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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유산, 웃프기는 한데 공감은 안되는 강진 기옥 커플

주말 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서 MBC가 KBS를 앞선 것은 아주 간만인 것같습니다. 삼대가 함께 사는 내용으로 연출되던 주말가족극은 KBS의 독점 영역처럼 여겨져왔고 동시간 경쟁 드라마가 없어 늘 독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곤 했습니다. 지난주 '백년의 유산'의 시청률이 '최고다 이순신'을 앞서면서 단단히 지켜오던 KBS 주말극의 아성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경쟁사의 드라마가 비호감이란 뜻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백년의 유산'의 인기가 폭발적이란 뜻도 됩니다. '백년의 유산'은 누구나 인정하면서 즐겨 보는 막장드라마라고들 하니까요. 돈 밖에 모르는 못된 시어머니 때문에 이혼하고 전 시누이가 삼년 동안 짝사랑하던 남자와 연인이 되는가 하면 재벌가 혼외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새며느리로 들였다가 모든게 폭로되..

나 혼자 산다, 혼자 가도 여행의 맛은 살아 있네

꽤 오래전에 밤바다를 보러 달린 적이 있습니다. 같이 어울려 놀던 사람들끼리 뜻이 맞아 가까운 바다로 차를 몰고 간 그날 돈도 충분치 않았고 시간도 넉넉치 않았지만 간만의 일탈이라는 점이 나를 들뜨게 했습니다. 겨울밤이라 날도 춥고 작은 차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타는 바람에 편안한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무엇 보다 그렇게 객기부리며 달려간 밤바다는 생각 보다 별로였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커먼 바닷물을 잠깐 바라보다 찬바람에 오들오들 떨었고 아침이 되자 바쁘게 돌아와야했죠. 날씨 춥다고 컵라면 한그릇을 사서 먹고 기름값 아낀다고 히터도 틀지 않은채 겨울 코트를 나눠 덮고 달린 그 겨울밤. 함께 갔다는 기억 자체는 좋았지만 그 친구들과 특별히 같이 한 일은 없었습니다. 사실 신혼여행, 가족여행, 연인과..

천명, 의붓아들을 스트레스로 죽게 한 문정왕후

계모 문정왕후가 자신의 의붓아들인 인종을 독살했다는 말이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이 독살설은 '심증'은 있어도 '물증'은 없는 상황입니다. 역사 자체를 명종과 문정왕후 중심으로 서술하기도 했고 문정왕후의 정치 개입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사대부들이 그녀에 대한 의혹을 부풀려 소문낸 경향도 있습니다. 탐욕스런 문정왕후가 능력도 없고 자격도 안되는데 정사를 그르쳤다고 강조해서 후대에 내명부의 정치 간섭을 배제하는 명분으로 썼던 것입니다. 말이 좋아 어머니고 아들이지 조선 왕실의 역사는 피를 나눈 친형제끼리도 반목해야했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삼강오륜의 도를 다해도 속으로는 대립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중종의 어머니 정현왕후가 자신의 아들을 위해 연산군의 폐위를 허락해야..

천명, 거북 구(龜)에 얽힌 비밀과 최원의 세가지 숙제

맛도 향도 색도 없다는 '짐독'의 정체가 무엇인지 현대인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언제 누구에게 암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렸던 왕족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짐독에 대비해 코뿔소 뿔을 가까이 두었습니다. 옛사람들은 짐독을 해독하는 성분이 코뿔소 뿔에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천명'에서는 가상의 새인 짐새로 세자 이호(임슬옹)의 암살을 도모하는 것으로 설정합니다. 민도생(최필립)은 김치용(전국환)이 보는 앞에서 이호에게 짐독을 먹인 동시에 연인인 월하(정윤선)를 시켜 코뿔소 뿔을 뿌린 생각편을 먹게 했습니다. 민도생 역시 최원(이동욱), 세자와 친밀한 사이였고 세자를 위해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나 연인이자 수랏간 궁녀인 월선이 민도생의 최대 약점입니다. 세자 암살을 거부했다간 자기 한 목숨이 죽는..

직장의 신, 통쾌한 미스김도 어쩔 수 없는 직장 딜레마

달력을 보니 오늘이 벌써 근로자의 날이더군요. 운좋게 연휴가 걸리지 않으면 휴가도 월차도 쓰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날씨좋은 5월 1일은 정말 꿀같은 휴일입니다. 비록 단 하루라 멀리 여행은 갈 수 없지만 칼퇴근도 마음놓고 할 수 없는 직장인들에겐 포기할 수 없는 하루가 오늘입니다. 직장인들이 무언가에 쫓기듯 열심히 업무를 하다가도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고 달력을 응시하는 건 어쩌면 퇴근하고 싶고 직장을 떠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먹고 살자면 무슨 일이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생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해야하는게 사람이고 그중에서도 한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의 역할은 더욱 막중합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도 많고 나홀로가족도 많아 '먹고사니즘'에 투신한 ..

진지희 흡연연기 논란 원칙적으론 안되는 일

어제 '흡연'이란 키워드로 두가지 뉴스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연기파 배우 김해숙이 자신의 연기 약점이던 목소리를 바꾸기 위해 흡연을 했다는 뉴스와 아동 연기자인 진지희가 '고령화가족'이란 영화에서 흡연 연기를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한 사람의 배우이고 연기를 위한 열정이라는 점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만 1999년생인 진지희까지 흡연 연기를 해야하는 것인지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아 뉴스를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배우 김해숙은 젊은 시절 목소리가 하이톤에 가는 목소리였습니다. 시청자들 중에는 하이톤의 목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분들도 많아 연기자로서는 약점이라면 약점이었죠. 특히 무게있고 카리스마있는 역할을 하는데는 방해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갖은 고생을 ..

국정원 뿐만 아니라 드라마 게시판도 댓글 전쟁

어쩌다 보니 이번에 방송되는 월화드라마는 모두 시청하게 됐습니다. 어차피 '본방사수'도 아니고 다운로드족이라 평소 보다 시청하는 드라마 한편이 더 늘어난 정도입니다. 덕분에 '닥터후'가 밀렸지만 직장인이라면 공감하지 않고는 못 배길 '직장의 신'이나 전설같은 판타지 '구가의 서'도 보고 있고 어릴 때부터 장희빈 매니아라 '장옥정 사랑에 살다'도 보고 있습니다. 취향이 선명한 편이고 딱 하나를 골라야한다면 물으면 두말없이 셋중 하나를 골라낼 정도로 각각의 드라마에 대한 생각도 뚜렷한 편입니다. 저는 어아무리 시청해도 이건 아니다 싶은 드라마는 도저히 좋은 말이 안나오니 특정 드라마에 대한 싫은 소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문제가 많아도 정이 드는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매주 '닥치고' 시청해도 ..

백년의 유산, 홍주를 떼내려는 방영자의 잔꾀 불가능한 이유

불리할 때는 모질게 괴롭히고 유리할 때는 잘 해주는 속마음이 유독 잘 드러나는 사람들이 있죠. 이렇게 필요에 따라 안면을 싹 바꾸는 사람들을 왜 '철면피'라고 하는지 방영자(박원숙)를 보면 그 이유를 알 것같습니다. 며느리 민채원(유진)을 정신병원에 감금하고 독설을 퍼붓다 못해 폭행까지했던 방영자가 이제와서 채원을 '아가'라 부르며 지난 잘못을 사과합니다. 나름 그 연기가 애틋해서 아무리 드라마지만 어떻게 저렇게까지 뻔뻔할 수가 있나 싶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오싹한 방영자의 눈물바람을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은 역시 못된 시어머니 역할은 박원숙씨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하는 점이었고 두번째는 여주인공 민채원이 또 저런 수작을 당하다니 제대로 호구 역할을 한다 싶었습니다(넘어갈리야 없지만). 채원을 몰래 아버..

백년의 유산, 새삼스럽게 떠오른 미세스박과 유진의 2년주기설

가난한 친정을 둔 며느리가 싫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가두고 불륜을 꾸미고 그것도 모자라 화재 사건을 조작해 사돈을 구치소에 가둔 시어머니, 속칭 '살모사' 엄마가 남들에게 얼마나 못되게 구는지 알면서도 아내를 괴롭히더니 이혼한 아내에게 재결합하자며 자살소동을 벌이는 남편, 몇년동안 짝사랑해온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자 그 여자를 괴롭히고 같이 죽자며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딸과 아이도 낳기 싫고 시아버지 제사에 참석하기도 싫다며 동창회 모임에 나간 며느리. '백년의 유산'의 방영자(박원숙) 가족은 듣기만 해도 엽기적인 괴상한 가족입니다. 국수집 며느리 도도희(박준금)와 공강숙(김희정)이 패악을 부리는 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끔찍한 가족이 방영자네입니다. 남들 앞에서 교양있는체 점잖은체 ..

백년의 유산, 세윤과 홍주의 발목을 잡는 '출생의 비밀'

드라마 '백년의 유산'과 같은 시간에 다른 방송국에서는 '출생의 비밀'이란 드라마가 방송된다고 하더군요.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여주인공이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희한하게도 드라마 '출생의 비밀'은 막장 드라마의 필수요소라는 기억상실, 삼각관계, 재벌, 출생의 비밀이 모두 다 나온다는 점에서 '백년의 유산'과 동일한 키워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출생의 비밀 중 일부가 이번주에 폭로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본 사람들은 백설주(차화연)의 아들이 이세윤(이정진)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백설주와 양춘희(전인화)는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으나 설주는 미국에서 귀국..

천명, 조선 초기 민중세력을 상징하는 야인 갖바치

드라마 '천명'에 상당히 재미있는 소품과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가상의 새로 알려진 '짐새'와 조광조와의 인연으로 널리 알려진 갖바치 천봉(이재용)입니다. 살모사같은 독있는 짐승만 잡아먹는다는 짐새로 술을 담그면 '짐독'이 되는데 그 짐독은 무색, 무취, 무미의 독으로 은수저로도 검출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는 짐독을 추출한 민도생(최필립)이 김치용(전국환)의 협박에 견디지 못해 세자 이호(임슬옹)의 탕약에 짐독을 넣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짐새가 뭔지는 몰라도 옛사람들이 사용한 짐독의 정체는 비소가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사람도 있고 파푸아뉴기니 섬에 사는 '피토휘'라는 독을 가진 새가 짐새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극중 문정왕후(박지영)의 인종 독살설 만큼이나 정체가 불분명..

천명, '대장금'과 '여인천하' 시대의 도망자 최원

드라마 '천명'에서 묘사되는 중종, 인종, 명종 시대는 정치적 음모와 권력이 뒤얽힌,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 중 한때입니다. 반정으로 왕이 되었으나 공신들의 기세를 단호하게 누를 수 없었던 중종과 한미한 가문 출신 문정왕후가 중종의 여러 후궁들을 겨루며 인종이 죽자 왕의 모후가 되는 과정 그리고 문정왕후의 독재로 굶주리고 고통받으며 도적떼가 되어야했던 조선 백성들까지. 혼탁한 이 시기를 배경으로 많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의 치세를 묘사한 '여인천하(2001)'와 중종이 가장 아꼈다는 어의녀 장금을 기반으로 창작된 '대장금(2003)', 난세를 살다간 의적이자 민중의 희망이었던 '임꺽정(1996)' 등. 드라마 '천명'은 한때 드라마 속 주인공이었던 역사속 인..

직장의 신, 그래 우린 소모품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다

사내 연애가 금지된 회사에서 남몰래 사귀는 건 생각 보다 고달픕니다. 일방적으로 짝사랑을 해도 티가 나는 게 사랑이고 같이 있는 모습만 봐도 들통나는게 남녀 사이의 감정인데 무심한 척 아무 사이 아닌 척 적당히 친하게 지내기란 생각 보다 쉽지 않습니다. 잠깐만 지켜봐도 둘 사이가 보통이 아니란 건 금방 눈치챌 수 있으니 직장 안에 소문이 나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상대방에게 친하게 지내는 파트너라도 있을 땐 대놓고 표현할 수 없는 질투와 불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사내 연애를 하다 임신까지 해버린 여직원 박봉희(이미도)의 처지는 그 중에서도 최악입니다. 애인 구영식(이영훈)은 월급을 차압당해 봉희의 월급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처지라 퇴사할 수 없습니다. 회사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비정규직 보..

구가의 서, 판타지와 현실을 이어주는 실존인물 이순신

우리가 흔히 아는 구미호는 인간의 간을 빼먹는 요물입니다. 구미호는 한밤중에 소나 말을 죽여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하고 사람들을 홀려 인간세상을 희롱하기도 하는 간사한 존재로 묘사되곤 합니다. 간혹 어떤 구미호는 인간을 너무나 사랑해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사랑했던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무섭게 원수를 갚거나 피토하는 원망을 담은채 슬피 울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이런 구미호의 이미지는 주로 조선 시대에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구가의 서'에 등장한 구미호는 인간 여성에게 배신당하는 남자 구미호라는 점에서는 기존 구미호와 같으나 색다르게 달빛정원에 살며 산을 지키는 신수로 묘사됩니다. 중국에 전하는 기이한 이야기 중에는 신이 된 구미호 호조사도 전하고 고조선의 이야기를 담은 '규원사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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