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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모든 드라마가 생방송으로 중계되었습니다. 다시 연기할 기회가 없으니 배우들과 스탭은 초긴장 상태로 방송에 임했고 대본은 방송국 안 촬영 셋트를 중심으로 쓰여집니다. 방송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연기자들의 순발력이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방송국에서도 발음이 분명하고 공연 경험이 많은 연극무대 출신 배우들을 우대했던 것같습니다. 몇년전엔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West Wing, 1999)' 7시즌에서 출연자들의 대선 토론을 생방송으로 연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만 배우들 피말릴 게 아니면 생방송 촬영의 연속인 그런 일은 더이상 하지 말아야죠.
어제 방영된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시청률이 20%를 넘겼다고 합니다. 팬들은 '빛그'의 체감 시청률은 이미 '40%'를 넘어섰다며 '해를 품은 달' 보다 품질 좋은 드라마라 평가하지만 1위, 2위를 넘나드는 애매한 시청률에 제작진들은 아마 속이 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문에 열악한 촬영 환경에도 10회 연장을 고려하고 볼거리 중심의 무리한 액션을 연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될 때도 있거든요. 최근 '빛과 그림자'는 최완규 작가의 히트작 '야망의 전설(1998)'이나 '올인(2003)'을 의식한 듯한 설정에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처음 느꼈던 미드 '매드맨(Mad Men, 2007)'의 느낌은 사라져버린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액션과 극적인 연출 또한 러브라인에 익숙한 최완규 작가와 미드의 미다스손 매튜 와이너(Matthew Weiner)는 작가 자신의 고유 매력 외에 절대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의 차이가 있습니다(물론 매튜는 제작자라는 점도 다릅니다). 우리 나라 시대극에는 어쩔 수 없이 이념, 정치 논쟁이 개입하게 마련이고 그런 부분이 작가의 발목을 잡습니다. '제 4공화국(1995)'같은 다큐 드라마를 만드는게 아닌 이상 실존인물이 드라마에 등장하면 정치색 논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덧붙여 '매니아' 드라마의 제작을 꺼리고 작품성을 중심으로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는 '매드맨'같은 드라마의 탄생을 처음부터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장철환(전광렬)은 80년대까지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유성준(김용건)이 땅부자라는 비밀을 밝혔던 것도 그렇고 정치검사 안도성(공정환)의 등장, 그리고 이정혜(남상미)의 아버지가 조총련계 빠친코 거부라는 점도 80년대로 시대가 옮겨가기 위한 장치였던 것같습니다. 이대로라면 80년대 장철환의 롤모델은 정모 또는 박모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사람 모두 특정 비리로 악명이 높은데다 정치권 루머가 만만치 않던 사람들이죠. 김부장(김병기)이 '각하'에게 총을 쏘고 함께 사형된 그 사람이라면 장철환 홀로 살아남는 셈입니다.
자기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강기태의 아버지 강만식을 남산으로 밀어넣은 장철환이 내란음모죄로 남산에 갇히는 처지가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힘으로 이뤄진 질서에 정의가 있으리라는 건 말도 안되는 착각이죠. 칠성판에 누워 고문당하며 없는 죄를 자백하라 내몰리는 심정,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개인적 목적으로 군인을 동원했으니 '내란음모'라는 죄목에도 반발하지 못하는 장철환 과 물고문을 당하며 한지평(권태원)을 죽인 비서의 행방을 추궁당하는 조명국(이종원). 장철환 일당은 자신들이 그토록 신봉하던 권력에게 뒷통수를 맞은 셈입니다.
송미진(이휘향) 사장과 예술을 논하고 강기태의 억울함을 밝혀주겠노라 친절히 말은 했지만 그의 본성은 '중정 김부장'일 뿐입니다. 노련한 정치인 장철환을 앞에 두고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협박하는 부하직원(최성민), 장철환에게 총구를 들이밀고 남산으로 연행하는 그의 침착한 행동거지는 누구에게나 무서웠던 당시 중정을 제대로 표현한 것같습니다. 각종 굵직한 정치적 사건에 개입하고 때로는 살인도 저질렀다는(김형욱 부장 살인사건) 중정직원의 연기가 너무도 그럴듯해 감탄이 나오더군요. 처음볼 때도 그랬지만 안도성 검사 역의 공정환이나 중정직원 역의 최성민은 정말 배우 잘 고른 거 같습니다.
80년대 초반 부정한 돈의 근본이 된 부동산 투기, 빠친코 사업, 일본 야쿠자의 연예인 현지처, 정치권 돈줄이 되어준 유명 사채업자, 도박과 호텔,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70년대 보다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그때에도 보이지 않는 압력은 연예계를 옥죄고 있었죠. 3S 정책은 좀더 노골적이 되어 보다 더 화려하고 야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에로 영화들의 탄생해 국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또 연예인들에게 80년대는 루머의 시대로, 이정자(나르샤)의 말처럼 유채영과 이정혜는 70년대의 그때 그 연예인이란 소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어제 방영된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시청률이 20%를 넘겼다고 합니다. 팬들은 '빛그'의 체감 시청률은 이미 '40%'를 넘어섰다며 '해를 품은 달' 보다 품질 좋은 드라마라 평가하지만 1위, 2위를 넘나드는 애매한 시청률에 제작진들은 아마 속이 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문에 열악한 촬영 환경에도 10회 연장을 고려하고 볼거리 중심의 무리한 액션을 연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될 때도 있거든요. 최근 '빛과 그림자'는 최완규 작가의 히트작 '야망의 전설(1998)'이나 '올인(2003)'을 의식한 듯한 설정에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처음 느꼈던 미드 '매드맨(Mad Men, 2007)'의 느낌은 사라져버린 것도 같습니다.
나날이 고생이 늘어가는 안재욱 재미있긴 하지만 아쉬운 요즘.
그러나, 액션과 극적인 연출 또한 러브라인에 익숙한 최완규 작가와 미드의 미다스손 매튜 와이너(Matthew Weiner)는 작가 자신의 고유 매력 외에 절대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의 차이가 있습니다(물론 매튜는 제작자라는 점도 다릅니다). 우리 나라 시대극에는 어쩔 수 없이 이념, 정치 논쟁이 개입하게 마련이고 그런 부분이 작가의 발목을 잡습니다. '제 4공화국(1995)'같은 다큐 드라마를 만드는게 아닌 이상 실존인물이 드라마에 등장하면 정치색 논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덧붙여 '매니아' 드라마의 제작을 꺼리고 작품성을 중심으로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는 '매드맨'같은 드라마의 탄생을 처음부터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70년대 남산 중정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는 배우 최성민과 김병기. 시대극의 묘미이다.
유채영과 최성원의 가짜 기자회견?
역시 예상했던 대로 장철환(전광렬)은 80년대까지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유성준(김용건)이 땅부자라는 비밀을 밝혔던 것도 그렇고 정치검사 안도성(공정환)의 등장, 그리고 이정혜(남상미)의 아버지가 조총련계 빠친코 거부라는 점도 80년대로 시대가 옮겨가기 위한 장치였던 것같습니다. 이대로라면 80년대 장철환의 롤모델은 정모 또는 박모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사람 모두 특정 비리로 악명이 높은데다 정치권 루머가 만만치 않던 사람들이죠. 김부장(김병기)이 '각하'에게 총을 쏘고 함께 사형된 그 사람이라면 장철환 홀로 살아남는 셈입니다.
자기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강기태의 아버지 강만식을 남산으로 밀어넣은 장철환이 내란음모죄로 남산에 갇히는 처지가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힘으로 이뤄진 질서에 정의가 있으리라는 건 말도 안되는 착각이죠. 칠성판에 누워 고문당하며 없는 죄를 자백하라 내몰리는 심정,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개인적 목적으로 군인을 동원했으니 '내란음모'라는 죄목에도 반발하지 못하는 장철환 과 물고문을 당하며 한지평(권태원)을 죽인 비서의 행방을 추궁당하는 조명국(이종원). 장철환 일당은 자신들이 그토록 신봉하던 권력에게 뒷통수를 맞은 셈입니다.
조명국과 장철환이 남산 물맛을 보게 될 줄이야.
송미진(이휘향) 사장과 예술을 논하고 강기태의 억울함을 밝혀주겠노라 친절히 말은 했지만 그의 본성은 '중정 김부장'일 뿐입니다. 노련한 정치인 장철환을 앞에 두고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협박하는 부하직원(최성민), 장철환에게 총구를 들이밀고 남산으로 연행하는 그의 침착한 행동거지는 누구에게나 무서웠던 당시 중정을 제대로 표현한 것같습니다. 각종 굵직한 정치적 사건에 개입하고 때로는 살인도 저질렀다는(김형욱 부장 살인사건) 중정직원의 연기가 너무도 그럴듯해 감탄이 나오더군요. 처음볼 때도 그랬지만 안도성 검사 역의 공정환이나 중정직원 역의 최성민은 정말 배우 잘 고른 거 같습니다.
정치검사와 한빛회. 80년대를 예고하는 여러 복선들.
80년대 초반 부정한 돈의 근본이 된 부동산 투기, 빠친코 사업, 일본 야쿠자의 연예인 현지처, 정치권 돈줄이 되어준 유명 사채업자, 도박과 호텔,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70년대 보다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그때에도 보이지 않는 압력은 연예계를 옥죄고 있었죠. 3S 정책은 좀더 노골적이 되어 보다 더 화려하고 야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에로 영화들의 탄생해 국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또 연예인들에게 80년대는 루머의 시대로, 이정자(나르샤)의 말처럼 유채영과 이정혜는 70년대의 그때 그 연예인이란 소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송미진은 김부장을 믿어보라 하지만 김부장은 위험한 인물.
80년대엔 어떻게 변신하게 될까 귀추가 주목.
* 이정자와 최성원이 바에서 만났을 때 흐른 곡은 'There's a Kind of Hush'로 'Herman's Hermits'가 1967년 발표한 팝입니다. 앨범/라이브 여부에 따라 소리가 좀 달리 들리더군요. 이 밴드도 영국 출신이지만 원곡은 원래 영국에서 New Vaudeville Band가 66년 발표했던 노래입니다. 경쾌한 가사와 상큼한 곡조가 매력인 노래로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했고 국내에서는 카펜터즈(The Carpenters)가 1976년 발표한 노래가 유명합니다. 당시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Herman's Hermits는 비틀즈와 더불어 대표적인 영국 밴드로 기억됩니다. 비틀즈의 아류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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