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욕망의 불꽃

욕망의 불꽃, 제작진 내부 분열?

Shain 2010. 12. 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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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란을 읽다 어제 의아한 기사를 한 건 읽었습니다. '욕망의 불꽃'의 작가인 정하연씨가 시청률이 하락한 건 주연 배우 신은경, 조민기의 탓이라며 대본 리딩 시간에 두 배우를 나무랐다는 내용입니다. 한마디로 '제작진 내부분열'이란 거죠. 스포츠 조선에 실린 그 내용을 보고 나는 몇가지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최근 아시안 게임 때문에 결방이 잦았던 'MBC 욕망의 불꽃'은 결방 때문에 앞뒤가 이어지지 않아 긴장감이 덜해지고 재미가 떨어진 감이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 탓이 아주 큰 거지요. 그리고 조민기씨와 신은경씨는 주연이란 이유 외에도 가장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로 굳이 작가가 그 두 사람을 탓할 이유는 없습니다.

팬 게시판을 가면 악역을 펼치는 신은경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정하연 작가 본인이 직접 추천한 배우란 말도 얼핏 읽은 거 같습니다. 조민기 역시 주연으로 호감을 얻는 배우입니다. 시청률 때문이라면 왜 가장 인기좋은 사람을 나무랄까요?


작가가 배우를 나무랐단 문제로 구설에 오른 'MBC 욕망의 불꽃'



아무리 성격이 '거지같은' 작가라도 다른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주연 두 사람을 나무라는 몰상식한 짓을 했다는 게 이해가 안가고, 신인급 다른 배우의 연기가 부족함을 탓했다면 모를까 가장 노력하는 사람에게 야단을 치다니 말이 안되는 내용이죠.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10% 초반에서 16%까지 늘 들락날락하고 있습니다.

막말로 드라마 한두번 써본게 아니고 인기 때문에 울고 웃은게 일이년이 아닌데 약간의 하락 때문에 야단친다고 하기엔 정하연 작가의 연륜이 의심스러운 부분이죠. 한건으로 시작했던 그 기사를 시작으로 다른 매체들도 '욕망의 불꽃 내부분열' 기사를 쓰기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엔 기사가 몇건씩 늘어났네요.



'욕불 자중지란' 문제의 기사 내용은

어제 오전(2010. 12. 1 오전 10:22) 스포츠 조선 이인경 기자가 올린 내용은 시청률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작가가 배우들 탓을 해서 역효과가 났다는 내용입니다. 반드시 시청률 20%를 넘거야한다는 책임감이 큰 드라마인데 10% 중반의 시청률을 유지하다 오히려 아시안 게임 때문에 10% 초반대로 더 떨어지고 경쟁작 시크릿 가든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 뭐 이런 식의 내용이군요. 대충 읽어 보면 마음이 조급한 정하연 작가가 양인숙을 주인공으로 삼겠다는 등 '헛말'을 했을 법도 하다는 식의 내용입니다.



뒤를 이어 다른 매체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올리거나 MBC 측의 반박 기사를 올려 '욕망의 불꽃 자중지란', '내부분열'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제일 잘하고 있는 배우들을 정작가가 지적하고 깎아 내리다니 말도 안된다는 식의 반응입니다. 조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말을 했다니 굉장히 충격적인 '모욕'을 준건가요? 작가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기사가 늘자 시청자 항의가 이어져

어제 오후에는 그냥 이해가 안가는 기사라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오전에 MBC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이 이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달러 온 분들이 많았던 모양이더군요. 초반엔 가장 열연하는 두 주인공을 나무란 작가에게 항의하는 내용이 많았고(그 두 사람 아니면 드라마 볼 이유가 없다는 식의 내용) 후반부엔 기자를 나무라는 글들이 늘어납니다.

그 기사가 올라오자 마자 어제 오후 7시경 정하연 작가가 해명글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자주 참여하지 않는 대본 연습에 간만에 나가 배우들을 격려하고 '연기 잘 하자', '연습 빠지면 뺀다'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눈게 전부라는군요. 양인숙 역할은 주연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 4시간 정도 연습을 했던 사실이 있다고 합니다. 평소 어떤 성격의 작가인지 알 수는 없지만 펜을 놓고 싶을 정도로 그 기사에 억울함을 느낀답니다.

'MBC 욕망의 불꽃'을 집필중인 정하연 작가


작가 본인이 이런 식으로 항의한 거야 당사자이니 그렇다 쳐도 촬영에 바쁜 배우 둘째 아들 김영준 역할의 조성하 역시 '내부 분열은 없다'라는 인터뷰를 합니다. 즐겁게 촬영을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제작진은 그 날 있었던 대본 리딩은 일상적이었고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작가와 제작진은 악의적인 허위 기사라고 해명하고 있네요.

종종 작가가 성격이 드세어 PD와 자주 충돌한다는 말도 많고, 그 정도로 강한 성격이 캐릭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만 1946년 생으로 환갑이 이미 넘은 작가의 연륜이 쉽게 다른 사람을 나무랐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현상을 두고 왜 그런 기사가 등장한 걸까요?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음에도 제작진이 작가를 감싸주고 있는 것일까요?



팬들은 보다 정확한 소식을 원한다

평소 정하연 작가의 인품을 알 만큼 친하게 지내는 사이도 아니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작품'으로 작가를 만나고 배우와 친숙해집니다. 그들이 작품을 만드는 기본 철학과 배경을 정확히 인터뷰해주는게 기자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PD, 작가, 배우에게 그 드라마를 생각하는 기본 마인드와 평소 배우로서 어떤 인물이 되고 싶은 지 어떤 드라마가 만들고 싶은 지 그런 점을 듣고 싶은게 팬으로서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작가, PD, 배우들이 만드는 드라마가 팬들에 보여줄 수 있는 전부이고 가치일 것입니다. 기자는 '품질 좋은 기사'와 '정확한 기사'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겁니다. 제작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작가는 해명했지만 현장에 있었던 제작자와 배우가 설명하지 않는 한 팬들은 정확한 내용을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기자는 '의혹'은 제공했지만 그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 기자로서 책임질만한 내용을 올린 건지 알 수가 없네요.




기자의 주장대로라면 현장에서 정하연 작가의 안좋은 행동이 있었음에도 제작진과 배우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데 '정말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는 일에 의혹만 재기해도 약간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자란 직업이 참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근거없는 의혹을 올려도 언론이기 때문에 사실일 가능성이 '50%'나 되는 겁니다. 웬만한 시청률 보다 상당히 높은 신뢰를 얻는거죠.

작가로서의 능력을 42년간 증명해 온 정하연 작가는 말합니다 '시청률은 전적으로 작가의 탓이며 그 문제로 배우를 탓하지 않는다' 라구요. 그러나 드라마 팬들은 이 기사를 보며 열연하고 있는 배우를 나무란 작가에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뒷 부분을 이어가야할 제작진들에게는 기운 빠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겠네요. 논란의 당사자인 본인이 이렇게 항의하고 있으면 기자 역시 자신이 진짜 '품질좋은 기사'를 올렸는 지 증명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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