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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도 '아이리스 2'를 다운받을 수 없게 된 이유

어제 우리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이버테러로 일부 방송국과 은행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은행은 몇시간 동안 정상영업을 할 수 없었고 KBS, MBC를 비롯한 방송국은 전산망 마비로 인해 홈페이지를 비롯한 많은 업무 서버가 다운되었습니다. 밤새도록 환하게 불을 밝히고 보안 작업과 복구 작업에 매진한 곳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정부에서는 북한의 사이버테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일부 IT 전문가들은 서유럽 해커집단인 '후이즈'가 이번 사이버공격의 배후라 추측합니다. 일설에는 그들이 남긴 메시지로 보아 조만간 대규모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 합니다. 개인적으로 사는 지역이 지역이다 보니 사이버 테러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도시에 있어도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니고 급하게 은..

마의, 현대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의원 백광현

천하다고 무시당하던 마의에서 조선의 지존을 치료하는 어의가 된 의원 백광현. 드라마 '마의'의 주인공 백광현(조승우)은 신분의 한계와 차별을 극복하는 영웅캐릭터입니다. 실존인물 백광현을 모델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이미 많은 부분 사실과 다르게 판타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진짜 백광현은 몰락한 양반 백철명의 후손이었고 무관 일을 하며 중인 신분으로 살았습니다. 민간에서 명성을 떨치다 마흔살이 다된 나이에 천거로 치종교수가 되고 숙종 3년에 어의가 되었습니다. 한마리 말로 인해 의원의 길을 밟기 시작해 조선 최고의 신의가 되었다는 모티브만 사실이고 나머지는 백프로 창작입니다. 그러나 사실 관계 왜곡에도 불구하고 '마의'는 충분히 매력있는 드라마입니다. 신분 고하를 따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사람을 살리려는 ..

백년의유산, 떼쓰는 아이들같은 부부 김철규와 마홍주

통속극의 재미는 뻔하고 쉽게 예상 가능한 이야기에도 있지만 한눈에 파악되는 캐릭터에도 있습니다. '백년의 유산' 등장인물 중에는 개성있는 사람은 많아도 예측불가능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는 드뭅니다. 중년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가 많이 없어 순정남 민효동(정보석)이나 오빠야를 연발하는 양춘희(전인화), 육십 노총각 강진(박영규)같은 캐릭터가 신선하게 다가오기는 합니다만 뜬금없이 이해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그런 타입들은 아닙니다. 허세많고 속물스런 큰며느리 도도희(박준금)부터 억척 둘째 며느리 공강숙(김희정)이나 건어물녀 엄기옥(선우선)까지 한번쯤 어디서 봤을 법한 캐릭터들이 이 드라마의 재미죠. 흔치는 않아도 전형적인 마마보이 김철규(최원영)도 어디선가 한번쯤 부딪혀봤을 법한 그런 남자입니다. 한편 김철규의 ..

마의, 백광현이 찾아낸 백석구와 강지녕의 면천 방법

아무리 요즘 '사극'이 역사를 벗어난 판타지가 되었다지만 각종 인터넷 뉴스나 시청자 의견을 볼 때 마다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마 속 시대에 대한 몰이해가 드러난 기사가 검증없이 그대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시청자 쪽에서 역사에 익숙하지 않아 드라마 내용에 반발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조선왕조에 '숙희공주'라는 작호를 받은 공주는 없으나 '마의'의 숙휘공주(김소은)를 '숙희'로 알고 있는 기자들이 다수이고 극중 강지녕(이요원)이 다시 관비가 되어야하는 상황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사람들(링크 참고)도 많습니다. 예전에 포스팅(백광현처럼 바꿔치기해서 살아난 박팽년의 손자)했던대로 백광현(조승우)과 강지녕의 출생이 뒤바뀐 건 박팽년의 손자였던 실존인물 박비와 그 집안..

마의, 실존인물 백광현 보다 부각된 '출생의 비밀'

제 기억에 이병훈 PD가 찍은 드라마 중 '출생의 비밀'을 설정한 사극이 거의 없습니다. 백제 무왕의 이야기를 다룬 '서동요(2005)'에서 부여장 서동(조현재)이 자신이 백제의 왕자라는 걸 모른채 평민으로 살지만 진짜 무왕이 그렇게 살았으니 출생의 비밀(이하 출비)이라기는 힘듭니다. 이병훈 PD의 작품이 아닌 '선덕여왕(2009)'같은 사극에서 중국에서 자란 덕만(이요원)이 자신이 신라의 공주라는 것을 모르고 자라는 걸로 설정되었으나 그 역시 덕만의 어린 시절이 '역사적 공백'이라 가능했고 선덕여왕의 폭넓은 경험을 과시하기 위한 장치일 뿐입니다.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극에서 출비는 자칫 왜곡 논란에 시달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입니다. '대장금'이나 '광개토대왕'처럼 출생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

돈의화신, 기억을 되찾은 이차돈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

베토벤의 운명이 흘러나오는 원장실. 이쑤시개로 조심스럽게 번데기를 하나하나 집어 먹는 그 남자는 번데기와 와인을 함께 하는 그 시간이 특별하게 음미합니다. 고소하고 담백한 번데기의 맛도 맛이지만 톡 터트리며 씹는 그 순간이 중요하다는 듯 눈을 감고 입 안에서 번데기를 심오하게 터트리는 고명한 원장(김병옥). 번데기를 유난히 사랑하는 원장의 독특한 습관은 마치 고문과 학대를 즐기는 캐릭터를 음식으로 승화시킨 듯 예술적이기까지 합니다. 고문기술자 출신 요양원 원장의 미친 성격과 돈이면 뭐든 다 되는 기묘한 풍경이 드러난 그 장면이 정말 기발하다 싶더군요.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드라마 속 세상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근무시간에 음악 감상하며 와인 한잔을 즐기는 그 공간은 원장의 집이 아닌 사무실이고 원장이 회..

백년의유산, 독신이라면 공감할 혼자 사는 양춘희의 설움

흔히들 솔로인 사람들은 짝을 찾고 싶어 안달났을 거라 생각하곤 하지만 아주 오래 독신으로 살아온 사람들은 오히려 그 부분에서 태연합니다. 짝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혼자 되면 그 허전함을 못 이기지만 계속 솔로였던 사람은 나름 혼자 사는 법에 적응해 오히려 남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내심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심심해서 기혼자들을 불러내 술자리를 갖기도 하고 한번씩 미팅을 시켜달라 조르기도 하지만 대개는 독신들에게도 그들 만의 생활패턴이 있고 살아가는 방식이 있습니다. 혼자 살면 무조건 외롭다는 시선도 사람들의 편견일 뿐이죠. 극중 육십세 노총각 강진(박영규)은 어쩌다가 그 나이까지 혼자 살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솔로 생활에 잘 적응 중입니다. 먹고 살려고 피아노 조율부터 노래강사까지 안하..

백년의유산, 예사롭지 않은 새 며느리 마홍주 그 무서운 비밀

앞으로의 내용이 예측불가능이라서 좋은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한눈에 다음 전개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내용이 뻔해서 재미있는 드라마도 있죠. '백년의 유산'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쉬운 이야기 전개가 재미있는 드라마고 앞으로의 내용은 그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대로 막장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의 몰락입니다. 방영자는 착한 며느리 민채원(유진)을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불륜으로 몰아 괴롭히다 못해 아버지까지 엮어 이혼시키는 바람에 아들 김철규(최원영)와 딸 주리(윤아정)의 사랑을 망쳐놓고 말았습니다. 이세윤(이정진)을 오래 짝사랑했던 주리는 방영자가 세윤과 채원에게 한 짓을 알고 경악했지만 이미 때늦은 일이었죠. 어머니를 닮아 이기적인 구석이 있는 주리는 애초에 민채원이 억울한 일을 당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습니..

7급공무원,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는 말의 진정한 뜻

드라마 시청률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수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대개 10시 이후 방영되는 드라마에 비교적 많은 제작비가 투자되고 그 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 생각하곤 하지만 실제로 하루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매일밤 8시 30분에 방송되는 '힘내요 미스터김'으로 평균 시청률은 30퍼센트가 넘습니다. 방송 3사가 경쟁적으로 방송하는 수목드라마들 중 15%의 시청률을 넘긴 드라마는 단 한편도 없고 '아이리스2'와 '7급공무원'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우리사는 세상'이나 '6시 내고향' 보다도 시청률이 낮습니다. 그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7급공무원'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추노(2010)'의 천성일 작가 드라마에다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주원과 연기자..

마의, 의원 백광현의 인생 앞으로 남은 이야기는

조금전에 50부작 드라마 '마의'가 1회 연장해 3월 26일 51회로 마무리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지난 달엔 작가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겨울 내내 촬영하느냐 배우와 스텝들의 고생이 많아 연장은 무리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1회 연장에 합의한 모양이더군요. 다른 드라마에 비해 등장인물들도 유난히 많은 드라마였고 아직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 남은 시간이 너무 짧지 않나 했지만 1회라도 연장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마의 백광현(조승우)이 한방외과술의 기적을 일궈내고 왕실 어의로 성공하는 기본 줄거리 말고도 이 드라마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어제는 백광현의 치료를 거부하는 인선왕후(김혜선)와 인선왕후를 설득하기 위해 출생의 비밀을 터트리려는 강..

마의, 백석구의 딸 강지녕이 관비가 되어야 하는 이유

'마의'에서 가장 악평을 받는 인물은 이명환(손창민)이 아니라 인선왕후(김혜선)입니다. 고집스레 백광현(조승우)을 막고 현종(한상진)과 대립하는 인선왕후는 연기력 논란과 더불어 이해불가능한 캐릭터란 의견까지 보태서 악역 아닌 악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천한 마의 출신으로 의관이 된 이명환은 드라마 초반부터 소현세자(정겨운) 암살에 연루될 수 밖에 없던 상황이나 강도준(전노민)과 달리 권력자들에게 편승할 수 밖에 없던 정황이 잘 드러났으나 인선왕후는 어떤 이유로 외과술을 반대하고 정성조(김창완)와 이명환 무리를 편애하는지 설명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의'는 숙종 시대의 기록을 현종 시대에 맞춰 극화했기 때문에 몇몇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실존인물과 맞지 않습니다. 인선왕후는 어떤 면에서 가장 손해를 본 ..

백년의유산, 양춘희 엄씨가문 큰며느리 테스트를 받다

흔히 사위가 처가에 살갑게 굴면 아들같은 사위라고 합니다만 딸과 사별한 사위를 아들처럼 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둘 사이에 자식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외손주들 덕분에 연락은 끊기지 않아도 딸이 살아있을 때처럼 가까이 지내기는 힘들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딸같은 며느리' 보다 훨씬 힘든게 '아들같은 사위'를 보는 거라고 하죠.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엄팽달(신구) 집안의 큰사위 민효동(정보석)은 아내를 잃었지만 딸 채원(유진)을 데리고 삼십년 가까이 처가살이를 했습니다. 장모님인 김끝순(정혜선) 여사는 민효동을 친아들 보다 더 챙기고 따뜻하게 대합니다. '백년의 유산'에서 중년의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는 민효동과 양춘희(전인화) 커플은 때로 주인공인 민채원, 이세윤(이정진) 커플 보다 인기가 높습니다...

돈의화신, 헤롱헤롱 복재인과 '슈달' 이차돈 최고의 코믹콤비

마약 단속을 하러 나온 검사와 마약을 밀거래 중이던 악당이 싸움을 벌이고 오늘 따라 손님많다며 즐거워하던 레스토랑 사장은 싸우다가 터져버린 마약 가루를 뒤집어씁니다. 매장의 손님은 달아나고 직원들도 무섭다며 사라져버린 그 난장판 속에서 환각 성분에 취한 레스토랑 사장은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몽롱한 환상을 봅니다. 금방이라도 복재인(황정음)의 입에서 '아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네요'라는 말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습니다. 꽃을 움켜쥔 범인은 단속반과 아름다운 발레를 추고 아름다운 외모의 신입 검사는 마약 범죄자와 커플 댄스를 춥니다. '돈의 화신'이 돈과 욕망에 대한 흥미로운 코미디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제 방송된 마약 단속 장면이 지금까지 본 내용 중 가장 코믹하고 유쾌했습니다. 마약에 취한 복재인은..

돈의화신, 돈의 왕국에서 쫓겨난 이차돈 왕자의 수난기

왕권국가였던 나라치고 불운한 왕자와 공주 이야기가 전하지 않는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만 해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채 독살당했다는 소현세자가 있었고 숙부의 반란으로 목숨을 위협받았던 경혜공주가 있습니다. 프랑스에는 역사적으로 잘못한 것 없이 단지 왕자라는 이유로 불행해진 루이17세도 있습니다. 이렇게 '비운의 왕자'나 '비운의 공주'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왕족들은 본래는 자기것이었던 권리나 특혜를 박탈당했거나 고귀한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두가 평등하다는 현대사회에서도 '빼앗긴 자들'에 대한 동정 만은 여전하죠. '돈의 화신'은 여러모로 우화같은 블랙코미디입니다. 주인공 이차돈(강지환)은 본래 부동산재벌인 이중만(주현)의 아들로 누구 보다 많은 돈을 상속받을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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