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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송차옥에게 언론의 양심을 호소한 기하명의 선택

드라마 '피노키오'의 송차옥(진경) 부장은 한때 MSC와 재벌 간의 야합을 내부고발하려다 승진을 약속하는 부장(임병기)에게 설득당해 포기했다. 송차옥은 내부고발이 가져다줄 현실적인 끔찍함과 딱 한번 눈감으면 화려한 미래가 보장되는 회유 사이에서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은행에서 과장으로 일하던 남편 최달평(신정근)이 내부고발자가 된 후 어떻게 망가지는지 직접 보았기 때문에 송차옥은 더욱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13년 동안 딸 최인하(박신혜)에게 연락하지 않고 자신의 기사로 피해입은 사람들에게 모질게 대했던 것도 어쩌면 송차옥의 마지막 양심인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이해를 받는 바에야 차라리 '기레기'라고 비난받는 것이 더욱 마음 편하다는 그런 태도 말이다. 기자의 양심은 권력과 돈..

킬미힐미, 산만한 분위기는 마이너스 지성의 연기는 최고

'킬미 힐미'는 사전 정보를 거의 읽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접하게 된 드라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황정음의 돌발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는 기사는 얼핏 본 적이 나는데 그게 이 드라마를 말하는줄은 몰랐다. 내가 읽은 기사 내용은 기자들의 표현처럼 파격적이거나 충격적인 내용은 아니었고 연인과의 관계나 연기 경험에 대한 꽤 솔직한 인터뷰였던 걸로 기억한다. 황정음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중에 '이번 드라마는 남자 주인공이 빛나는 드라마'라는 발언도 있었다. 과연 어제 방송된 '킬미 힐미'를 보고 나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해리성 정체 장애, 다른 말로 하면 다중인격 증세를 설득력있게 연기하려면 배우 지성의 역할이 정말 중요했다. 범생이같은 '차도현'과 파괴적인 '신세기'를 완전히 다르게 연기하는 지..

'힐러', '오만과 편견', '펀치' 월화 드라마 세편의 치명적인 매력

월요일 밤만 되면 각 공중파 방송사 드라마를 다운로드 받느냐 정신이 없다. 방송 3사의 드라마 세 편 모두를 시청하기 때문에 최소한 두 편은 다운로드 받다 보면 한편당 60분이 넘는 방송시간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다. 그런데 월화 드라마 세편 모두 시청률이 고만고만한 만큼 대부분 볼만한 가치가 있다. 법조계의 문제를 다루는 '펀치'나 '오만과 편견'은 매회 마다 긴박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지고 밤심부름꾼 힐러와 언론 이야기를 다루는 '힐러'는 어딘가 모를 매력이 꽤 볼만하다. 각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초점이 다르지만 월화드라마 세편 모두 대한민국의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드라마의 특성답게 특정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가상의 이야기라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말..

떳다 패밀리, 돈 때문에 벌어지는 가족들의 블랙 코미디

연, 바람기의 상징인 지아코모 카사노바(Giacomo Casanova)께서 단한 사람의 사랑을 가졌다는 사실은 조금 뻔하면서도 흥미로운데 반대로 생각해 보니 그 많은 여자들을 사귀면서도 단 한명에게는사랑받지 못한 불쌍한 인생이란 해석도 된다. 바람기를 과다한 남성성 정도로 간주하는 사람도 많지만 알고 보면 여성을 최고로 대접할 줄 알았던 남자라고도 한다. - See more at: http://shain.tistory.com/245#sthash.CwWqtoDN.dpuf은행원 시절 횡령으로 감옥살이를 했던 소설작가 오헨리의 단편 중 '재물의 신, 사랑의 신'이라는 게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내일이면 떠나버린다며 부자 아버지에게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게 있다고 했던 아들은 아버지가 마차를 사서 길을 막아..

이유는 몰라도 그냥 특별한 90년대 '무한도전 토토가'

MBC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22.2%를 넘었단다. DMB 시청률은 80%를 넘었다고 하니 이 정도면 대박이다. 이미 한참전에 한물간 90년대 대중가요로 이 만큼의 놀라운 반응을 끌어낼 줄은 몰랐다. 활동 당시와 다름없는 기량을 선보인 가수들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고 아주 간만에 TV에서 만난 그들의 모습에 칭찬 일색이다. 이제는 쉽게 볼 수 없게된 가수들의 무대 하나하나가 주목받았고 방송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벌써부터 시즌2를 요청하는 시청자들이 나타났다.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90년대 추억팔이'에 불과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한 이유가 무엇일까?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고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솔직히 나는 그들의 공연이 좋았던 이유를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그냥 아주 오랜만에..

피노키오, 엄마 송차옥의 핸드폰에 담긴 무서운 비밀

기자가 '기레기'라고 비난받으면서도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기사를 쓰거나 대중의 말초적인 관심을 자극하는 기사를 쓰는 건 그런 기사를 써서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피노키오'는 MSC 앵커 송차옥(진경)이 오보를 쓰는 배후로 범조백화점 회장 박로사(김해숙)를 설정했다. 송차옥은 13년전 폐기물공장 화재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을 기하명(이종석) 가족에게 돌리는데 성공했고 그 대가로 방송국에서 승승장구했다. 이번에도 송차옥은 박로사의 부탁에 따라 경찰관 안찬수(이주승)에게 화재 사건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피노키오'는 그래도 드라마니까 아주 단순하고 명료한 구조로 언론의 배후가 설정되지만 대개의 실제 사건에서 기자들의 여론 물타기는 좀처럼 표시가 나지 않는다. 뭐 어쨌든 누군가를 희생양삼아 정말 비..

방송3사 연기대상 이변은 없어도 감동은 있었다

종종 연기대상에서 수상하면 배우들에게 어떤 점이 좋냐고 검색하는 시청자들이 있다. 자신의 연기로 큰상을 수상한다는 부분에서도 큰 영광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와닿는 수상의 좋은 점은 배우 등급이 올라간다는 점일 것이다. 조연급일 때는 출연할 작품만 있어도 감사하지만 수상 이후에는 작품 고르기가 좀더 쉬워지고 배역의 급이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 공중파 방송3사 연기대상 시상식이 배우들의 공헌도에 치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 배우가 드라마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시청률을 올려 큰 수익을 올려주었는가 또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방송사에 실적을 올려줄 것인지가 방송사 시상식의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모배우는 '대상'받을 것을 예약하고 작품에 출연했다는 루머가 돌았으니 말이다. 방..

2014 MBC 연기대상, 수상 거부의 참뜻이 좋았던 최민수의 문자메시지

2014년 MBC 연기대상은 별로 볼거리가 없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MBC '왔다 장보리'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시청률 성적이 좋지 않았고 프라임타임 드라마도 개인적으로 받을 사람이 뻔한 편이라이중에서 과연 대상을 줄만한 레벨의 연기자가 있나 싶기도 했다. 올한해 MBC 드라마는 주연급 보다는 조연급들의 활약이 대단하지 않았나 싶다. 작품성이든 시청률이든 어느 잣대로 평가해도 작품들이 고만고만하다 보니 최우수상이나 우수상 수상자들 보다 황금연기상 수상자 경쟁이 더 치열하지 않을까 싶었고 시상식 전부터 누가 후보로 올랐나 눈여겨 보고 있었다. 역시나 안내상, 최민수, 박상원, 전국환, 이덕화 등 드라마에서 꼭 필요한, 무게있는 역할을 했던 중견배우들 뿐이다. 수상자는 '왔다 장보리'의 안내상과 '오만과 편..

드라마의 현실 비판이 절실했던 한해 - 2014년 드라마 결산[2]

과거 조선 시대에는 놀이패들의 마당놀이나 판소리가 사회풍자의 역할을 했다. 구경꾼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욕설은 물론이고 지주 노릇하는 마름이나 양반층을 희화화해서 평소 말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것이 그런 놀이들의 속성이었다. 때로는 역할극이고 때로는 노래와 함께 하는 쇼였던 이런 놀이들이 우리 나라 드라마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고전 '심청전'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다룬 이야기라면 보고 있는 구경꾼들의 반응이 어땠을까? '춘향전'에 변사또의 악행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조선의 현실을 다른 나라에 빗대 이야기한 해학극도 많지만 구경꾼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없는 주제였다면 그 놀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의 속성이 판타지라도 현실에서 벗어난 드라마가..

전설의 마녀, 묘하게 박력있고 유쾌한 김수미의 젠틀맨

공중파 드라마에 많이 흥미를 잃었지만 주말 마다 챙겨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전설의 마녀'다. 한때 '삼시세끼' 본답시고 빼먹은 적도 있지만 이런 드라마의 장점은 언제 봐도 내용 파악이 쉽고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회부터 등장인물들만 봐도 전체 줄거리가 파악이 됐고 지금도 첫회의 예상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은 편이지만 그런 뻔한 줄거리 보다 더욱 재미있는 건 노련한 중견연기자들의 연기다. 연기경력 40년이 넘는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와 호흡이 잘 맞는 중년층 연기자들은 이 드라마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무엇 보다 특별출연 형식으로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하는 김수미의 영옥 캐릭터는 은근히 팬층이 두텁다(김영옥이 김수미의 본명이다). 오죽 하면 제작진에서 다음 주에는 영옥이 출소한다고 ..

영화 '국제시장'으로 불거진 허지웅 논란을 보며

나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전에 태어나서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국제시장'에 등장한 사건들은 아버지에게 할말이 많은 추억거리다. 고향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만 가면 전쟁 때 피난왔던 북쪽 사람들이 자리잡은 판자촌도 있었다고 했고 건너 마을에는 월남전에 파병갔다 일찍 죽은 사람도 있단다. 뭐 건너건너 아는 어르신들 중에는 독일에 건너갔던 노동자가 있고 누구는 이산가족찾기를 했다니 아마 아버지 또래에겐 그 영화의 소재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과거고 아픔일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자식들이나 손자들과 그 시절의 이야기를 오래 하는 경우는 드물다. 판자촌이 뭔지 모르는 손자에게 피난민의 판자촌을 설명할 방법은 별로 없었을테니까. 요즘 포털 뉴스를 읽어보면 이 영화 '국제..

피노키오, 기하명 생각 보다 쉽지 않은 언론에 대한 복수

기자 일이 어려운 건 '사실'과 '진실'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하나 뿐이라도 그 사실에 숨겨진 '진실'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기사는 육하원칙에 따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기술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이유'도 함께 기술해야한다. 그 이유를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느냐에 따라 편파적인 기사가 되거나 오보가 되기도 한다. 사건 당사자들의 입장이나 기자의 관점에 따라 진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사는 객관적으로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드라마 '피노키오'는 언론의 오보로 가족을 잃은 기재명(윤균상) 형제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첫회부터 지금까지 MSC의 송차옥(진경)은 조작된 오보로 기재..

펀치, 검사 박정환의 강력한 펀치는 어딜 향해야 하나

예전에 알던 사람 중에 '펀치'의 이태준(조재현) 검찰총장같은 인물이 있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에서도 그 목적을 향한 순수(?)한 집념이 너무도 강해 그 에너지를 따라갈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많이 비슷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태준처럼 경상도 사투리까지 썼다. 내가 언급한 그 사람은 소꼴을 베러가서 공부를 했다고 했을 만큼 대학교는 커녕 고등학교 조차 다니기 힘든, 그런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했고 어느 분야에서 권력의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서도 이태준과 매우 비슷했다. 이태준이 늘 허기진 사람처럼 짜장면을 탐욕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니 손으로 김치를 쭉 찢어 친한 사람 밥그릇에 올려놓던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랐다. 권력지향형 인물들 중에는 희한하게 비슷한 타입이..

크리스마스에 기억나는 그 영화 '가위손'

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크리스마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종교가 없는 까닭도 있겠지만 안 그래도 바쁘고 시끄러운 연말을 요란하게 보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놀이 문화라는 것이 술 아니면 노래방이 전부다 보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이들면서 점점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의 낭만 보다는 눈 때문에 미끄러지고 빙판과 흙탕물로 범벅이 된 길이 불편하단 생각이 더 강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뭔가 설레이고 뭔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떤 가족들은 선물을 주고 받고 어떤 연인들은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그러는 모습 만큼은 싫지 않았다. 나같으면 모이더라도 좀 더 한가한 곳에서 보다 조용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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