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전체 글 1827

피노키오, '다행이다 하명아' 언론에 농락당하는 안타까운 기재명의 인생

많은 눈이 내리면 길에 빙판이 생기고 해마다 방송사는 걷다가 넘어지는 사람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힐신고 미끄러운 길을 걸어 출근하는 고통도 알고 빙판길에서 넘어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된 어르신도 많다는 걸 알기에 사고가 나도 그냥 보고만 있는게 기자들의 할 일이라는 김공주 시경캡(김광규)의 말을 무조건 찬성하진 않습니다. 이미 많은 기자들이 기사 본래의 목적 보다 방송분량을 위해 보다 많은 행인들이 넘어지길 바라고 있고 때로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빙판길 행인 보도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노약자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촬영에선 범주(김영광)나 인하(박신혜)처럼 손잡아 주는 일도 해야하고 도와주는 장면 역시 좋은 방송거리가 된다고 생각할 ..

피노키오, 로맨스 보다 더 흥미로운 기자의 직업세계

아마 2007년 쯤으로 기억하는데 모언론사에서 선배 기자가 수습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선배기자 즉 이른바 '사수'가 회식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수습기자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으나 나중에 작성된 기사를 보니 사수 쪽이 먼저 폭행을 당해 쌍방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폭행 문제야 양측의 말이 다르니까 법적으로 해결할 부분이지만 당시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수습기자들의 지독한 수련과정은 비난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데스크, 캡, 일진, 사수, 수습기자로 이어지는 기자들의 서열과 '까라면 까야'하는 군대 보다 더 무서운 수습교육, 경찰서와 지구대를 돌며 두 시간 마다 한번씩 보고하고 목욕탕에 있든 화장실에 있든 간에 선배기자의 전화를 받아야한다는..

JTBC 손석희라도 열 번의 에네스 카야는 못 당한다

종편은 거들떠 보지 않던 제가 JTBC를 시청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손석희 앵커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했던대로 종편은 태생부터 불안했고 시청률도 낮았습니다. 지금도 어떤 종편은 하루 종일 북한 방송 만 내보내고 있습니다. '북한 없으면 종편은 먹고 살 수 없다'는 말 JTBC '5시 정치부회의'에서 나온 말이죠. 그러나 JTBC는 손석희 앵커가 사장으로 영입된 후 다른 종편들과는 많은 부분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각종 이슈에서 믿을만한 언론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잠시나마 공중파 방송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최근 손석희 앵커의 '뉴스9'이 '뉴스룸'으로 개편되고는 팩트체크, 앵커 브리핑 등으로 한층 더 발전한 뉴스쇼를 선보이게 됐죠. 손석희 앵커로..

미생, 오상식이 대답할 수 없는 계약직 장그래의 어려운 질문

지난주에 '미생' 안영이(강소라)의 통장 내역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대출금 때문에 반토막나긴 했지만 실수령액 365만원이란 월급은 평범한 중소기업 신입사원이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아니었죠.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라 명절이나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달은 훨씬 더 많은 금액이 입금될 것입니다. 300만원이 넘는 월급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판타지다 아니 실제 대기업 1년차 신입사원 초봉이 그렇다를 두고 진실 논란이 있었지만 '미생' 제작진 측은 2012년 실제 대기업 연봉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개 국어에 능숙하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안영이를 영입한 대기업의 대가는 그렇게나 대단했던 거죠. 그런데 같은 대기업에 근무한다고 해서 모두 그 정도 급여를 받는 건 아닙니다. 과거 '..

故 신해철 사망 미스터리, 살인마 보다 무서웠던 의사 신해철법으로 막을 수 있나

아직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마왕 신해철의 죽음. 11월 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신해철 사망 미스터리, 수술실에서 무슨일이' 방송을 기다리는 사람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죽음을 소재로 KBS는 11월 22일 '추적 60분'도 '마왕의 죽음, 네 가지 미스터리'를 방송했고 MBC 역시 11월 24일 'PD수첩'에서 '나에게 의료사고가 생긴다면'이란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갑작스런 장협착과 심낭 천공에 의한 죽음이라기엔 많은 부분 의심쩍은 그의 사망은 공중파 방송 3사가 의료사고와 의료소송의 문제점을 짚어보기에 충분한 테마였습니다. MBC와 KBS의 방송을 모두 시청한 다음 마지막으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방송도 비슷한 내용이었지만 다..

미생, 이 시대 직장인들을 위한 최고의 격려 '더할 나위 없었다'

예전에 일하던 직장에도 드라마 '미생'처럼 화상회의 장치가 있었습니다. 일부 임원들만 회의실에 모이면 다른 지방에 근무하는 임원들은 웹캠이 설치된 PC 앞에서 회의에 참석하는 방식이었죠. 요즘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인터넷 속도도 빨라져 영상통화하듯 실시간 중계하는 화상회의도 가능한 모양입니다만 그때 회의실에 설치된 모델은 초기형이라 화면도 작고 화질도 좋지 못했습니다. 반응 속도까지 느려 회의에 차질이 생길 땐 꽤 답답했었죠. 화상회의가 시범사업의 일부라 종종 그 시스템을 써야했는데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아무도 말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이미 그 사업에 꽤 많은 돈을 투자한데다 교체 후 이뤄지는 감사에서 왜 구형을 선택했느냐 하는 문제부터 비용, 책임 문제까지 거론되는게 꽤 부담스러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피노키오, 최달포 가족의 비극과 비슷했던 서해페리호 오보 사건

박혜련 작가가 드라마 '피노키오'를 쓸 때 어떤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지는 본인에게 물어봐야만 알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부터 소방대장 기호상(정인기)과 그 가족들에게 일어난 일이 어디서 본 것같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고 현장에 시장에서 사온 아이 신발을 가져가 촬영했다는 송차옥(진경)은 유사한 케이스를 읽어본 적 있지만 기호상 가족 이야기는 그 모티브가 선뜻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러다 세월호 관련 뉴스를 읽을 때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비극적인 선박 침몰사고이자 최악의 오보 사건이었던 93년 서해 페리호 사건 때 도주했다는 누명을 썼던 선장이 있었습니다. 사고 며칠 뒤 서해페리호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故 백운두 선장 이야기입니다. 1993년 10월 10일 발생한 서해페리호 침몰 사..

'비밀의 문'과 '왕의 얼굴' 어쩐지 비슷한 두 드라마를 보며

같은 광해군을 주제로 한 사극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어느 역사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느냐에 따라 보는 재미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사서를 즐겨 읽었다 해도 실존인물 모두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는 건 아니기에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더라 다시 책을 뒤져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물론 우리 나라 TV 사극은 대부분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데다 헌종, 순조, 문종 같은 인물은 보기 힘들고 광해군, 정조, 숙종 같은 왕들의 이야기만 집요하게 반복제작된다는 건 굉장히 아쉽습니다만 어쨌든 끊이지 않고 사극이 제작된다는 점에선 만족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방송되는 '사극'은 견디기 힘들게 지루합니다. 요즘 방송되는 사극은 역사적 배경만 달리 했을 뿐 극의 전개 방식이나 스타일이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이죠. 요즘은 왕인 아버..

피노키오, 서로 다른 복수를 선택한 형제의 불안한 미래

2013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타인의 마음이 들리는 초능력을 통해 살인의 가해자,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의 초능력이란 설정은 법의 모순과 이기적인 세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동시에 누구의 목소리든 들어주는 판타지 역할을 했습니다. '너목들' 박혜련 작가의 이번 드라마인 '피노키오'는 피노키오라는 가상의 증후군을 통해 언론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더군요. 주인공 최달포(이종석)는 기자들의 거짓말로 부모를 잃고 형을 잊어야했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인하(박신혜)와 함께 기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살아 있을 것이라 믿었던 아버지의 시신이 발견된 것을 알게 되자 기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다른 이유가 생겼습니다. 최달포는 ..

미생, 부러진 하이힐에 숨겨진 안영이의 비밀

제 기억에 정장을 처음 입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하이힐이었습니다. 정장을 입어야할 만큼 어려운 자리도 긴장됐지만 갑작스레 7센티 이상 높아진 세상에 적응하기도 힘들었고 오래 신으면 발가락이 아파 저녁 무렵엔 하루의 피곤이 두 배가 되곤 하더군요. '미생'의 배경인 종합상사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하이힐을 신습니다. 장백기(강하늘)의 혼잣말처럼 왜 여자들은 하이힐을 신을까요. 인터넷에서 비교사진을 제시하는 것처럼 하이힐을 신어야 다리가 더 예뻐보이는 까닭도 있을 것이고 무엇 보다 남자 정장에 운동화 보다 구두가 더 어울리듯 여성정장에도 단화 보다는 하이힐이 더 어울립니다. 요즘은 편한 복장을 내세우는 직장도 많지만 여전히 하이힐은 여성 직장인의 기본 스타일 중 하나입니다. 저는 다른 여성..

미생, 영업3팀은 천관웅 과장에게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가장이 받아온 특별 보너스를 세 덩어리로 나눠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 남편의 용돈으로 나누는 아내. 오차장(이성민)의 아내(오윤홍)가 남편의 승진 소식에 모처럼 여유있게 웃는 모습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보는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돈이 넉넉하면 좋으련만 어느 집이나 할 것없이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봉급은 모자라기 마련이고 자녀들과 남편의 몫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가는 어머니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우리'를 위해 그런 희생을 감내하는 것입니다. 사회 어디에나 이렇게 크고 작은 '우리'들이 있기에 가정이 굴러가고 나아가서는 기업도 돌아가는 법입니다. 물론 하나의 기업을 커다란 '우리'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기업 안에는 많은 조직이 있고 조직 내에는 크고작은 팀이 있습..

미생, '그래봤자 바둑'인데 최선을 다하는게 좋을까

신입사원들이 직장에서 만나게 되는 상사에는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소위 진상이라 불리는 상사부터 직장생활 몇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좋은 상사까지 직업의 종류 만큼이나 상사의 성격도 다양하죠. 그래서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임시완)는 신입사원 각각이 이겨내야하는 상사와의 갈등을 한판의 바둑에 비유하곤 합니다.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 제목의 의미처럼 완벽한 사람도 완전한 만남도 없으니 상사라고 해서 업무의 모든 걸 알고 있으리란 법이 없고 부하직원에게 많은 걸 가르쳐줄 수 있을 리도 없습니다. '미생'의 네 신입사원들은 각각 다른 유형의 상사들을 만나 각기 다른 방법으로 바둑을 둡니다. 그들의 바둑은 몇수 접고 시작하는 하수의 바둑이라 현대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갑을 관계와 비슷해 안타까움을 줍..

삼시세끼, 할머니 서진이 읍내에 꼭 가야하는 이유

사실 전 한옥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단아한 한옥과 암팡진 아궁이에 따뜻하게 장작불 지핀, 덤으로 구들장도 두껍고 튼튼한 온돌방을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뭔말인가 하시겠지만 이유는 단 하나 제가 직접 살아본 한옥은 너무 추웠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유리문으로 막아도 창호지 바른 미닫이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코가 시렸고 비내리고 바람불면 아궁이에 불지펴봤자 밤새 식어버리곤 했습니다. 더불어 요즘 한참 전원주택이라며 짓는 예쁘장한 집들도 개인적으로 참 별로라 생각하는데 전원주택이면 대부분 외딴집이고 외딴집이면 비바람과 추위에 강해야합니다. 말이 쉽지 허허벌판에서 한겨울 추위를 버틴다는 건 생각 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없는 시골에서 살려면 처마도 짧고 벽도 얇은 집으로는 정말 버티기 힘듭니다...

유나의 거리, 우리 모두가 진짜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감정과잉 연기에 지칠 때가 많습니다. 워낙 드라마 속 상황 자체가 극단적이라 극중 주인공이 악을 쓰고 대성통곡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기분에 따라서는 도무지 공감할 수 없을 때도 많습니다. 원래 연기라는 게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감정이나 대사를 정확히 전달하려면 다소 과장된 표정이나 몸짓, 큰 소리를 동반해야하지만 그래도 매일 울고 매일 소리를 질러대는 건 보기 부담스럽죠. 감정과잉의 연기가 많다는 건 그만큼 드라마가 자극적이라는 뜻과 같습니다. 거기다 TV 속에서 서민이 실종된 후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재벌가의 재산 다툼이나 복수같은 드라마 줄거리는 시청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가끔 서민이라며 등장하는 주인공도 기껏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수준..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