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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패밀리의 결말은 어떻게 될 지 궁금해 방영사수를 하긴 했습니다만, 어제 '로열패밀리'가 방영되던 시간은 재보궐선거의 개표 결과 때문에 다소 집중이 안되기는 하더군요. 치밀하게 전개되는 드라마의 내용을 살피느냐 치열하게 펼쳐지는 투표 결과에 집중하기도 힘들었지만 반대로 끝을 향해 치닫는 드라마 내용을 파악하기도 힘들었습니다. 투표율 43.5%의 경이적인 기록, 일부 지역에서는 차떼기로 투표자들을 실어나르는 일들이 벌어졌다는 소문이 들리고(트위터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그 결과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두었나 봅니다.
특히 인기 드라마 '로열패밀리'가 방영 중인 MBC의 관심은 남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현임 사장은 역대 어떤 MBC 사장 보다 악명이 높지만 정권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으니 전임 사장들의 투표 결과가 신경쓰였을 것입니다. MBC의 임직원들은 한때 자신과 함께 일하던 전직 사장들의 경합 결과가 궁금했을 것이구요. 하필 두 사람이 모두 한 지역에 출마를 하는 바람에 둘 중 하나는 낙선할 수 밖에 없는 운명, 경우에 따라서는 둘 중 하나의 정치 생명은 완전히 끝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경이적인 투표율에 감탄하고 놀라기는 했지만, 저는 이번 투표 결과가 흡족하지는 않습니다. 당선자들 중에서는 당선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은 심판했다, 그런데 그 뒤끝이 깔끔한 느낌은 아니다, '사람사는 세상'의 일은 무 자르듯 정확하고 분명한 것이 없다더니 그 말이 맞긴 맞는가 봅니다. 이번 정권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그에 대한 단죄는 선명치만은 않군요. 임시 휴일이 아닌 평일 중에 이루어진 선거라 투표가 힘들어 그랬겠지요.
엉뚱한 개연성이긴 합니다만 드라마 속 주인공 김인숙(염정아)이 벌이고 있는 승부 또는 김마리가 저지른 두 건의 살인 사건도 정확히 단죄하기 힘든 죄에 속하긴 합니다. 첫번째 스티브 살인사건은 법적 공소시효도 지났겠지만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 부분이고 감정적으로도 동정이 가는 불운한 사건입니다. 오히려 피해자를 내 손으로 죽이고 죽이고 싶노라 분노할만도 한 사건입니다. 어린 여자아이를 팔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납치했던 미군 범죄, 누가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조니 헤이워드 살인사건은 조금 판단하기가 애매해집니다.
한지훈(지성)은 일단 김인숙을 믿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김인숙 때문에 자신의 가족이 붕괴된 진실, 아버지 한우석은 미군 스티브에게 맞아 죽고, 마음약한 어머니 서순애(김혜옥)는 정신줄을 놓고 입원했고, 자신은 고아가 되어 살인 사건의 누명까지 쓰게 되었던 그 모든 일의 원인이 '김마리'였다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고아원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주기 위해 노력한 김인숙의 진심을 알기에 어머니의 말과 엄기도 집사(전노민)의 말대로 일단 그녀를 믿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 언니들이 신다 버린 하이힐을 신고 곰인형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련한 김마리는 조니에 대한 자신의 죄를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조회장이 사장실로 이용했다는 JK 클럽의 방, 그 옆 패닉룸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그녀의 '자술서'는 공순호(김영애)의 손에 있습니다. 지훈의 가족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듯 조니에게도 김인숙은 엄청난 죄책감을 갖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끝까지 마리를 보호해준 엄집사의 말대로 '정상참작'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텐데 그 흔한 변명 한마디 하지 않습니다.
한지훈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니 헤이워드는 칼에 찔렸지만 현장에 남아 있지 않고 일단 떠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키로미터라는 먼 거리를 힘겹게 걸어 공원까지 갔고 그곳에서 '퍽치기' 꾼들에게 자신의 여권 등을 넘겼습니다. 과다 출혈로 숨진 그는 '어머니' 김인숙을 보호하기 위해 JK 클럽에서 사라진 것이다. 한지훈은 모든 정황을 보고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조니는 엄마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김인숙이 '패닉' 상태가 되어 조니 헤이워드를 찔렀다. 그 당시 흥분하고 열에 들떠 있었던 김인숙을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김마리로 살던 시절에도 미군과 양어머니라는 '힘'에 눌렸고 살인사건 이후엔 도망자 신분이란 이유로 미군의 추적 때문에 결혼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JK의 며느리가 된 이후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다 이제서야 자신의 날개를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왜 하필 취임식날 나타나 자신을 어머니라 부르는 지 놀라고 당황했을 것입니다. 김인숙은 그 부분을 어머니라면 그래서는 안되는 거라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한지훈이 추적한대로 패닉룸 안에는 살인 사건의 증거물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살인 흉기로 보이는 일종의 '페이퍼 나이프' 케이스가 발견되었고 피가 묻어 있었던 전화기는 금고 안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지훈은 전화기 남은 최후 통화 기록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던 통화기록, 김인숙은 아들을 위해 구조 요청을 했었고, 그 구조 요청은 부상자가 괜찮다고 하는 바람에 취소되었습니다. 인숙은 분명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했고 조니는 그에 자신의 엄마를 용서하기로 '괜찮다'며 엄마를 용서한 것입니다.
인숙은 지훈에게 잔인하게 굴지 말라며 비난의 '돌'을 자신에게 던지라고 합니다. 자신 역시 도망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지만 과거 묵묵히 지훈의 가족에게 속죄했던 인숙답게 자신이 살인죄를 인정하기로 한 듯합니다. 조동진(안내상)의 음모로 서순애가 잡혀갔단 소식을 들었을 땐 자신이 대신 죽으려 하는게 김인숙의 인성입니다. '조니가 엄마를 용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엄마의 필사적인 노력과 곰돌이 목걸이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지훈은 조니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을 인숙을 떠올리고 인심하는 미소를 떠올립니다.
공순호는 김인숙을 죽이기 위해 헬기 사고를 준비해두었던 것 같습니다. 조현진(차예련)이 로열패밀리의 자부심을 잃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김변호사(독고영재)와 함께 살인을 준비한 그녀는 더이상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동진은 자기 나름 아내 임윤서(전미선)과의 이혼, 그리고 재벌 후계에서 완전히 밀려난 억울함 때문에 K를 죽이려 서순애를 납치했습니다. 두 건의 살인 음모가 맞물리는 바람에 오히려 김인숙은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한지훈이 기자를 불러 JK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켰으니 공순호나 조동진 모두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숙은 죽음을 마지막 카드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이미 '김인숙 사건'을 자신의 무기로 삼을 것이라 임윤서와 상의한 적이 있습니다. 돈 때문이라면 무슨 사건이든 저지를 수 있는 무서운 사람들, 자칭 로열패밀리들의 행동패턴이란 뻔하디 뻔한 것입니다. 이미 시어머니나 시아주머니가 자신을 죽이려 할 것이란 예측을 했던 상황에서 김인숙은 자신에게 벌어지는 '살인' 행각을 하나씩 기록해두거나 증거를 남겼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것이 지훈에 의한 협박이 되든 김인숙이나 임윤서의 도움으로 공개되든 두 사람의 살인 음모가 공순호에게 타격이 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합니다. 마지막회의 예고편에서 쓰러질 듯 휘청거리며 취임준비하라 김인숙에게 말하는 공회장과 김인숙은 오늘 마지막 장면에서 입었던 옷과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살인을 하려 했지만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그게 반전이 되어 김인숙에게 공회장이 패배한다는 뜻이 됩니다.
시청자들 중에는 왜 하필 자신을 괴롭힌 여러 사람을 두고 재벌 회장에게 인숙이 복수의 칼날을 갈아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지만, 복수라는 게 항상 일대일의 '원한'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공순호는 인숙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었던 '힘'의 상징이고 세상의 인심이고, 부정의 총체이며 최후의 보스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리를 괴롭혔던 모든 걸 가진 인물이 공회장입니다. 공순호를 자극해 자신을 살인하도록 유도하는 김인숙의 마지막 싸움은 어쩐지 의미심장합니다.
조니를 희생해서 JK를 얻었다. 한동안 김인숙은 승리하겠지만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강충기(기태영) 검사는 JK클럽을 압수수색했고 '김마리'가 누군지 끝까지 밝혀내겠단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마지막회까지 김인숙은 평화도 위안도 행복도 얻지 못한 그런 모습입니다. '인간'의 존엄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쓰레기같은 로열패밀리에게 이리 집착하게 만들었을까요. 김인숙의 죄를 투표에 부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과연 그 마지막 마무리가 궁금한 순간입니다.
특히 인기 드라마 '로열패밀리'가 방영 중인 MBC의 관심은 남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현임 사장은 역대 어떤 MBC 사장 보다 악명이 높지만 정권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으니 전임 사장들의 투표 결과가 신경쓰였을 것입니다. MBC의 임직원들은 한때 자신과 함께 일하던 전직 사장들의 경합 결과가 궁금했을 것이구요. 하필 두 사람이 모두 한 지역에 출마를 하는 바람에 둘 중 하나는 낙선할 수 밖에 없는 운명, 경우에 따라서는 둘 중 하나의 정치 생명은 완전히 끝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경이적인 투표율에 감탄하고 놀라기는 했지만, 저는 이번 투표 결과가 흡족하지는 않습니다. 당선자들 중에서는 당선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은 심판했다, 그런데 그 뒤끝이 깔끔한 느낌은 아니다, '사람사는 세상'의 일은 무 자르듯 정확하고 분명한 것이 없다더니 그 말이 맞긴 맞는가 봅니다. 이번 정권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그에 대한 단죄는 선명치만은 않군요. 임시 휴일이 아닌 평일 중에 이루어진 선거라 투표가 힘들어 그랬겠지요.
엉뚱한 개연성이긴 합니다만 드라마 속 주인공 김인숙(염정아)이 벌이고 있는 승부 또는 김마리가 저지른 두 건의 살인 사건도 정확히 단죄하기 힘든 죄에 속하긴 합니다. 첫번째 스티브 살인사건은 법적 공소시효도 지났겠지만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 부분이고 감정적으로도 동정이 가는 불운한 사건입니다. 오히려 피해자를 내 손으로 죽이고 죽이고 싶노라 분노할만도 한 사건입니다. 어린 여자아이를 팔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납치했던 미군 범죄, 누가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조니 헤이워드 살인사건은 조금 판단하기가 애매해집니다.
한지훈이 납득한 조니 살인사건의 진실
한지훈(지성)은 일단 김인숙을 믿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김인숙 때문에 자신의 가족이 붕괴된 진실, 아버지 한우석은 미군 스티브에게 맞아 죽고, 마음약한 어머니 서순애(김혜옥)는 정신줄을 놓고 입원했고, 자신은 고아가 되어 살인 사건의 누명까지 쓰게 되었던 그 모든 일의 원인이 '김마리'였다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고아원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주기 위해 노력한 김인숙의 진심을 알기에 어머니의 말과 엄기도 집사(전노민)의 말대로 일단 그녀를 믿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 언니들이 신다 버린 하이힐을 신고 곰인형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련한 김마리는 조니에 대한 자신의 죄를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조회장이 사장실로 이용했다는 JK 클럽의 방, 그 옆 패닉룸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그녀의 '자술서'는 공순호(김영애)의 손에 있습니다. 지훈의 가족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듯 조니에게도 김인숙은 엄청난 죄책감을 갖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끝까지 마리를 보호해준 엄집사의 말대로 '정상참작'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텐데 그 흔한 변명 한마디 하지 않습니다.
한지훈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니 헤이워드는 칼에 찔렸지만 현장에 남아 있지 않고 일단 떠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키로미터라는 먼 거리를 힘겹게 걸어 공원까지 갔고 그곳에서 '퍽치기' 꾼들에게 자신의 여권 등을 넘겼습니다. 과다 출혈로 숨진 그는 '어머니' 김인숙을 보호하기 위해 JK 클럽에서 사라진 것이다. 한지훈은 모든 정황을 보고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조니는 엄마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김인숙이 '패닉' 상태가 되어 조니 헤이워드를 찔렀다. 그 당시 흥분하고 열에 들떠 있었던 김인숙을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김마리로 살던 시절에도 미군과 양어머니라는 '힘'에 눌렸고 살인사건 이후엔 도망자 신분이란 이유로 미군의 추적 때문에 결혼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JK의 며느리가 된 이후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다 이제서야 자신의 날개를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왜 하필 취임식날 나타나 자신을 어머니라 부르는 지 놀라고 당황했을 것입니다. 김인숙은 그 부분을 어머니라면 그래서는 안되는 거라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한지훈이 추적한대로 패닉룸 안에는 살인 사건의 증거물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살인 흉기로 보이는 일종의 '페이퍼 나이프' 케이스가 발견되었고 피가 묻어 있었던 전화기는 금고 안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지훈은 전화기 남은 최후 통화 기록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던 통화기록, 김인숙은 아들을 위해 구조 요청을 했었고, 그 구조 요청은 부상자가 괜찮다고 하는 바람에 취소되었습니다. 인숙은 분명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했고 조니는 그에 자신의 엄마를 용서하기로 '괜찮다'며 엄마를 용서한 것입니다.
인숙은 지훈에게 잔인하게 굴지 말라며 비난의 '돌'을 자신에게 던지라고 합니다. 자신 역시 도망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지만 과거 묵묵히 지훈의 가족에게 속죄했던 인숙답게 자신이 살인죄를 인정하기로 한 듯합니다. 조동진(안내상)의 음모로 서순애가 잡혀갔단 소식을 들었을 땐 자신이 대신 죽으려 하는게 김인숙의 인성입니다. '조니가 엄마를 용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엄마의 필사적인 노력과 곰돌이 목걸이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지훈은 조니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을 인숙을 떠올리고 인심하는 미소를 떠올립니다.
김인숙의 위기, 그리고 공순호의 패배
공순호는 김인숙을 죽이기 위해 헬기 사고를 준비해두었던 것 같습니다. 조현진(차예련)이 로열패밀리의 자부심을 잃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김변호사(독고영재)와 함께 살인을 준비한 그녀는 더이상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동진은 자기 나름 아내 임윤서(전미선)과의 이혼, 그리고 재벌 후계에서 완전히 밀려난 억울함 때문에 K를 죽이려 서순애를 납치했습니다. 두 건의 살인 음모가 맞물리는 바람에 오히려 김인숙은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한지훈이 기자를 불러 JK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켰으니 공순호나 조동진 모두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숙은 죽음을 마지막 카드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이미 '김인숙 사건'을 자신의 무기로 삼을 것이라 임윤서와 상의한 적이 있습니다. 돈 때문이라면 무슨 사건이든 저지를 수 있는 무서운 사람들, 자칭 로열패밀리들의 행동패턴이란 뻔하디 뻔한 것입니다. 이미 시어머니나 시아주머니가 자신을 죽이려 할 것이란 예측을 했던 상황에서 김인숙은 자신에게 벌어지는 '살인' 행각을 하나씩 기록해두거나 증거를 남겼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것이 지훈에 의한 협박이 되든 김인숙이나 임윤서의 도움으로 공개되든 두 사람의 살인 음모가 공순호에게 타격이 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합니다. 마지막회의 예고편에서 쓰러질 듯 휘청거리며 취임준비하라 김인숙에게 말하는 공회장과 김인숙은 오늘 마지막 장면에서 입었던 옷과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살인을 하려 했지만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그게 반전이 되어 김인숙에게 공회장이 패배한다는 뜻이 됩니다.
시청자들 중에는 왜 하필 자신을 괴롭힌 여러 사람을 두고 재벌 회장에게 인숙이 복수의 칼날을 갈아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지만, 복수라는 게 항상 일대일의 '원한'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공순호는 인숙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었던 '힘'의 상징이고 세상의 인심이고, 부정의 총체이며 최후의 보스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리를 괴롭혔던 모든 걸 가진 인물이 공회장입니다. 공순호를 자극해 자신을 살인하도록 유도하는 김인숙의 마지막 싸움은 어쩐지 의미심장합니다.
조니를 희생해서 JK를 얻었다. 한동안 김인숙은 승리하겠지만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강충기(기태영) 검사는 JK클럽을 압수수색했고 '김마리'가 누군지 끝까지 밝혀내겠단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마지막회까지 김인숙은 평화도 위안도 행복도 얻지 못한 그런 모습입니다. '인간'의 존엄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쓰레기같은 로열패밀리에게 이리 집착하게 만들었을까요. 김인숙의 죄를 투표에 부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과연 그 마지막 마무리가 궁금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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