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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 히데야키 감독의 유명 TV 애니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또 극장판인 'Death and Rebirth'와 'End of Eva'까지. 편집을 달리 한 화질 개선판이 나오긴 했지만 기존 에반게리온의 미스터리와 비밀들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모든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시청하고 극장판까지 시청완료한 팬들은 더 이상 에반게리온에 추가될 내용이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2007년에 새로 발표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序)'에 큰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이다.
극장판으로 편집했으니 배경과 스토리가 비슷할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가능했고 다만 '시선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 것이었느냐가 문제 아니었을까. 창작 초반의 표절 시비가 있긴 해도 여전히 감탄할 만한 스토리인 '에반게리온'이 극장에서는 어떻게 태어날까.
포스터와 프로모션 이미지를 보고, 어쩐지 이카리 신지의 얼굴선과 시선이 날카로워졌다라는 인상을 가졌었다. 극장에 가서 보고 나니 날카로워진 건 이카리 신지의 얼굴 만은 아니었다. 96년 당시에 느꼈던 선명함 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화면이 펼쳐진다는 점에 놀랐다. 사소하게 달라진 여러 설정이나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방식, 그리고 좀 더 노골적이 된 NERV의 마크나 팬들이 이미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궁금하지 않은 미스터리는 아예 대놓고 끌고나가는 설정(리리스나 카오루, 제레의 존재 등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등이 '끝내준다'는 생각이 든다.
아야나미 레이의 목소리가 그대로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그대로 출연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완전히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약간의 괴리감은 이제는 많이 달라진 메구미의 과거를 '재현'한 탓일게다. 과거의 미소녀, '아야나미 레이'가 주었던 신선함은 사라지고 없다는 생각도 든다.
에반게리온 이후 레이의 캐릭터는 여러 모로 재생산되었으니 '오리지널'이 신선하지 않은 모양이다. 40대가 된 메구미가 과거를 되살려 녹음을 했다고 한다. 나머지 성우들 역시 예전 그대로라는 말을 읽으니 감독이 되살리고 싶었던 것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단순한 제작자의 꼼꼼함에 팬들이 휘둘리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에반게리온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오타쿠'에 대한 히데야키 감독의 놀림이다. 자신 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26화의 결론은 팬들을 화나게 하기도 했고, 공감을 얻기도 했다. 물론 원작에서 보여준 신지, 레이, 아스카의 이미지는 어딘가 분명치 않고 모호했고, 모호함은 여러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는 까닭에 그렇게까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도록 한다. 메시지나 미스터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는 자체가 '오타쿠스러움' 일 것이다.
여섯번째 사도를 보고 떠올린 건 영화, 큐브. 사도의 정체가 인간을 대체할 새로운 생명체, 인류보완계획의 일부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나니 사도의 정체가 좀 더 정밀해지는 것 같다. 사도가 사라질 때 마다 '피'를 형상화하는 장면이 많아서 섬뜩할 정도인데 인간적인 생명체로서 차례차례 신지, 아스카, 레이들을 괴롭히게될 사도.
예전에 단순한 모양을 취하던 것에 비해 움직임이 탁월해진 사도가 눈에 띄었다. 모든 일본의 전력을 차출하는 장면도 조금 더 사실적이 되었다(실제로 작화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제3신도쿄시의 세부묘사 역시 자세해졌는데 여름날의 풀벌레 소리와 놀지는 모습들은 예전 느낌대로 재현되었다. 영화 초반의 장면은 원작과 그리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지만 나머지 부분은 눈에 띄게 섬세해진 느낌이다.
TV판과 달라진 느낌이라면 이미지가 날카롭고 선명해진 탓인지 주인공의 얼굴이 예전 보다 어른스러워 보인다는 점이다. 미사토나 리츠코의 얼굴 조차 이전 보단 분명해진 느낌(그러고 보니 카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또 에반게리온의 긴장감을 증폭시키던 배경음악, 예전에 씌이던 배경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만 조금씩 변형되어 있다. 자주 긴급한 설정이 등장하는 까닭에 음악도 조금 더 스케일이 커진 느낌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다음 편에서는 아스카가 등장을 할 예정이고, 카오루 역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정리가 될텐데 압축한 이야기답게 군더더기를 모두 빼고 진행될 것 같다. 26편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 감독이 선정하고 정리한 부분은 과연 어떤 부분일까 궁금하다. 자신의 대표작을 회고하는 인간의 습관이란 것이 헐리우드식 긍정적인 완성을 가져오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말이 달라질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는 히데야키 감독의 '뜻'을 지켜보고 싶다.
1996년도의 기억. 26편의 시리즈를 어렵게 구해 한편한편 시청하며 한 사람의 팬인 나를 감동시켰던 것.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이 무서운 생명체 사도를 무엇과 오버랩시킨 것인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소녀 레이가 어떤 것의 상징이었는지 아스카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하고 들키고 싶어하지 않던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 신지의 자기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질타가 무엇과 겹치고 있는 지 정확하게 대칭되는 무엇은 아마 없었을 지도 모른다.
감독과 수많은 팬들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리지 않으려 들 것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여러 해석의 여지를 주었다는 것이 '에반게리온'에게 가장 감사한 일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신비롭다는 생각이 드는 건 추억의 무게가 크게 작용한 탓일 지도 모르겠다. 꼼꼼하고 탁월한 애니들은 늘어났지만 이만한 해석의 여운을 주는 애니는 흔치 않다는 점은 안타깝기도 하다.
사실, 9월달에 이 새로운 시리즈가 발표될 무렵. 개구리 중사 케로로란 녀석은 또한번 에반게리온을 패러디했었다. 그 날씬한 에반게리온을 케로로에서 먼저 시청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그것 참, 새로 만들어지긴 한 모양이다라는 감상. 에바의 재탄생은 기존 에바팬들을 한번 뒤집어놓은 대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부여하지 않고는 개인의 문제겠지만, 여하튼 그렇단 말이다. 케로로의 작가가 여전히 반복되는 에바끼리의 싸움을 코믹하게 표현한 것은 어쩌면 애니 팬들의 정확한 상황이 아닐까.
출처 :
http://zqn.blog118.fc2.com/blog-entry-17.html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7382
http://movie.empas.com/movies/image_gallery.tsp?mid=40629&f=2s
http://www.cine21.com/Movies/Mov_Movie/movie_detail.php?id=22885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序)
명절 동안 극장가를 찾아 에반게리온 서를 시청한 것까진 좋았는데 지나치게 추운 날 서두르고 시달린 까닭인지 몸살이 더 심해졌다. 거기다 관람을 편하게 하기 위해 늦은 시간에 극장을 갔는데 앞자리에 앉은 분들이 극장 상영관 앞으로 뛰어가고 핸드폰으로 노닥거리고, 시끄럽게 굴어서 눈이 아파(핸드폰 액정이 뒷사람에게 그렇게 눈이 부신 줄 본인들은 모르나 보다) 찡그리고 있어야할 지경이었다. 다음엔 좀 더 편하게 보고 싶다.
처음 볼 때 숨이 멎게 만들었던 놀라운 크기의 인간형 로봇 에반게리온. 생명체 기능을 한다는 설정도 당시 충격이었다. '인간과 거대로봇' 같은 설정을 비슷하게 반복한 '라제폰'의 뮤 로봇들은 에바에 비하면 한참 식상하다.
극장판으로 편집했으니 배경과 스토리가 비슷할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가능했고 다만 '시선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 것이었느냐가 문제 아니었을까. 창작 초반의 표절 시비가 있긴 해도 여전히 감탄할 만한 스토리인 '에반게리온'이 극장에서는 어떻게 태어날까.
포스터와 프로모션 이미지를 보고, 어쩐지 이카리 신지의 얼굴선과 시선이 날카로워졌다라는 인상을 가졌었다. 극장에 가서 보고 나니 날카로워진 건 이카리 신지의 얼굴 만은 아니었다. 96년 당시에 느꼈던 선명함 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화면이 펼쳐진다는 점에 놀랐다. 사소하게 달라진 여러 설정이나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방식, 그리고 좀 더 노골적이 된 NERV의 마크나 팬들이 이미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궁금하지 않은 미스터리는 아예 대놓고 끌고나가는 설정(리리스나 카오루, 제레의 존재 등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등이 '끝내준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보다 성격이 더 선명하지만 망설이는 장면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이카리 신지. 낯선 천장을 보고 외로워하는 장면이 아직도 안스럽다.
아야나미 레이의 목소리가 그대로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그대로 출연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완전히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약간의 괴리감은 이제는 많이 달라진 메구미의 과거를 '재현'한 탓일게다. 과거의 미소녀, '아야나미 레이'가 주었던 신선함은 사라지고 없다는 생각도 든다.
에반게리온 이후 레이의 캐릭터는 여러 모로 재생산되었으니 '오리지널'이 신선하지 않은 모양이다. 40대가 된 메구미가 과거를 되살려 녹음을 했다고 한다. 나머지 성우들 역시 예전 그대로라는 말을 읽으니 감독이 되살리고 싶었던 것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단순한 제작자의 꼼꼼함에 팬들이 휘둘리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들릴 듯 말 듯 조용하게 웅얼거리는 미소녀, 아야나미 레이의 존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성우 하야시바라 메구미를 스타로 올려놓은 목소리는 레이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에반게리온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오타쿠'에 대한 히데야키 감독의 놀림이다. 자신 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26화의 결론은 팬들을 화나게 하기도 했고, 공감을 얻기도 했다. 물론 원작에서 보여준 신지, 레이, 아스카의 이미지는 어딘가 분명치 않고 모호했고, 모호함은 여러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는 까닭에 그렇게까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도록 한다. 메시지나 미스터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는 자체가 '오타쿠스러움' 일 것이다.
여섯번째 사도를 보고 떠올린 건 영화, 큐브. 사도의 정체가 인간을 대체할 새로운 생명체, 인류보완계획의 일부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나니 사도의 정체가 좀 더 정밀해지는 것 같다. 사도가 사라질 때 마다 '피'를 형상화하는 장면이 많아서 섬뜩할 정도인데 인간적인 생명체로서 차례차례 신지, 아스카, 레이들을 괴롭히게될 사도.
예전에 단순한 모양을 취하던 것에 비해 움직임이 탁월해진 사도가 눈에 띄었다. 모든 일본의 전력을 차출하는 장면도 조금 더 사실적이 되었다(실제로 작화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제3신도쿄시의 세부묘사 역시 자세해졌는데 여름날의 풀벌레 소리와 놀지는 모습들은 예전 느낌대로 재현되었다. 영화 초반의 장면은 원작과 그리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지만 나머지 부분은 눈에 띄게 섬세해진 느낌이다.
TV판과 달라진 느낌이라면 이미지가 날카롭고 선명해진 탓인지 주인공의 얼굴이 예전 보다 어른스러워 보인다는 점이다. 미사토나 리츠코의 얼굴 조차 이전 보단 분명해진 느낌(그러고 보니 카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또 에반게리온의 긴장감을 증폭시키던 배경음악, 예전에 씌이던 배경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만 조금씩 변형되어 있다. 자주 긴급한 설정이 등장하는 까닭에 음악도 조금 더 스케일이 커진 느낌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다음 편에서는 아스카가 등장을 할 예정이고, 카오루 역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정리가 될텐데 압축한 이야기답게 군더더기를 모두 빼고 진행될 것 같다. 26편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 감독이 선정하고 정리한 부분은 과연 어떤 부분일까 궁금하다. 자신의 대표작을 회고하는 인간의 습관이란 것이 헐리우드식 긍정적인 완성을 가져오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말이 달라질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는 히데야키 감독의 '뜻'을 지켜보고 싶다.
1996년도의 기억. 26편의 시리즈를 어렵게 구해 한편한편 시청하며 한 사람의 팬인 나를 감동시켰던 것.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이 무서운 생명체 사도를 무엇과 오버랩시킨 것인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소녀 레이가 어떤 것의 상징이었는지 아스카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하고 들키고 싶어하지 않던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 신지의 자기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질타가 무엇과 겹치고 있는 지 정확하게 대칭되는 무엇은 아마 없었을 지도 모른다.
제레와 함께 등장한 카오루. 카오루가 사도인 것은 새로울 것이 없는 사실이고 신지의 친구가 된다는 점도 그대로 이어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의 역할이 달라질까?
감독과 수많은 팬들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리지 않으려 들 것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여러 해석의 여지를 주었다는 것이 '에반게리온'에게 가장 감사한 일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신비롭다는 생각이 드는 건 추억의 무게가 크게 작용한 탓일 지도 모르겠다. 꼼꼼하고 탁월한 애니들은 늘어났지만 이만한 해석의 여운을 주는 애니는 흔치 않다는 점은 안타깝기도 하다.
사실, 9월달에 이 새로운 시리즈가 발표될 무렵. 개구리 중사 케로로란 녀석은 또한번 에반게리온을 패러디했었다. 그 날씬한 에반게리온을 케로로에서 먼저 시청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그것 참, 새로 만들어지긴 한 모양이다라는 감상. 에바의 재탄생은 기존 에바팬들을 한번 뒤집어놓은 대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부여하지 않고는 개인의 문제겠지만, 여하튼 그렇단 말이다. 케로로의 작가가 여전히 반복되는 에바끼리의 싸움을 코믹하게 표현한 것은 어쩌면 애니 팬들의 정확한 상황이 아닐까.
케로로에서 패러디된 에바. 물론 극중의 담걸(짝퉁 건담)이 이렇게 변신한 걸로 설정했다. 케로로는 진짜 담걸이 아니라고 우기는 가운데 리리스를 닮은 두 개체가 나와서 쌈질한다.
출처 :
http://zqn.blog118.fc2.com/blog-entry-17.html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7382
http://movie.empas.com/movies/image_gallery.tsp?mid=40629&f=2s
http://www.cine21.com/Movies/Mov_Movie/movie_detail.php?id=22885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序)
명절 동안 극장가를 찾아 에반게리온 서를 시청한 것까진 좋았는데 지나치게 추운 날 서두르고 시달린 까닭인지 몸살이 더 심해졌다. 거기다 관람을 편하게 하기 위해 늦은 시간에 극장을 갔는데 앞자리에 앉은 분들이 극장 상영관 앞으로 뛰어가고 핸드폰으로 노닥거리고, 시끄럽게 굴어서 눈이 아파(핸드폰 액정이 뒷사람에게 그렇게 눈이 부신 줄 본인들은 모르나 보다) 찡그리고 있어야할 지경이었다. 다음엔 좀 더 편하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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