 견디지 못해 밖으로 잘 나가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라 요구하는 시어머니의 반응이 모질어 보일 정도로 그녀는 힘들어합니다. 시대적으로 딸을 잃은 아내에 대한 비난이 거세었고 애가 죽었다고 수근대는 마을 사람들 때문에 정신병에 걸릴 지경입니다.
1987년에 사는 가족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금슬좋은 부부입니다. 10대가 되어 한참 유행에 민감하고 반항기가 생긴 아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딸 에이미에 비하면 찬밥 신세입니다. 에이미는 상상 속의 친구 앨리스와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부모들의 걱정거리가 되곤 합니다. 한때 지나가는 현상이려니 치부해 보지만 집안에 이상한 일이 생기면서 점점 더 에이미의 증세는 심해집니다.
2011년에 사는 가족은 임신한 아내와 남편으로 남편은 어릴 때 그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와 바쁜 사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남편은 집수리에 한참이지만 태어날 아이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아내는 집안 곳곳을 직접 인테리어하다 오래된 저택 속에 숨겨진 그림과 장난감들을 발견합니다. 예전에 살던 사람들이 쓰던 물건치고는 깨끗하고 정감이 갑니다.
세 가족이 공통적으로 입에 올리는 이름은 '앨리스'입니다. 짐작하시는대로 그 아이는 마치랜드에 살다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억울하게 죽었을까 아니면 우연한 사고로 죽었을까? 왜 앨리스의 엄마는 그토록 슬퍼하고 에이미의 엄마는 앨리스라는 이름만 들으면 화를 낼까? 죽어버린 영혼은 사람들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을까? 소소한 의문점이 드라마를 끌고 갑니다.
5부작으로 구성된 아주 가벼운 괴담
전체 5부작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공포물처럼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계속해서 고조시키고 있긴 하지만 혐오스럽다거나 복잡한 비밀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루스 보웬의 딸인 앨리스는 어떻게 죽었으며 앨리스가 영혼이 되어 마치랜드에 머물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조금씩 그 의문이 풀려가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물론 죽어버린 앨리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갈등하고 힘들어 합니다.
서로를 몹시 사랑하는 루스 부부는 죽어버린 딸 때문에 헤어질 위기를 겪고 에이미의 가족은 점점 더 심해지는 에이미의 망상으로 인해 다투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임신한 2011년의 부부는 출산의 힘겨움과 바쁜 사회생활 등에 힘들어합니다. 대체 앨리스는 그 사람들에게 왜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대로 억울하게 죽은 망령이기 때문에 집에 달라 붙어 원한을 풀고 싶었던 것일까요?
드라마의 재미는 평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갔다는 점입니다. 생각처럼 단순하지만은 않은 비밀이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해서 5회의 마지막 부분까지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듭니다. 사람들 사이에 숨겨진 관계의 비밀, 반전이라면 반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볍게 시청한다면 의외로 신선하고 괜찮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같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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