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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험한 일은 모두 다 겪은 듯한 사람들은 삐뚤어진 성격으로 변해도 왠지 모르게 이해가 가곤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순하게 당하고만 있기엔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은 곳입니다. 30년 세월 동안 얼굴 한번 제대로 못본 여자가 이제 와 자기 덕보겠다고 하고 친어머니처럼 여긴 여자는 16년 동안 자신을 속여왔다는데 그대로 당하고만 있기에 인간의 정신력은 그닥 강하지 못합니다. 상처투성이의 영혼이 독을 품지 않고서는 버틸 수도 없고 그대로 살아나갈 수도 없습니다.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내마들)'의 주인공 장준하(남궁민)이 처한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봉마루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고 자신을 버린 친부모까지 나타났지만 그를 가장 상처입힌 건 원래 기대도 하지 않았던 친부모들 보단 자신이 스스로 어머니라 믿고 사랑했던 태현숙(이혜영)이었습니다. 친부모들의 죄를 알기에 모두 감내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나를 버린 건 너'라며 뻔뻔하게 준하를 다그치는 현숙에게 마루는 '동주를 죽여버리겠다'고 합니다.
직접 자신의 식사까지 차리며 갑작스레 친밀하게 구는 김신애(강문영)의 말투가 달라졌습니다. 최진철(송승환)은 바다까지 마루를 데려가 그동안의 일은 모두 잊고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열살짜리 어린아이라면 갑자기 생긴 친절한 부모에게 눈물이 나고 반가울 법도 하지만 서른살이 된 장준하가 뻔하디 뻔한 그들의 속셈에 휘말려들 리가 없습니다. 이젠 필요없다며 김신애를 내치고 진철을 아버지라 부르며 '가장 소중한 걸' 달라고 합니다.
결정적으로 차동주(김재원)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주의 얼굴을 보지 않고 '참는게 아니라 나를 이길 자신이 없는 거 아니냐'며 '내 말이 안 들리냐'고 묻는 장준하는 동주의 마음속 소리를 거부합니다. 동주는 청각 장애가 있지만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따뜻한 아이였습니다. 준하는 그런 동주의 시선을 무시하고 이제는 물리적인 소리로 대화를 하려 합니다. 동주에 대한 너무도 강력한 거부, 어쩐지 숨겨왔던 동주의 비밀 마저 드러날 거 같아 준하가 무섭습니다.
준하의 감정은 오락가락 하루에도 몇번씩 충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미국으로 보내려다 현숙의 장부 유출로 검찰이 들이닥친 걸 알게 된 동주가 승철(이규한)의 닭카페로 준하를 찾으러 갔을 때 준하는 봉영규(정보석)의 눈물과 순금 할머니(윤여정)의 치매를 보며 복수심에 불타는 현숙의 음모를 뒤집어쓰려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자신을 쳐다보며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현숙, 위선에 찬 그 가짜 어머니의 얼굴은 준하의 인격을 백팔십도 바꿔놓습니다.
너무도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준하, 늘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런 눈을 가진 마루가 혹시라도 동주에게 모든 걸 돌려주기 위해 진철의 아들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의 준하가 동주를 품어줄 여력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곧 죽어도 동주 네가 나를 미워하게 될 거라 말하며 '정떼기'에 몰입하는 모습은 사람이니까 모질게 끊을 수 없는 속정 때문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러니까 현숙은 미워해도 동주는 미워할 수 없는 마음 때문이지만 동주를 위해 진철의 아들이 되기로 한 것은 아니란 뜻이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이 제일 먼저 하게 되는 행동은 보통 생산적인 일 보다는 파괴적인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준하는 장차 우경 그룹의 회장이 되어 경영인으로 성공해보겠다거나 사업적 기지를 동주와 겨뤄 승부를 보겠다는 식의 바람을 가지게 된 게 아니라 신애, 현숙, 진철의 것을 모두 빼앗아 버리고 현숙이 소중히 여기는 동주까지도 망가뜨리겠단 모진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동주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준하가 동주의 그림자가 된 것은 동주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폭발하는 파괴적인 마음, 누구든 상처주고 말 것이 분명한 그의 조각난 마음을 누가 다독여 주느냐겠지요. 늘 가족의 꽃밭을 가꾸며 마루의 따뜻한 밥 한끼를 챙겨온 봉영규, 남들이 버린 아이들을 모두 거둬다 가족으로 엮어준 따뜻한 순금 할머니, 동생이라기엔 너무 사랑했던 봉우리, 귀가 들리지 않지만 마음의 소리 만은 선명한 아이 차동주, 그 사람들 모두가 준하를 기다려주고 있지만 아직 마음 속에 선혈이 낭자한 준하는 복수를 멈출 수 없습니다.
준하에 맞서 힘겹게 싸워야 하는 최전방(?)에 선 사람은 동주입니다. 이제 귀가 들리지 않아도 의지할 형이 없는 동주가 어머니 현숙과 다르게 자신 만의 방법으로 진철과 준하에 맞서야 합니다. 현숙은 동주가 조금 더 독하게 그들에게 맞서길 마음 속에 증오를 키우길 원했지만 동주는 늘 부당한 방법이 아닌 자신의 성공으로 그들을 이기고자 했습니다. 동주가 청각 장애를 이기도록 도와준 준하의 따뜻한 마음을 인정하고 준하와 자신은 다퉈야할 상대가 아님을 설득하려 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우경 그룹은 청각 장애를 스스로 이겨 나가야하는 동주 혼자의 힘으로 차지해야 합니다. 강이사의 딸인 강민수(고준희)와 결혼으로 이겨보려는 유혹도 들리지 않는 그를 조롱할 준하의 비웃음도 무엇 보다 비틀린 방법으로라도 진철을 이기려고 할 현숙의 욕망도 모두 이겨내고 우경을 차지해야 자신과 봉우리, 봉영규에게 떳떳한 '아름다운 복수'를 할 수 있습니다. 상처입은 가여운 준하 역시 그런 동주의 마음을 언젠가는 알아주길, 동주의 형이자 우리의 오빠로 돌아와주길 바랄 뿐입니다.
진철에 의한 미숙씨(김여진)의 죽음은 많은 걸 바꾸어 놓았습니다. 마루는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건사할 수 없는 가족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고 봉우리는 엄마를 잃어야 했습니다. 동주는 그때쯤 청력을 상실해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순금 할머니의 위로대로 정말 불쌍한 아이들입니다. 특히 마루는 15살이 되도록 한번 다려입지 못했던 교복을 다려주고 예쁜 도시락을 싸주는 엄마를 만났는데 처음으로 밝게 웃게 되었는데 그 따뜻함이 산산조각 나버렸습니다.
마루의 마음 속엔 봉우리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미숙씨는 진철 때문에 죽은 것이기도 하지만 마루에게 주려던 시계를 꺼내려다 죽은 것이기도 합니다. 이상적인 엄마였던 현숙이 주었던 시계가 깨어지자 새엄마 미숙씨가 새롭게 선물하려던 그 시계. 그따위 시계가 뭐라고 그걸 꺼내려 그렇게 기를 썼는지 할머니와 영규를 봉우리에게 떠맡겼다는 죄책감 외에 엄마를 잃게 만들었다는 미안함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티격태격 봉영규의 연인이 되어가는 나미숙의 얼굴이 미숙씨와 똑같다는 건 어쩌면 봉마루의 마음에 안식을 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낳아준 엄마 신애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길러준 엄마 현숙도 준하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마루 인생에 처음 나타난 엄마, 상처를 주기 보다 한가지라도 더 주고 싶어했던 유일한 엄마는 바로 미숙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면 하루 빨이 '봉우리 엄마 닮은' 나미숙씨와 봉영규의 사랑이 무르익어야할 것 같네요.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내마들)'의 주인공 장준하(남궁민)이 처한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봉마루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고 자신을 버린 친부모까지 나타났지만 그를 가장 상처입힌 건 원래 기대도 하지 않았던 친부모들 보단 자신이 스스로 어머니라 믿고 사랑했던 태현숙(이혜영)이었습니다. 친부모들의 죄를 알기에 모두 감내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나를 버린 건 너'라며 뻔뻔하게 준하를 다그치는 현숙에게 마루는 '동주를 죽여버리겠다'고 합니다.
뿔뿔이 흩어졌던 봉마루의 가족이 다시 만났지만...
결정적으로 차동주(김재원)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주의 얼굴을 보지 않고 '참는게 아니라 나를 이길 자신이 없는 거 아니냐'며 '내 말이 안 들리냐'고 묻는 장준하는 동주의 마음속 소리를 거부합니다. 동주는 청각 장애가 있지만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따뜻한 아이였습니다. 준하는 그런 동주의 시선을 무시하고 이제는 물리적인 소리로 대화를 하려 합니다. 동주에 대한 너무도 강력한 거부, 어쩐지 숨겨왔던 동주의 비밀 마저 드러날 거 같아 준하가 무섭습니다.
준하의 마음은 일종의 파괴 본능
준하의 감정은 오락가락 하루에도 몇번씩 충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미국으로 보내려다 현숙의 장부 유출로 검찰이 들이닥친 걸 알게 된 동주가 승철(이규한)의 닭카페로 준하를 찾으러 갔을 때 준하는 봉영규(정보석)의 눈물과 순금 할머니(윤여정)의 치매를 보며 복수심에 불타는 현숙의 음모를 뒤집어쓰려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자신을 쳐다보며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현숙, 위선에 찬 그 가짜 어머니의 얼굴은 준하의 인격을 백팔십도 바꿔놓습니다.
너무도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준하, 늘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런 눈을 가진 마루가 혹시라도 동주에게 모든 걸 돌려주기 위해 진철의 아들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의 준하가 동주를 품어줄 여력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곧 죽어도 동주 네가 나를 미워하게 될 거라 말하며 '정떼기'에 몰입하는 모습은 사람이니까 모질게 끊을 수 없는 속정 때문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러니까 현숙은 미워해도 동주는 미워할 수 없는 마음 때문이지만 동주를 위해 진철의 아들이 되기로 한 것은 아니란 뜻이죠.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이 제일 먼저 하게 되는 행동은 보통 생산적인 일 보다는 파괴적인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준하는 장차 우경 그룹의 회장이 되어 경영인으로 성공해보겠다거나 사업적 기지를 동주와 겨뤄 승부를 보겠다는 식의 바람을 가지게 된 게 아니라 신애, 현숙, 진철의 것을 모두 빼앗아 버리고 현숙이 소중히 여기는 동주까지도 망가뜨리겠단 모진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동주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준하가 동주의 그림자가 된 것은 동주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폭발하는 파괴적인 마음, 누구든 상처주고 말 것이 분명한 그의 조각난 마음을 누가 다독여 주느냐겠지요. 늘 가족의 꽃밭을 가꾸며 마루의 따뜻한 밥 한끼를 챙겨온 봉영규, 남들이 버린 아이들을 모두 거둬다 가족으로 엮어준 따뜻한 순금 할머니, 동생이라기엔 너무 사랑했던 봉우리, 귀가 들리지 않지만 마음의 소리 만은 선명한 아이 차동주, 그 사람들 모두가 준하를 기다려주고 있지만 아직 마음 속에 선혈이 낭자한 준하는 복수를 멈출 수 없습니다.
준하에 맞서 힘겹게 싸워야 하는 최전방(?)에 선 사람은 동주입니다. 이제 귀가 들리지 않아도 의지할 형이 없는 동주가 어머니 현숙과 다르게 자신 만의 방법으로 진철과 준하에 맞서야 합니다. 현숙은 동주가 조금 더 독하게 그들에게 맞서길 마음 속에 증오를 키우길 원했지만 동주는 늘 부당한 방법이 아닌 자신의 성공으로 그들을 이기고자 했습니다. 동주가 청각 장애를 이기도록 도와준 준하의 따뜻한 마음을 인정하고 준하와 자신은 다퉈야할 상대가 아님을 설득하려 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우경 그룹은 청각 장애를 스스로 이겨 나가야하는 동주 혼자의 힘으로 차지해야 합니다. 강이사의 딸인 강민수(고준희)와 결혼으로 이겨보려는 유혹도 들리지 않는 그를 조롱할 준하의 비웃음도 무엇 보다 비틀린 방법으로라도 진철을 이기려고 할 현숙의 욕망도 모두 이겨내고 우경을 차지해야 자신과 봉우리, 봉영규에게 떳떳한 '아름다운 복수'를 할 수 있습니다. 상처입은 가여운 준하 역시 그런 동주의 마음을 언젠가는 알아주길, 동주의 형이자 우리의 오빠로 돌아와주길 바랄 뿐입니다.
준하의 키워드는 '미숙씨'가 아닐까
진철에 의한 미숙씨(김여진)의 죽음은 많은 걸 바꾸어 놓았습니다. 마루는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건사할 수 없는 가족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고 봉우리는 엄마를 잃어야 했습니다. 동주는 그때쯤 청력을 상실해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순금 할머니의 위로대로 정말 불쌍한 아이들입니다. 특히 마루는 15살이 되도록 한번 다려입지 못했던 교복을 다려주고 예쁜 도시락을 싸주는 엄마를 만났는데 처음으로 밝게 웃게 되었는데 그 따뜻함이 산산조각 나버렸습니다.
이 분들 언제 부부가 되시려나요. 미숙씨 화이팅.
티격태격 봉영규의 연인이 되어가는 나미숙의 얼굴이 미숙씨와 똑같다는 건 어쩌면 봉마루의 마음에 안식을 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낳아준 엄마 신애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길러준 엄마 현숙도 준하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마루 인생에 처음 나타난 엄마, 상처를 주기 보다 한가지라도 더 주고 싶어했던 유일한 엄마는 바로 미숙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면 하루 빨이 '봉우리 엄마 닮은' 나미숙씨와 봉영규의 사랑이 무르익어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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