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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사극 전문 배우라고 할만한 배우들은 그렇게까지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한주에 사극이 3-4편 이상 방영되는 시기에는 조연급 인물들 몇몇은 겹치기 출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겹치기가 아니라도 사극 발성이 현대극 발성과는 달라 한번이라도 사극 '맛'을 본 연기자들을 선택하게 되어 있고 그러다 보면 다른 사극에서 봤던 사람들 또다시 보게 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KBS 대하물의 남자주인공은 최수종, MBC 장편사극의 남자주인공은 이서진이란 공식이 생겼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드라마 '계백'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사극과 같은 유형의 사극을 제작하다 보니 스토리라인이 비슷하고 출연자들도 어디선가 본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류의 퓨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지만 새로운 드라마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겠죠. '주몽'의 김병기, 송지효, 오연수, '선덕여왕'의 정성모, 전노민, 안길강, '이산'의 이서진 등 퓨전사극의 단골 출연자들을 보며 달리 기대감을 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제 방영된 3회부터는 주연배우들의 어린시절이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잃고 을녀(김혜선)와 그의 아들 문근(이민호)와 가족을 이뤄 살게 된 계백(이현우)은 술집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술주정뱅이가 된 무진(차인표)에게 술과 고기를 사먹입니다. 은고(박은빈)를 마음에 두고 있던 계백은 동네 왈자들이 가짜 보이차를 팔자 은고와 초영(한보배)에게 망신을 당하고 결국 왈자들과 한판 붙습니다. 벌써부터 장군이 되었을 때 수하로 부릴 인물들을 끌어들이다니 미래의 대장군답습니다.
사비궁에 사는 의자(노영학)는 바보 행세를 하며 계모인 사택황후(오연수)에게 문후를 드린다 소동을 피웁니다. 동생 교기(서영주)는 그런 형을 못마땅해 죽이고 싶어하고 아버지 무왕(최종환)은 그런 아들을 그닥 신경써서 돌보지 않습니다. 사택황후는 10년이 넘도록 바보짓을 하는 의자가 진짜 바보인지 바보인 척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경계합니다. 의지할 곳 없는 의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허술하게 보이는 것 말고는 없는데 바보로 사는 지금도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합니다.
성인배우들이 기존 사극에서 얼굴을 알린 사람들이었듯이 아역배우들 역시 다른 드라마에서 익숙해진 수준급 연기자들입니다. 흔히 시청률 견인차라 불리던 사극 속 대표 아역들이 총출동한 것도 같습니다. '천추태후', '짝패', '선덕여왕' 등 히트한 드라마의 주연급 아역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끔씩 성인 연기자 보다도 나은 연기를 보여준단 평을 받는 아역 배우들 위기에 빠진 드라마 '계백'의 구원투수가 될 지 두고볼 일입니다.
보통 드라마의 아역 시기는 한 드라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극중 주인공이 어째서 그런 포부와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데 또 어떻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그려주기도 하고 주인공이 강인해지는 모습과 위인으로 성장해나가는 고통을 묘사해 주기도 합니다. 때로 그 아역들과 성인 연기자의 갭이 지적되곤 하는 건 성인이 된 주인공이 아역의 캐릭터를 이어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종종 아역들이 성인 캐릭터의 컨셉에 맞춰 연기를 펼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짝패'에서 거지아이 천둥 역할을 했던 노영학은 의자왕의 아역을 맡아 능청스레 사택황후에게 문후를 갑니다. 사택왕후가 어머니 선화황후(신은정)을 간첩으로 몰아 죽게 하고 아버지를 힘쓰지 못하게 하는 원흉이란 걸 알면서도 내게 어머니는 사택황후 한분 뿐이라며 문후라도 여쭙게 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의자왕의 와신상담이라 해야할까요. 사방이 모두 적인 사비궁에서 교기의 외할아버지인 대좌평(김병기)의 위세가 대단한 그곳 백제에서 천치인듯 모자란듯 여기저기 서성이는 왕자는 전혀 원대한 야망같은 건 숨기지 않는 사람같습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늘 툴툴거리는 봉마루 역할을 했던 서영주는 그 곱고 예민해 보이던 얼굴을 약간은 사납게 바꿔 살기를 띤 교기 왕자 얼굴로 변신했습니다. 어린 시절 사냥해온 토끼를 한칼에 죽이던 잔인함이 아직 떠나지 않은 듯 형을 앞에 두고 혀를 뽑고 귀를 막고 싶다 말하는 교기는 정말 의자를 죽여버릴 것만 같습니다. 어린 봉마루의 얼굴이 예민해 보이기는 했지만 못됐다는 느낌은 주지 않았는데 이 '교기'라는 캐릭터는 마음 속 깊이 독기가 똘똘 뭉친 것만 같습니다.
'천추태후'에서 헌정왕후 황보씨의 아역을 맡았던 박은빈은 1998년에 데뷰한 노련한 아역 배우입니다. 오랜 연기 경력답게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등에 꾸준히 출연했고 이번에는 의자왕과 계백 사이를 오가는 여인 은고의 아역을 맡았습니다. 총명하고 목적이 뚜렷한 은고는 상단 출신으로 사택황후의 총애를 받게 되는 인물입니다.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따뜻하게 주인공을 감싸줄 은고의 역할은 송지효와 어쩐지 잘 오버랩될 것도 같습니다. 가장 잘 선택한 아역 중 하나 아닌가 싶군요.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의 아역을 맡았던 이현우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선덕여왕'에서는 어린티가 나서 아직 아이같단 느낌이 강했는데 3년 사이 이미 청년의 느낌이 나더군요. 연기력도 성장해서 이제는 의젓하게 술주정꾼이 된 아버지를 걱정하는가 하면 의붓어머니 을녀의 마음까지 생각해줄 줄 아는 소년 역할을 해냅니다. 은교를 마음에 두고 술주정을 하는 모습은 곧 유승호 못지 않은 성인 연기자로 받돋움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항상 아역 연기자들이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 성인 연기자들이 그 인기를 갉아먹는다고 합니다. 요즘은 아역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주연급 성인배우 보다 나은 연기력을 보여줄 때도 많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시청률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는 것이겠죠. 이미 스타로 성장한 성인 연기자에 비해서는 신선한 얼굴임에도 능숙한 연기를 펼쳐 매력적으로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첫회의 시청률이 예상 만큼 높지 않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드라마 '계백', 아역들의 열연이 위기에 처한 드라마를 되살릴 수 있을 지 한번 기대해 봅니다.
드라마 '계백'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사극과 같은 유형의 사극을 제작하다 보니 스토리라인이 비슷하고 출연자들도 어디선가 본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류의 퓨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지만 새로운 드라마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겠죠. '주몽'의 김병기, 송지효, 오연수, '선덕여왕'의 정성모, 전노민, 안길강, '이산'의 이서진 등 퓨전사극의 단골 출연자들을 보며 달리 기대감을 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제 방영된 3회부터는 주연배우들의 어린시절이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잃고 을녀(김혜선)와 그의 아들 문근(이민호)와 가족을 이뤄 살게 된 계백(이현우)은 술집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술주정뱅이가 된 무진(차인표)에게 술과 고기를 사먹입니다. 은고(박은빈)를 마음에 두고 있던 계백은 동네 왈자들이 가짜 보이차를 팔자 은고와 초영(한보배)에게 망신을 당하고 결국 왈자들과 한판 붙습니다. 벌써부터 장군이 되었을 때 수하로 부릴 인물들을 끌어들이다니 미래의 대장군답습니다.
사비궁에 사는 의자(노영학)는 바보 행세를 하며 계모인 사택황후(오연수)에게 문후를 드린다 소동을 피웁니다. 동생 교기(서영주)는 그런 형을 못마땅해 죽이고 싶어하고 아버지 무왕(최종환)은 그런 아들을 그닥 신경써서 돌보지 않습니다. 사택황후는 10년이 넘도록 바보짓을 하는 의자가 진짜 바보인지 바보인 척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경계합니다. 의지할 곳 없는 의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허술하게 보이는 것 말고는 없는데 바보로 사는 지금도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합니다.
성인배우들이 기존 사극에서 얼굴을 알린 사람들이었듯이 아역배우들 역시 다른 드라마에서 익숙해진 수준급 연기자들입니다. 흔히 시청률 견인차라 불리던 사극 속 대표 아역들이 총출동한 것도 같습니다. '천추태후', '짝패', '선덕여왕' 등 히트한 드라마의 주연급 아역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끔씩 성인 연기자 보다도 나은 연기를 보여준단 평을 받는 아역 배우들 위기에 빠진 드라마 '계백'의 구원투수가 될 지 두고볼 일입니다.
그냥 아역이 아니라 이미 주연급 배우들
보통 드라마의 아역 시기는 한 드라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극중 주인공이 어째서 그런 포부와 목표를 가지게 되었는데 또 어떻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그려주기도 하고 주인공이 강인해지는 모습과 위인으로 성장해나가는 고통을 묘사해 주기도 합니다. 때로 그 아역들과 성인 연기자의 갭이 지적되곤 하는 건 성인이 된 주인공이 아역의 캐릭터를 이어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종종 아역들이 성인 캐릭터의 컨셉에 맞춰 연기를 펼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짝패'에서 거지아이 천둥 역할을 했던 노영학은 의자왕의 아역을 맡아 능청스레 사택황후에게 문후를 갑니다. 사택왕후가 어머니 선화황후(신은정)을 간첩으로 몰아 죽게 하고 아버지를 힘쓰지 못하게 하는 원흉이란 걸 알면서도 내게 어머니는 사택황후 한분 뿐이라며 문후라도 여쭙게 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의자왕의 와신상담이라 해야할까요. 사방이 모두 적인 사비궁에서 교기의 외할아버지인 대좌평(김병기)의 위세가 대단한 그곳 백제에서 천치인듯 모자란듯 여기저기 서성이는 왕자는 전혀 원대한 야망같은 건 숨기지 않는 사람같습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늘 툴툴거리는 봉마루 역할을 했던 서영주는 그 곱고 예민해 보이던 얼굴을 약간은 사납게 바꿔 살기를 띤 교기 왕자 얼굴로 변신했습니다. 어린 시절 사냥해온 토끼를 한칼에 죽이던 잔인함이 아직 떠나지 않은 듯 형을 앞에 두고 혀를 뽑고 귀를 막고 싶다 말하는 교기는 정말 의자를 죽여버릴 것만 같습니다. 어린 봉마루의 얼굴이 예민해 보이기는 했지만 못됐다는 느낌은 주지 않았는데 이 '교기'라는 캐릭터는 마음 속 깊이 독기가 똘똘 뭉친 것만 같습니다.
'천추태후'에서 헌정왕후 황보씨의 아역을 맡았던 박은빈은 1998년에 데뷰한 노련한 아역 배우입니다. 오랜 연기 경력답게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등에 꾸준히 출연했고 이번에는 의자왕과 계백 사이를 오가는 여인 은고의 아역을 맡았습니다. 총명하고 목적이 뚜렷한 은고는 상단 출신으로 사택황후의 총애를 받게 되는 인물입니다.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따뜻하게 주인공을 감싸줄 은고의 역할은 송지효와 어쩐지 잘 오버랩될 것도 같습니다. 가장 잘 선택한 아역 중 하나 아닌가 싶군요.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의 아역을 맡았던 이현우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선덕여왕'에서는 어린티가 나서 아직 아이같단 느낌이 강했는데 3년 사이 이미 청년의 느낌이 나더군요. 연기력도 성장해서 이제는 의젓하게 술주정꾼이 된 아버지를 걱정하는가 하면 의붓어머니 을녀의 마음까지 생각해줄 줄 아는 소년 역할을 해냅니다. 은교를 마음에 두고 술주정을 하는 모습은 곧 유승호 못지 않은 성인 연기자로 받돋움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항상 아역 연기자들이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 성인 연기자들이 그 인기를 갉아먹는다고 합니다. 요즘은 아역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주연급 성인배우 보다 나은 연기력을 보여줄 때도 많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시청률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는 것이겠죠. 이미 스타로 성장한 성인 연기자에 비해서는 신선한 얼굴임에도 능숙한 연기를 펼쳐 매력적으로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첫회의 시청률이 예상 만큼 높지 않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드라마 '계백', 아역들의 열연이 위기에 처한 드라마를 되살릴 수 있을 지 한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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