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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반기에는 유난히 주목받는 대규모 스케일의 미드가 다수 방영됩니다. '스파르타쿠스(Spartacus)'의 파격적인 인기와 자극을 의식한 까닭인지 미국 케이블 채널들은 너나할 것없이 영화같은 품질의 드라마, 시대극, 판타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AMC의 '워킹데드(The Walking Dead)'처럼 홍보에 성공한다면 전세계를 대상으로 팔려나갈 수 있을테니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 나라 역시 미드를 수입해 일반 드라마들처럼 하루 종일 방영하는 나라 중 하나이니까요.
미국 유료 케이블 중 SHOWTIME에 대한 인식은 '화끈한' 드라마를 추구하는 채널이란 것입니다. 어떤 주제를 선택해도 극단으로 끌고가는 묘한 능력이 있는 이 채널은 사랑이야기를 했다 하면 외설과 예술 사이를 오가는 장면 탄생하고 범죄 드라마를 찍었다 하면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코미디를 찍어도 뭔가 어둠침침한 구석이 있습니다. 성인용 오락물로서 확실한 재미는 보장하지만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도 자주 방영하죠.
헨리 8세의 섹시한 인생을 조명한 SHOWTIME의 '튜더스(The Tudors)'와 아더왕의 화려한 여성 편력을 그릴 것만 같은 Starz의 '카멜롯(Camelot)', 두 드라마 모두 마이클 허스트(Michael Hirst)의 작품입니다. 공통적으로 '섹시 컨셉'을 강조하는 드라마들입니다.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원조 범죄 가문의 이야기를 그리는 '보르지아(The Borgias)' 역시 그가 각본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타락하고 손가락질 받는 시기의 이야기라지만 교황이 직접 성관계를 즐기고 여색을 탐한다는 내용을 묘사하기는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등장인물 들간의 묘한 관계라던가 성적인 분위기는 선명한데 교황청 부근 아파트에서 자신의 아내, 아들, 딸을 거느리고 살던 '로드리고 보르지아'의 묘사가 튜더스에 비해서는 한결 완곡해진 느낌이 듭니다. 닐 조던(Neil Jordan)의 색깔인지 제레미 아이언스의 무게인지 모르겠지만 원색적이라는 느낌이 덜하다는 것이죠.
하긴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이유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아무리 '화끈한' 걸 좋아하는 채널일지라도 일단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는 받아야하는데 세계 최고의 배우라는 제레미를 출연진으로 잡아놓고 무조건 헐벗은 배우로 만드는 게 좋은 전략일 것같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 '보르지아'의 사람들은 실제 역사를 다큐멘터리처럼 묘사만 해도 충분히 '문란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입니다. 지나친 과장을 보탠다면 드라마와 외설이 한끝 차이라는 걸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
드라마 '보르지아'의 첫 에피소드는 'The Poisoned Chalice'입니다. 성배 또는 성작이라고 번역되는 Chalice는 종교적인 유래가 있는 물건입니다. 알렉산드르 6세(Pope Alexander VI), 즉 로드리고 보르지아는 아들 체사레 보르지아의 도움으로 추기경들을 매수하고 교황 자리에 올랐지만 추기경들 중에는 로드리고에게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임 교황의 유언대로 '개싸움'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암살자와 독이 등장한 것입니다.
실제 당시 함께 근무하던 알렉산드르 6세 시기의 추기경들의 이름을 섞어(실제 몇몇 추기경과 Orsino Orsini는 극중 이미지와 좀 다릅니다) 묘사된 장면 중에 한 사람은 독을 마시고 누군가는 누명을 씁니다. 권모술수와 공작의 명수인 로드리고와 그의 아들 체사레답게 교황청의 권력을 쥐는데도 거침이 없습니다. 로드리고의 장자로서 추기경 자리에 올랐던 체사레는 다른 권력을 탐내고 있는 인물로 여동생 루크레치아를 특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 방영전 가장 큰 흥미를 끈 인물은 물론 제레미 아이언스겠지만 또다른 화제의 중심에 선 두 인물이 바로 이 루크레체아(홀리데이 그레인저)와 체사레(프랑수와 아르노)입니다. 아버지가 교황이란 자리에 있었기에 점잖고 남모르게 범죄를 저질렀다면 체사레는 조폭 행동대장처럼 거침없이 행동했고 루크레치아는 아름다운 미모로 그들의 목적을 완성시켜주는 결혼을 했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루크레치아는 아름다운 금발의 천사였습니다. 따뜻하고 고운 미소로 아버지와 오빠의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 그녀는 바티칸의 마녀라는 별명 만큼 '심술궂은 마리아'의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체사레 역시 자신의 야망과 패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젊은이처럼 보여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새로운 정부로 등장한 줄리아 파르네세(로테 버빅) 역시 아름다운 얼굴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초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배우들의 의복도 멋지지만 중간중간 초상화를 제작할 때 마다 등장할 예술가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지켜보면 좋을 듯합니다. 줄리아와 루크레치아의 치명적인 미모도 미모지만 묘하게 서로를 친근하게 바라보는 이 두 여자의 관계도 그럴듯합니다. 아버지의 정부와 친구처럼 지내는 딸이라니 희대의 요부답다고 해야할까요. 둘 모두 물의를 빚은 여성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떤 과정을 결쳐 교황이 탄생하는 지 잘 보여준 첫회에선 교황 후보들을 두고 다수결이 될 때까지 투표하는 모습이나 선출 이후 교황의 신체를 확인하는 모습, 남들에게 조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아내이자 자녀들을 마차에 태워 즉위식을 향하는 장면 등이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교황을 Holy Father라 부르곤 하는데 사생아인 체사레가 남들 앞에서 로드리고에게 Father를 연발하는 장면은 역시나 코미디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멋졌습니다.
관련글
* 얼핏 읽은 내용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도 올해 보르지아를 제작한다는 모양입니다.
미국 유료 케이블 중 SHOWTIME에 대한 인식은 '화끈한' 드라마를 추구하는 채널이란 것입니다. 어떤 주제를 선택해도 극단으로 끌고가는 묘한 능력이 있는 이 채널은 사랑이야기를 했다 하면 외설과 예술 사이를 오가는 장면 탄생하고 범죄 드라마를 찍었다 하면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코미디를 찍어도 뭔가 어둠침침한 구석이 있습니다. 성인용 오락물로서 확실한 재미는 보장하지만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도 자주 방영하죠.
마이클 허스트 극본, 닐 조던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보르지아(The Borgias)'
그러나 아무리 타락하고 손가락질 받는 시기의 이야기라지만 교황이 직접 성관계를 즐기고 여색을 탐한다는 내용을 묘사하기는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등장인물 들간의 묘한 관계라던가 성적인 분위기는 선명한데 교황청 부근 아파트에서 자신의 아내, 아들, 딸을 거느리고 살던 '로드리고 보르지아'의 묘사가 튜더스에 비해서는 한결 완곡해진 느낌이 듭니다. 닐 조던(Neil Jordan)의 색깔인지 제레미 아이언스의 무게인지 모르겠지만 원색적이라는 느낌이 덜하다는 것이죠.
하긴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이유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아무리 '화끈한' 걸 좋아하는 채널일지라도 일단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는 받아야하는데 세계 최고의 배우라는 제레미를 출연진으로 잡아놓고 무조건 헐벗은 배우로 만드는 게 좋은 전략일 것같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 '보르지아'의 사람들은 실제 역사를 다큐멘터리처럼 묘사만 해도 충분히 '문란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입니다. 지나친 과장을 보탠다면 드라마와 외설이 한끝 차이라는 걸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
로마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고 있었던 교황의 아내와 자녀들
실제 당시 함께 근무하던 알렉산드르 6세 시기의 추기경들의 이름을 섞어(실제 몇몇 추기경과 Orsino Orsini는 극중 이미지와 좀 다릅니다) 묘사된 장면 중에 한 사람은 독을 마시고 누군가는 누명을 씁니다. 권모술수와 공작의 명수인 로드리고와 그의 아들 체사레답게 교황청의 권력을 쥐는데도 거침이 없습니다. 로드리고의 장자로서 추기경 자리에 올랐던 체사레는 다른 권력을 탐내고 있는 인물로 여동생 루크레치아를 특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루크레치아 보르지아와 줄리아 파르네세, 당시의 초상화를 연상시킨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루크레치아는 아름다운 금발의 천사였습니다. 따뜻하고 고운 미소로 아버지와 오빠의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 그녀는 바티칸의 마녀라는 별명 만큼 '심술궂은 마리아'의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체사레 역시 자신의 야망과 패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젊은이처럼 보여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새로운 정부로 등장한 줄리아 파르네세(로테 버빅) 역시 아름다운 얼굴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쩐지 나른한 느낌으로 추기경들을 바라보는 교황과 곁을 지키는 아들 체사레
전반적으로 어떤 과정을 결쳐 교황이 탄생하는 지 잘 보여준 첫회에선 교황 후보들을 두고 다수결이 될 때까지 투표하는 모습이나 선출 이후 교황의 신체를 확인하는 모습, 남들에게 조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아내이자 자녀들을 마차에 태워 즉위식을 향하는 장면 등이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교황을 Holy Father라 부르곤 하는데 사생아인 체사레가 남들 앞에서 로드리고에게 Father를 연발하는 장면은 역시나 코미디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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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읽은 내용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도 올해 보르지아를 제작한다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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