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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윅스, 쓰레기라 불리던 사나이 진짜 쓰레기를 이겨라

Shain 2013. 8. 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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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드라마 제목이 '투윅스'라길래 대체 무슨 내용일까 한참 생각했습니다. 발음 그대로 읽으면 'Two Weeks'인데 14일이나 336시간 대신 왜 제목으로 '투윅스'를 선택했는지 이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말인지 궁금하더군요. 뜻박에도 그 첫시작은 깡패들 조차 무시하는, 건달도 양아치도 아닌 장태산(이준기)이었습니다. 두목 문일석(조민기)을 대신해 두 번의 '별'을 달았고 어떤 물건이든 다 받아주는 전당포 대리인이지만 딱히 하는 일도 없고 양복 입는 일 외에는 뭐든 신경쓰지 않으며 살아가는 장태산에겐 삶의 목적도 의미도 없어보입니다. 그런 장태산에게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있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인생은 확 바뀌고 말았습니다.

자신을 쓰레기라 생각하던 장태산은 생전 처음 본 딸으로 인해 살아야할 이유가 생긴다.


장태산은 스스로를 '쓰레기'라 부릅니다. '나는 쓰레기였다. 쓰레기로 태어나서 쓰레기로 살았다'며 스스로의 인생을 독백하는 장태산은 서인혜(박하선)와 헤어진 후 고만석(오세하)과 살며 90년대 낡은 비디오 테잎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떼웠습니다. 요즘은 보기도 힘들다는 비키니 옷장에 볕도 잘 들지 않는 작은 방에서 같은 보육원 출신으로 하루하루 성실하게 일하는 만석과 만석의 잔소리를 들으며 대충 살아가는 태산. 그의 유일한 낙은 '천장지구'나 '타임캅'같은 90년대 비디오를 보는 것입니다. 삶의 목적이 없는 빈껍데기같은 그에게 추억 마저 버리면 남은게 없어보였죠.


그랬던 장태산이 서인혜의 등장으로 다시 살아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서인혜에게 말못한 이유로 서인혜를 버려야했고 아이까지 없애라 협박했던 장태산에겐 남모를 사연이 있습니다. 두목인 문일석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고 문일석의 죄값을 대신 치르는 대신 인혜의 목숨을 구하기로 약속했던 것 같습니다. 서인혜가 그런 장태산을 다시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태산 모르게 낳은 수진(이채미)에게 골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태산에겐 최소한 이주일 동안 만이라도 깨끗하고 건강하게 살아야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장태산 혼자의 힘으로 맞서기 힘든 절대악 조서희와 문일석. 그들을 이겨야 딸이 산다.


장태산은 스스로를 쓰레기라 불렀지만 진짜 쓰레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한국의 '마더 테레사'라 불리며 시장 후보로 추대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회의원 조서희(김혜옥)와 조서희의 은밀한 지원으로 마약 밀매를 비롯한 각종 위험한 사업을 벌이고 살인과 폭행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문일석은 '쓰레기'라는 말로도 표현되지 않을 정도로 잔인하고 악한 인물들이었습니다. 박재경(김소연)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그 죄를 장태산에게 뒤집어 씌운 문일석과 조서희는 장태산의 삶을 소모품처럼 써버리고 버린 것으로 모자라 장태산에게 오미숙(임세미)의 살인죄를 떠넘기고 장태산을 죽임으로서 입을 막으려 합니다.

'투윅스'는 총 16부작의 드라마입니다. 첫회와 2회는 장태산이 어떤 과정으로 살인 누명을 뒤집어쓰고 도망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수진과 인혜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묘사하고 있다면 나머지 14회는 도망치면서 겪게 되는 하루하루를 연출할 예정이라 합니다. 골수 이식을 위해 무균실에 들어간 수진에게 골수를 이식해줄 장태산이 나타나지 않으면 면역세포까지 제거된 수진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일석이 인혜와 수진을 위협해 장태산을 협박하게될까봐 별다른 연락을 하지 못했던 장태산은 무균실에 들어간 딸을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살아남아야합니다.

아무 의미없던 장태산의 인생은 수진으로 인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없으면 딸이 죽는다.


보통 억울한 살인죄를 뒤집어 쓴 사람들은 억울한 마음에 하소연을 하거나 이대로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다 중요한 것을 놓치곤 합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해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는지 작은 단서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장태산은 딸을 위한 마음 하나 만으로 자신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필사적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합니다. 영화에서 봤던 장면을 근거로 추적하는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서울 안으로 재진입하고 모래 트럭에 숨어 서울을 빠져나갑니다.

남들 보기에 보잘것없는 삼류 인생을 살던 전과자 장태산과 장태산을 죽여 자신들의 범행을 덮으려하는 정치인과 사업가의 대결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만큼이나 무모해보입니다. 그러나 경찰을 피해 도망치는 한 아버지와 그의 뒤를 필사적으로 쫓는 경찰 임승우(류수영), 장태산을 어떻게든 죽이려드는 김선생(송재림)의 대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이겨야 딸을 살릴 수 있습니다. 맨몸으로 권력에 맞서는 특별한 부성애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쓰레기'라 불리던 사나이가 진짜 쓰레기들에 맞서 딸을 지키려 합니다.


문일석과 조서희처럼 독한 '악인'은 아주 간만에 본 것같은 느낌입니다. 일명 '절대악인'들의 카리스마가 강하면 강할수록 힘없는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은 두 배, 세 배 커지기 마련이죠. 언제 잡힐지 모르는 장태산과 바짝 뒤를 쫓아오는 경찰과 킬러. 죄를 추적하던 오미숙이 잔인하게살해당한 것처럼 장태산도 그렇게 죽을 수는 없습니다. 수진이가 수술을 받게 될 그날까지 초보 아빠 장태산과 함께 시청자들도 함께 애태울 것이 분명하단 확신이 드네요. 속도감과 긴박함을 유지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시청률과 직결되리란 생각이 듭니다.

장태산을 경계하는 임승우와 장태산과 같은 사연을 가진 박재경. 김소연의 강력한 캐릭터.


아울러 이유도 모른체 장태산에게 버림받고 홀로 수진을 키워온 서인혜와 서인혜와 결혼을 약속한 경찰청장 아들 임승우의 캐릭터나 어린 시절부터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으로 조서희와 문일석을 뒤쫓은 검사 박재경 모두가 눈길이 갑니다만 도망자가 된 장태산의 처지나 자매나 다름없는 미숙을 잃었다는 생각에 오열하는 박재경 캐릭터가 상당히 강력하네요. 아무래도 이 드라마의 메인이 힘없고 무시당하는 주인공이 절대 악인을 상대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악당 보다는 악을 처단하는 쪽을 응원하게 되는 심리일 것입니다.

장태산에게 암탉을 삶아준 할머니(최선자)의 말대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입니다. 어두운 밤 혼자 산을 오르는 무서움 보다도 귀신 보다도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죄를 조작하는 그들이 훨씬 무섭고 두렵습니다. 조서희와 문일석의 죄를 증명할 유일한 증거인 디카를 손에 넣고 임승우와 박재경을 한편으로 끌어들이면 장태산에게도 얼마든지 해볼만한 승부입니다. 수진이의 수술날까지 앞으로 13일. 하루하루 지켜보는 재미가 남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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