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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가의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내놓고 힘들다 외롭다는 말을 표현하지 않을 뿐 그 집안의 일원으로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족 중 가장 어린 조현진(차예련)은 한지훈(지성)에게 자신의 지옥같던 유학 시절을 이야기합니다. 배가 아프다는 말도 영어로 하라는 어머니 공순호(김영애)의 냉정함, 사람을 믿을 때는 천천히 신뢰하고 난 후에도 버릴 준비도 칼같이 하라는 어머니의 말에 슬픔을 느끼곤 하지만 JK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건 퇴출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도 재벌가 출신이지만 갓 시집온 며느리였던 젊은 임윤서(전미선)도 마음붙일 곳이 딱히 없었을 것입니다. 구성그룹의 영향력으로 시어머니에게 유세를 해 보지만 자신의 수발을 들며 옆에서 친절히 스케쥴을 보조해주는 엄집사(전노민)에게 호감을 느꼈을 만도 합니다. 딸 지은이 섹스 비디오로 스캔들을 일으킨 사건을 제일 먼저 알아낸 것도 엄집사였습니다. 겉으로 고고한 척하지만 약해빠진 재벌가 딸들의 뒷모습을 엄집사는 질리도록 보았을 것입니다.
재벌가 딸들의 괴로움과 고통도 만만치 않겠지만 평범한 고아 여자아이가 겪어야했을 비참함과 쓰디쓴 세상살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학비와 생활비도 스스로 대야하는 처지에 믿을 곳이라곤 이웃에 살던 새댁 뿐이고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라 할 수 있는 여자는 안전함을 제공하기 보다 가장 위험한 존재일 때,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기 보단 인간으로서의 존엄 마저 위협받아야할 처지에 있던 어린 여자아이에 비하면 그들의 슬픔은 배부른 투정입니다.
모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조현진의 캐릭터는 단정하고 정확하지만 상당히 귀엽고 정감이 가는 여성입니다. K라 불리는 김인숙(염정아)에게 제일 먼저 올케라 부르며 가족 대접을 해준건 진숙향(오미희)에게 접근해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한지훈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탓이기도 합니다. '마리'란 이름으로 불리며 이태원에 살던 K가 좋은 집안과 환경에서 사업가로 교육받고 자랐다면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인숙의 정체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뒷조사를 시작한 사람이 바로 재벌가의 공주인 임윤서입니다. '김마리'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는 이미 18년 전에 죽었노라 말하는 동사무소 직원의 확인에도 불구하고 윤서는 K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습니다. 야망을 감춘 여자의 숨겨진 가면, 늘 연약한 듯 상처받은 듯 울먹이는 표정을 짓는 K가 '준비된 여자'란 걸 알아본 윤서를 K는 무릎꿇게 만들기로 작정합니다.
윤서는 자신 역시 재벌가의 딸이자 큰 아들 조동진(안내상)의 아내로 당연히 후계자를 차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참 아래에 있는 여자로 생각했던 K에게 뺐기다니 참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재벌가가 장남을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확정되는데 비해 공순호 회장의 철옹성, JK는 딸과 며느리 모두에게 후계가 가능한 특별한 구조입니다. K가 차라리 막내 며느리 양기정(서유정)처럼 어리석고 바보같기나 했으면 좋은데 생각 보다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고아이자 18년 동안 무시받고 살던 K가 남부럽지 않은 집안 출신에 기세등등한 임윤서를 짓밟는다? 극중 재벌들은 일반인들을 '평민'이라 부르고 김인숙이 '평민 출신'이라며 헐뜯기 일수입니다. 컨시어지 출신이라는 그녀의 출신 배경은 가진 건 기품있는 얼굴 뿐'이라는 조롱을 받곤 합니다. TV를 시청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중 재벌가 사람들에겐 '사람 취급'을 못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K의 승리는 많은 사람들이 전율을 느끼게 만듭니다.
구성백화점이 브랜드 '딜랑'을 아시아 최초로 입점시킨다는 소식을 듣고 공순호 회장의 심기가 불편해지자 구성그룹 장녀인 윤서는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조현진과 한지훈은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후발주자라도 노리기 위해 정보를 캐고 K는 임윤서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공순호에게 브랜드 입점이 가능할 것도 같다며 운을 띄웁니다. 딜랑의 사장인 바뱅이 입국하고 구성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친정의 이익을 보호해주려던 임윤서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드라마는 동계 평창 올림픽 유치를 이야기 소재로 끌어들여 귀빈에 대한 각종 의전, 그리고 재벌 기업의 생리를 흥미롭게 묘사함으로서 드라마에 사실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모든 걸 능숙하게 처리해낸 K가 드디어 JK에게 이익을 준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받고 공순호 회장에게 수고했다는 칭찬을 듣게 되는 순간 임윤서는 JK에서 쫓겨날 수도 있고 친정에서도 소외될 수 있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됩니다. 말 그대로 KO패를 당한 거죠.
K는 이태원에서 부모없이 자라던 고아였습니다. 그런 K를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던 윤서에게 '동서'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힘없이 '살려달라' 무릎꿇는 윤서를 바라보며 웃는 K. 모든 것을 다 가진 위치에 올라선 그녀의 웃음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JK의 '사람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이렇게 짜릿한 순간이라는 걸 그전엔 미쳐 몰랐던 거겠지요. 임윤서는 오늘 방영분을 기점으로 JK에서 영원이 퇴출당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벌가의 냉혹함이 몸에 배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조현진, 현진과 지훈 인숙이 딜랑의 입점을 위해 잠을 잊은 채로 회의를 거듭하는 동안 서로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지훈이 잠든 사이엔 현진과 인숙이, 인숙이 잠들었을 때는 지훈과 현진이, 마지막으로 현진이 잠이 들자 인숙과 지훈이 각자에 대한 진심을 떠봅니다. 인숙과 지훈은 아직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사랑'이라 구분하지 못했지만 '돈 좀 더 벌어 전세금 마련하라'는 현진의 마음은 분명 지훈을 향하고 있습니다.
평생 누려보지 못한 즐거움, 간만에 맞는 이런 행복한 순간들에도 불구하고 '김마리'로 살던 시절의 과거가 슬그머니 인숙의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마리를 키워준 '양공주의 대모' 강마담(김민정)이 아직 돈한푼없이 이태원에 살고 있고 지훈과 똑같은 곰인형을 가진 조니가 공항에 입국했습니다. JK 그룹의 사장으로 취임하는,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그날에 인숙과 조니는 조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물품 중에서 가장 사랑하던 사람이 준 장난감은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서 손에 쥐어준 인형이라던가 가장 따르고 좋아하던 사람이 건내준 장난감은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에도 손에 쥐고 놓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헤어진 사람이 준 물건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지훈이 때묻은 곰인형, 살인 현장에 놓여 있던 더러운 그 인형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그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형을 등에 매고 입국한 조니에게 곰인형을 준 사람은 누굴까요. 한지훈에게 곰인형을 준 사람과 같은 사람일까요. 마리의 과거를 알고 있는 엄집사와 한지훈의 어머니인 서순애(김혜옥)은 그 둘이 가지고 있던 곰인형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요? 마리라는 이름에서 K가 되고 이제서야 '김인숙'이란 이름을 얻은 그녀, 성공의 팡파레가 크게 울려퍼질수록 어둠의 그림자도 더욱 짙어져만 갑니다.
자신도 재벌가 출신이지만 갓 시집온 며느리였던 젊은 임윤서(전미선)도 마음붙일 곳이 딱히 없었을 것입니다. 구성그룹의 영향력으로 시어머니에게 유세를 해 보지만 자신의 수발을 들며 옆에서 친절히 스케쥴을 보조해주는 엄집사(전노민)에게 호감을 느꼈을 만도 합니다. 딸 지은이 섹스 비디오로 스캔들을 일으킨 사건을 제일 먼저 알아낸 것도 엄집사였습니다. 겉으로 고고한 척하지만 약해빠진 재벌가 딸들의 뒷모습을 엄집사는 질리도록 보았을 것입니다.
모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조현진의 캐릭터는 단정하고 정확하지만 상당히 귀엽고 정감이 가는 여성입니다. K라 불리는 김인숙(염정아)에게 제일 먼저 올케라 부르며 가족 대접을 해준건 진숙향(오미희)에게 접근해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한지훈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탓이기도 합니다. '마리'란 이름으로 불리며 이태원에 살던 K가 좋은 집안과 환경에서 사업가로 교육받고 자랐다면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공주를 무릎꿇게 만든 K의 승리
인숙의 정체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뒷조사를 시작한 사람이 바로 재벌가의 공주인 임윤서입니다. '김마리'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는 이미 18년 전에 죽었노라 말하는 동사무소 직원의 확인에도 불구하고 윤서는 K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습니다. 야망을 감춘 여자의 숨겨진 가면, 늘 연약한 듯 상처받은 듯 울먹이는 표정을 짓는 K가 '준비된 여자'란 걸 알아본 윤서를 K는 무릎꿇게 만들기로 작정합니다.
윤서는 자신 역시 재벌가의 딸이자 큰 아들 조동진(안내상)의 아내로 당연히 후계자를 차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참 아래에 있는 여자로 생각했던 K에게 뺐기다니 참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재벌가가 장남을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확정되는데 비해 공순호 회장의 철옹성, JK는 딸과 며느리 모두에게 후계가 가능한 특별한 구조입니다. K가 차라리 막내 며느리 양기정(서유정)처럼 어리석고 바보같기나 했으면 좋은데 생각 보다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고아이자 18년 동안 무시받고 살던 K가 남부럽지 않은 집안 출신에 기세등등한 임윤서를 짓밟는다? 극중 재벌들은 일반인들을 '평민'이라 부르고 김인숙이 '평민 출신'이라며 헐뜯기 일수입니다. 컨시어지 출신이라는 그녀의 출신 배경은 가진 건 기품있는 얼굴 뿐'이라는 조롱을 받곤 합니다. TV를 시청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중 재벌가 사람들에겐 '사람 취급'을 못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K의 승리는 많은 사람들이 전율을 느끼게 만듭니다.
구성백화점이 브랜드 '딜랑'을 아시아 최초로 입점시킨다는 소식을 듣고 공순호 회장의 심기가 불편해지자 구성그룹 장녀인 윤서는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조현진과 한지훈은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후발주자라도 노리기 위해 정보를 캐고 K는 임윤서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공순호에게 브랜드 입점이 가능할 것도 같다며 운을 띄웁니다. 딜랑의 사장인 바뱅이 입국하고 구성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친정의 이익을 보호해주려던 임윤서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드라마는 동계 평창 올림픽 유치를 이야기 소재로 끌어들여 귀빈에 대한 각종 의전, 그리고 재벌 기업의 생리를 흥미롭게 묘사함으로서 드라마에 사실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모든 걸 능숙하게 처리해낸 K가 드디어 JK에게 이익을 준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받고 공순호 회장에게 수고했다는 칭찬을 듣게 되는 순간 임윤서는 JK에서 쫓겨날 수도 있고 친정에서도 소외될 수 있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됩니다. 말 그대로 KO패를 당한 거죠.
K는 이태원에서 부모없이 자라던 고아였습니다. 그런 K를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던 윤서에게 '동서'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힘없이 '살려달라' 무릎꿇는 윤서를 바라보며 웃는 K. 모든 것을 다 가진 위치에 올라선 그녀의 웃음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JK의 '사람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이렇게 짜릿한 순간이라는 걸 그전엔 미쳐 몰랐던 거겠지요. 임윤서는 오늘 방영분을 기점으로 JK에서 영원이 퇴출당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물스물 K를 위협하는 '김마리'의 과거
재벌가의 냉혹함이 몸에 배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조현진, 현진과 지훈 인숙이 딜랑의 입점을 위해 잠을 잊은 채로 회의를 거듭하는 동안 서로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지훈이 잠든 사이엔 현진과 인숙이, 인숙이 잠들었을 때는 지훈과 현진이, 마지막으로 현진이 잠이 들자 인숙과 지훈이 각자에 대한 진심을 떠봅니다. 인숙과 지훈은 아직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사랑'이라 구분하지 못했지만 '돈 좀 더 벌어 전세금 마련하라'는 현진의 마음은 분명 지훈을 향하고 있습니다.
평생 누려보지 못한 즐거움, 간만에 맞는 이런 행복한 순간들에도 불구하고 '김마리'로 살던 시절의 과거가 슬그머니 인숙의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마리를 키워준 '양공주의 대모' 강마담(김민정)이 아직 돈한푼없이 이태원에 살고 있고 지훈과 똑같은 곰인형을 가진 조니가 공항에 입국했습니다. JK 그룹의 사장으로 취임하는,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그날에 인숙과 조니는 조우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강마담(탤런트 김민정)과 조니의 등장, 그리고 곰인형
아이들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물품 중에서 가장 사랑하던 사람이 준 장난감은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서 손에 쥐어준 인형이라던가 가장 따르고 좋아하던 사람이 건내준 장난감은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에도 손에 쥐고 놓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헤어진 사람이 준 물건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지훈이 때묻은 곰인형, 살인 현장에 놓여 있던 더러운 그 인형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그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형을 등에 매고 입국한 조니에게 곰인형을 준 사람은 누굴까요. 한지훈에게 곰인형을 준 사람과 같은 사람일까요. 마리의 과거를 알고 있는 엄집사와 한지훈의 어머니인 서순애(김혜옥)은 그 둘이 가지고 있던 곰인형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요? 마리라는 이름에서 K가 되고 이제서야 '김인숙'이란 이름을 얻은 그녀, 성공의 팡파레가 크게 울려퍼질수록 어둠의 그림자도 더욱 짙어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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