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요즘은 어느 사극에나 개망초꽃이 등장하기에 들판에 널리 퍼진 우리 고유의 꽃처럼 인식되지만 본래 그 꽃은 1899년경 경인선이 건설될 때 우리 나라에 들어온 외래종입니다. 안 그래도 쳐들어온 외세가 못마땅하던 백성들에게 외국 목재를 따라 들어온 이 꽃이 예쁘게 보일 리 없었겠죠. 덕분에 예쁜 이름도 아닌 '개망초'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로마 기병들의 전투 장면을 닮은 전투신이나 폭약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삼국시대 영웅이 개망초꽃을 만지작거리는 장면처럼 요즘 사극은 사극이라기 보다 현대극의 컨셉을 담은 이야기라 해야할 듯합니다.
왜곡이나 사료에 맞느냐 이런 부분은 완전히 뒤로 하고 둘째치고 하여튼 '계백'은 이야기 자체로는 재미있는 컨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댓글을 단 네티즌들도 지적한 대로 백제 '의자왕'은 패망 군주이긴 하나 폭군이거나 자질 떨어진 군주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의자왕과 삼쳔궁녀' 이야기는 완전히 날조된 이야기고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하며 최근 밝혀진 사료를 보면 최후의 순간까지 의자왕이 방탕한 생활을 했다기 보다 끝까지 전쟁을 지휘했다고도 합니다. 그런 시대를 재조명하는 이야기니 흥미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어제 첫회 방송에서 단연 화제가 된 인물은 단언코 사택황후 역의 오연수 아닐까 싶습니다. 두번째로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나 위제단의 두령을 맡은 귀운(안길강)과 무진(차인표)입니다. 세 사람은 애니메이션에서나 볼까 싶었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목소리 톤을 바꾸고 발성까지 바꾸는 등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사택왕후 역할의 오연수는 눈꼬리를 치켜세운 표독스런 화장으로 측천무후가 연상되는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금 드라마 '계백'은 왕체제가 아닌 황제의 체제이기 때문에 무왕(최종환)의 아내는 선화황후(신은정)라 불리우고 사택씨는 사택비로 불립니다. 둘째 부인이긴 하나 백제 최고 귀족인 사택씨 집안의 여성답게 후궁대접을 받는게 아니라 정비 자격으로 궁에 있는 것같습니다. 드라마 '근초고왕'에서 채택한대로 제 1왕후나 제 2왕후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을 보아하니 다른 '후궁'들도 많은데 사택비는 유일하게 왕후 자격으로 불리는 듯하더군요. 하여튼 화장 만큼이나 독특한 설정입니다.
연기자 오연수는 그리 독하거나 사악한 얼굴이 어울리는 연기자가 아닙니다. 처음 드라마 '계백'의 프로필 사진을 볼 때는 화려하고 사나운 오연수의 화장이 어울리는 듯도 했지만 실제 드라마를 방영하고 보니 독하고 냉정한 그 역할과 화장은 분명 어색하긴 하더군요. 조근조근하게 무왕을 설득하고 얼음 송곳처럼 위사좌평을 겁박하는 모습은 대사 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이 사택비의 캐릭터는 복잡하다 싶을 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사택비의 캐릭터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왕과 조정 대신들이 의자의 태자 책봉을 놓고 의논하는 자리에 나타나 무왕이 사택비의 아버지이자 대좌평인 사택적덕(김병기)를 유배하라 명하자 위사좌평이 무왕의 말을 따르지 못하게 합니다. 겁도 없이 그 많은 대신들 앞에서 왕의 체통을 상하게 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무왕과 단둘이 있는 자리에 있게 되자 그들을 거스르지 말라며 눈물을 보이고 선대왕처럼 무왕이 암살되지 않길 바란다며 은근히 협박합니다. 왕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어르고 달래는 그 캐릭터는 정말 시선을 뗄 수 없습니다.
사택적덕과 함께 무왕의 위사좌평을 교체하란 이야길 나눌 때는 더욱 가관입니다. 신라 여인의 치마폭에 싸여 좌지우지되는 왕이 진심으로 불쌍하다며 눈물짓는 그녀는 애국자인지 사이코인지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백제순혈주의자'라는 그녀의 프로필 설정처럼 백제를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다는 사택비는 황후와 왕자를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습니다. 선화황후가 명색이 황후라는데 궁 안에서 조차 산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니 사택비와 위제단이 상당히 극성이었단 뜻일 것입니다.
백제를 위해서는 왕의 뜻도 꺾을 수 있고 암살도 아무렇지 않은 사택비와 위제단. 황후 암살에 실패한 수하들을 독침으로 살해하는 귀운의 캐릭터나 황후를 첩자로 몰아 죽이려는 사택비는 공통적으로 '국수주의자'입니다. 그중에서도 목적을 위해서는 과격한 행동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극우파이기도 합니다. 사택적덕을 비롯한 귀족층이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은 그들의 본질이 현대의 극우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뜻합니다. 즉 백제를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점이 똑같습니다.
그러나 설정에 의하면 사택비의 성격은 그들 극우파와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첫사랑이었던 무진을 불러 목숨을 도모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라 권유하는 사택비의 마음은 진심으로 보입니다. 무왕이 의자왕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죽게 되면 사택비는 태후의 위치로 궁안에 남아있게 됩니다. 계백, 무진, 사택비, 은고(송지효), 의자왕의 연결고리가 이 과거의 관계로 인해 완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선화황후가 죽어도 무진이 살아날 수 있는 건 이 사택비 덕분이 아닐까요.
사택비는 진심으로 백제를 위하는 마음이 크기에 때로는 그 마음에 빠져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모진 마음을 먹을 수도 있는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나쁜 놈'이라는 귀운이나 사택적덕과는 그런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후에 의자왕이 왕위에 오를 때도 아들 교기(진태현)의 단점과 의자왕의 장점을 비교하여 오히려 편을 들어줄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즉 정치관이 다른 한명의 정적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 봅니다. 적인가 하면 아군, 아군인가 싶으면 적이 되는 이런 조커 캐릭터야 말로 드라마를 재미있게 이끌고 나갈 견인차가 되겠죠.
냉정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좌우를 사로잡는 사택비의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메이크업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연수라는 배우와 어울리지 않는 화장인데다 극중 인물의 성격이 안 그래도 쌀쌀맞은데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평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긴 하지만 무표정의 오연수가 지긋이 상대방을 응시하는 것 만으로도 열혈 국수주의자의 느낌이 부각되는 면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기도 연기지만 장면장면의 이미지 연출을 중요시하다 보니 등장 만으로 그림이 되기는 하더군요.
황후와 왕자를 지키지 못한 사군부 달솔을 문책하는 무왕 옆으로 나타난 사택비는 눈을 내리깔며 달솔의 입을 막아 버립니다. 위제단의 우두머리이자 배후인 사택비가 궁의 장군들과 연계되지 않았을 리는 없습니다. 무왕이 사군부 달솔을 죽인 것은 궁내에 천지인 위제단과 사택씨들이 이런식으로 자신을 위협하지 말라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말 한마디 없는 사택비의 내리깐 눈에 질려 사택비와 위제단의 실체를 밝히지도 못하고 죽는 달솔을 보니 이런 화장도 필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귀운 역의 안길강씨가 첫등장하며 새된 목소리로 '전멸했군'이란 대사를 뱉을 땐 솔직히 전율이 흐르더군요. 저 배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싶을 정도로 감탄했습니다. 지금까지 맡은 배역들이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는 게 너무 대단합니다. 백제는 실제로 귀족들, 대성팔족의 위세가 대단하여 왕권을 위협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택비라는 캐릭터는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일텐데 의자왕의 강력한 왕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왜곡이나 사료에 맞느냐 이런 부분은 완전히 뒤로 하고 둘째치고 하여튼 '계백'은 이야기 자체로는 재미있는 컨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댓글을 단 네티즌들도 지적한 대로 백제 '의자왕'은 패망 군주이긴 하나 폭군이거나 자질 떨어진 군주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의자왕과 삼쳔궁녀' 이야기는 완전히 날조된 이야기고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하며 최근 밝혀진 사료를 보면 최후의 순간까지 의자왕이 방탕한 생활을 했다기 보다 끝까지 전쟁을 지휘했다고도 합니다. 그런 시대를 재조명하는 이야기니 흥미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쓸쓸하게 개망초꽃을 만지작거리는 계백
지금 드라마 '계백'은 왕체제가 아닌 황제의 체제이기 때문에 무왕(최종환)의 아내는 선화황후(신은정)라 불리우고 사택씨는 사택비로 불립니다. 둘째 부인이긴 하나 백제 최고 귀족인 사택씨 집안의 여성답게 후궁대접을 받는게 아니라 정비 자격으로 궁에 있는 것같습니다. 드라마 '근초고왕'에서 채택한대로 제 1왕후나 제 2왕후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을 보아하니 다른 '후궁'들도 많은데 사택비는 유일하게 왕후 자격으로 불리는 듯하더군요. 하여튼 화장 만큼이나 독특한 설정입니다.
사이코를 보는 듯한 사택비의 절절한 눈물
연기자 오연수는 그리 독하거나 사악한 얼굴이 어울리는 연기자가 아닙니다. 처음 드라마 '계백'의 프로필 사진을 볼 때는 화려하고 사나운 오연수의 화장이 어울리는 듯도 했지만 실제 드라마를 방영하고 보니 독하고 냉정한 그 역할과 화장은 분명 어색하긴 하더군요. 조근조근하게 무왕을 설득하고 얼음 송곳처럼 위사좌평을 겁박하는 모습은 대사 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이 사택비의 캐릭터는 복잡하다 싶을 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사택비의 캐릭터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왕과 조정 대신들이 의자의 태자 책봉을 놓고 의논하는 자리에 나타나 무왕이 사택비의 아버지이자 대좌평인 사택적덕(김병기)를 유배하라 명하자 위사좌평이 무왕의 말을 따르지 못하게 합니다. 겁도 없이 그 많은 대신들 앞에서 왕의 체통을 상하게 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무왕과 단둘이 있는 자리에 있게 되자 그들을 거스르지 말라며 눈물을 보이고 선대왕처럼 무왕이 암살되지 않길 바란다며 은근히 협박합니다. 왕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어르고 달래는 그 캐릭터는 정말 시선을 뗄 수 없습니다.
궁의 실세로 무왕을 아이처럼 다루는 사택비
백제를 위해서는 왕의 뜻도 꺾을 수 있고 암살도 아무렇지 않은 사택비와 위제단. 황후 암살에 실패한 수하들을 독침으로 살해하는 귀운의 캐릭터나 황후를 첩자로 몰아 죽이려는 사택비는 공통적으로 '국수주의자'입니다. 그중에서도 목적을 위해서는 과격한 행동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극우파이기도 합니다. 사택적덕을 비롯한 귀족층이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은 그들의 본질이 현대의 극우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뜻합니다. 즉 백제를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점이 똑같습니다.
무진과 사택비는 과거 연인 사이, 어떤 영향을 끼칠까
사택비는 진심으로 백제를 위하는 마음이 크기에 때로는 그 마음에 빠져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모진 마음을 먹을 수도 있는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나쁜 놈'이라는 귀운이나 사택적덕과는 그런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후에 의자왕이 왕위에 오를 때도 아들 교기(진태현)의 단점과 의자왕의 장점을 비교하여 오히려 편을 들어줄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즉 정치관이 다른 한명의 정적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 봅니다. 적인가 하면 아군, 아군인가 싶으면 적이 되는 이런 조커 캐릭터야 말로 드라마를 재미있게 이끌고 나갈 견인차가 되겠죠.
매력적인 캐릭터, 메이크업은 왜 그랬을까
냉정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좌우를 사로잡는 사택비의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메이크업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연수라는 배우와 어울리지 않는 화장인데다 극중 인물의 성격이 안 그래도 쌀쌀맞은데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평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긴 하지만 무표정의 오연수가 지긋이 상대방을 응시하는 것 만으로도 열혈 국수주의자의 느낌이 부각되는 면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기도 연기지만 장면장면의 이미지 연출을 중요시하다 보니 등장 만으로 그림이 되기는 하더군요.
황후와 왕자를 지키지 못한 사군부 달솔을 문책하는 무왕 옆으로 나타난 사택비는 눈을 내리깔며 달솔의 입을 막아 버립니다. 위제단의 우두머리이자 배후인 사택비가 궁의 장군들과 연계되지 않았을 리는 없습니다. 무왕이 사군부 달솔을 죽인 것은 궁내에 천지인 위제단과 사택씨들이 이런식으로 자신을 위협하지 말라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말 한마디 없는 사택비의 내리깐 눈에 질려 사택비와 위제단의 실체를 밝히지도 못하고 죽는 달솔을 보니 이런 화장도 필요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귀운 역의 안길강씨가 첫등장하며 새된 목소리로 '전멸했군'이란 대사를 뱉을 땐 솔직히 전율이 흐르더군요. 저 배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싶을 정도로 감탄했습니다. 지금까지 맡은 배역들이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는 게 너무 대단합니다. 백제는 실제로 귀족들, 대성팔족의 위세가 대단하여 왕권을 위협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택비라는 캐릭터는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일텐데 의자왕의 강력한 왕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728x90
반응형
'한국 드라마 이야기 > 계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백, 무진을 죽인 의자의 광기 슬픈 최후를 위한 징조 (4) | 2011.08.17 |
---|---|
계백, 계백과 의자의 운명을 암시하는 사택황후의 사랑 (2) | 2011.08.09 |
계백, 낯익은 아역배우들의 열연 시청률 올려줄까 (8) | 2011.08.02 |
계백, 선화공주와 서동의 로맨스 정말 비극일까 (7) | 2011.07.27 |
계백, 미드같은 프로필 사진 그 기대감 충족될까 (12) | 2011.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