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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사회가 복잡하지 않던 예전엔 가족이란 단어가 핏줄이 섞인 사람들을 의미했습니다. 이혼도 흔하지 않았고 조선시대에는 재혼도 흔치 않았기 때문에 부모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혈연들을 가족이라 불렀습니다. 요즘은 핏줄이 가족의 필수조건도 아니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과도 가족이 될 수 있고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내마들)'의 주인공 봉우리(황정음) 가족이 서로 피가 섞이지 않은 대표적인 가족 형태라 볼 수 있겠습니다.
순금할머니(윤여정)는 봉영규(정보석)을 입양하고, 봉영규는 봉마루(남궁민)를 입양하고, 봉영규는 미숙씨(김여진)와 재혼해 봉우리란 딸을 입양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핏줄은 아니지만 혈연들 보다 더 끈끈한 정을 과시하고 있고 예민하다 못해 날카로워 그 가족을 떠난 봉마루 마저 때로 그들을 그리워하고 사랑합니다. 순금할머니의 친딸이자 봉마루의 친어머니인 김신애(강문영)은 개밥에 도토리 취급을 당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요즘은 핏줄이 섞인 사람 보다는 정을 나누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족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핏줄이 아니지만 차동주에게 봉마루도 가족이고 양아버지 최진철(송승환)도 가족입니다. 재혼으로 맺어진 그들 가족은 단란했지만 돈과 오해가 얽혀 있었기에 처음부터 풀리지 못하는 매듭을 맺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차동주와 진철이 진짜 핏줄이라면 그들 오해를 극복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었겠지만 이혼하면 완전 남이 될 수 있는 사이라 상대방을 믿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서로를 향해 복수하겠다며 칼을 겨누는 상황이 되버려 긴장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마음이들리니'가 어제 방송으로 26회를 마쳤으니 앞으로 방영분은 단 4회가 남아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주인공들의 갈등은 오히려 더욱 복잡해져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갈 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장준하의 복수도 차동주(김재원)의 복수도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어 부모들의 악연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이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는 복수가 아닌 봉영규의 꽃밭입니다. 다양한 꽃들을 한곳에 모아둔 꽃밭처럼 각기 다른 가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이루는 것, 복수가 아니라 화해하기 위해 그들은 갈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준하는 어른이 된 지금도 늘 배가 고픈 아이입니다. 태현숙에게 면박을 받으면서도 밥을 차려 달라 했듯이 봉우리에게도 밥을 사달라 하는가 하면 김치찌개에 밥을 달라 조르며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준하에게 봉우리는 어린 시절 자신을 웃게 해준 첫사랑이기도 하고 어머니를 대신해줄 '밥'차려줄 여자이기도 하고 자기 때문에 어머니를 잃은 불쌍한 동생이기도 합니다. 그 복잡한 감정이 모두 섞여 남들이 우리를 괴롭히는 모습을 절대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봉우리는 하지만 귀가 들리지 않는 차동주의 연인으로 이제는 서로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사이입니다. 장준하는 우리의 오빠 봉마루이기에 더 이상 연인이 될 수 없는 사이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장준하가 봉우리를 짝사랑하는 모양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마치 두 사람이 함께 보던 영화 '오페라의 유령' 속 라울과 크리스틴, 팬텀의 관계처럼 동주와 우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준하를 걱정합니다. 이젠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어둠 속의 준하에게 말을 건내보려 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은 오페라극장 지하의 숨겨진 공간에 살며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를 가진 가수 크리스틴을 사랑합니다. 크리스틴 역시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는 팬텀을 따르고 가면 속에 숨어 살아야하는 그를 동정하지만 라울과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결말은 다들 알다시피 팬텀이 떠나고 라울과 크리스틴이 행복한 연인이 되는 내용입니다. 팬텀으로서는 연인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비극적인 결론이죠.
태현숙(이혜영)에게 16년 이상을 휘둘린 장준하는 분명 현숙에게 복수할 이유가 있습니다. 동시에 준하는 진철에게 아버지라 부르며 친근하게 굴지만 진철을 몹시 증오하고 있습니다. 동주의 화장품 회사인 '에너지셀'을 빼앗고 우경 그룹을 상속받으려 하는 건 현숙에 대한 복수이지만 마지막엔 진철의 뒷통수를 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준하는 그만큼 악에 바치고 억울한 상황이니 말입니다. 양쪽 모두에게 복수할 마음을 가진 준하가 이 드라마의 '결말'과 '화해의 키'를 쥔 당사자라 할 수 있겠죠.
태현숙은 남편 최진철과 원래 연인 사이였습니다. 정략혼으로 동주의 아버지와 결혼했지만 임신한 상태로 사별했고 첫사랑이자 비서였던 최진철과 재혼했습니다. 진철은 성공하겠다는 집념도 강한 인물이었지만 현숙은 자신의 아이 마루를 가진 김신애를 떼어낼 만큼 사랑하는 존재, 특별한 여자였습니다. 동주 이외의 아이는 절대 낳지 말라는 태회장의 결혼계약서에 동의해도 동주의 아버지로서 열심히 살았고 아내와도 잘 지내던 진철이었습니다. 태현숙은 진철이 자신의 아버지 태회장을 증오하고 미워해야 했던 이유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무리 그런 속사정이 있다 쳐도 진철은 신애와 함께 태회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죄값을 치러야 합니다. 준하는 자신을 버린 몰인정한 친부모에게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고야 말 것입니다. 누구 보다 마음이 통하는 동주와 우리를 위해서 또는 세상에서 제일 미안한 여동생 봉우리를 위해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 동주를 위해서 준하는 진철을 내치고 동주 스스로 우경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봅니다. 현숙은 그런 '아들' 장준하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지요.
태현숙의 지독하고 정떨어지는 복수는 사랑하고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당해 생긴 감정입니다. 소중한 아들이 청력을 잃고 아버지가 죽어야 했던 이유가 자신이 사랑에 눈멀어 남편에게 모든 주식을 넘겼기 때문이란 죄책감도 있을 것입니다. 태현숙의 이런 상처가 장준하에게 또다른 상처가 되었고 동주에게도 괴로움을 주었습니다. 동주의 말대로 현숙은 이미 아무도 믿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강이사의 딸 강민수(고준희) 역시 준하와 동주 사이에서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숙 역시 16년 간 친아들처럼 키웠던 장준하에게 아무 정이 없을 리 없고 오히려 준하의 빈자리가 그립고 아프기만 할 것입니다.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어릴 때 보다 불친절해진 아들 동주를 대신해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위로해준 사람은 준하였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들을 복수 때문에 잃어야 한다는 건 현숙에게도 분명 상처가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상처입은 사람은 현숙 만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생채기들이 있지만 누구는 다스리는 법을 알고 누구는 다스리는 법을 모릅니다.
진철이 현숙에게는 죄인이듯 현숙 역시 준하에게는 죄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머니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둘, 아버지는 셋이나 되지만 늘 허기진 준하에게 가장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부모도 현숙 뿐입니다. 그들이 상처를 다독이며 서로를 인정해주는 날, 그 날이 바로 진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는 날이겠지요. 현숙이 준하를 동주의 진짜 형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상처를 입은 안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최근 모습들은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순금할머니(윤여정)는 봉영규(정보석)을 입양하고, 봉영규는 봉마루(남궁민)를 입양하고, 봉영규는 미숙씨(김여진)와 재혼해 봉우리란 딸을 입양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핏줄은 아니지만 혈연들 보다 더 끈끈한 정을 과시하고 있고 예민하다 못해 날카로워 그 가족을 떠난 봉마루 마저 때로 그들을 그리워하고 사랑합니다. 순금할머니의 친딸이자 봉마루의 친어머니인 김신애(강문영)은 개밥에 도토리 취급을 당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요즘은 핏줄이 섞인 사람 보다는 정을 나누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족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핏줄이 아니지만 차동주에게 봉마루도 가족이고 양아버지 최진철(송승환)도 가족입니다. 재혼으로 맺어진 그들 가족은 단란했지만 돈과 오해가 얽혀 있었기에 처음부터 풀리지 못하는 매듭을 맺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차동주와 진철이 진짜 핏줄이라면 그들 오해를 극복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었겠지만 이혼하면 완전 남이 될 수 있는 사이라 상대방을 믿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서로를 향해 복수하겠다며 칼을 겨누는 상황이 되버려 긴장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마음이들리니'가 어제 방송으로 26회를 마쳤으니 앞으로 방영분은 단 4회가 남아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주인공들의 갈등은 오히려 더욱 복잡해져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갈 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장준하의 복수도 차동주(김재원)의 복수도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어 부모들의 악연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이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는 복수가 아닌 봉영규의 꽃밭입니다. 다양한 꽃들을 한곳에 모아둔 꽃밭처럼 각기 다른 가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이루는 것, 복수가 아니라 화해하기 위해 그들은 갈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봉우리는 여동생일까 연인일까
장준하는 어른이 된 지금도 늘 배가 고픈 아이입니다. 태현숙에게 면박을 받으면서도 밥을 차려 달라 했듯이 봉우리에게도 밥을 사달라 하는가 하면 김치찌개에 밥을 달라 조르며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준하에게 봉우리는 어린 시절 자신을 웃게 해준 첫사랑이기도 하고 어머니를 대신해줄 '밥'차려줄 여자이기도 하고 자기 때문에 어머니를 잃은 불쌍한 동생이기도 합니다. 그 복잡한 감정이 모두 섞여 남들이 우리를 괴롭히는 모습을 절대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봉우리는 하지만 귀가 들리지 않는 차동주의 연인으로 이제는 서로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사이입니다. 장준하는 우리의 오빠 봉마루이기에 더 이상 연인이 될 수 없는 사이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장준하가 봉우리를 짝사랑하는 모양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마치 두 사람이 함께 보던 영화 '오페라의 유령' 속 라울과 크리스틴, 팬텀의 관계처럼 동주와 우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준하를 걱정합니다. 이젠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어둠 속의 준하에게 말을 건내보려 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은 오페라극장 지하의 숨겨진 공간에 살며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를 가진 가수 크리스틴을 사랑합니다. 크리스틴 역시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는 팬텀을 따르고 가면 속에 숨어 살아야하는 그를 동정하지만 라울과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결말은 다들 알다시피 팬텀이 떠나고 라울과 크리스틴이 행복한 연인이 되는 내용입니다. 팬텀으로서는 연인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비극적인 결론이죠.
태현숙(이혜영)에게 16년 이상을 휘둘린 장준하는 분명 현숙에게 복수할 이유가 있습니다. 동시에 준하는 진철에게 아버지라 부르며 친근하게 굴지만 진철을 몹시 증오하고 있습니다. 동주의 화장품 회사인 '에너지셀'을 빼앗고 우경 그룹을 상속받으려 하는 건 현숙에 대한 복수이지만 마지막엔 진철의 뒷통수를 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준하는 그만큼 악에 바치고 억울한 상황이니 말입니다. 양쪽 모두에게 복수할 마음을 가진 준하가 이 드라마의 '결말'과 '화해의 키'를 쥔 당사자라 할 수 있겠죠.
동주의 유언장 공개 무엇을 위해서일까
물론 아무리 그런 속사정이 있다 쳐도 진철은 신애와 함께 태회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죄값을 치러야 합니다. 준하는 자신을 버린 몰인정한 친부모에게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고야 말 것입니다. 누구 보다 마음이 통하는 동주와 우리를 위해서 또는 세상에서 제일 미안한 여동생 봉우리를 위해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 동주를 위해서 준하는 진철을 내치고 동주 스스로 우경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봅니다. 현숙은 그런 '아들' 장준하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지요.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태현숙의 지독하고 정떨어지는 복수는 사랑하고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당해 생긴 감정입니다. 소중한 아들이 청력을 잃고 아버지가 죽어야 했던 이유가 자신이 사랑에 눈멀어 남편에게 모든 주식을 넘겼기 때문이란 죄책감도 있을 것입니다. 태현숙의 이런 상처가 장준하에게 또다른 상처가 되었고 동주에게도 괴로움을 주었습니다. 동주의 말대로 현숙은 이미 아무도 믿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강이사의 딸 강민수(고준희) 역시 준하와 동주 사이에서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숙 역시 16년 간 친아들처럼 키웠던 장준하에게 아무 정이 없을 리 없고 오히려 준하의 빈자리가 그립고 아프기만 할 것입니다.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어릴 때 보다 불친절해진 아들 동주를 대신해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위로해준 사람은 준하였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들을 복수 때문에 잃어야 한다는 건 현숙에게도 분명 상처가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상처입은 사람은 현숙 만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생채기들이 있지만 누구는 다스리는 법을 알고 누구는 다스리는 법을 모릅니다.
진철이 현숙에게는 죄인이듯 현숙 역시 준하에게는 죄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머니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둘, 아버지는 셋이나 되지만 늘 허기진 준하에게 가장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부모도 현숙 뿐입니다. 그들이 상처를 다독이며 서로를 인정해주는 날, 그 날이 바로 진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는 날이겠지요. 현숙이 준하를 동주의 진짜 형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상처를 입은 안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최근 모습들은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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