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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백, 신하균을 위한 최고의 캐릭터 최고봉, 아인슈타인 닮았네

Shain 2014. 11. 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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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 많은 일에 무뎌지고 덤덤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섯살 어린아이처럼 고집이 세지고 투정을 부리기도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에 마음이 초초해질 때도 있고 젊을 때처럼 건강치 않은 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무엇 보다 힘든 것은 나이들어도 욕망은 그대로인데 대부분의 노인들은 형편은 어려워 집니다. 때로는 건강 문제로 먹고 마시는 일도 마음대로 못합니다. 만사가 마음대로 안되니 약해진 체력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분노하고 가끔씩 떠오르는 과거의 추억과 후회 때문에 편하게 잠 못 이루기도 합니다. 주변에 믿고 의지할 배우자나 가족이 있으면 그나마 낫지만 혼자서 그 긴 시간을 견딘다면 더욱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신하균이 아니면 아무도 못할 것같은 캐릭터 최고봉. 70대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설레는 감정까지 드러난다.


반면 나이들어서 좋은 점은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진심으로 위해주는지 아니면 거짓으로 살살 웃으며 속이려드는지 한눈에 보일 때도 있고 젊은 시절에는 몰랐던 소중한 가치를 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은 지금의 깨달음 그대로 몸만 젊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과거와 같은 그런 실수는 하지 않을텐데 후회합니다. '미스터백'의 주인공 최고봉(신하균)은 70세의 노인으로 유성이 떨어진 그날 다시 젊어질 기회를 얻은 캐릭터입니다. 이것참 사람들의 흔한 상상을 드라마로 아이디어 하나는 기발하네요.


최고봉은 딱 봐도 그리 착한 어르신이 아닙니다. 자신의 고희연 자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사람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 합니다. 뭐 최고봉의 주변 인물들을 보니 믿기 힘든 사람들 뿐이긴 합니다. 사고뭉치 아들래미 최대한(이준)은 귀한 자식이지만 워낙 무개념이라 회사를 맡기기 적당치 않고 동생이라며 뻔질나게 찾아오는 최영달(전국환)이나 그 아내 이인자(황영희), 여동생 미혜(조미령)는 속이 빤히 들여다 보입니다. 일은 잘해도 어딘가 음흉해 보이는 이사 정이건(정석원)도 그렇습니다. 사업적으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홍보실장 홍지윤(박예진) 뿐인 듯합니다.











거기다 1회에 드러난 내용을 보니 최고봉의 주변인물들 중 하나가 안 그래도 골치덩어리인 최대한을 더욱 미움받게 만드는 듯합니다. 일부러 여자를 붙여 임신 스캔들을 만드는가 하면 사업자금 빌려준 것을 최고봉에게 도박했다고 알려지게 합니다. 누군지 정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의도는 비슷비슷 하겠죠. 최대한이 경영자 자질이 없음을 여기저기 알리고 아버지 최고봉의 미움을 받게 해서 리조트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나게 하려는 속셈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최대한이 경영에 욕심은 없어도 일단 보이는 것 만큼 '답없는 놈'은 아니란 뜻입니다.


아무튼 '미스터백'의 첫회를 보니 이 정도면 판은 잘 짜여진 것같습니다. 우연히 양로원에서 은하수(장나라)를 만나 마음이 설레던 최고봉은 갑자기 떨어진 유성 때문에 은하수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생명의 위기에 처한 최고봉은 주치의(김병욱)가 일전에 먹으라며 건내준 약을 먹으려다 떨어트렸고 약 대신 유성에서 떨어진 정체불명의 돌을 먹고 맙니다. 아마도 최대한이 은하수에게 찾으려하던 돌목걸이와 유성에서 떨어진, 반짝이는 물건이 최고봉이 갑자기 젊어진 비밀이 아닌가 싶습니다. 70대의 노인이 젊어지면 다른 인생을 살고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이것 참 흥미로운 시작입니다.


왜 이제 만났나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장나라 신하균의 캐릭터.


더욱 드라마를 기대하게하는 것은 배우 신하균 아니면 할 수 없을 것같은 최고봉이란 캐릭터입니다. 배우 신하균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눈빛도 그렇지만 어떤 역할을 해도 신선하게 소화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잇습니다. 아무리 시청률이 낮아도 신하균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꼭 끝까지 봐야할 것같은 생각이 들지요. 거기다 로맨틱 코미디하면 따라갈 사람이 없는 장나라와의 궁합이 첫회부터 참 보기 좋았습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2014)'에서 보여준 장혁과의 코믹 멜로도 최고였는데 신하균과 만들어낸 캐릭터도 보기좋은 것같습니다. 왜 진작 두 배우가 로맨틱 코미디에서 만나지 못했는지 아까울 정도에요.


심근경색에 건강이 좋지 않아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천방지축인 어린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평생 가꿔온 리조트가 망해가는 꼴은 두고 볼 수 없고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은 없지만 어떻게든 사람을 추려 사업은 끌고가야하는 성격급한 노인네. 동시에 나이먹어서도 패션에 신경쓰는 멋쟁이에다 30년 동안 자신을 돌봐온 수행비서 성경배(이문식)을 구박하거나 두들겨 패면서도 단둘이 있을 때는 친구처럼 툴툴 거리는 모습이 참 캐릭터 잘 만들었다 싶었습니다.. 물론 자세히 살펴보면 젊은 얼굴을 숨길 수 없지만 신하균이 70대 노인의 특징을 코믹하게 잘 잡아내고 있더군요.


쉽게 풀리기 힘든 러브라인과 미스터리.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듯하다.


'미스터백'의 이야기는 간단하면서도 쉽게 예상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러브라인의 최대 난관은 일흔 나이에 여자를 사랑하는 걸 추접스럽다고 생각했던 최고봉이 어떻게 '푸른 하늘 은하수'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할 것이며 은하수는 '혹부리 영감'이라고 생각했던, 심술궂은 최고봉이 젊어졌다는 비밀을 언제 알게 될 것이냐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려면 신체적 나이도 중요하지만 세대차이도 가끔 중요한데 둘 사이의 차이가 잘 메꿔질까요?  덧붙여 갑자기 젊어진 최고봉의 미스터리는 끝까지 드라마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고 언제 다시 칠십 노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비밀이 사랑을 더욱 어렵게하겠죠. 최대한이나 미심쩍은인 주변 사람들까지 끼어들면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할 것입니다.


능청스럽게 70대 노인 최고봉을 연기하는 신하균은 성성한 머리칼과 주름진 얼굴로 같은 배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적당히 기른 콧수염이나 단발형으로 뻗친 헤어스타일이 마치 아인슈타인의 사진같더군요. 혹시 정말 아인슈타인을 모델로 분장한 건 아니겠죠? 등장한 첫모습에 '최아인슈타인'이란 별명을 붙여도 될 것같다고 생각했는데 젊어진 설정이니까 최아인슈타인을 다시 보기는 힘들 것같습니다. '미스터백'의 원작이라는 '올드맨'(올드맨 카카오 페이지 링크)과 얼만큼 유사하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다시 70대 노인 최고봉으로 돌아오는지 알고 싶어서  한번 읽어봐야할 것 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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