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有口無言

네이트 가입 안했거나 탈퇴했어도 유출

Shain 2011. 7. 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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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쩐지 개인정보 유출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지 아닌지 아리송한 시대입니다.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강요하는 기사도 많고 글도 많지만 속어로 '신상이 털렸다' 또는 '해킹당했다'는 말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옥션' 사건의 소송이 아직도 진행중이라 들었는데 이번엔 '네이트'가 해킹을 당했답니다.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사람들 네이트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간단히 털렸답니다.

어떤게 사실이고 어떤게 루머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확실한 건 소위 거대기업이라는 SK가 이번 사태를 정확히 언론에 밝히지는 않을 것이란 '경험에 의한' 의심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언론에 자신들의 과오를 축소하려 애쓸테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려 하겠죠. 개인정보가 유출된 개인들이 짜증을 내던 항의를 하던 일단 이 순간만 넘기면 되리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나름대로 '정상영업' 중인 네이트, 평화로워 보인다


제 기억에 개인정보 유출이 문제될 수 있으니 가입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신상정보는 사이트 DB에 저장하지 말자는 주장이 이미 90년대 말부터 있었습니다. 인터넷 사용자가 세계적으로 늘어나던 그 시기에 이미 정보 유출은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 예언 아닌 예언을 한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우리 나라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과거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인터넷 상의 10년이면 인터넷 지도가 수십번 변하는 엄청난 시간인데 아직까지도 나아지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모종의 이유로 3년전 쯤 모든 네이트 관련 사이트를 탈퇴했습니다(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시 핸드폰 통신사가 SK라 네이트와 SK가 연동되는 걸 보고 분통을 터트린 일이 있습니다. 내가 네이트를 탈퇴하겠다는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는 것 같아 짜증이 나더군요. 아마 SK 쪽에서 관리하고 통합한 사이트가 워낙 많아 이래저래 개인정보 공유를 동의하겠다는(동의 안하면 사이트 이용 못하게 한다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약정에 체크했을 지도 모릅니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더 큰 문제는 어쩌면 이 부분입니다. 네이트 닷컴에 통합된 사이트는 생각 보다 많습니다. 가깝게는 한국의 4대 포탈 중 하나였던 empas가 있고 과거에 통합된 사이트 중에는 유명 검색사이트였던 lycos, 넷츠고 등이 있습니다. 지금도 네이트 메인에서 그 네 사이트 아이디로 로그인이 됩니다. 라이코스, 넷츠고, 네이트에 가입되어 있지 않더라도 엠파스에 가입되어 있던 사람은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탈퇴했지만 유출되었다고 검색된다


사이트 통폐합에 따른 개인정보의 이전이 이런 문제점을 가져올 줄은 사용자들도 포털도 몰랐을 것입니다. 사이트가 사라질 때 자동으로 네이트에 가입이 된 것을 모르는 이용자도 있을 것입니다. 비슷하게 SK 정유를 비롯한 SK 오케이 캐쉬백, SK 텔레콤 등의 여러 통합사이트도 있으니 어쩌면 동일한 사용자 정보가 모든 사이트에서 공유되고 있을 지도 모른단 생각에 오싹하기도 합니다. 한곳이 '털리면' 여러 사이트가 동시에 유출되는 셈인 것입니다.

모르긴 모르지만 네이트 자체도 국내 포털 중에서는 가장 많은 로그인 사용자를 가진 사이트가 아닌가 싶은데 저처럼 네이트에서 분명 탈퇴했다고 기억해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과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게 이번 사태의 맹점인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미 3년전에 탈퇴한 제 개인정보를 네이트가 저장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empas의 개인정보였던 것이죠.

empas를 가입한 건 거의 10년전이라 당시의 메일은 이미 사용하지 않는 계정입니다. 덕분에 비밀번호를 바꾸기도 꽤 번거로울 듯하고 바꾸자면 또다시 나의 개인정보(핸드폰 등으로 인증하려면 번호를 입력해야함)를 네이트에 입력해야한다는 점이 껄끄럽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탈퇴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갱신하는 것 조차 불안한 시기인 것입니다. 네이트 측은 7월 30일 오전 앞으로는 주민등록번호와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회원가입을 받겠다 밝혀습니다.

보상 보다 2차 예방에 주력하겠다는 네이트, 더 밝혀야할 것은 없는가?


일각에서는 도토리를 구입하는 등 온라인에서 전자상거래를 한 이상 주민등록번호 저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부터 그 문제 때문에 주민등록번호를 저장했었다고도 합니다. 어떤 것이 루머인지 어떤것이 확실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론 인터넷에 입력된 개인정보는 어떤 식으로든 사고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털려고' 하는 자 앞에서 당해낼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은 흔치 않습니다.

저도 몰랐던 새에 유출된 개인 정보, 아마 다수의 사용자들이 네이트 가입자라 이미 유출을 확인하셨겠지만 저처럼 가입 안 했거나 탈퇴했기에 안심하셨던 분들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사이트 아이디 때문에 유출되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팝업 공지를 제외하곤 네이트는 현재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중입니다. 이 사이트가 정말 개인정보 유출된 사이트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평화롭고 자신들에 대한 비판도 찾아보기 힘들군요. SK 측은 하루 빨리 이 상황에 대한 발빠른 대처를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 유출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주소 : https://www.nate.com/nateInfo/noticeInfo.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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