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들, 특히 6살 미만의 아주 어린 아이들은 뽀로로 컬렉션 중 몇가지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에 이 만큼 성공한 캐릭터가 없고 이만큼 사랑받는 캐릭터도 드물기 때문에 유아용 매장에는 어디서나 뽀로로를 볼 수 있다. 뽀로로 내복, 뽀로로 장난감, 뽀로로 신발, 뽀로로 교재, 뽀로로 영양제, 뽀로로 칫솔, 뽀로로 치약, 뽀로로 젓가락, 뽀로로 컵, 뽀로로 과자 등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없기 때문에 어느 마트에 가던지 뽀로로는 인기 폭발.
애니메이션 자체는 EBS에서 시즌1과 시즌2로 나뉘어 방송되었고(어린이 TV나 재능방송, 투니버스 등에서 다시 재방송되었다) DVD는 극장판 1편과 '뽀로로와 노래해요' DVD 2편, 그리고 시즌 1, 2의 DVD가 모두 7장 정도 된다. 비싼 가격이지만 이 시리즈를 모두 갖춘 집이 제법 많다는 사실. 신발이나 의류, 과자같은 경우 같은 분량의 다른 상품 보다 10% 정도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린다. 뽀로로는 캐릭터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뽀로로란 이름만 붙이면 웬만하면 히트 상품이 되는 모양이다.
뽀로로라는 순 우리말이 세계 속에 방영
대사도 없고 단순하기로 유명했던 클레이 애니메이션 '꼬마펭귄 핑구'의 아류작이란 평도 들었었고, 극히 단순한 내용 때문에 성공을 점치기 힘들었던 이 애니메이션은 지금 대만,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40개국에서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경우엔 41.7%의 채널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부정적인 환경들을 극복하고 지금은 최고의 성공사례로 인정받는다. 정식으로 출시된 캐릭터 상품은 모두 80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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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가지고 있거나 사줬던 뽀로로 아이템들. 혹은 예비 목록. 뽀로로 캐릭터를 갖춘 상품은 80개 쯤 된다고 한다 (리스트 보니 더 많아 보이던데)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오콘,하나로통신,EBS, 북조선의 삼천리총회사가 공동 제작한 남북 합작 Full 3D 애니메이션이란 거창한 타이틀, 그런데 과연 뽀로로가 무슨 뜻일까. 네이버 오픈사전에 의하면 '종종걸음으로 재게 움직이는 모양'을 나타내는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뽀로로를 비롯한 다른 캐리터들이 아장아장 걷는 모양새를 표현했다고 보면 되겠다.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게 민망해지는 예쁜 단어다.
뽀로로를 모르는 엄마 아빠가 있어?
누군가 전해준 이야기라 정확한 사연을 모르는데 라디오에서 들었단다. AM 라디오 내용인거 같은데 아이 외할머니에게 어린아이를 맡겨 키우는 부부가 있었단다. 오늘 외할머니랑 뭐했냐는 말에 5살 쯤 먹은 아이가 답하길 '성인용 그걸' 봤단다. 깜짝 놀라서 재차 확인해도 그거. 외할머니한테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고 따지러 갔더니 뽀로로라나 뭐라나. 뽀로로란 단어를 엉뚱하게 알아들은 것.
이건 좀 말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 사연인게 아이의 전부를 알 수는 없더라도 아이가 어떤 종류의 TV 방송이나 분야를 좋아하는지 혹은 어떤게 방영이 되는지 쯤은 대부분 부모가 알고 있다는 거다. 특정 캐릭터를 아무리 선호하지 않더라도 같이 장난감을 사러가면 수없이 아는체를 했을텐데 어떻게 몰라볼 수 있을까(그러기 힘들 걸). 가장 나쁜 건 아이를 대상으로 성인 기준의 상상력을 발휘했다는거다. 더욱 이 사연에 예민한 이유는 실제로 '뽀로로'라는 단어를 성인용 검색어, 은어로 쓰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가까운 곳에도 뽀로로를 쓰시는 분들이 많았다. 티스토리에는 어린 유저들도 많은데 하필 유아용 검색어를 쓸게 뭐람. 투덜투덜.
주요 포털사이트엔 알다시피 뽀로로란 검색어를 사용하면 '뽀롱뽀롱 뽀로로'에 대한 내용이 검색되고 있다. 그리고 몇몇 소형 사이트나, P2P, 다운로드 사이트에서는 성인 검색어 차단을 사용한다. 성인용 동영상 검색어를 쓸 수 없자 아동용 언어인 뽀로로를 은어로 사용하는 모양이다. 아이들이 어른들과 항상 함께 인터넷을 이용하란 법이 없기 떄문에 걱정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다. 무심코 실행한 프로그램에서 뽀로로를 쳤을 때 나타날 결과가 두렵지 않을까?
이 시리즈의 봉제인형은 모두 갖췄음에도 한꺼번에 단체사진을 못 찍고 있다. 진열상태 때문에 꼭 한두녀석이 빠져있다. 7마리가 모두 모이면 단체로 찍어줘야지.
아이들을 위한 건 아이들에게로
유아들이 말을 배우고 사회적인 행동을 배울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건 일단 부모다. 그 다음이 형제 자매나 친구들, TV 속 캐릭터들이다. 악역없는 애니, 뽀로로의 단순한 구조가 의미있는 건 유아들에게 그만큼 잘 흡수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는 건 그만큼 이야기에 동감하며 유사성을 느낀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다른 애니엔 관심없는 조카는 뽀로로 만은 정신없이 빠져든다.
주인공들은 주로 음식을 직접 만들줄 알고 청소, 사냥, 집짓기같은 자신의 일들을 모두 직접 해결한다. 루피는 케이크나 과자를 즐겁게 잘 만든다.
루피, 패티, 뽀로로의 영향을 받아 조카와 직접 만든 쿠키. 울퉁불퉁하지만 직접 만든 쿠키를 뽀로로 쿠키라고 부른다. 주인공 캐릭터들의 행동이 조카에게 큰 영향을 준 셈.
옛날 보다 아이들을 사랑해준다고 옛날 보다 아이들에게 풍족해진 세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위험한 것 투성이인 이 세계에 오히려 아이들을 위한 오락거리는 줄어들었다. 안전사고나 범죄 문제로 혼자서 놀이터에서 뛰어놀라 하기 힘들 때가 많고 환경도 유해한 곳이 많다. 어른들이 하루 종일 아이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이 때에 뽀로로 세계에 살고 있는 7마리의 친구들은 아이들에게 호감을 줄 만하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비하면 뽀로로네들이 살고 있는 눈속 마을은 완전무결하다. 범죄를 저지를 존재도 거의 없고 보호받지 않아도 나쁜 사람은 없다. 스스로 성장하고 깨우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
어른들에게야 다른 PC 속 오락거리가 얼마든지 있을테니 뽀로로 치약과 칫솔로 이 닦고 일어나서 뽀로로 로고 옷을 입고 뽀로로 신발을 신고 어린이집에 간 다음 뽀로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뽀로로 색종이로 비행기를 접고, 뽀로로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꿈을 꾸는 아이들, 뽀로로 젓가락으로 밥을 먹다가 뽀로로 목욕세트로 세수하고 뽀로로 인형을 안고 잠드는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뽀로로를 넘겨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