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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멜로나 소프들이 '막장'에 불륜 천지라며 비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삼각관계는 기본이고 근친에 지탄 받을 사람들 간의 사랑을 묘사하는 종류들이 많으니 그리 비난할 만도 합니다. 그럼 그런 드라마 말고 어떤 드라마를 즐기냐고 물으면 많이 나오는 대답이 '사극'이죠. 그러나 일단 드라마의 속성이 '드라마틱'한 장면 연출이고 보면 사극도 '막장'스런 내용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가 가정이냐 회사냐 국가냐의 차이고 다툼으로 상처받는 범위가 마음을 다치느냐 목숨을 잃느냐 수준으로 달라질 뿐이죠. 또 차이가 있다면 다투는 '명분'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될텐데 멜로물이 '사랑'하느냐 않느냐를 두고 티격태격하는 걸 보면 그것도 그리 다르진 않습니다. 사극이란 장르의 진지함 덕분에 왕위에 오른 이방원의 욕심이 탐욕스럽게 묘사되지 않을 뿐 그는 폄하하자면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의 오른 비정한 남자에 불과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책을 읽다 보면 현대사의 비극은 이미 예전에 재현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현대인들은 조금 더 복잡하고 잔인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을 뿐 인간이 갈등하는 역사는 태고 이래 변함이 없죠. 특히 고대사는 부족 중심의 가치관이 팽배해 '국가'를 위한다는 대의 조차 충분히 않은 시절이기에 조금 더 원시적인 욕망을 보게 됩니다.
'비류왕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백제, 그 백제의 갈등을 묘사하는 어제 근초고왕 방영분은 혈육을 살인하고 형제를 배신하고 하나의 나라를 이룬 백제가 분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근초고왕은 백제의 다음 후계로 결정되고 간신히 아버지와 부자의 정을 나눈 상태에서 또다시 이별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죠.
제작진의 적극적인 설명이 있었으면 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백제의 왕족이 '부여(夫餘)씨'가 아니냐는 문제였는데 이 부분은 몇일전 KBS의 해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 '진서'의 기록에 근거해 부여구를 '여구((餘句)'라고 불렀다는 겁니다. 여구라는 이름 자체가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는 것이라는 말이죠. 시청자들은 이렇게 부르는 방식을 두고 그럼 부여씨가 '부'씨라도 되냐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는 원작 소설에서 사용한 방식이긴 하지만 드라마 상에서 '구'나 '화', '찬' 등으로 이름을 불렀을 때 변별력이 좋지 않아 이렇게 결정했다고 하는군요. 그럼에도 진서의 기록이 중국식으로 두자 성씨를 인정하지 않아 임의로 부여씨를 '여'씨로 줄였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백제는 대부분 두자 성인데 중국은 모두 한글자성이라 우리 나라 방식이 아니라는 거죠(일본 이름을 생각하시면 쉬울 겁니다).
드라마는 의견이 분분한 백제 해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가치관의 많은 부분이 조선시대에 기반하고 있다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최근 오마이뉴스에 실린 '근초고왕 관련' 기사도 드라마에 많은 정보를 줍니다. 백제는 태자를 미리 선출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인상적이군요.
그 이외에도 시청자들은 부여구의 아버지 비류왕의 본명이 '부구태'라는 점과 시대에 앞선 '마마'라는 호칭 등을 사용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위례궁주 부여준(한진희)가 태자에게 하대를 받는 걸로 보아 왕자 신분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궁주'라는 호칭도 애매하지만 부여화(김지수)가 공주가 되는 까닭을 모르겠네요.
이 드라마를 '사극' 그것도 정통 사극이라 이야기하는 분이 많지만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고 모두 사서에도 없는 창작된 인물들이고(주연급은 근초고왕을 제외하고는 모두군요) 사서에 맞는 그 몇조차 시기가 다른 시대에 활약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히스토리컬 픽션, 퓨전 사극에 가까운 이 드라마는 어떻게 되든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 어제 이야길 요약하면 '아내가 남편을 독살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약혼자였던 남자와 결탁해 남편을 살해한 죄를 남편의 또다른 처와 아들에게 덮어 씌웠죠. 해비 해소술(최명길)이 과거의 정인 부여준과 결탁해 비류왕(윤승원)을 죽이고 부여구(감우성)과 진비 진사하(김도연)에게 누명을 쓰게 했다는 거죠. 정말 웬만한 막장 드라마 저리가라 할 정도로 독한 내용입니다.
부여구의 운명은 이제 둘째 왕자 부여휘(이병욱)에게 달려 있습니다. 오로지 백제를 위해서만 군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부여휘는 어머니 해소술과 형 부여찬, 동생 부여산이 진씨와 부여구를 모함해도 아직까진 흔들리지 않고 위례궁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왕실 군대인 위사군의 통솔권을 가진 부여휘의 결정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도 정해지겠죠.
부여구와 뜻을 같이 하는 흑강공 사훌(서인석), 진정(김효원), 진승(안재모) 등은 모로성에 있는 진고도(김형일) 장군의 군사라도 돌려 위례궁과 해씨 일문을 저지하려 하지만 고구려의 고국원왕(이종원)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부여구를 구할 수 없는 처지가 됩니다. 고국원왕은 부여화를 제 2왕후로 삼는 댓가로 부여준의 청을 들어주기로 한 상태죠.
부여화는 고구려의 제 1왕후가 되던가 백제의 제 1왕후가 될 운명을 타고난 여자입니다. 사서대로라면 '진씨'가에서 근초고왕의 제 1왕후가 나오겠지만, 사서와 약간 다르게 처리된 것도 있으니 어찌 될 지 모르죠. 남의 부인과 여전히 사랑하는 사이인 근초고왕 부여구 역시 '막장' 드라마의 요건은 갖추고 있는 거겠죠.
지아비를 죽인 아내가 백제를 휘어잡을 권력을 꿈꾸고 예전의 정혼자를 꼬드겨 왕이 되려는 남자는 그 아들과 겨룰 것이고, 다른 나라 왕의 부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는 백제를 되찾으려 남은 인생을 올인하겠군요. 덧붙여 이 드라마는 사극이니 백제에 대한 꿈도 이상도 볼 수 있겠지요. 그 주변 인물들의 갈등과 사랑도 큰 스케일로 펼쳐질 것입니다. 이 정도면 현대극 못지 않은 드라마틱한 장면이 마련된 거 같지요?
* 굉장히 슬픈 사극 장면에서 연기자의 썩은 이와 금니가 보일 땐 슬픈 분위기가 깨는게 당연한거겠죠?;;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다만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가 가정이냐 회사냐 국가냐의 차이고 다툼으로 상처받는 범위가 마음을 다치느냐 목숨을 잃느냐 수준으로 달라질 뿐이죠. 또 차이가 있다면 다투는 '명분'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될텐데 멜로물이 '사랑'하느냐 않느냐를 두고 티격태격하는 걸 보면 그것도 그리 다르진 않습니다. 사극이란 장르의 진지함 덕분에 왕위에 오른 이방원의 욕심이 탐욕스럽게 묘사되지 않을 뿐 그는 폄하하자면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의 오른 비정한 남자에 불과합니다.
백제 왕실의 변방을 떠돌다 태자가 되려했던 부여구의 위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책을 읽다 보면 현대사의 비극은 이미 예전에 재현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현대인들은 조금 더 복잡하고 잔인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을 뿐 인간이 갈등하는 역사는 태고 이래 변함이 없죠. 특히 고대사는 부족 중심의 가치관이 팽배해 '국가'를 위한다는 대의 조차 충분히 않은 시절이기에 조금 더 원시적인 욕망을 보게 됩니다.
'비류왕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백제, 그 백제의 갈등을 묘사하는 어제 근초고왕 방영분은 혈육을 살인하고 형제를 배신하고 하나의 나라를 이룬 백제가 분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근초고왕은 백제의 다음 후계로 결정되고 간신히 아버지와 부자의 정을 나눈 상태에서 또다시 이별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죠.
제작진, 부여씨 문제를 해명하다
제작진의 적극적인 설명이 있었으면 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백제의 왕족이 '부여(夫餘)씨'가 아니냐는 문제였는데 이 부분은 몇일전 KBS의 해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 '진서'의 기록에 근거해 부여구를 '여구((餘句)'라고 불렀다는 겁니다. 여구라는 이름 자체가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는 것이라는 말이죠. 시청자들은 이렇게 부르는 방식을 두고 그럼 부여씨가 '부'씨라도 되냐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는 원작 소설에서 사용한 방식이긴 하지만 드라마 상에서 '구'나 '화', '찬' 등으로 이름을 불렀을 때 변별력이 좋지 않아 이렇게 결정했다고 하는군요. 그럼에도 진서의 기록이 중국식으로 두자 성씨를 인정하지 않아 임의로 부여씨를 '여'씨로 줄였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백제는 대부분 두자 성인데 중국은 모두 한글자성이라 우리 나라 방식이 아니라는 거죠(일본 이름을 생각하시면 쉬울 겁니다).
12월 4일 방영 분량에서 죽음을 맞은 비류왕 부구태, 음모를 꾸민 부여준.
드라마는 의견이 분분한 백제 해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가치관의 많은 부분이 조선시대에 기반하고 있다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최근 오마이뉴스에 실린 '근초고왕 관련' 기사도 드라마에 많은 정보를 줍니다. 백제는 태자를 미리 선출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인상적이군요.
그 이외에도 시청자들은 부여구의 아버지 비류왕의 본명이 '부구태'라는 점과 시대에 앞선 '마마'라는 호칭 등을 사용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위례궁주 부여준(한진희)가 태자에게 하대를 받는 걸로 보아 왕자 신분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궁주'라는 호칭도 애매하지만 부여화(김지수)가 공주가 되는 까닭을 모르겠네요.
이 드라마를 '사극' 그것도 정통 사극이라 이야기하는 분이 많지만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고 모두 사서에도 없는 창작된 인물들이고(주연급은 근초고왕을 제외하고는 모두군요) 사서에 맞는 그 몇조차 시기가 다른 시대에 활약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히스토리컬 픽션, 퓨전 사극에 가까운 이 드라마는 어떻게 되든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해소술과 위례궁의 음모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 어제 이야길 요약하면 '아내가 남편을 독살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약혼자였던 남자와 결탁해 남편을 살해한 죄를 남편의 또다른 처와 아들에게 덮어 씌웠죠. 해비 해소술(최명길)이 과거의 정인 부여준과 결탁해 비류왕(윤승원)을 죽이고 부여구(감우성)과 진비 진사하(김도연)에게 누명을 쓰게 했다는 거죠. 정말 웬만한 막장 드라마 저리가라 할 정도로 독한 내용입니다.
부여구의 운명은 이제 둘째 왕자 부여휘(이병욱)에게 달려 있습니다. 오로지 백제를 위해서만 군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부여휘는 어머니 해소술과 형 부여찬, 동생 부여산이 진씨와 부여구를 모함해도 아직까진 흔들리지 않고 위례궁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왕실 군대인 위사군의 통솔권을 가진 부여휘의 결정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도 정해지겠죠.
이제부터 이 둘이 만나는 건 불륜에 해당하죠
부여구와 뜻을 같이 하는 흑강공 사훌(서인석), 진정(김효원), 진승(안재모) 등은 모로성에 있는 진고도(김형일) 장군의 군사라도 돌려 위례궁과 해씨 일문을 저지하려 하지만 고구려의 고국원왕(이종원)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부여구를 구할 수 없는 처지가 됩니다. 고국원왕은 부여화를 제 2왕후로 삼는 댓가로 부여준의 청을 들어주기로 한 상태죠.
부여화는 고구려의 제 1왕후가 되던가 백제의 제 1왕후가 될 운명을 타고난 여자입니다. 사서대로라면 '진씨'가에서 근초고왕의 제 1왕후가 나오겠지만, 사서와 약간 다르게 처리된 것도 있으니 어찌 될 지 모르죠. 남의 부인과 여전히 사랑하는 사이인 근초고왕 부여구 역시 '막장' 드라마의 요건은 갖추고 있는 거겠죠.
지아비를 죽인 아내가 백제를 휘어잡을 권력을 꿈꾸고 예전의 정혼자를 꼬드겨 왕이 되려는 남자는 그 아들과 겨룰 것이고, 다른 나라 왕의 부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는 백제를 되찾으려 남은 인생을 올인하겠군요. 덧붙여 이 드라마는 사극이니 백제에 대한 꿈도 이상도 볼 수 있겠지요. 그 주변 인물들의 갈등과 사랑도 큰 스케일로 펼쳐질 것입니다. 이 정도면 현대극 못지 않은 드라마틱한 장면이 마련된 거 같지요?
* 굉장히 슬픈 사극 장면에서 연기자의 썩은 이와 금니가 보일 땐 슬픈 분위기가 깨는게 당연한거겠죠?;;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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