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

타블로이드 영국신문의 폐간과 KBS의 뻔뻔한 행보

Shain 2011. 7. 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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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영방송' KBS 하는 일이 아주 점입가경입니다. 민주당 도청 의혹으로 문제가 된 지 얼마 된 것같지도 않은데 명확한 해명이나 깔끔한 마무리없이 처음부터 아예 없던 일인듯 유야무야 넘어가려 듭니다. 변명이랍시고 언론에 노출하는 내용도 시덥잖고 그마저 신문사들과 한통속인지 잘 거론되지도 않습니다. 시청자들이 오락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즐기는 사이 전대미문의 도청 사건은 이렇게 묻히고야 마는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비난 속에 방영된 백선엽 다큐 '전쟁과 군인' 문제에 대해서도 KBS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내놓았습니다(관련기사 참조). '백선엽은 우리가 오해하는 것처럼 그렇게 친일파는 아니다'라는 최재호 KBS 춘천총국 편성제작국장의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변명에다 시청자들의 반발을 무시한 발언으로 KBS가 그 다큐의 문제점을 전혀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도 특설대에서 독립군 토벌도 본인이 한 일이 아니며 간도특설대는 자원이 아니라는 그들의 궤변은 KBS의 의식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도청을 지시받거나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KBS (이미지출처 : TVREPORT)

사실 관계 마저 선명하지 않은 주장으로 논란을 덮으려 드는 KBS의 행보. 이런 식으로 이승만 다큐 방영을 강행할 것이고 도청 의혹도 구렁이 담넘어가듯 없던 일로 하려는 듯 KBS 내부의 반발도 무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영방송 기자에게 '도청 의혹'이 불거졌다는 건 기자이라는 이름에 낯부끄러운 일이고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당연히 느껴야할 문제인데 무얼 믿고 저리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인지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은 알 길이 없습니다.

한선교가 들고 나온 민주당 회의 녹취록을 두고 한선교와 KBS는 계속 자신들의 입장을 번복해 왔습니다. 한선교는 현재 면책특권을 내세워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고 KBS는 당초에 김인규 사장이 '벽치기'는 전통적인 취재방식이라고 우겼다가 경찰이 벽치기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자 핸드폰을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 3자의 도움을 얻어 취재했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도청은 없었다는 식으로 발뺌하는 상황이지요.

그들에게 '발뺌'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기자가  경찰 조사 후 당일 사용한 휴대폰과 노트북을 분실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기'도 정도껏 해야지 KBS 전체의 명예가 실추될 수도 있는 시기에 하필 휴대폰과 노트북을 동시에 분실했다? 그런 말도 안되는 뻔뻔한 변명이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공영방송 KBS가 그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를 두고 증거인멸 가능성까지 조사하겠단 뜻을 시사했습니다.

도청이 아니라 귀대기 취재라고 주장했던 KBS 김인규 사장 (이미지출처 : 오마이뉴스)

최근 도청과 해킹 문제로 청문회에 나가는 등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글로벌 언론이 있습니다. 바로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그룹입니다. 도청 파문으로 '뉴스 오브 더 월드'가 폐간된데 이어 '뉴스코퍼레이션'이 911 희생자 가족의 핸드폰을 도청한 의혹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영국 위성방송 BSKYB 인수를 철회하는 등 그룹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미디어그룹의 기반이 흔들릴 만한 파문에 휩싸인 것입니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폐간은 언론 소비자의 힘을 보여준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168년 역사의 일요신문, 칼보다 더 무서운 펜을 무기로 하는 언론사가 국민들의 빗발치는 여론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던 도청 사건은 생각 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였습니다. 최소 사천건 이상의 전화 통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을 받는 '뉴스오브더월드'의 피해자는 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를 참고하세요).

흥미로운 건 영국에서 '뉴스오브더월드'가 폐간되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이 '불매운동'이라는 점입니다. 자신들의 판매 수익을 위해 왕족이든 연예인이든 범죄 피해자든 가리지 않고 도청하고 해킹한 비양심적인 언론 '뉴스오브더월드'는 언론으로서의 자긍심 조차 망각한 최악의 신문이었습니다. 전세계 최고 미디어 재벌의 시커먼 양심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각종 소셜미디어에 해당 신문에 광고를 싣는 광고주 연락처를 퍼트리며 불매운동을 하기에 이릅니다.

최근 도청 의혹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루퍼트 머독

분노한 사람들의 항의 메일을 받은 광고주들은 다음날 즉시 광고를 철회했고 이 부분이 '루퍼트 머독이 신문을 폐간하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범법에 분노한 시민들의 행동도 시민들의 항의에 당장 광고를 철회한 광고주들의 판단도 또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즉각 폐간을 결정한 신문사의 행동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일례로 몇년전 조중동 불매운동, 언소주의 활동이 어떤 판결을 받았는지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7월 15일 알려진 바로는 경찰에 자진출두한 KBS 기자 장모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고 합니다. 예정되지 않은 시간에 자진출두했으나 심야조사는 거부했고 당시 사용하던 전화기와 노트북이 아닌 다른 기기를 경찰에 제출한 이유에 대해 문의했지만 대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말바꾸기도 몇차례, 이젠 한 사람의 기자에게 혐의가 집중되자 KBS는 어떻게든 위기에 처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듯 사건축소에 몰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론은 필연적으로 독자들과 긴밀한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습니다. 부당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엔 그에 응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물며 시청자들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라면 더욱 더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계속 되는 말바꾸기를 보며 사람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직감하고 있습니다. 매일밤 TV를 켤 때 마다 마주쳐야 하는 KBS 뉴스의 해명,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는 걸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당신들의 얄팍한 속셈과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이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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