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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화신, 헤롱헤롱 복재인과 '슈달' 이차돈 최고의 코믹콤비

Shain 2013. 3. 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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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단속을 하러 나온 검사와 마약을 밀거래 중이던 악당이 싸움을 벌이고 오늘 따라 손님많다며 즐거워하던 레스토랑 사장은 싸우다가 터져버린 마약 가루를 뒤집어씁니다. 매장의 손님은 달아나고 직원들도 무섭다며 사라져버린 그 난장판 속에서 환각 성분에 취한 레스토랑 사장은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몽롱한 환상을 봅니다. 금방이라도 복재인(황정음)의 입에서 '아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네요'라는 말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습니다. 꽃을 움켜쥔 범인은 단속반과 아름다운 발레를 추고 아름다운 외모의 신입 검사는 마약 범죄자와 커플 댄스를 춥니다.

'돈의 화신'이 돈과 욕망에 대한 흥미로운 코미디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제 방송된 마약 단속 장면이 지금까지 본 내용 중 가장 코믹하고 유쾌했습니다. 마약에 취한 복재인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검사 지세광(박상민) 때문에 환각 증세를 보이고 엄청난 손해를 입었지만 검사는 복재인을 병원에 데려갈 생각 조차 하지않고 범인만 잡고 도망가려 합니다. 애초에 남들이 피해를 입든 말든 돈과 명예만 쥐면 그만인 지세광은 복재인이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할 리가 없습니다. 전신성형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허당인 복재인은 이번에도 적자가 났습니다.

마약가루를 뒤집어 쓴 복재인 엄청난 환상을 보다. 가장 유쾌하고 재미있었던 장면.

'정의'로운 검사가 되겠다던 이차돈(강지환)은 돈독이 제대로 올랐습니다. 기억을 잃고 고아원에서 자란 자신을 후원해줬다는 복화술(김수미)은 후원금을 갚으라며 차돈을 압박했고 차돈은 그 5년 뒤에 '슈달'이란 별명을 가진 악질 비리검사가 되었습니다.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절대 마다하지 않는 '슈달'은 '슈킹의 달인' 즉 등치기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단속을 핑계로 조폭과 범죄자들에게 돈을 뜯어냅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뜯었는지 허름한 천막집처럼 위장한 창고 안에는 돈다발이 쌓여 있고 남몰래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전망좋고 호화롭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역시나 복재인 만큼 '허당'인 미모의 여검사 전지후(최여진)을 속여넘기는 능청스러움을 선보입니다. 검사 월급으로 월급주고 고아원에 기부까지 하고 나면 이런 낡은 차를 타고 다 무너져가는 초라한 집에서 라면 먹을 여유 밖에 없다는 듯 최대한 동정을 얻어냅니다. '슈달'의 정체를 추적하던 전지후는 그런 이차돈의 연기에 속아넘어가고 의외로 괜찮은 남자라는 착각까지 하게 되지요. 은비령(오윤아)의 뒷배이면서도 완벽하게 정의로운 척 연기하는 지세광과 뻔뻔하게 주변 사람들을 등쳐먹는 이차돈이 묘하게 재미있었습니다.

돈뜯어먹는데 선수인 이차돈. 잡아떼고 속이는 것도 선수다.

마약에 취해 울고불고 떠들더니 세공의 마약 단속 때문에 엄청난 손해를 입었음을 알게 되자 세광과 권혁(도지한)에게 빗자루와 밀대를 쥐어주는 복재인. 복화술은 그런 재인에게 이차돈과 혼인하라며 강요하고 각서를 쓰게 합니다. '이건 명령'이라며 두 사람에게 결혼을 명령하는 복화술은 뭔가 건강상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속사정을 알 리 없는 차돈과 재인은 협박에 못 이겨 싫다고 튕기면서도 지장을 찍고 당분간 사귀는 척하기로 합니다. 복재인과 티격태격하다 얼떨결에 베드신까지 복화술에게 들켰으니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고 사귀는 사이로 확정입니다.

기억상실로 과거를 모두 잊어버린 이차돈은 놀랍게도 점점 아버지 이중만(주현)을 닮아갑니다. 여자 밝히고 뻔뻔하고 돈모으는 재주가 비상했던 아버지 이중만은 은비령에게 빠져 돈을 펑펑 써대고 아내 박기순(박순천)을 외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차돈(이강석) 앞으로 엄청난 액수의 현금이 가득찬 별장 '돈의 신전'을 남겨두었습니다. 정의는 집에서 기르는 똥개에게나 주라는 차돈은 돈냄새는 귀신같이 맡고 '성형 미인' 복재인을 싫어합니다. 씁쓸하지만 이차돈의 이런 부분이 젠틀하고 점잖아 보이는 지세광을 상대하기 딱 좋은 '능력'이란 점을 부인할 수가 없더군요.

아버지 이중만을 닮아 돈과 여자를 밝히는 이차돈. 복재인과 결혼 명령이 떨어지는데.

복재인은 이차돈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겉으로는 싫어하지만 여전히 차돈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차돈은 복재인의 첫사랑이고 그녀의 외모를 바꿔놓은 결정적인 계기가 된 '나쁜 놈'입니다. 세상사람들이 다 재인을 떠받들어도 차돈 만은 자신을 성형미인이라며 구박하는게 짜증나는 복재인. 돈으로라도 차돈을 끌어당겨볼까 궁리중인 그녀의 깜찍함이 흥미롭습니다. 전지우와 이차돈이 가깝게 지내는 거 같아서 은근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합니다. 차돈과 재인을 어떻게든 짝지우려는 복화술과 재인의 마음이 지세광무리를 상대하는 기반이 되겠지요.

한편 마약에 취해 헤롱헤롱하는 복재인과 검사들을 속이며 돈을 벌어들이는 이차돈 커플과는 별개로 '돈의 화신'에 또다른 미스터리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변호사 황장식(정은표)의 죽음입니다. 황장식은 이중만의 별장부지에서 현금이 발견되자 이차돈이 그 돈의 주인인 이강석임을 눈치챘습니다. 이차돈이 어릴 적 가지고 놀던 행운의 동전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도박으로 가진 돈을 다 잃고 폐인처럼 살던 황장식은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지세광 무리들과는 동떨어진 길을 선택했습니다. 똑같은 돈을 나눠가졌지만 황장식 혼자 알거지 신세였습니다.

황장식의 죽음과 지세광과 맞서게 된 이차돈. 너 '슈달'인거 안 들킬 자신 있냐.

황식은 돈을 안주면 지세광 무리들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다 사이가 안 좋아졌을 수도 있겠죠. 아무튼 황장식을 누가 죽였는지 또 이차돈이 이강석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누구인지 지세광이 과연 박기순을 어디에 숨겼는지 당분간 미스터리입니다만 지금으로서는 지세광이 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입니다. 기억을 잃은 이차돈의 탁월한 감각이 정은표의 죽음이 수상하다는 것을 밝혀낼테고 그러다 보면 다시 지세광과 맞부딪힐 수 밖에 없겠죠. 지세광은 지세광대로 감찰팀에 옮겨온 이차돈이 '슈달'이란 확신을 갖고 추적합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은비령이든 누구든 기죽지 않는 지세광이 유독 복재인에게는 약하다는 겁니다. 반면 누구에게나 당당하고 살인자와도 맞설 만큼 용감한 복재인이 이차돈에게는 약하죠. 복화술과 은비령도 묘하게 이익 때문에 얽혀 있습니다. 이 복잡한 먹이사슬과 천적 관계가 이 코믹 커플의 관계에 크게 영향을 끼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지세광이 복재인에게 대시하는게 아니냔 말도 있으니까요. 지세광과 복재인 사이에 묘한 기류가 형성되면 이차돈은 질투를 할까요 하지 않을까요 그 장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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