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이준기 부상 투혼, 그럴 만한 이유 있었나?

Shain 2011. 5. 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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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란 기관이 워낙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곳이다 보니 이 이슈가 터져 나왔음에도 현역으로 입대해 복무 중인 특정 연예인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을까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연예인으로 바깥에서 이런 일을 당했을 때는 기획사를 통해 혹은 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처지를 호소할 수 있겠지만 군대란 곳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이익 보다는 전체의 질서와 상부의 지시가 중요한 기관이랄 수 밖에 없습니다. '국방의 의무' 때문에 군대에 입대한 것도 반 이상 타의에 의한 것이랄 수 있겠지만 이번 문제처럼 군의 수입을 위해 출연한 것 역시 '명령에 복종'한 것이니 타의에 의한 것이라 봐야할 것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작년 5월경 이준기가 군입대를 한 것 같습니다. 당시 짧은 머리로 현역 입대하는 이준기에게 찬사가 쏟아졌고 그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팬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시크릿가든'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현빈의 군입대도 현역 입영이라 상당한 화제가 되었지만 두 사람 모두 제 기억이 맞다면 연예병으로 자원한 적은 없습니다. 평범한 다른 군인들과 똑같은 입영 신청을 했고 그리 배치되길 원했다고 읽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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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배우 이준기가 군입대중 공연한 '생명의 항해'

헌병으로 멋진 군복을 입고 우월한 신체조건을 보여줬던 조인성, 해병대의 일원으로 행군하는 현빈 등. 그들의 사진을 보며 국방부는 과거 제작했던 '국방영화'나 '국군 홍보'를 위한 영상물을 제작했을 수도 있겠구나 막연히 그렇게 짐작은 했었지만 이번 사건처럼 '돈문제'까지 개입되어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휘재, 차인표, 구본승 등이 입대해 있던 1996년에도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했었고, 일반인들은 모르는 다양한 군인들을 위한 영화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현역으로 입대했어도 연예병사로 차출된 사람들은 그런식으로 각종 군대에서 제작하는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등에 이용되는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기에 대부분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문제였지요. '신고합니다' 같은 경우 외에는 외부에 방영되는 경우도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년에 있었던 뮤지컬 공연 중 큰 부상을 입은 이준기, 그의 사건 이야길 듣곤 상당히 놀랐습니다.


50바늘 꿰매는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공연 강행

작년 8월경 읽었던 기사는 아무리 본인의 의지가 있었다지만 상부의 무리한 진행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경악스러웠습니다. '이준기, 2시간동안 이마 50바늘 꿰맸다'란 기사, 얼마나 사람이 심하게 다쳤으면 50바늘을 꿰맬 수 있나 싶기도 했고 아무리 군대라지만 그 상황에서 공연을 진행시킨다는 것도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평생 얼굴로 먹고 살아야할 연예인인데 그 보상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 얼마나 무대 상황이 열악하기에 저 정도의 부상을 입을 정도가 되나 싶어 한심하단 생각도 들더군요.

당시 기사 내용을 보면 서울대 성형외과 전문의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며 "상처가 벌어져 출혈이 일어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혀 출연을 만류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준기가 자신을 보러온 국내외 팬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며 출연을 진행시켰다고 합니다. 당시 공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머리에 붕대를 감고도 출연(참고: '이마 부상' 이준기, 공연 재개 "걱정하지 말라", 스타뉴스)한 이준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칭찬해줄만 하지만, 어제 밝혀진 뉴스 기사를 보니 그의 선택이 '어쩔 수 없는'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붕대를 감은 채 공연을 강행한 이준기 (출처 : 스타뉴스)

지난 5월 14일 SBS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 군입대 중인 연예인들, 이준기, 이동건, 이완, 토니안 등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일본에 편당 300만원씩을 받고 모두 12편을 판매해 일본 내에서 유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일반 연예기획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처럼 게임을 즐기는 등 오락성이 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했다는 것인데 '한류스타의 알려지지 않은 군생활을 밀착 취재한다'는 그 내용은 이미 의무적인 '국군 홍보'하고는 상당 부분 거리가 있는 듯합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로 '돈벌이'에 가까운 일이라고 봐야겠죠.


연예인이 군인이 된다고 해서 '특별 대접'을 받아야하는 이유도 없지만 특별히 극악한 상황에서도 홍보역으로 활약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군대가 아무리 강제성을 띈 기관이라지만 본인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연출된 작품 아닌 작품에 출연할 의무는 없는 것입니다. 현역병으로 굳이 지원한 현빈이나 이준기가 홍보 책자에 등장하고 뮤지컬에 출연하길 처음부터 원했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차출'이란 형식을 빌어 동원된 것이지요.


아니 차출이 아니라 연예병사로 지원했더라도 최소한 '군대'에 어울리는 홍보 책자, 과도하지 않은 국방부 행사에 출연하는 수준이어야지 대학생들과의 게임이 담긴 내용이라거나 부상을 무릎쓰고 외국 관객들까지 걱정해야하는 그런 처지에 놓이는, 부담스런 자리를 자원했을 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진보신당의 논평대로 이는 연예인에 대한 특혜라기 보단 연예인이기에 인권을 유린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현빈을 이용한 과도한 마케팅도 지적받아


예전엔 연예병사로 차출되는 연예인들을 보며 그들이 '편하게' 군생활한다며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과도한 마케팅에 활용되는 까닭에 군대 가서 정신적으로 고생이라며 동정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톱스타일수록 남들에게는 숨기고 싶은 일상생활이 있을 수 있고 세계팬들을 위한 자신의 이미지도 고려해야할 경우가 많습니다. 무조건 외국에 내보이기만 한다고 좋은게 아니라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양질의 상품으로 마케팅해야 이익인 사람들이지 '찍는다'고 이익이 되는 연예인들은 아니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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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후에도 언론에 오르내리고 해병대 책자 촬영으로 바쁜 현빈


해병대에서 '현빈을 소재로 한 소책자'를 발매해 이를 수익을 노린 '현빈의 화보'라 공개 비난이 일자 해병대는 명백한 오보라는 취지의 반발 보도를 냈다고 합니다. 자신들은 강한 해병대의 모습을 홍보하기 위해 현빈을 비롯한 여러 해병들의 동의를 받고 소책자를 제작했을 뿐 유료 판매를 목적으로 현빈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말인데 안 그래도 워낙 화제를 끌고 군에 입대한 현빈이라 순수한 목적이든 아니든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보여집니다.

군대라는 곳의 특성상 상부에서 명령한 일을 거부하기도 힘들 뿐더러 이런 프로그램 판매나 화보 촬영이 '상무'팀처럼 군인이 되기 전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해주는 그런 성격의 일도 아닙니다. 연예인들의 이런 과도한 홍보 이용으로 군부대의 경제적 이익까지 꾀하려 한다면 일종의 '착취'와 다를 바 없는 행위입니다. 아울러 대중의 시선이 집중된 연예인들에 대한 대접이 이 정도인데 다른 남성들의 군부대 생활은 이것 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증거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실제 이준기와 같은 부상을 입었을 때 충분한 보상을 받고 제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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