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오락가락

장윤정 가족 쾌도난마 출연, 세상에는 팔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Shain 2013. 5. 3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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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장윤정이란 가수를 본 적도 별로 없지만 딱히 드라마 말고는 보는 프로그램이 없어 볼 일도 없던 연예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각종 기사를 읽으러 들어가 보니 이건 뭐 도배 수준으로 기사가 올라와 있더군요. 방금 읽은 기사를 보니 장윤정의 대형 안티블로그를 그 가족이 직접 운영했다는 기사까지 있습니다. 어제 한 종편 프로그램인 '쾌도난마'에 출연해 장윤정이 어머니를 죽이려 했고 미행을 시켰다는 등 각종 폭로전을 펼친 것도 모자라 방송활동 못하게 하려고 재를 뿌리고 다녔던 모양이더군요.

저는 장윤정 가족에 대해서 잘 모르구요. 만난 적도 없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일단 드러난 일만 봐도 특정 연예인 가족이 잘못했고 광적으로 돈에 집착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 저런 식구가 다 있지 생각하고 돈버느냐 고생한 한 연예인이 딱하다 싶은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결혼 소식까지 발표했는데 속이 썩어문드러졌겠구나 싶어 안쓰럽더군요. 결혼 발표한 모 아나운서도 걱정이 많겠다 싶었습니다.

장윤정의 사생활을 두고 벌어진 가족 간의 폭로전 (이미지 출처: 쾌도난마 유투브 캡처)


그런데 잠깐 있다 생각해보니 이게 안됐긴 한데 저 연예인은 무슨 죄를 지어서 자신의 불편한 사생활을 전국민이 알아야하는건지 싶더군요. 지금이야 장윤정 딱하다 남동생이랑 어머니 정상 아니다, 마음고생이 심했겠구나 인연끊고 살아라 같은 이런 걱정과 위로가 장윤정에게 작게나마 위안이 될 수도 있겠고 또 비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가족의 행동을 자제시킬 핑계가 될 수도 있겠죠. 허나 장기적으로 이렇게 공개되는게 장윤정을 위하는 길일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대중은 두고두고 장윤정을 볼 때 마다 그 가족을 떠올릴 것이고 한두번은 가족들에게 피해입은 장윤정을 걱정해주겠지만 나중에는 그녀의 폭로된 사생활이 터져나올 때마다 '지겹다'는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꽃노래도 아닌 사생활이 계속 언론을 도배하는데 좋은 영향이 있을 리 없습니다. 가족들과의 싸움에서 누가 절대 선이고 누가 절대 악이라는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장윤정은 결국 큰 피해를 입게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족들과 다투면서 사소한 잘못 한두가지쯤 안하는 사람은 드물테니까요.

거기다 대중은 대중대로 남의 사생활을 생중계하는 모습을 지켜봐야합니다. 사람들이 연예인들이 관련된 정치적인 이슈나 범법에 분개하는 건 당연하지만 사생활까지 지켜봐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장윤정은 일단 범법자나 정치인이 아니고 정치인과 연루된 무슨 행동을 했던 인물도 아닙니다. 대중이 아무리 연예인들의 사생활까지 오락거리로 소모한다고 쳐도 기본적으로 남의 사생활을 보지 않을 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폭발적으로 남의 사생활을 앞다투어 보도하면 안볼래야 안볼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처음 장윤정의 가족사가 폭로된 건 한 프로그램의 실수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힐링캠프' 제작과정에서 불유쾌한 그녀의 가족사가 일부 언급되었고 그것이 기사화되었다고 들었는데 장윤정 개인에게 미칠 후폭풍이나 영향을 생각하면 언론의 신상캐기는 여기에서 멈췄어야 합니다. 그러나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 해당 연예인도 아닌 그 가족을 직접 부르고 장윤정씨의 반박을 기대한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국민들 앞에서 '장윤정 가족 싸워보라'는 뜻 밖에 되지 않습니다.

'쾌도난마'가 장윤정 가족의 평화와 국민들의 알권리 때문에 그들을 카메라 앞에 세웠을까요. 물론 아니죠. 어디까지나 장윤정의 결혼과 그녀의 가족사가 돈벌이가 되고 시청률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말로 포장해도 변명이 되지 않을 만큼 추악하고 심각한 가족 다툼이었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파는 것'으로 인식되는 시대라지만 대중과 연예인 본인 모두에게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 이런 폭로전을 팔아먹다니 방송이 그런 용도로 쓰라고 있는 공공재인줄 아십니까?

'쾌도난마'가 배출시킨 세계적인 스타가 한명있죠. 대한민국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게 만든 국제적인 성추문의 당사자 윤창중 말입니다. 각종 막말로 비난을 받던 그는 청와대 대변인이 되어 2013년 세계적인 팝스타가 된 싸이의 얼굴에 결국 먹칠을 하고 스스로 세계 스타가 되었습니다. '쾌도난마'는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억지 주장까지 방송했었죠. 아무리 공중파 MBC가 막장 드라마로 막간다고 해도 채널A를 따라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야 종편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어도 뭐 할 말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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