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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문정왕후를 급습한 세자 이호와 미쳐가는 경원대군

가끔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검색해보시는 분이 많은데 '천명'의 김치용(전국환)은 가상인물입니다. 중종, 인종 시기의 실존인물 중 김치용과 가장 닮은 사람은 김안로가 떠오르지만 김안로는 문정왕후(박지영)와 대립하던 대윤파의 인물로 역사적으로 이미 한참전에 제거된 사람입니다. '천명'의 문정왕후는 의붓아들 세자 이호(임슬옹)를 죽이고 아들 경원대군(서동현)을 앞세워 왕위를 찬탈할 계획으로 김치용과 동생 윤원형(김정균)을 끊임없이 사주합니다. 한때 화제가 되었던 영화 '후궁: 제왕의 첩(2012)'을 흥미롭게 보신 분들은 이 영화의 원작이 명종 시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내시(1968)'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후궁이 되는 한 여성과 그들을 둘러싼 궁궐의 은밀함을 묘..

너의 목소리가 들려, 뿌리깊은 불신을 힐링해줄 파트너 장혜성과 박수하

다른 사람의 마음이 듣는 능력과 법으로 범죄를 처벌하는 행위에는 한가지 공통적인 맹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일부로 전체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누군가의 마음을 잠깐 엿보았다고 해서 그 사람 전부를 알 수는 없거니와 범죄자의 범죄 행위 하나로 그 사람의 나머지를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세 아이 아버지로 성실하게 살던 편의점 주인이 나쁜 짓을 하지 않았으리란 법도 없고 거짓말로 친구를 모함했던 검사가 사건을 파헤치는 마음이 무조건 거짓이라는 법도 없죠. 장혜성(이보영)이 맡은 살인사건의 공모자인 쌍둥이들은 법을 불신할 수 밖에 없던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드라마의 쌍둥이들은 여자친구의 성폭행 가해자인 편의점 사장을 고소하지 못하고 살인으로 보복했습니다. 얼마전 큰 이슈가 되었던 서산 아르바이트 여대생 ..

천명, 문정왕후의 이중성이 드러난 섬뜩한 자장가

'천명'을 볼 때 마다 연산군과 정현왕후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연산군은 성종의 세 후궁에게 인간으로서 차마 못할 짓을 저지르면서도 새어머니 정현왕후는 딱히 괴롭힌 기록이 없습니다. 정현왕후는 1480년에 왕후로 책봉되어 연산군이 기억하는 유일한 어머니였습니다. 정현왕후는 당시 기세등등하던 인수대비와 성종의 눈치 때문인지 연산군에게 잘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속으로는 친아들 진성대군(중종)을 더 사랑할언정 연산군에게 흠잡힐 정도로 행동한 적은 없다는 말이죠. 야사에는 연산군이 어머니를 많이 그리워해 어머니가 고려 공민왕의 아내였던 노국대장공주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 초상화를 수집하게 한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언뜻 들을 때는 그 마음이 이해가 이해가 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이상하기도 합니다..

'구가의 서' 조관웅, 이성재의 고통으로 완성된 악역

요즘은 아역도 수준높은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시대라 연기자가 많이 흔해졌고 '명품 아역'이나 '명품 연기자'라는 표현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만 때로는 지나치게 감정이 과잉된 연기는 보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소위 '막장 드라마'라 불리는 몇몇 드라마에서는 쓸데없이 연기자들을 고생시킨다 싶을 만큼 과장된 연기와 험악한 장면들 때문에 대체 왜 연기자들을 저렇게 혹사시켜야하나 싶기도 하죠. 연기는 생각 보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감정노동인 듯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엄청난 감정연기를 하면서도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연기자가 생각 보다 적은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심리적 충격이 큰 연기를 했으면 상담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특히 아동 연기자들 경우에는 악플이나 후유증을 감당하기 위한 정..

구가의 서, 시선 집중 이순신의 필체와 재령 역의 송영규

'구가의 서'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창작된 캐릭터이지만 독보적인 실존인물이 단 한명 등장하죠. 바로 전라좌수사 이순신(유동근) 장군입니다. 임진왜란 발발 이전부터 왜국의 침략에 대비하고 나대용을 시켜 거북선을 만들었던 이순신의 무게감은 판타지라서 자칫 가벼워지기 쉬운 이 드라마의 무게를 묵직하게 눌러주곤 합니다. 최강치(이승기)의 숙적 조관웅(이성재)과 대립하며 보여준 카리스마있는 모습은 진짜 이순신 장군이 저랬을 것같다는 느낌 마저 듭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수년전부터 일본에서는 첩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든 전쟁 전엔 첩보를 모으는게 상식이니 사실일 겁니다. 야사처럼 전하는 내용 중에는 일본이 보낸 첩자들이 일본에 불리한 몇몇 사람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구가의 서'에서는 역..

구가의 서, 안타깝고 원망스러운 윤서화와 최강치가 지은 집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이야기를 읽어보면 인간과 신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길어야 백년을 사는 인간과 영원히 죽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는 신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그야말로 땅과 하늘 차이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을 마주치면 의심하고 고통스러워하고 혹시나 자신을 해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프시케가 에로스를 완전히 믿지 못한 건 인간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인간은 눈앞의 것만 볼 수 있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윤서화(이연희)가 구월령(최진혁)을 만난 건 불과 열여덟의 어린 나이였습니다. 양반가의 딸이라는 자존심 때문에 자신을 살리려는 천수련(정혜영)의 깊은 뜻도 받아들이지 못한 윤서화가 수천년을 살아온 신수의 사랑을 이해하긴 무리였습니다. 같은 인..

금나와라 뚝딱, 현실은 노점상 몽희 바라는 건 청담동 몽현

누가 봐도 쌍둥이처럼 똑같은 얼굴인데 한쪽은 값비싼 보석을 예사로 사는 부잣집 딸이고 나머지 한쪽은 가짜 액세사리를 팔며 천원 이천원에 벌벌 떠는 노점상 주인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 속 주인공들처럼 얼굴은 같지만 다르게 살던 정몽희(한지혜)는 돈 일억을 마련하기 위해 박현수(연정훈)의 아내 유나 노릇을 하기로 합니다. 몽희는 소위 상류사회(?) 에티켓 때문에 애먹지만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처럼 비싼 옷과 비싼 보석을 휘감고 살게 되자 자신이 평생 한번도 누리지 못한 사치를 지금 아니면 언제 누려보겠느냐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몽희는 동생 몽현(백진희)의 혼수를 마련하기 위해 박현수의 처 노릇을 허락하기도 했지만 그 감정의 밑바닥에는 불쌍한 현수를 돕고 싶은 동정심도 있고 자신의 남자친구를 뺐..

금나와라 뚝딱,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비호감인 캐릭터는 누구?

'금나와라 뚝딱'이 첫방송되었을 때 화제가 되었던 것은 유나와 정몽희 역을 맡은 배우 한지혜의 1인 2역이었습니다. 그 때 읽었던 '한지혜 악역 변신'이라는 기사 제목 때문에 '금나와라 뚝딱'에서 가장 못된 역할이 유나인줄 알았는데 막상 드라마를 시청하고 보니 유나의 시댁이 워낙 특이하고 수상한 집안이라 속어로 '싸가지없는' 유나가 성질을 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더군요. 돈만 보고 결혼한 것같은 우유부단한 남편에, 어머니가 각각 다른 세 아들을 둔 시아버지 박순상(한진희)에 속셈이 빤한 시어머니 장덕희(이혜숙)까지 형제와 며느리들끼리 경쟁하고 눈치주는 집안 풍경이 자못 살풍경했습니다. 못참겠다면서 독설을 퍼붓는 유나의 말은 진실이었던 것입니다. 예상과는 달리 유나는 보면 볼수록 비호감이기 보..

백년의 유산, 비극적이기 보다 따뜻했던 엄팽달의 죽음

나이많은 어르신들은 이가 아픈 꿈을 꾸고 나면 다음날 집안 여기저기에 전화를 하곤 합니다. 예순, 칠순 쯤 되고 보면 멀쩡한 치아가 거의 없고 의치 때문이라도 아프기 마련이지만 윗니가 아픈 꿈을 꾸면 윗사람이 편찮고 아랫니가 아프면 아랫사람이 아프다는 옛날말이 자꾸 떠오르나 봅니다. 나이들면 묘하게도 그런 나쁜 예감이 거의 틀리지 않는다고들 하지요. '백년의 유산' 김끝순(정혜선) 할머니는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이가 아프더라며 엄팽달(신구) 할아버지에게 고통을 호소합니다. 엄팽달은 당장 이를 해넣자며 김끝순 할머니를 치과에 데려 갔고 치료받는 동안 손도 잡아주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하던 순간도 잠시 돌아오는 길에 엄팽달 할아버지는 쓰러졌고 할머니는 남편이 말기암이라는 청천병력같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장남..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 VS 수키 스택하우스 그들의 시끄러운 세상

처음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린 캐릭터는 미드 '트루 블러드(True Blood)'의 수키 스택하우스(안나 파킨)입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와 수키 스택하우스는 남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캐릭터입니다. 물론 '트루 블러드'는 뱀파이어, 늑대인간같은 신비로운 존재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라 수키가 남의 마음을 듣는 능력도 요정의 핏줄 때문입니다. '목소리'의 박수하는 갑작스런 교통사고 덕분에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2년 일본에서 방송된 일드(혹은 같은 제목의 영화) '사토라레'에서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닌 내 생각을 남들에게 모두 전달하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남의 마음을 ..

스포일러 유출된 '백년의 유산', 이제 남은 것은 무엇?

댓글을 읽다 보면 마지막회가 얼마 남지 않은 '백년의 유산'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어짜피 뻔한데 질질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많습니다. 앞으로 종영까지 4회 밖에 남지 않은 '백년의 유산'은 흥미롭게도 두가지 스포일러가 유출된 상태입니다.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 수준이 아니라 드라마의 반전에 해당하는 주요 부분 스포일러라 팬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죠. 이 스포일러들은 모두 모두 극중 김철규로 등장하는 최원영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첫번째 내용은 김철규의 구원투수로 마홍주(심이영)가 돌아오고 드라마 끝부분까지 함께한다는 것이죠. 방영자(박원숙)의 금룡푸드는 김철규가 마홍주와 이혼하면서 많은 재산을 탕진했고 김주리(윤아정)가 이세윤(이정진)에게 복수하겠다며 무리하게 국수 사..

천명, 자식을 살리려는 아버지와 '천명'의 관계는?

처음 이 드라마를 볼 때 저는 마지막회에 주인공 최원(이동욱)이 죽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누명을 쓰고 도망가는 최원과 불치병에 걸린 그 딸 랑이(김유빈)의 이야기가 너무나 비장했고 또 최원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이 심각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진지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내내 반복되는 '아버지'와 '희생'이라는 키워드 그리고 자식을 위해 죽어가는 여러 아버지들이 등장하여 최원 역시 딸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거는 아버지가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죠. 실제로도 최원은 딸을 위해 누명을 벗었고 그 덕분에 세자 이호를 지켜냈습니다. 감옥에 갇혀 딸 랑이를 부탁하는 최원에게 '네가 없으면 네 새끼도 죽는다'면서 네 자식 네가 알아서 하라던 최형구(고인범)는 자신은 자기 자식 최원을 살리기 위해..

천명, 경원대군에게서 세자 이호의 모습이 보인다

도망자 최원(이동욱)이 드디어 자신의 누명을 벗었습니다. 친구이자 세자 이호(임슬옹)의 담당 의원이던 민도생(최필립)을 죽였단 누명을 쓰고 도망치던 최원은 홍다인(송지효), 의금부 이정환(송종호)과 거칠(이원종) 일당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중종(최일화)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했습니다. 의붓아들 이호를 죽이려했던 문정왕후(박지영)의 음모는 만천하에 드러났고 모든 일을 주도한 김치용(전국환), 윤원형(김정균)도 처벌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었죠. 반면 형과 어머니의 안전을 동시에 지키고자 했던 경원대군(서동현)은 어머니 때문에 슬픈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일국의 국본인 이복형을 살리겠다며 납치까지 자처한 경원대군인데 형을 살리는데 도움을 주고 보니 어머니가 위험에 처했습니..

아동 연예인 안티카페와 악플, 악플러만 문제일까

개인적으로 TV 예능이나 드라마에 너무 어린아이들이 출연하는 걸 반대하는 편이라 너무 위험한 장면이나 지독한 감정 연기에 노출되는 어린 배우들을 볼 때 마다 왜 관련법이 없는지 답답해지곤 합니다. 프로그램 진행상 꼭 필요한 연출이나 출연이었다면 상담이나 휴우증 예방을 위한 조치가 동반되어야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장면을 찍었다'는 자극적인 기사와 해당 아동의 '연기'를 칭찬하는 뉴스만 볼 수 있습니다. 성인 배우들도 비슷한 장면을 찍고 나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 후속 조치를 의무화하지 않는 것일까요. 예능 프로그램은 잘 보지 않아 윤후란 아이가 얼마나 귀여운지 소문만 들었고 박찬민 아나운서의 딸 박민하 양도 드라마에서나 봤지 대체 왜 화제가 되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일부 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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