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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미실의 아들 비담과 진짜 미실의 자녀들

MBC 선덕여왕에 드디어 비담이 등장했다. 양팀으로 갈린 드라마의 조커 역할을 하게 될 이 배우는 말 그대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배역이다. 극중 태생은 미실의 아들이지만 미실이 비담의 어머니란 기록은 없다. 비담은 전개상 선덕여왕의 연인 혹은 라이벌로 대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실에게 버려진 후 국선 문노에게 자란 설정이니 더더욱 어떤 패로 활약할 지 모르는 비담에 대한 관심은 지대한 듯하다. 아버지같은 문노에게 빗자루로 두들겨 맞는 순함, 거지같은 행색에 기이하게 빛나는 눈빛, 남다른 재능에 짐승같은 본능이 어쩐지 미실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 캐릭터는 기록상 미지의 인물이다. 화랑세기를 비롯한 여러 글에 '상대등 비담의 난'을 진압했다는 글이 자주 등장하는 걸로 보아 역사상 상당히 중요..

화랑세기의 묘사와 가장 근접한 캐릭터는 누구?

애초에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이라 상상 조차 하지 않았던 화랑세기가 드라마로 등장한 것이 반가운 탓인지 문제점이 많은 '전형적 영웅 판타지 사극'임에도 선덕여왕에 대한 시선을 끊을 수 없다. 사극으로서는 지적할 부분이 많은 작품이지만 드라마로서는 작가가 에피소드를 전개하는 실력이 뛰어난 편이라 버릴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드라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니 누가 위정자가 되어도 어차피 '백성들은 고생한다'는 미실의 대사를 보며 정치인을 떠올리기도 한다. 위서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인 화랑세기, 그 화랑세기를 기반으로 드라마를 만든 MBC 선덕여왕은 캐릭터 창조를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최근 이승효란 텔렌트의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알천에 대한 기록은 화랑세기, 삼국사기를 통틀어 그리 길지 않다(..

사다함과 설원랑, 미실에게 영원히 충성한 형제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설원랑은 김서현을 미실이 끌어들일까 전전긍긍한다. 김서현의 아내는 만명부인, 명백한 진골정통이지만 김서현의 신분은 대원신통이었다. 이는 용춘과 용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집안의 수장이 그 집안의 아랫사람을 충복으로 두려함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이는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었고 미실은 김서현, 용춘, 용수 그리고 김유신과도 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았던 듯하다. 드라마에선 지소태후의 아들, 세종에게 시집간 미실, 자신을 배신한 그 미실을 위해 '사다함의 매화' 즉 가야 책력을 전해주는 사다함의 사랑을 강조한다. 대원신통의 종주이자 왕실의 어른, 옥진궁주의 후계자였던 미실은 사다함, 세종, 설원랑,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등의 사랑을 등에 업고 신라 최고의 권력자가..

스티그 라르손의 페미니즘, 저널리즘, 그리고 '밀레니엄'

작고한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Stieg Larsson)의 소설 밀레니엄 시리즈가 드디어 한글 완역되었다. 3부 총 6권의 완간을 기다려왔기에 판매 첫날 구매했다. 밀레니엄 1, 2부가 그랬듯 3부 역시 놀라운 흡입력을 자랑하지만, 국내 팬들의 기다림을 의식한 듯 오타와 오기가 수없이 눈에 띈다. 아마 문장부호나 문맥에 맞지 않는 표현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급하게 출간된 모양이다. 10부작으로 예정되었던 밀레니엄 시리즈는 더이상 출간되지 않는다. 2004년 11월 9일에 스티그 라르손은 3부 만을 완성한 상태로 눈을 감았다. 그의 노후를 위해 작업한 소설이 50세라는 짧은 인생을 장식하는 작업이 되버리다니 아쉽다기 보단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신변의 안전을 위해 결혼하지 않았다는 여자친구 이야기 ..

여복이 유난히 없던 멋진 남자, 사다함

화랑세기엔 드라마틱한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웃지 못할 연정으로 '구린' 곳에서 아이를 임신하고 낳게한 남자가 있는가 하면 미녀의 남편이 죽기를 기다려 미녀와 연인이 된 왕도 있다. 어떤 소재를 드라마의 중심인물로 삼아도 꽤 재밌을 만한 이야기가 등장하는게 화랑세기다. 그 구린 곳에서 가지게 된 아이, '구리지'의 아들 사다함은 삼국사기에도 기록된 진흥왕 때의 화랑이다. 그는 나이가 어려 대가야 출정을 왕이 허락하지 않자 사사로이 낭도를 이끌고 가야를 정복하러 갔다. 화랑세기에 의하면 5세 풍월주의 지위에 있었다는 사다함은 대가야를 멸망시키고 그 전공으로 얻은 노비 300명을 양민으로 풀어 주고 농사를 짓게 했다. 아름다운 화랑만이 차지할 수 있다는 풍월주의 자리를 차지했으니 당연히 미모가 뛰어났을 것이..

정치도 드라마처럼 해피엔딩이 있었으면

코믹 로맨스 드라마 'SBS 시티홀'이 드디어 마지막 방송을 탔다. 자리를 걸고 자신의 도시를 지키는 시장, 아버지에게 등을 돌리며 환경 법안을 마련하는 국회의원을 보며 소신을 지키는 연인들의 사랑이 부각되는 모습들. 어떤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보며 한국 정치에 대한 희망을 보고 특정 정치인을 연상했다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본질은, 연인들의 사랑이고, 또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주인공 김선아와 차승원의 인물이 현실 정치인의 모습이라기엔 지나치게 아름답고 잘 생긴, 정말 정치하긴 아까운 인물을 가진 사람들이라서도 아니고 약간은 미화된 드라마 배경 탓도 아니다. 한국에서 정치라는 분야가 유난히 '꿈'과 '이상'을 말하기 힘든 영역이라는 걸 알기에 섣불리 드라마에 희망을 말하기가 껄끄럽고 ..

화랑은 처음부터 충성을 강조한 조직이었을까?

알천랑과 유신랑의 충성과 의리가 TV 화면을 탔습니다. 신라의 화랑들은 화랑에 쓰인 꽃(花郞)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무술도 뛰어나고 용감합니다. 씩씩하고 거친 알천랑의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지만 우리가 책에서 읽었던, 스스로 계백 장군에게 목이 잘린, 신라군의 사기를 올린 화랑 관창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통일신라시대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김유신은 자신의 둘째 아들이 죽을 자리에서 죽지 못했다며 죽을 때까지 만나지 않습니다. 유치진의 희곡 속 원술랑은 화랑의 도와 신라에 대한 충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 아버지로 인해 삼종지의(三從之義)를 내세우는 어머니 조차 평생 만나지 못하고, 문무왕 시절 큰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숨어 살았다 합니다. 김유신이 치른 전쟁에서..

미실의 아들 보종은 동성애자였을까?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설원랑의 아들로 등장하는 화랑 보종. 드라마에서 미실의 남편인 세종전군과 애인인 설원랑은 서로 갈등하고 하종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 때문에 설원부자를 무시하기도 한다. 이는 약간 어긋난 설정으로 두 아들 모두 어미(미실)의 신분을 물려받은데다 왕의 마복자인 하종과 보종은 두 사람 모두 전군이고 사이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한다(서로 나이차이가 제법 나고 설원랑이 하종의 장인이다). 미실이 세종과 설원의 아이를 마복자로 만든 것이니 서로 원망할 상황은 못 되었다. 세종, 설원, 하종, 보종은 모두 공통적으로 화랑 풍월주에 오른 적이 있는 미실의 측근들이다. 이들은 아름다운 원화를 풍월주로 대신한다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모두 '한 인물'하는 화랑들이다. 꽃이란 단어가 들어간 화랑..

미실과 선덕여왕 - 그녀들의 화려한 모계 사회

신라의 모계혈통집단, 대원신통(大元神統), 진골전통(眞骨正統)은 생각할수록 이야기거리가 많다. 지난번 포스트를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미실은 대원신통의 종으로 왕비가 되진 않았으나 모계 중 최고신분이었고 그 신분으로 왕들에게 색공을 바칠 의무, 아니 권리가 있었다. 즉 쟁쟁한 인물들의 아이를 낳을 권리가 있었던 것이고 이는 왕이 거부할 수 없었다. 사도황후와 함께 진지왕을 폐위할 때 그녀들은 절정기의 권력을 맛보고 있었다. 사도의 손자이자 진골정통인 진평왕이 즉위 후에도 왕의 자식들과 혼사를 성사시키며 제법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였다. 초기에 진평왕은 대원신통이자 자신의 사촌,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아들처럼 키운 용수, 용춘에게 왕위를 물려줄까 했지만(사위왕이 된다는 이야기, 두 인통은 교대로 왕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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