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세월호 침몰, 세월호 음모론 대체 왜 호응을 얻을까?

Shain 2014. 5. 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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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39일째. 여전히 16명의 사람들이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했지만 대한 민국은 지방선거로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여당의 누구는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비난하며 큰 목소리를 낸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어제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동영상을 선거 홍보에 이용한다는 뉴스가 사람들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정부의 책임을 묻고 진상규명을 원하는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는 '정치적'이고 행정부 수장의 눈물을 선거에 이용하는 건 괜찮다는 논리가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들죠. 이외에도 서울시 '안전'이 위험하다며 상대측을 비난하는 서울시장후보나 종교인들의 부적절한 언사가 사람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한 가지 더 추가된 '세월호의 우연' 왜 세월호 사건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갈까?




사람들은 어떤 큰 사건의 원인이나 이유가 정확히 설명되지 못할 때 '음모론(conspiracy theory)'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인터넷 일부에서는 어떤 사건의 배후에 대한 추측성 글이 올라올 때 마다 또 식상한 음모론이냐며 비난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나 양파껍질처럼 까도까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의심하는 것이 사람심리입니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죠. 세월호 침몰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소위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떠돌았고 그중 몇가지는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사건 처럼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인재가 발생했을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기관이나 담당자가 무엇을 숨기려는 인상을 받는 경우 더욱 의심은 증폭되기 마련입니다. 지금 총파업 위기에 처한 KBS나 MBC같은 공중파가 보도통제를 받는 듯 세월호 뉴스에 소극적일 때는 더욱 의심을 키웁니다. 결국 '세월호 음모론'을 키운 것은 정부와 해경의 미심쩍은 행동이라는 뜻이죠. 아무 사전통보없이 세월호 유가족의 뒤를 따른 정보과 경찰이 상부에 보고된 정보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할 때 미행당한 유가족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진전없는 수사에 이어지는 생각없는 대책. 누가 의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월호 음모론이 가라앉지 않고 점점 호응을 얻는 이유는 뻔합니다. 당연히 공개되어야할 정보가 단절되고. 사복경찰이 미행하고 진압하고 시위자들을 연행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습니다.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회장 수사가 사건 40여일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누군가 참사 관련자를 비호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 마련입니다. 사건 초기 이준석 선장을 해경의 아파트에서 재운 해경국장은 구원파 관련자라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입니다. 이게 다 우연입니다. 일등항해사가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내용은 더욱 의혹을 증폭시켰지요.

사람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세월호 음모론' - 요약하자면 너무 많은 우연과 비상식적인 상황이 음모론을 키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잘 살펴보면 사람들은 정말 정부 기관이나 국정원이 무고한 사람들을 300여명이나 죽였다고 믿는게 아닙니다. 한결같이 이러니까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죽음이 슬픈 만큼 그렇게 많은 책임자들이 '우연히' 무책임했다는 걸 믿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책임있는 기관에서 먼저 나서 날카롭고 강도있는 조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언론에서 하나둘씩 캐내는 뉴스가 '사실과 다르다'며 은폐하고 방어하기 바쁩니다.







너무 많은 우연과 비상식적인 상황이 음모론을 키운다

지금 떠돌고 있는 '세월호 음모론'의 핵심은 왜 하필 그 많은 우연이 4월 16일 한꺼번에 발생했느냐입니다. 사고 당시 세월호는 이준석 선장이 아닌 일등항해사가 운항하고 있었고 이는 2014년 4월 15일부터 시행된 '선원법 시행령'에 따른 것입니다. 세월호 일등항해사는 입사 다음날 바로 세월호 운항에 참여했습니다. 사고 당시 해경에게 구조될 때 승객 구조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채 어디론가 전화를 계속 걸던 인물도 바로 이 일등항해사죠. 당시 일등항해사 신모씨가 통화하던 곳 중 하나는 국정원이었다고 합니다(이는 매뉴얼에 따른 행동입니다). 승객에게 탈출지시도 내리지 않은채 보고에 집중하는 모습이 음모론을 제기되게 만든 것입니다.

해경은 구조할 생각이 없는 듯 창문 속 학생들을 보면서도 창을 깨거나 진입하지 않았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방송장비가 고장나지 않았는데 탈출 지시를 내리지 않고 승무원이 탈출 여부를 몇번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았던 선장처럼 해경도 도착해서 승객들에게 나오라고 지시할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소방호스로 아이들을 필사적으로 구조중인 승객을 그냥 지켜보기만 합니다. 선장과 해경의 이상한 행동이 '우연히' 겹쳐버린 셈이죠. 언딘을 끌어들여 구조가 아닌 인양 중심 대책을 추진한 해경이 더욱 의심을 증폭시킵니다.

승객들에게 탈출 지시를 내리지 않은, 선장과 해경의 이상한 행동이 우연히 겹쳤다.


이외에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위해 계약한 배는 '오하마나호'였다는 우연도 있습니다만 그 부분은 아이들의 불운이었다 쳐도 어제 방송된 손석희 앵커의 '뉴스9'과 오늘 새벽 방송된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에서 제시한 또다른 '우연' 두 가지는 음모론에 더욱 불을 붙입니다. 사고 초반 세월호 침몰 현장에 방송장비가 없는 헬기만 도착했습니다. 방송장비를 갖춘 헬기는 완전히 침몰한 이후 현장에 왔다는군요. 출동한 헬기가 현장에서 승객들이 모두 나오라고 방송만 했어도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서해청 소속 헬기, 제주 헬기도 모두 공교롭게도 방송장비가 없었습니다.

또 이상호 기자는 세월호와 같은 구조의 배인 '오하마나호'에 올라 검찰에서 사고 원인으로 지적한 '급변침' 즉 '1초만에 10도나 급변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오하마나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선장, 일등항해사, 조타수를 거쳐 변침하는 선박의 지휘체계만으로도 시간이 1초 이상 걸립니다. 이 부분은 사고 초기 다른 방송에서 한국해양대 교수와 제독이 역시 지적한 내용으로 대형선박이 1초에 10도 이상 급변침하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고 원인이 급변침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죠.

전문가들도 오나마나호 관계자도 '1초에 10도나 급변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왜?




어제 방송에서 이상호 기자는 또 한가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사건 초기 생존자들은 쿵하는 소리가 들렸고 '계란 냄새'를 맡았다는 증언이 보도된 적 있습니다. 이는 유가족들에 제공한 희생자들의 동영상에서 확인된 내용입니다(故 박수현군 동영상에서 나온 '계란 냄새'). 일부에서는 이 계란 썩은 냄새를 근거로 세월호는 사건 신고 훨씬 전부터 문제가 있었지만 손해 때문에 계속 운항을 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이미 기관실이 폭발한게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는 한발 더 나가 '폭발물'이 유입된 게 아니겠느냐는 말을 합니다.

이상호 기자와 인터뷰한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사건 초기 이준석 선장을 재워주고, 구원파였다고 알려진 해경 이용욱 국장이 원래 한국화학에서 폭발물 실험 전문가였다고 증언합니다. 또 해경이 구명정으로 이준석 선장 일행 보다 먼저 구조한 인물이 하나 있습니다. 동영상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선장일행 보다 먼저 세월호 중간에서 구조한 인물은 마스크를 쓰고 오렌지색 작업복을 입고 있습니다. 보통 주황색(오렌지색) 작업복은 위험물질을 처리할 때 입는 옷으로 알려져 있죠. 이상호 기자는 이 인물이 '승선인명부에도 없는 의문의 인물'이라 이야기합니다.

'계란냄새'에 대한 의심과 그 누구보다 먼저 구조된 오렌지색 작업복 인물. 왜 의혹이 제기되나?


어제 '뉴스K'에서는 지금까지 공개된 각종 동영상을 시간순으로 연결해 세월호, VTS, 해경, 어업지도선, 헬기, 승객의 상황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승객은 선장의 지시에 따라 조용히 기다리고 있고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은 자신들만 빠져나오기 바쁩니다. 지금까지 많은 해상사고에서 해경이 늘 무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에서 누구 보다 신속히 움직였어야 할 해경은 구조 시간을 놓쳤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을 연결해서 보니 그들의 무능이 더욱 잘 보입니다. 우연이 지나치게 반복되면 우연이 아니라고 하던가요?

내일이면 세월호 침몰 40일째입니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한심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부 기관이나 해양경찰청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그들 만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 믿어보자고 합니다. 그러나 국정원이 선거 개입 사건으로 신뢰를 잃은 것처럼 해경과 검찰 역시 정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불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선거 정국을 의식한듯 세월호의 파장을 점차 축소, 은폐하려 합니다. 왜 국민들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만 답을 내놓는 것일까? 정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일을 키운 것은 아닌지. 음모론 보다 못한 정부의 대처가 한심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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