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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SOS' 찐빵소녀 판결 사회고발 프로그램 수준을 높여라

공중파 방송의 의무 중 하나는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입니다. 드라마와 예능이 TV 프로그램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요즘이지만 상업방송이든 세금을 받고 운영되는 공중파 방송이든 '사회고발'은 방송의 기본적인 공적 책임입니다. 최근 들어 기존에 인기를 끌던 시사 교양프로그램이 폐지되었고 일부 케이블 방송의 고발 프로그램은 아예 짜고 찍는 프로그램으로 선정적인 내용이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국민TV방송'이나 '대안언론'은 이런 문제들에 공감하기 때문에 지지받은 아이디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사회고발 프로그램은 공공영역에 집중되어야할 프로그램의 시선을 일부 개인들에게 주목시켜 화제 불러모으기에 급급합니다. 공적 영역과 전혀 상관없는, '맥도날드 할머니'를 비롯..

마의, 현대외과의를 뛰어넘는 침의 백광현의 활약

예전에 방영된 드라마 '허준(1999)'에서 허준(전광렬)이 스승 유의태(이순재)의 시신을 해부하는 장면은 진실여부를 두고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한방의학의 최고 약점은 인간의 몸을 직접 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방의학은 체질과 이론에 맞춰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기본 원리라 외과 치료를 비롯한 중증 질병엔 효율적이지 못하단 평가를 받습니다. 허준은 기본적으로 그런 한방을 익힌 의원이었고 몸에 칼을 대는 행위를 살인과 동일시하던 조선시대라 허준의 해부 장면은 당연히 가짜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또 당시의 의학 수준이 맹장염같은 수술이 필요한 병은 그냥 죽는병으로 인식될 정도였으니 허준이 스승의 배를 갈라 공부했다는 구전(실제로 그런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합니다)은 그냥 허준의 위대한 ..

청담동앨리스, 한세경은 가난한 꽃뱀이고 신인화는 능력있는 여자?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는 사랑과 돈에 대한 판타지입니다. 이 판타지의 기본 질문은 이런 것입니다. 타고난 능력이나 노력은 뒤떨어지지 않는 한 젊은 여성이 아무리 애를 써도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타고난 환경이나 성별, 인종같은 이유로 더 이상 높은 자리로 가지 못하는 현상, 사회학에서는 이런 보이지 않는 장벽을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 부릅니다. 극중 한세경(문근영)은 국내 명문대 출신의 디자이너 지망생이지만 지앤누리의 파트타이머가 됩니다. '청담동 앨리스'는 가난한 서민 출신의 세경이 남자친구 소인찬(남궁민)과의 이별로 깨트릴 수 없는 유리천장을 느꼈다는 설정입니다. 세경은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던..

백년의유산, 뻔한 레퍼토리도 시선 끌게 만드는 박원숙의 연기

막되먹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내용의 드라마는 그동안 볼만큼 봤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시장에서는 아직도 그 소재가 '화수분'인가 봅니다. 매주 방영되는 KBS '사랑과 전쟁2'에선 상상도 해보지 못한 고부갈등 사례가 연출되곤 하고 가족드라마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묘사하지 않는 내용은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MBC '백년의 유산'은 못된 시어머니 시리즈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들과 며느리 사이를 질투하다 못해 이혼하겠다는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는 시어머니는 미친 사람 같습니다. 각종 게시판을 보면 실제로 저 정도로 못되고 야비한 시어머니가 있다 없다 말들이 많고 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고백성 게시물도 있지만 확실한 건 드라마 속 시어머니 방영..

상주 웅진폴리실리콘 염산유출 사고, 우리는 정보가 부족하다

사고라기 보다는 재앙에 가까웠던 구미 불산유출사고 때문에 주변에 화학공장이 있는 농가들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불산유출사고로 해당지역 주민들은 각종 농작물이 모두 말라붙는 처참한 피해를 입고 거주지에서 피신해 오랫동안 힘든 생활을 해야했습니다. 오랫동안 잔류하는 화학물질의 특징상 토양에 남아 있는 불산 성분이 모두 사라졌다고 할 수 없으니 언론의 관심이 식어버린 지금까지도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라 볼 수 있지만 그들에 대한 보상이나 상황은 영 석연치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제 발생한 상주 웅진폴리실리콘의 염산유출 사고 역시 비슷한 수준의 큰 재앙이 되는 건 아닐까 우려했습니다. 상주군 청리면 주변의 주민들이 짧은 시간 동안 대피하고 밤새도록 소방방재청의 인력이..

청담동앨리스, 돈 앞에서 주눅들고 구차해지는 세경의 사랑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The Pianist)'는 나치 치하에서 간신히 살아난 블라디미르 스필만의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전쟁 속에서 피폐해진 주인공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쇼팽의 피아노곡을 연주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힙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메마른 한 예술가의 영혼도 영혼이지만 자신을 당장 쏘아죽여도 이상하지 않은 독일군 장교 앞에서 주인공은 아찔한 공포를 느꼈을 것입니다. 아니면 너무 배가 고파서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심정이었을까요. 그러나 삶과 죽음의 위기에서 울리는 피아노 곡은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여러 차례 죽음의 위기를 겪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어갔으니 블라디미르 스필만 역시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듯한..

마의, 백광현의 청나라 출국과 사암도인, 약계의 등장

조선 시대의 의료제도는 내의원, 전의감, 혜민서 즉 '삼의사(三醫司)'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마의'의 고주만(이순재)은 그 삼의사의 수장인 수의로 어의나 내의원 제조 보다 위에 있는 직급입니다. 고주만은 수의로서 현종(한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돈없는 백성들이 무료로 시술받을 수 있도록 혜민서 의생들에게 외과술을 가르칩니다. 각종 종기를 비싼 약재없이 외과술로 치료해 환자들의 의료비를 줄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고주만이 설치한 치종청은 조선시대의 대표 대민 의료기관인 활인서, 혜민서 등과 함께 대민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주만의 큰 뜻을 아무리 강조해도 조선시대 의료제도가 왕실과 왕족의 건강을 우선시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잘..

드라마의제왕, 드라마 키드는 헐리우드 키드와 달랐다

도대체 드라마가 뭐길래 사람들이 TV를 보며 울고 웃을까. 어떤 사람들은 드라마에 열을 올리는 시청자들을 보며 그런 하찮은 것에 시간을 낭비한다며 비웃기도 합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영화, 소설이나 음악같은 작품처럼 지구상에서 인간이 아니면 그 어떤 생명체도 누릴 수 없는 오락거리입니다. TV가 보급되기 전, 영화가 발명되기 전부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식을 통해 '드라마'를 즐겼습니다. 시청자들은 TV나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드라마가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그속에 빠져들고 이야기에 동참합니다. '드라마의 제왕'을 처음 시청했을 때 느낀 기분은 아 드디어 제작자와 방송국이 드라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이야기하려나 보다 하는 호기심이었고 두번째로 느낀 감정은 어디선가 본듯한 익숙함이었습니다. 냉정..

마의, 문화재 속에서 찾아본 숙휘공주의 흔적들

작년 봄 KBS에서 특종 보도한 뉴스 중엔 이런 것이 있습니다. 한 재벌이 소유한 문화재터에 지하층 공사 허가가 났다는 내용입니다. 창의궁터로 추정되는 통의동 35번지는 조금만 파내려가도 문화재가 쏟아지는 곳이라 웬만해선 지하층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 곳입니다. 건축허가가 나기 이전 문화재로 추정되는 여러 유물이 발굴되어 같은 시기에 발굴된 다른 장소는 지하층 허가가 나지 않았는데 유독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소유한 이 땅에는 지하층 허가가 났습니다. 이 장소에는 '아름지기'라는 단체의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문화재인 이 '궁궐터'를 어떻게 중앙일보에서 매입했는지도 석연치 않았지만(청와대 쪽과 땅을 맞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화재 지역에 신축건물을 올리는 '아름지기'는 뭐하는..

백년의유산, 드라마 백년 역사에 무엇을 물려주려고

우리 나라 최초의 TV 드라마는 1956년 방송된 HLKZ-TV '천국의 문'이라 합니다. 30분 짜리 드라마였던 '천국의 문'은 뒤이어 제작된 드라마 '사형수'에 비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전파를 탄 '드라마'였습니다. AFKN의 기술을 빌려 촬영하고 전송하던 당시는 녹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한정된 무대에 2대의 카메라로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한국에서 TV 드라마를 방송한다는 건 상당히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TV를 가진 가정도 흔치 않아 시청자라고 해봐야 만가구가 될까말까였던 시대였죠. 요즘은 TV 드라마없는 여가 생활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드라마 방영시간에 맞춰 '본방사수'를 못하면 다운로드받아서라도 드라마..

청담동앨리스, 한세경은 자기합리화에 빠진 된장녀인가

'신데렐라'는 그동안 우리 나라 드라마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던 여주인공 유형입니다. '꽃보다남자'의 씩씩하고 생활력있는 금잔디(구혜선)도 나라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재벌집 아들과 사귀었고 '시크릿가든'의 길라임(하지원)도 재벌 후계자와 사랑에 빠지는 스턴트우먼입니다. 재벌과 신데렐라의 신분 상승 이야기는 이제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이고 PPL 덕분에 제작이 편하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드라마 소재입니다. 여주인공과 남성의 캐릭터만 조금씩 달라질 뿐 가난한 여성이 운명적으로 만난 부유한 남자로 인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습니다. 사실 '신데렐라'가 현실이 된다고 해도 그녀들이 반드시 행복해지란 법은 없습니다. 이적의 노래 '해피엔딩' 가사처럼 신데렐라가 결혼 1년 만에 ..

손현주의 대상 수상 '반전'이 아닌 '상식'이 되려면

우리 시대에는 사랑이나 성공 혹은 인연이나, 행운, 정의같은 무형의 것들이 모두 판타지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가치를 매기고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에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는 한낱 말장난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서 '정의'를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서 사람들은 점점 더 가상의 이야기와 게임에 빠져드는 것일까요. 맞습니다. 사람들이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정의나 사랑에 대한 꿈을 모두 버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TV 드라마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때로는 현실의 정의는 저것과 달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

MBC 연기대상, 주인공 이름도 틀린 '빛과 그림자' 굴욕은 예정된 일

올한해 MBC 드라마는 유난히 막장 드라마, 연기력 논란이 자주 일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시청률 만으로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평가하는 운영진 덕인지 꽤 많은 작품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어제 방송된 'MBC 연기대상'은 '작품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시끄러워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드라마들의 잔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제가 '막장'이라 분류한 드라마들 중에는 의의있는 드라마들도 많았고 언제나 그렇듯 말도 안되는 극단적 시나리오에도 열연을 펼치는 연기자들은 인정합니다만 그래도 그걸 상까지 줘가면서 격려해야하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네, 원래 시상식이라는게 어떻게 해도 말이 많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양한 만큼 고만고만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를 놓고 평가를 하다 보니 누구나 백프로 수긍할 ..

대안언론 '뉴스타파', '국민TV방송' 지금은 소문을 퍼트릴 때다

부모님이 알배기 도루묵을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온라인 주문을 했다가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이 '대목'이라는 각 온라인 쇼핑몰엔 전국적으로 택배가 밀리고 제 날짜에 도착하지 않아 원성이 자자하고 도루묵을 비롯한 몇몇 상품은 빨라야 4일 뒤에나 도착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12월 초 일부 택배 배달이 일주일씩 밀릴 때도 '파업' 아니냐는 소비자의 질문에 택배영업소와 쇼핑몰은 물량이 많아 감당하지 못한다 대답했습니다. 몇몇 개인에게 위탁해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는 그들의 말에 고생이 많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온라인 여기저기를 뒤져보면 '대한통운'이나 'CJ택배'가 최대한 소문이 안나게 입을 막고 있을 뿐 몇개 택배사들이 '파업중'이라는 글을 자주 읽을 수 있습니다. 일년중 가장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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