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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배우 김여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시장을 보러 갔다가 원산지 표시 제도를 믿을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인터넷의 댓글을 읽다 갑작스레 든 생각이 글로 발전한 것인데 최근 '소신있는 발언'을 했던 배우 김여진의 이후 행보를 보니 점점 더 신념을 지키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됩니다. 하긴 드라마 '짝패'에 등장하는 일반 백성들이 탐관오리에 저항하는 아래적에 동조하기 보다 속어로 '먹고사니즘'에 바빠 올바르지 못한 가치관을 보여주는 걸 보면 소신 보다 중요한 건 생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김여진은 배우입니다. 인기리에 방영된 정조임금의 이야기 'MBC 이산'에서 표독스럽고 똑똑한 정순왕후 역을 맡았는가 하면 '대장금'에서 주인공 장금이 의술을 배우는 스승 의녀 장덕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최근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봉우리의 엄마 미숙씨, 고미숙 역할을 맡아 안타까운 퇴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직업은 정치인도 아니고 사회운동가도 아니고, 여성학자도 아닙니다. 김여진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표현한 것 뿐입니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행위이고 우리가 흔히 마주 쳐야하는 일상생활입니다.
제가 '소신을 지키며 살기가 매우 어렵구나' 이 생각을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원하는 음식을 믿고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고 원하는 음식을 사려 해도 사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원하는 단 두가지의 신념은 국내에서 길러진, 유기농 제품을 먹는 일입니다. 채식주의자들이 한국은 채식을 먹기 힘든 나라라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을 보았는데 국산 식품을 먹는다는 일도 최근엔 몹시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고기'의 경우 원산지를 전혀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채식주의자'들에게 왜 채식 만 하느냐는 질문을 의외로 자주한다고 합니다. 혹은 별스럽고 유난스럽다는 평을 내리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깨끗한 지구를 위해서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주장, 혹은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하고 싶다는 그들의 주장이 '대중적'이지 않기에 호응하기는 커녕 부정적으로 응대하기 일수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 않고 '외국산 과일'을 먹지 않겠다는 의지는 존중받기 힘듭니다. 미국산 소고기는 안전하다는 강의 아닌 강의를 들어야할 때도 있습니다.
10년전만 해도 PC 통신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에서 언어를 파괴하지 말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는데 최근엔 바른 국어를 사용하자는 주장은 무시되기 일수입니다. 창의적인 언어 사용이 용납된다면 게시글에 따라 바른 표현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용인이 되어야 하는데 어느 한쪽의 의견에 휩쓸리면 나머지 의견은 버려지는 것이 최근의 '대세'입니다. 때로는 어느 의견이 대세인지 따져보는 때아닌 '눈치작전'이 있는 느낌 마저 듭니다.
시골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오래동안 시골에서 자라 우리 나라 농업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자성했는지 농촌의 문화적인 소외와 고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몸소 느끼고 자란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한다는 정책이 발표될 때 마다 수많은 농민이 생업을 버려야했고 혹은 경제적 타격을 입어 주종 작물을 포기해야할 때 소비자들은 외국산 싼 가격의 농산물이 훨씬 좋다며 시장논리를 들어 농민을 비난했습니다.
어차피 '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주장과 '농민을 먹여살릴 필요 없다'는 그들의 주장도 생계가 연결되어 있을 수 있는 논리이기에 그러려니 하지만, 결과적으로 싼 농산물을 선택한 결과는 국내산 농산물의 가격상승입니다. 쌀을 비롯한 다수 소비되는 과일이나 평범한 작물을 선택했을 경우 생존할 수 있는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으니 다수가 농업을 포기하고 도시의 저소득 노동자층이 되거나 빚을 내어 '하우스 작물'을 생산하기에 이릅니다.
20-30년전에는 딸기가 밭작물이라 매우 저렴하고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였는데 10여년전쯤부터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하우스 딸기가 유행했고 최근엔 하우스 딸기가 아닌 딸기를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런 저런 위생 문제나 생산 과정의 고급화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농산물 생산 가격의 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입니다. 농민은 자립하기 위해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그 가격은 소비자가 감당해야합니다. 이젠 국내산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서 먹기 힘들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으로 압니다.
그런 현상을 직접 목격한 제가, 국내산 농산물 만을 먹겠노라 고집을 피우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싶지만 '미국산 소고기'는 절대 먹지 않겠다는 제 신념은 지키기 상당히 힘든 생각 중 하나입니다. '미국산 소고기'를 팔고 있거나 재료의 일부로 섞었음에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는 식당이 많고 회식 자리 등에서 먹지 않겠다고 하는 행위도 별스럽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특정 상품에 대한 안티, 핸드폰은 쓰고 싶지 않다는 철학 등을 '사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생각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주장도 다양해지고 개인의 가치관이 형성될 조건도 선명해지고 있는데 자신의 생각을 지키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이 우리 나라 현대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나라에서 학살자 전두환에 대한 아주 '당연한' 분노를 내뱉고도 고생하고 있는 김여진의 모습, 학살자를 미화한 작품에는 절대로 출연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발언이 화제가 되는 이 모습은 상당히 씁쓸하게 다가 옵니다. 트위터에 그런 김여진에 대해 심각한 발언을 퍼부은, '글도 지울 줄 모르는' 정치인의 모습이 이 사회의 진짜 얼굴이라고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않겠다는 강경 발언으로 고생한 배우 김민선(김규리)의 사례가 떠오릅니다. 그녀에게 닥친 소송과 악플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김여진에게 퍼부어진 막말, 그 역시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박용모의 발언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인신공격'이었습니다. 사과 역시 궁색하기 짝이 없었고 후속 조치도 탐탁치 않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전두환씨 같은 사람 미화하는 작품 출연않겠다'는 발언을 하다니 얼마나 소신있고 확실한 신념입니까. 그런데 지켜보는 저는 왜 그녀의 소신이 위험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걸까요.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욕설을 들어야할 지 알 수 없다는 안타까움, 여러 작품에서 그녀를 캐스팅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 무엇 보다 특정 정치권으로 매도되어 연기자인 그녀에 대한 관심을 왜곡하지 않을까 싶은, 그러니까 밥줄을 뺏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사회야 말로 올바른 나라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김여진은 배우입니다. 인기리에 방영된 정조임금의 이야기 'MBC 이산'에서 표독스럽고 똑똑한 정순왕후 역을 맡았는가 하면 '대장금'에서 주인공 장금이 의술을 배우는 스승 의녀 장덕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최근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봉우리의 엄마 미숙씨, 고미숙 역할을 맡아 안타까운 퇴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직업은 정치인도 아니고 사회운동가도 아니고, 여성학자도 아닙니다. 김여진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표현한 것 뿐입니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행위이고 우리가 흔히 마주 쳐야하는 일상생활입니다.
제가 '소신을 지키며 살기가 매우 어렵구나' 이 생각을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원하는 음식을 믿고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고 원하는 음식을 사려 해도 사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원하는 단 두가지의 신념은 국내에서 길러진, 유기농 제품을 먹는 일입니다. 채식주의자들이 한국은 채식을 먹기 힘든 나라라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을 보았는데 국산 식품을 먹는다는 일도 최근엔 몹시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고기'의 경우 원산지를 전혀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채식주의자'들에게 왜 채식 만 하느냐는 질문을 의외로 자주한다고 합니다. 혹은 별스럽고 유난스럽다는 평을 내리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깨끗한 지구를 위해서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주장, 혹은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하고 싶다는 그들의 주장이 '대중적'이지 않기에 호응하기는 커녕 부정적으로 응대하기 일수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 않고 '외국산 과일'을 먹지 않겠다는 의지는 존중받기 힘듭니다. 미국산 소고기는 안전하다는 강의 아닌 강의를 들어야할 때도 있습니다.
10년전만 해도 PC 통신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에서 언어를 파괴하지 말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는데 최근엔 바른 국어를 사용하자는 주장은 무시되기 일수입니다. 창의적인 언어 사용이 용납된다면 게시글에 따라 바른 표현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용인이 되어야 하는데 어느 한쪽의 의견에 휩쓸리면 나머지 의견은 버려지는 것이 최근의 '대세'입니다. 때로는 어느 의견이 대세인지 따져보는 때아닌 '눈치작전'이 있는 느낌 마저 듭니다.
시골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오래동안 시골에서 자라 우리 나라 농업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서 자성했는지 농촌의 문화적인 소외와 고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몸소 느끼고 자란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한다는 정책이 발표될 때 마다 수많은 농민이 생업을 버려야했고 혹은 경제적 타격을 입어 주종 작물을 포기해야할 때 소비자들은 외국산 싼 가격의 농산물이 훨씬 좋다며 시장논리를 들어 농민을 비난했습니다.
어차피 '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주장과 '농민을 먹여살릴 필요 없다'는 그들의 주장도 생계가 연결되어 있을 수 있는 논리이기에 그러려니 하지만, 결과적으로 싼 농산물을 선택한 결과는 국내산 농산물의 가격상승입니다. 쌀을 비롯한 다수 소비되는 과일이나 평범한 작물을 선택했을 경우 생존할 수 있는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으니 다수가 농업을 포기하고 도시의 저소득 노동자층이 되거나 빚을 내어 '하우스 작물'을 생산하기에 이릅니다.
20-30년전에는 딸기가 밭작물이라 매우 저렴하고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였는데 10여년전쯤부터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하우스 딸기가 유행했고 최근엔 하우스 딸기가 아닌 딸기를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런 저런 위생 문제나 생산 과정의 고급화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농산물 생산 가격의 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입니다. 농민은 자립하기 위해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그 가격은 소비자가 감당해야합니다. 이젠 국내산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서 먹기 힘들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으로 압니다.
그런 현상을 직접 목격한 제가, 국내산 농산물 만을 먹겠노라 고집을 피우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싶지만 '미국산 소고기'는 절대 먹지 않겠다는 제 신념은 지키기 상당히 힘든 생각 중 하나입니다. '미국산 소고기'를 팔고 있거나 재료의 일부로 섞었음에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는 식당이 많고 회식 자리 등에서 먹지 않겠다고 하는 행위도 별스럽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특정 상품에 대한 안티, 핸드폰은 쓰고 싶지 않다는 철학 등을 '사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생각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주장도 다양해지고 개인의 가치관이 형성될 조건도 선명해지고 있는데 자신의 생각을 지키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이 우리 나라 현대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나라에서 학살자 전두환에 대한 아주 '당연한' 분노를 내뱉고도 고생하고 있는 김여진의 모습, 학살자를 미화한 작품에는 절대로 출연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발언이 화제가 되는 이 모습은 상당히 씁쓸하게 다가 옵니다. 트위터에 그런 김여진에 대해 심각한 발언을 퍼부은, '글도 지울 줄 모르는' 정치인의 모습이 이 사회의 진짜 얼굴이라고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않겠다는 강경 발언으로 고생한 배우 김민선(김규리)의 사례가 떠오릅니다. 그녀에게 닥친 소송과 악플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김여진에게 퍼부어진 막말, 그 역시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박용모의 발언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인신공격'이었습니다. 사과 역시 궁색하기 짝이 없었고 후속 조치도 탐탁치 않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전두환씨 같은 사람 미화하는 작품 출연않겠다'는 발언을 하다니 얼마나 소신있고 확실한 신념입니까. 그런데 지켜보는 저는 왜 그녀의 소신이 위험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걸까요.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욕설을 들어야할 지 알 수 없다는 안타까움, 여러 작품에서 그녀를 캐스팅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 무엇 보다 특정 정치권으로 매도되어 연기자인 그녀에 대한 관심을 왜곡하지 않을까 싶은, 그러니까 밥줄을 뺏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사회야 말로 올바른 나라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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