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최고의 사랑

최고의사랑, 최고의 해피엔딩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Shain 2011. 6. 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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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연예인들의 사랑이 아니랄까봐 두 사람의 뜨겁고 폭풍같은 사랑고백은 생방송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방송에서 구구절절 떠들어서 무르지도 못한다는 독고진(차승원)의 말처럼 구애정(공효진)과 독고진이 고백하고 사랑하는 건 전국민의 관심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사랑으로 감싸주리라 여겼던 천하의 독고진도 악플의 대상이 되었고 구애정은 희대의 마녀로 전국민의 적이 됩니다. 이 커플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갈 지는 대충 짐작하고 있지만 이유없이 비난받는 걸 보니 보는 사람이 다 화가 납니다.

그런 순간도 잠시 드라마 '최고의 사랑(최고사)'은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을 순식간에 기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구애정을 싫어하는 안티들에게 울컥하던 독고진이 구애정이 귀에 대고 불러주는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을 듣고 행복해하는 모습은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 어제 마지막 방송을 해서가 아니고 워낙 명장면도 많았고 어록도 많았잖아요. 독고진이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가 그리워질 거 같습니다.

명장면들을 뒤로 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로맨틱 코미디가 대부분 '뻔하디 뻔한' 해피엔딩으로 끝나기에 헐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를 보며 지긋지긋하다 했던 적도 있고 러브신으로 마무리하는 로코물에 식상하다는 평을 한 적도 있습니다만 이 드라마는 두 사람의 사랑이 워낙 극적이어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두 캐릭터의 매력이 만점이라 그런지 '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에도 흐뭇하게 웃음이 날 뿐입니다. 홍작가 자매님들 이번에 친절한 해피엔딩 로코물 제대로 뽑아내셨네요.

마지막 독고진의 대사인 '이런 드라마 만난 거 영광인 줄 알아' 이 한마디를 다른 배우가 했다면 진짜 봐줄 수 없이 유치했을 거에요, 마치 이 전체가 드라마 속의 드라마인듯 코믹하게 처리하는 차승원씨의 능청에는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일곱살짜리처럼 행동하는데 그렇게 멋있을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영원히 살고 있을 거란 믿음에 마음이 흡족합니다. 그런데 TV 앞을 떠난 시청자들은 이제부터 독고진 결핍증에 시달려야 하네요.



'최고의 사랑' 종료 후에도 궁금한 사람들

이 드라마 주인공들은 연예계 사람들입니다. 한의사 윤필주(윤계상)를 제외하고는 탑스타이거나 한때 탑스타 자리에 있었던 연예인들로 그들의 사생활은 대중에게 공개된 것 이외에는 모두 비밀에 쌓여 있기 마련입니다. 독고진과 구애정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면 그걸로 만족해야하는데 희한하게 두 사람이 워낙 이쁘게 살고 있어서 그런지 앞으로 어떻게 사는 지도 궁금하기만 합니다. 독고진의 딸 독고시현에게 동생이 생기는지 띵똥(양한열)이는 D라인을 극복하는데 성공하는지 구애정은 생계형 연예인에서 벗어나는 지 외모에 신경쓰는 구자철(한진희)은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지 등등 그들의 이야기거리는 무한합니다.

또 그 두 사람 이외의 커플들은 사귈 수도 있고 사귀지 않을 수도 있는, 말 그대로 '열린 결말'을 선택했기 때문에 묘하게 궁금증을 유발시킵니다. 국보소녀의 막내였지만 지금은 탑스타인, 여우같은 강세리(유인나)가 윤필주를 차지할 것인지 이제 본 엔터테인먼트의 김실장이 된 꽃돌이 재석(임지규)이 구애환(정준하)과 제니(이희진) 사이의 삼각관계를 포기할 것인지 '현재진행형'인 그들의 사랑을 위해 '번외편'이라도 만들어 달라 조르고 싶은 정도입니다.

독고진의 딸 독고시현이 너무 예뻐서 극복

윤필주가 과연 강세리와 연인이 될까. 이 부분을 두고 많은 팬들이 그런 여우같은 여자애는 거둬주면(?) 안된다고 반대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제 생각에 두 사람은 폴과 버섯돌이 천생연분일 뿐만 아니라 타고난 천생연분입니다. 중국으로 윤필주를 따라가는 세리의 정성도 정성이지만 약간은 속물스럽고 얄미운 그녀의 성격은 윤필주 어머니(박원숙)과 판박이더군요. 한의원 홍보한다고 이런저런 쌍화차 돌리고 연예인 다녀갔단 소문을 내는 필주어머니. 필주와 필주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에게 반항하려 라면을 먹었다고 했습니다.

필주처럼 점잖은 학자 타입이었던 아버지와 달리 적극적이고 활달한데다 여우같은 필주 어머니의 궁합은 필주가 어쩐지 강세리를 선택할 거란 예감이 들게 합니다. 필주 역시 그렇게 산까지 따라오며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버섯돌이가 싫지만은 않아보였습니다. 산을 오르며 멀리 바라 보는 두 사람이 함께 라면을 끓여먹을 날도 있겠죠.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함께하는 모습도 참 보고 싶더라구요.

필주의 부모님 커플을 연상시키는 두 사람

처음엔 그닥 존재감이 없더니 점점 더 '꽃미남'같은 스타일로 변해간 재석이와 느물느물 '마님은 와인을 왜 주셨나요'라며 나쁜 여자 제니의 곁을 떠나지 못하던 구애환은 어쩐지 한동안 그렇게 제니 주변을 머물며 티격태격할 거 같습니다. 가끔 와인 한잔을 건내주는 제니에게 중독된 두 사람은 '마님'의 마수에서 풀려날 수 없을 거라 봅니다. 아직 어린 김실장 재석이가 좀 안되긴 했습니다만 문대표(최화정)의 직속라인이 된 그가 언젠가는 구애환의 라이벌이 아닌 멋진 남자가 되지 않을까요.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연예계는 번외편을 찍어도 후속편을 찍어도 그닥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 궁금한데 연예계 속사정은 별로 궁금하지가 않아요. 하지만 꿋꿋하게 그 '이상한 나라'를 살아가는 독고진과 구애정은 보고싶습니다.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팬처럼 힐끗 그들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짓고 독고진의 딸이 자란 사진이라도 공개되면 전국민의 딸인듯 '네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예뻐해주고, 새 영화라도 찍으면 관심있게 지켜봐주고, 드라마 속 독고진에게는 얼마든지 그렇게 해주고 싶어집니다.



숱한 화제를 남기며 21% 시청률로 종영

요즘 드라마들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20%의 시청률을 넘기기 힘들다고 합니다. '최고의사랑'도 마찬가지로 마의 20%를 넘기 힘들었지만 마지막 방송에서 드디어 21%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숱한 화제와 명언을 뿌리며 방송된 드라마답게 마지막회 방송 이후에도 독고진 딸, 구애정 웨딩드레스, 공효진, 독고진 동영상, 풍산개, 최고의 사랑 김남길 등이 검색어 순위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끝까지 화제를 기록하며 마무리하여 시청자들 뿐 아니라 주연 배우들이나 작가들, 제작진 모두에게도 최고의 '해피엔딩'을 선사했습니다.

띵똥이 없이는 '최고의 사랑' 엔딩은

약간은 어색한 느낌을 주며 배우로서의 자질 문제를 거론당하던 윤계상이나 유인나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증명하며 예쁘게 마무리되었고 공효진과 차승원은 이제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배우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예능작가 출신답게 생계를 위해 비호감이면서도 방송 출연을 계속하는 한 여자 연예인 이야기를 리얼하게 묘사한 홍작가는 또다른 기록을 세웠습니다. 가장 예민하면서도 시끄러운 연예계를 이렇게 제대로 묘사하면서도 뒷탈이 없다는 건 작가의 능력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수, 목요일 밤을 '최고의 사랑' 없이 어떻게 TV를 켤 수 있을 지 벌써부터 아쉽기만 한 가운데 벌써부터 독고진없는 TV가 적응이 되지 않네요. 이건 뭐 '충~전'할 수도 없고 '극~복'할 수도 없는 문제라 아쉽기만 합니다. 독고진과 구애정이 없이는 도무지 극복이 될 거 같지 않아서 말이에요. 최고의 연예인, 최고의 드라마 덕분에 8주 동안 무척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한동안 '독고진 결핍증'에 시달리지만 홍자매와 차승원, 공효진은 언젠가 돌아올 것이기에 시청자들도 극복할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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