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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았던 중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떨쳤던 황제는 누구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진나라 황제 진시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릴 때는 과묵하고 신중했다던 진시황제는 성인이 되어 엄격한 사법권과 무자비한 성정으로 여기저기 악명을 떨쳤으며 말년에는 감히 영생을 꿈꾸며 불로초를 찾기도 하고 진흙병사들을 세워 놓은 지하나라, 엄청난 규모의 황제릉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진시황제 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사람은 역사상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황제, 살아있을 때는 형가의 암살도 피할 만큼 조심스레 권력을 지켰던 그의 죽음이 몹시도 비참했다는 것입니다. 권력에 기생하며 그에게 아부하던 신하들은 다음 권력을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 황제의 죽음 조차 숨겼고 그의 시신이 냄새를 풍기며 썩어들어갈 동안 왕위를 이어야할 그의 장남은 거짓 유서로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그를 모시던 환관이 그의 최후의 적이었던 것입니다.
나라를 뒤흔드는 막강한 권력이 이토록 썩은내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며 권력을 차지하고 사랑하는 정인 무진(차인표)까지 죽게 만들었던 사택황후(오연수). 그녀는 자신의 혀처럼 구는 은고(송지효)를 가장 신뢰하여 아버지 사택적덕(김병기)의 수양딸로 삼게 했고, 자신을 대신해 화살도 맞을 수 있다는 호위무사 승, 즉 계백(이서진)을 최측근에 두었습니다. 그러나 사택황후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그들은 사택씨와 사택황후를 무너트릴 사람들입니다.
의자왕자(조재현)가 성인이 될 때까지 원한과 왕좌에 오르겠다는 야망을 숨겨왔던 것처럼 사택씨들에게 복수하고 새로운 백제를 세우겠다는 꿈을 가진 은고와 계백은 사택황후 옆에서 충성을 다하며 굴욕을 견디고 참아냅니다. 어찌 보면 단지 권력을 탐해 진시황제를 떠받들던 환관들 보다 무서운 속내를 가진 측근들이 사택황후 옆에 있는 것입니다. 무정한 권력의 이면이 본래 이런 것인지 결국 은고와 계백은 어리석은 교기(진태현) 왕자를 이용해 사택황후를 흔들고 의자왕자를 복권시키는 작전을 세웁니다. 말 그대로 자중지란(自中之亂)입니다.
자중지란과 비슷한 뜻의 사자성어로는 '소장지변(蕭牆之變)'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외부 침략에 의한 다툼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난 변란을 뜻하는 말로 형제 간의 다툼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본래 드라마 '계백' 속의 왕실 갈등은 의자왕자와 교기왕자 간의 후계자 다툼 구도였는데 지난 회 장인 연문진(임현식)이 역모죄로 사형당하자 의자왕자는 아내 연태연(한지우)을 살리기 위해 왕자 자리를 포기합니다. 아버지 무왕(최종환)은 사람들의 목숨을 밟고 살아남은 의자가 너무 쉽게 왕위를 포기했다며 못마땅해 합니다.
공식적인 유일한 왕자가 된 교기는 어떻게든 빨리 태자가 되어 백제의 후계자로 인정받고 싶지만 매사에 꼼꼼한 사택황후는 아직 품성이 거칠고 어리석은 교기를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어릴 때에도 잔인하게 토끼를 단칼에 죽이던 아이인데 객관적이고 냉정한 눈으로 보았을 때 교기의 자질은 왕재의 그것이라기 보다 폭군의 성정에 가깝습니다. '네 혼자 힘으로 인정받아 보라'며 교기를 치켜세워주지 않는 사택황후에게 아들 교기도 내심 불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 교기에게 충성을 맹세한 계백은 책사랍시고 흥수(김유석)를 소개시켜주고 장사꾼 임자(이한위)까지 소개해줍니다. 마치 자신의 자질이 뛰어나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처럼 또 왕이 되었을 때 곁을 지킬 충신들이 생긴듯 교기는 뿌듯해하고 우쭐해합니다. 물건과 돈을 대줄 장사꾼이 뒤를 봐주고 책사가 전략을 짜주며 계백이라는 장군이 무력을 행사해줄테니 자신도 권력의 한축이 된 듯했을 것입니다. 계백은 그런 교기의 자만심을 결코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권력의 속성은 비정하기에 유사 이래 많은 왕들이 가족들을 견제하며 살았고 의자의 아버지 무왕 조차 아들을 남처럼 생각하며 왕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소 철이 없던 교기는 어머니를 한편으로 믿고 당연히 어머니의 권력이 자신의 것이 될 줄 알고 살아왔는데 그런 어머니가 자신이 왕이 되더라도 섭정으로 군림할 것이라니 초조하고 안달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감히 어머니에게 어찌 반기를 드느냐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왕재라고 추켜세워주는 거짓 책사들에 속아 어머니와 다른 노선을 걷기로 합니다.
극중 당나라는 이미 자신들과 친한 신라 편을 드느냐 백제에게 공정하지 않고 부당한 요구를 자주 합니다. 교기는 당나라 사신에게 태자가 되도록 도와주면 신라 생구(포로)들을 풀어주고 왕이 된 후에는 신라에 가잠성을 돌려주도록 하겠다며 당나라 사신에게 제안합니다. 당나라와 친하게 지내라는 자신의 제안에 말도 안된다며 사택황후와 사택적덕이 꾸짖자 계백에게 멋대로 신라 생구들을 풀어주라 명합니다. 유난히 상식없고 정책에 대한 머리도 없던 왕자라 생구를 멋대로 풀어준 일은 왕자 자리에서 폐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문제지요.
사택황후는 물러나는 척 혼절한 척하며 반대파들을 가려내고 그들 모두를 단칼에 죽여버린 잔인한 권력자입니다. 사택적덕 역시 빈틈없는 재상으로 쉽게 권력을 놓을 사람이 압니다. 계백과 까막재의 흥수, 성충(전노민)이 그들을 무너트리자면 자중지란을 생각해낼 수 밖에 없고 가장 적절한 인물이 천지분간 못하는 교기왕자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도발은 은고의 정체를 사택씨들에게 드러내고 무왕의 위기를 가져오는 등 사택씨와 의자왕자의 최후 결전을 위한 포석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의자왕의 등극이 다가올 때인 것입니다.
그나저나 다음주에는 사택씨들의 역모를 막으려다 정체를 들킨 은고가 고문당하는 장면도 방영될 듯하고 나라의 권력자로 우뚝 서는 그녀의 활약상, 사랑하는 계백을 버리고 권력으로 향하는 모습이 방영되지 않을까 싶은데 배우 송지효가 산소호흡기를 써야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네요. 사극은 다른 어떤 드라마 보다 촬영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 배우들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무엇 보다 건강이 최고 라고 어서 빨리 완쾌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이 글은 드라마 '계백' 홈페이지에 동시게재됩니다.
흥미로운 건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황제, 살아있을 때는 형가의 암살도 피할 만큼 조심스레 권력을 지켰던 그의 죽음이 몹시도 비참했다는 것입니다. 권력에 기생하며 그에게 아부하던 신하들은 다음 권력을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 황제의 죽음 조차 숨겼고 그의 시신이 냄새를 풍기며 썩어들어갈 동안 왕위를 이어야할 그의 장남은 거짓 유서로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그를 모시던 환관이 그의 최후의 적이었던 것입니다.
나라를 뒤흔드는 막강한 권력이 이토록 썩은내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며 권력을 차지하고 사랑하는 정인 무진(차인표)까지 죽게 만들었던 사택황후(오연수). 그녀는 자신의 혀처럼 구는 은고(송지효)를 가장 신뢰하여 아버지 사택적덕(김병기)의 수양딸로 삼게 했고, 자신을 대신해 화살도 맞을 수 있다는 호위무사 승, 즉 계백(이서진)을 최측근에 두었습니다. 그러나 사택황후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그들은 사택씨와 사택황후를 무너트릴 사람들입니다.
의자왕자(조재현)가 성인이 될 때까지 원한과 왕좌에 오르겠다는 야망을 숨겨왔던 것처럼 사택씨들에게 복수하고 새로운 백제를 세우겠다는 꿈을 가진 은고와 계백은 사택황후 옆에서 충성을 다하며 굴욕을 견디고 참아냅니다. 어찌 보면 단지 권력을 탐해 진시황제를 떠받들던 환관들 보다 무서운 속내를 가진 측근들이 사택황후 옆에 있는 것입니다. 무정한 권력의 이면이 본래 이런 것인지 결국 은고와 계백은 어리석은 교기(진태현) 왕자를 이용해 사택황후를 흔들고 의자왕자를 복권시키는 작전을 세웁니다. 말 그대로 자중지란(自中之亂)입니다.
권력을 탐하다 어머니에게 반기를 드는 교기
자중지란과 비슷한 뜻의 사자성어로는 '소장지변(蕭牆之變)'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외부 침략에 의한 다툼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난 변란을 뜻하는 말로 형제 간의 다툼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본래 드라마 '계백' 속의 왕실 갈등은 의자왕자와 교기왕자 간의 후계자 다툼 구도였는데 지난 회 장인 연문진(임현식)이 역모죄로 사형당하자 의자왕자는 아내 연태연(한지우)을 살리기 위해 왕자 자리를 포기합니다. 아버지 무왕(최종환)은 사람들의 목숨을 밟고 살아남은 의자가 너무 쉽게 왕위를 포기했다며 못마땅해 합니다.
공식적인 유일한 왕자가 된 교기는 어떻게든 빨리 태자가 되어 백제의 후계자로 인정받고 싶지만 매사에 꼼꼼한 사택황후는 아직 품성이 거칠고 어리석은 교기를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어릴 때에도 잔인하게 토끼를 단칼에 죽이던 아이인데 객관적이고 냉정한 눈으로 보았을 때 교기의 자질은 왕재의 그것이라기 보다 폭군의 성정에 가깝습니다. '네 혼자 힘으로 인정받아 보라'며 교기를 치켜세워주지 않는 사택황후에게 아들 교기도 내심 불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 교기에게 충성을 맹세한 계백은 책사랍시고 흥수(김유석)를 소개시켜주고 장사꾼 임자(이한위)까지 소개해줍니다. 마치 자신의 자질이 뛰어나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처럼 또 왕이 되었을 때 곁을 지킬 충신들이 생긴듯 교기는 뿌듯해하고 우쭐해합니다. 물건과 돈을 대줄 장사꾼이 뒤를 봐주고 책사가 전략을 짜주며 계백이라는 장군이 무력을 행사해줄테니 자신도 권력의 한축이 된 듯했을 것입니다. 계백은 그런 교기의 자만심을 결코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권력의 속성은 비정하기에 유사 이래 많은 왕들이 가족들을 견제하며 살았고 의자의 아버지 무왕 조차 아들을 남처럼 생각하며 왕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소 철이 없던 교기는 어머니를 한편으로 믿고 당연히 어머니의 권력이 자신의 것이 될 줄 알고 살아왔는데 그런 어머니가 자신이 왕이 되더라도 섭정으로 군림할 것이라니 초조하고 안달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감히 어머니에게 어찌 반기를 드느냐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왕재라고 추켜세워주는 거짓 책사들에 속아 어머니와 다른 노선을 걷기로 합니다.
극중 당나라는 이미 자신들과 친한 신라 편을 드느냐 백제에게 공정하지 않고 부당한 요구를 자주 합니다. 교기는 당나라 사신에게 태자가 되도록 도와주면 신라 생구(포로)들을 풀어주고 왕이 된 후에는 신라에 가잠성을 돌려주도록 하겠다며 당나라 사신에게 제안합니다. 당나라와 친하게 지내라는 자신의 제안에 말도 안된다며 사택황후와 사택적덕이 꾸짖자 계백에게 멋대로 신라 생구들을 풀어주라 명합니다. 유난히 상식없고 정책에 대한 머리도 없던 왕자라 생구를 멋대로 풀어준 일은 왕자 자리에서 폐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문제지요.
사택황후는 물러나는 척 혼절한 척하며 반대파들을 가려내고 그들 모두를 단칼에 죽여버린 잔인한 권력자입니다. 사택적덕 역시 빈틈없는 재상으로 쉽게 권력을 놓을 사람이 압니다. 계백과 까막재의 흥수, 성충(전노민)이 그들을 무너트리자면 자중지란을 생각해낼 수 밖에 없고 가장 적절한 인물이 천지분간 못하는 교기왕자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도발은 은고의 정체를 사택씨들에게 드러내고 무왕의 위기를 가져오는 등 사택씨와 의자왕자의 최후 결전을 위한 포석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의자왕의 등극이 다가올 때인 것입니다.
그나저나 다음주에는 사택씨들의 역모를 막으려다 정체를 들킨 은고가 고문당하는 장면도 방영될 듯하고 나라의 권력자로 우뚝 서는 그녀의 활약상, 사랑하는 계백을 버리고 권력으로 향하는 모습이 방영되지 않을까 싶은데 배우 송지효가 산소호흡기를 써야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네요. 사극은 다른 어떤 드라마 보다 촬영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 배우들이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무엇 보다 건강이 최고 라고 어서 빨리 완쾌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이 글은 드라마 '계백' 홈페이지에 동시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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