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소모품으로 쓴다는 말은 사용의 주체가 되는 당사자에게도 별로 기분좋은 말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한 기업의 운영자나 소유주도 아닌 중간 관리자가 한때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사람들 - 자신의 입사 동기, 선후배였던 사람들을 - 해고하고 인사이동시킬 때 아무 감정없이 쉽게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고 맡아야하는 일이라면 최대한 뒷탈없이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의 신' 황갑득(김응수)의 역할을 바로 그 '악역'입니다. 회사라는 조직을 일종의 기계로 비유하면 인력을 투입하거나 업무를 지시하는 황갑득같은 사람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계약직을 비롯한 사원들이 '소모품'이나 '부품'으로 취급되는 것은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의 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