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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27

170억으로 연출한 '출생의 비밀'과 국정원의 '신파극'

이런저런 자잘한 구설로 언론에 오르내려서 그렇지 이다해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입니다. 장혁도 '뿌리깊은 나무(2011)'나 '추노(2010)' 등으로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입니다. 나이먹을수록 카리스마가 강해지는 오연수나 환갑이 다 되어도 광기어린 열정을 잘 표현하는 김영철, 자제된 연기가 매력인 김승우나 능청스러운 캐릭터에 최적인 이범수 등 KBS '아이리스 2'의 연기자들은 대부분 훌륭한 배우들입니다. 편견이 생기기 쉬운 아이돌 스타가 영입되긴 했지만 그 역시 드라마와 잘 섞여 있어서 굳이 함량 미달이라고 지적할 정도는 아니구요. 한국 드라마는 역시 배우 빼면 남는게 없습니다. 경쟁작인 MBC '7급 공무원'의 주연도 꽤 괜찮은 연기자들입니다. 장혁 만큼 오래되진 않았지만 자질과 매력은 절대 뒤떨어지지..

마의, 갈라진 두 마의의 운명과 마지막 걸림돌 인선왕후

박팽년의 손자인 실존인물 박비와 그를 대신해 관아의 노비로 보내진 여종의 딸은 참 기이한 인연의 끈을 타고났습니다. 남의 운명을 대신 산다는 것 만큼 드라마틱한 일도 없지요. '마의'의 백광현(조승우)은 본래 죽을 목숨이었지만 자신의 운명을 대신 살아준 강지녕(이요원)으로 인해 목숨을 건지고 의관이 되었습니다. 운명을 바꿔준 양아버지 백석구(박혁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절대 지녕의 비밀을 폭로하지 않으리라 맘먹습니다. 동갑내기 광현과 지녕의 운명은 마치 한쌍인 듯 특별하게 엮여가고 있습니다. 광현과 지녕의 운명 만큼 대조적인 것이 바로 마의 백광현과 이명환(손창민)의 삶입니다. 광현처럼 천재적인 마의였고 똑같이 혜민서 의생이 되었으나 어떻게든 마의 출신임을 숨기고 양반층에 편입하려 했던 명환은 소현세자..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홈페이지 출범하다

아침에 트위터를 들어가보니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드디어 '국민TV'의 홈페이지가 오픈(http://kukmin.tv/)했습니다. 그동안 가칭으로 활동하며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발기인 모집과 발기인 대회 개최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던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드디어 공식 창구를 개설한 것입니다. '국민TV'의 소식지인 '새로운방송'과 각종 티저 영상으로 기다리던 사람들을 애가 타게하더니 드디어 그 모습이 가시화되려나 봅니다. 2월 28일까지 형식에 맞춰 발기인을 모집하고 발기인대회는 2013년 3월 3일 오후 3시 서울특별시청 신청사 8층에서 열릴 것이라 합니다. 대안언론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에 '국민TV'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공영방송과 많은 민간 방송이 권력과 재력의 잣대에서..

마의, 숙휘공주의 현옹과 백광현의 사람을 살리는 칼

사극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드라마 속 시대의 한계와 문화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요즘은 현대인 취향에 맞춘 트렌디 사극이 많고 발성까지 현대극 발성이라 사극이라기 보다 한복입은 시대극 코스프레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시대의 가치관과 문화를 잘 표현하는 묘사는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지난주 '마의'에서는 두창이 창궐하면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두창을 견뎌내는지 보여주었습니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별효과없는 미신이고 자기 만족일 뿐이지만 특별한 약도 처방도 없는 두창을 조상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죠. 숙휘공주(김소은)처럼 숙종은 두창을 앓고 완치된 적이 있습니다. 한달 동안 두창을 앓던 숙종은 마지막 단계에서 현옹 때문에 약도 물도 마시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처합..

백년의유산, 국수집 자녀들이 엮은 발칙한 불륜 드라마

예전에 어른들은 못된 짓을 하면 자식들이 그 죄를 받는다고 그랬습니다. 나쁜 짓을 해도 천벌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그런 권선징악적인 이야기가 얼마나 잘 맞는지 몰라도 최소한 드라마에서는 못된 엄마의 못난 아이들은 사랑에 상처를 입거나 사업에 실패하게 됩니다. '백년의 유산'의 방영자(박원숙)는 마음에 안드는 며느리 민채원(유진)을 쫓아내기 위해 일억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화재를 일으켰고 방영자에게 복수하려 이혼을 미루던 채원은 아버지 민효동(정보석)을 구하기 위해 이혼을 선택합니다. 채원을 사랑하던 김철규(최원영)는 폐인이 되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태죠. 거기다 세윤(이정진)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던 주리(윤아정)는 다시 한번 단단한 마음의 장벽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게 ..

7급공무원, 판타지와 달라도 너무 다른 김서원의 미인계

어릴 때는 스파이하면 면책특권을 가진 멋진 사기꾼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장난감 권총에 장난감 선그라스를 쓰고 '7급 공무원'의 한길로(주원)처럼 007를 꿈꾸는 어린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제법 첩보원의 역사를 읽어봤단 애들은 남자는 제임스 본드, 여자는 마타하리라며 역할 분담을 해주기도 했죠. 007이란 암호명의 제임스본드가 최첨단 무기를 이용해 본드걸과 작전을 수행하듯 여자 스파이도 똑같이 정보를 빼내려니 했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 스파이들은 남자와 달리 '미인계'를 담당하는 경우가 꽤 많더군요. 원조 여자 스파이로 알려진 마타하리가 진짜 스파이 역할을 했다 안했다 말은 많지만 어쨌든 그가 정보제공자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건 무용수로 활약한 경력과 뛰어난 미모 덕분이었습니다. 영화 '색, 계..

대결(Duel, 1971), 트럭이 아닌 한마리 짐승과의 싸움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 생활 패턴은 아무래도 영화 보다는 드라마에 알맞습니다. 지역적으로 개봉하는 영화를 때맞춰 관람하기도 힘들 뿐더러 DVD나 블루레이를 보다는 TV를 켜고 작업하는게 여러 모로 편리합니다. 때로는 다운로드받은 파일을 아이팟같은 것을 이용해 시청하다 보니 멋진 화면으로 만들어진 영화 보다는 이야기 위주의 드라마가 훨씬 효율적이기도 하죠. 오늘 포스팅하려는 영화 TV 무비 '대결(Duel)'도 어떻게 보면 영화가 아니라 영화 형식의 TV 드라마라 어떻게 분류해야할지 모르겠군요. 'Duel'은 1971년 11월 13일 ABC 방송에서 처음 방송되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스피븐 스필버그의 데뷰작인 이 영화를 절대 놓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Richard M..

7급공무원, 절대로 안 지워지는 임예진과 최강희의 화장

나이든 어르신들 중에는 높은 사람에게 '사바사바'하면 안될 일도 된다고 믿고 있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은밀한 뒷거래나 로비로 쉽게 되는 일도 있고 친분을 빙자해 부정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여전히 있습니다만 최소한 일개 7급 공무원이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건 힘든 일이죠. 뭐 80년대까지는 급수 높은 공무원이 윗사람에게 연줄을 대서 입김 넣는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는데 요즘 세상에 그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되는 일은 아닙니다. 최근 밝혀진 7급 공무원의 '진짜 업무'를 들어보면 그만한 영향력이 있던 시절이 있긴 있었나 싶습니다. 국정원 직원 김서원(최강희)는 한때 자신의 국정원 동료였던 한길로(주원)를 대상으로 진심과 거짓말이 오가는 오락가락 첩보 업무를 펼치고 있습니다. ..

마의, 경신대기근과 전염병 조선왕 현종을 울리다

조선 역사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같은 전쟁이 아닐까 싶지만 그것 보다 더욱 끔찍했던 것은 자연재해였습니다. 바로 현종 때의 '경신대기근(1670-1671)'과 숙종 때의 '을병대기근(1690-1691)'입니다. 이 시기는 소빙하기에 해당하던 때라 조선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대기근이 있었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던 시기입니다. 조선 현종은 즉위 초반부터 계속된 가뭄과 흉작으로 끊임없이 속을 끓이고 고민했습니다. 오죽하면 현종이 후궁을 둘 수 없었던 이유가 백성들의 고통 때문이라 추정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현종 시기는 서인과 남인의 당파싸움, 예송논쟁이 한참이던 때이기도 합니다. 백성들은 굶어죽는데 신하들은 말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현종은 후궁을 두고 싶어도 머리가 아파 그럴 겨..

'알통크면 보수' 진보와 보수를 체격으로 분류한 MBC

요즘에도 유행하는 '혈액형별 성격'은 재미삼아 읽어보는 심심풀이에 불과하지만 1900년대 초반에는 진지하게 연구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우수한 민족이 열등한 민족을 지배해야한다는 정치적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그 근거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던 시절이었고 그 과정에서 혈액형 우생학이 탄생했습니다. 우수한 품종을 교배해 품질좋은 농산물을 만들어낸다는 '우생학'이 일부 인종과 혈액형의 우월함을 과장하기 위해 이용되었다는 것은 슬픈 인간의 역사입니다.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 생물학적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된다고 주장하는 것 만큼 원시적인 것도 없죠. 어제 2월 1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과거의 '나치 우생학'을 떠올릴 만큼 웃기는 보도가 방송되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하면 '보수,진보 체질 따로 ..

마의, 두창에 걸린 숙휘공주 백광현이 치료할까

현대사회에서 천연두나 페스트는 인류가 정복한 질병들 중 하나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천연두를 치료할 수있는게 아니라 대부분 예방주사를 맞기 때문에 발병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일단 발병해도 증상에 맞춰 처치를 하기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호흡기로 전염되던 천연두는 한번 발병해서 나으면 면역이 생겨 안전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적당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죽고 말았습니다. 잉카같은 고대문명도 천연두 때문에 멸망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고 한때는 천연두균을 이용해 생화학 무기를 만든다고도 했었죠. 숙종은 장희빈과 인현왕후 사이를 왔다갔다한 성질급한 왕으로도 유명하지만 천연두(두창)에 걸렸다 나은 왕으로 유명합니다. 조선왕실은 전염병이 돌면 왕부터 피신시키도록 조치했습니다. 거주하는 궁을 옮기고 도성에 사..

백년의유산, 딸과 아들의 인생을 망친 방영자의 승리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몇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 기회가 로또나 유산상속같은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어떤 일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도 기회라면 기회입니다. 한편으론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를 얻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기회를 잃는 일이 될 수도 있죠. '백년의 유산'의 민채원(유진)은 이혼으로 어둡고 슬펐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얻은 반면 채원의 남편이던 김철규(최원영)는 철없는 마마보이인 자신의 삶을 바꿀 기회를 영영 잃고 말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방영자(박원숙) 여사의 음모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방영자는 혼자서 오래 고생하며 사업을 일으킨 만큼 다른 어머니들 보다 유난히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방영자에게 김철규는 아들이라기 보..

드라마 속에서 묘사된 '반도'와 '반도인'

가끔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읽다 보면 도저히 거북해서 받아들이기 힘든 표현들이 있습니다. 욕설을 섞어 만든 신조어도 있고 특정인의 죽음을 빗대 만든 유행어 그리고 웬만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쌍욕이 범람하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눈쌀이 찌푸려지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또 스트레스까지는 아니지만 보면 불쾌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반도'와 '반도인'입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그 단어들을 몹시 싫어하셨고 80년대까지도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반도'라 부른다며 분노하시는 걸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일흔살 정도 나이차이가 나셨던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를 직접 겪으신 분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한 면은 육지에 연결된 땅'을 뜻하는 '반도(半島)'라는 말은 영어 단어 'peninsu..

백년의유산, 복받은 가족들의 흥미진진한 가업 전쟁

어제 방영된 '백년의 유산' 최고의 장면은 아름다운 꽃중년의 로맨스와 익살스런 노총각의 심술이었죠. 민채원(유진)의 이혼으로 유치장에서 풀려난 민효동(정보석)은 자신의 방면을 위해 애써준 양춘희(전인화)에게 꽃다발을 주며 고백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자석키스'를 하려는데 그 장면을 본 육십세 노총각 강진(박영규)이 '이게 무슨 막나가는 시츄에이션'이냐며 소리를 지릅니다. 옥탑방 오빠야는 양춘희에게 나한테 눈웃음 흘리며 유혹할땐 언제고 지금은 전봇대 오빠야랑 이러느냐며 두 사람이 사귀는 걸 효동의 장모인 김끝순(정혜선)에게 이르겠다고 노발대발합니다. 아이들 다 키워 결혼시킨 중년이라고 사랑하지 말란 법도 없고 환갑 다된 총각이 사랑에 설레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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